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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미드가 감독으로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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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6 11:26
최근연재일 :
2024.07.11 09:5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516
추천수 :
28
글자수 :
100,679

작성
24.07.09 09:50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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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탑과 서폿(1)

DUMMY

“여보세요.”



이벤트 매치 후, 나는 곧장 클럽을 빠져나와 조용한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답장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들려오는 소리에는, 멀리서 누군가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아직도 그만큼을 못 가져와? 너희들, 연습생 그만하고 싶어?

- ... 아, 아닙니다!

- 박경원. 너 분명 니가 책임지고 구해오겠다 했는데 어떻게 된 거냐? 

- 죄송합니다. 못 구했습니다.

- 이 새끼가 이걸 말이라고!



뚝.


그 순간 휴대폰 전화가 끊어졌다.



‘도움 요청이야.’



지난번에 분명, 박경원에게 연락처를 넘겨 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었지.


- 정말 견디지 못할 것 같다면, 이 번호로 연락해라.


당시에 박경원은 내 제안을 거절했지만, 지금은 견디다 못해 내게 도움을 요청하려는 것일 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순간 머릿속에서 한 가지 사건이 떠올랐다.



‘불과 몇 시간 전이었지. 성진원, 저 녀석 분명 여자랑 같이 있었는데.’



시계를 살펴 보니 지금 시간은 새벽 2시 반.


밤늦게까지 클럽 근처에서 여자랑 다녔다는 건, 목적이 뻔하다는 거고...


이 시간에 숙소로 굳이 기어들어가 선수들을 잡고 있는 것도, 뒷사정은 뻔했다.



‘차였군. 하긴, 그 추한 꼴을 보였으니.’



아까 같이 있던 여자분이 떠난 모양이다.


뭐,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술에 취해 온갖 추태를 보였으니까.



‘게다가 지금도 취해있을 가능성이 높고.’



지금 저러는 건 본인 성격도 성격이지만, 술에 취해 자제력을 잃었기 때문일 터다.



‘... 일단 찾아가야겠어. 내 선수(아직 아님) 보호는 내가 해야지.’



명분이 없긴 하지만 그거야 뭐 만들면 된다.


성진원이 더 쓸데없는 짓을 하기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나중에 있을 논란을 막을 수 있을 터.



나는 망설일 것 없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



QEN 연습생 숙소.


제법 그럴듯한 아파트형 주전 숙소와는 달리, 연습생 숙소는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대략 100여 명의 연습생들은, 고시원이나 다를 것 없는 방을 2-3명이서 공유하는 거주 환경을 견뎌야 했다.


다행히도 사람 수에 맞춘 캡슐 수는 있었지만, 그나마도 본인이 직접 관리하지 않으면 냄새가 나는 상황.



연습, 캡슐 관리, 방 정리 등을 겨우 끝내고 나면 잘 시간조차 빠듯한 게 연습생의 삶이었다.



그 와중에 한 가지, 감독의 금전적 요구까지 추가되자 연습생 숙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아직 어린 그들로서는, 딱 하나밖엔 기댈 곳이 없었다.


돈을 어떻게든 구해오겠다는 박경원의 호언장담이 바로 그것이었다.



“... 경원아. 돈은 어떻게 됐어?”

“... 미안. 못 구했어.”



그러자 연습생들에게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달리 알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손을 벌리기도 힘든 상황.


그렇기에 박경원이 번 돈으로 어떻게든 성진원이 요구한 돈을 마련해 보려고 했지만...


끝내 박경원은 돈을 벌어오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대리를 뛰려다, 정우인에게 걸려버렸기 때문이다.



“어떡하지. 차라리 집에 손을 벌렸으면...”

“그건 안 돼. 그러다 여기까지 부모님 찾아오면 진짜 큰일나.”



연습생들은 하나같이, 프로를 향한 꿈을 가지고 집안 반대를 무릅써 가며 여기까지 온 이들이다.


그러나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연습생들이 대부분.


보호자로서 그들을 보호해야 할 부모들이 이들의 환경을 본다면, 꿈이고 뭐고 당장 집으로 데려갈 게 뻔했다.


박경원은 동료들의 그런 모습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왜 우리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거지?’



사실 환경이 저질스러운 거야 충분히 견딜 만 했다.


이 모든 건, 성진원이 교육비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정해진 연습시간을 채우기 위해 알바도 쉽게 뛸 수 없는 연습생들.


게다가 인생경험도 적은 그들을 ‘교육비’ 명목으로 쥐고 흔드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박경원은 얼핏 눈치채고는 있었지만, 그래봤자 달라질 수 있는 게 없었다.



‘정우인 선수. 그 분이라면 도와줄 수 있겠지만.’



과연 그가 자신은 물론 동료들까지도 도와줄까?


자기 한 몸만 생각하는 선수로 악명이 높은 정우인이다.


박경원 본인에겐 모종의 흥미를 가지게 됐을지 몰라도, 이름조차 없는 연습생들까지 도와줄 정도의 인격자가 아니라는 건 명백했다.



그때 정우인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


함께 동고동락해 온 연습생 동기들을, 차마 두고 갈 수가 없었다.


적어도 성진원이 계속 패악질을 부릴 팀이라면 더더욱.



쿵쿵쿵!


그때 숙소 문을 누군가가 거칠게 두들겼다.



“이 새벽에 누구야?”

“내가 열어주고 올게.”



박경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훅 풍겨오는 짙은 술 냄새.



“어. 박경원이. 지금 뭣들 하고 있어?”

“...!”



문 너머에 선 사내는, 바로 감독 성진원이었다.


웃고는 있지만 그 눈에는 묘한 독기가 가득했다.



박경원은 불길한 예감에 황급히 입을 열었다.



“가, 감독님. 여긴 어떻게...”

“긴급점검이다. 이 자식들아.”



그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도 선수 숙소를 이곳저곳 열심히 살폈다.


그리고는 눈을 애써 피하던 연습생 한 명을 가리키더니 혀 꼬인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 너. 스쿼트 20회 추가.”

“예?”

“말 못 알아듣지. 40회 추가.”



엔아의 프로게이머들이 운동선수급 피지컬을 가지긴 했지만, 한나절이 넘도록 게임을 하고 개인 운동까지 마친 상황.


여기서 감독이 내리는 얼차려까지 받으면, 몸이 망가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하지만 성진원은 그런 건 알 바 아니라는 듯, 시퍼런 눈으로 연습생을 바라보았다.



“하, 하나...”



겨우 스쿼트를 시작하는 연습생.


그제서야 성진원은 고개를 돌려 다른 연습생들을 바라보았다.



“니들. 교육비는?”

“그, 그게, 아직...”



그러자 성진원의 얼굴이 다시 찌푸려졌다.


“... 아직도 그만큼을 못 가져와? 너희들, 연습생 그만하고 싶어?”

“... 아, 아닙니다!”



그는 이번엔 고개를 돌려 박경원을 향해 소리쳤다.


그는 이미, 몰래 어딘가로 전화를 건 뒤였다.



“박경원. 너 분명 니가 책임지고 구해오겠다 했는데 어떻게 된 거냐?”

“죄송합니다. 못 구했습니다.”

“이 새끼가 이걸 말이라고!”



성진원이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다른 연습생이 그에게 달려와 말렸다.



“가, 감독님. 때리시면 안 됩니다. 이러다 징계위원회라도 열리면-”

“이 씹새끼가 지금 누가 누구한테 징계라는 거야-!!”



퍼억!


다음 순간, 그를 말렸던 연습생이 다리를 부여잡고 넘어졌다.


성진원이 있는 힘껏 그의 정강이를 구둣굽으로 찬 것이다.



“아아악!”



바닥을 구르는 연습생을 보며, 성진원은 짜증을 겨우 참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어나. 셋 셀 동안. 하나.”

“아윽... 감독님. 제발-”

“나 부를 시간에 일어나라고!”



성진원이 성질을 못 이기고 연습생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그러자 박경원이 다가가, 성진원의 팔을 잡았다.



“감독님.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이쯤 하셔야 합니다. 이러다 진짜 징계위 열려요.”

“... 뭐야, 넌? 이 새끼도 내가 만만하냐? 이거 다 꼰지르려고? 어?”

“그게 아니라... 후우.”

“한숨? 너 지금 한숨 쉬었어?”



살짝 꼬인 혀. 한 마디를 할 때마다 불쾌한 알코올 냄새가 풍겨왔다.



‘윽...’



박경원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그걸 본 성진원의 눈이 뒤집어졌다.



“이 새끼가 지금 감독을 무시해? 야. 너 그 표정 뭐야?”

“제 표정이 어땠다고...”



박경원의 대꾸에, 성진원이 주먹을 들어올린 순간.


쿵쿵쿵쿵.


누군가 숙소 문을 거칠게 두들겼다.



“... 뭐야.”



성진원을 포함해, 이 안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문을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쿵쿵쿵.


다시 한 번, 문 너머의 손님은 벨 대신 문을 세게 두들겼다.



연습생 중 한 명이 쭈뼛거리며 그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저, 누구... 허, 헉?!”



연습생은 문 너머 손님의 얼굴을 보곤, 순간 숨이 멎을 뻔했다.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한 갈색 눈동자.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듯, 무표정한 얼굴에도 슬쩍 올라가 있는 입꼬리.



“저, 정우인 선수...?”



보드카를 물처럼 들이킨 사람조차도, 단숨에 술에서 깨게 만드는 이름이었다.


##


날 보고 굳이 선수라는 칭호를 붙여 준 연습생을 향해, 가볍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이젠 선수가 아니죠.”



그리고 이번엔, 여길 보며 멍청한 눈을 끔뻑거리는 성진원을 바라보았다.



“근처를 지나가다 너무 소란스러워서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서 낯익은 얼굴을 보네요. 안 그렇습니까, 성진원 감독님?”

“...”

“좀 전에 그렇게 망신을 당했으면 부끄러운 줄 알고 최소한 하루는 어디 방에라도 박혀 있을 것이지...”



그렇게 말하자, 성진원은 마치 변명하듯 말했다.



“... 감독으로서 연습생 관리 하러 온 겁니다. 관리. 그런데... 잠깐만.”



그때 성진원이 표정을 바꾸며 입을 열었다.



“당신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지? 정우인 선수, 당신 QEN과 뭐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억지스러운 주장에, 나는 웃으며 답했다.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인데, 이 정도 사소한 오지랖도 못 부릴까요. 게다가 요즘처럼 인권이란 게 중요해진 시대에 말입니다.”

“... 우, 웃기고 있군요.”

“하지만 감독님께서 저한테 그런 말씀 하실 처진 아닐 텐데요.”



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까 그 장면은 제가 뭐라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받아들이다니. 그게 무슨- 자. 잠깐만.”



그는 술이 확 깬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래. 사람이 이 정도 말하면 눈치를 까야지.



“그, 그건...”

“시즌 중간에 감독이 새벽까지 놀러다닌다... 그것도 여자랑? 연습생들 기강이 참 잘 잡히겠네요. 아, 팀내 심의위원회까지 열리려나요? 그러고 보니 내일 경기 있던 걸로 아는데. 뭐 감독이라 전날 컨디션 관리는 필요없다 이건가? 내가 듣기론 그런 감독은 없었는데 말이죠.”



나는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열어 사진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순간 숙소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 바, 밤마다 바쁘다고 나가셨던 게 설마-”

“뭐? 지금 어떤 새끼가-”



나는 연습생들을 향해 소리치려는 성진원을 붙잡았다.



“감독님. 아직 저랑 얘기 안 끝나셨습니다.”



성진원은 이를 악물었다가, 날 보며 다시 말했다.



“정우인 선수. 인생 선배로서 충고하는데, 당신도 위치가 있으니 이렇게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인생 충고라, 웃기네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는 건가요, 감독님?”



나는 웃음을 지우고, 그에게 한 발자국 내딛으며 한 마딜 보탰다.



“전 여기 좋게좋게 얘기하러 온 게 아닙니다.”



이 바닥에서 프로의식 없는 인간이야 여럿 봐 왔다.


그들을 지금껏 하나하나, 이런 식으로 찍어누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지.


내 선수(아직 아님)가 달린 일이고, 그건 내 목숨과 연관된 일이니.



“당신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 제대로 짚으려고 온 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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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과 서폿(1) 24.07.09 19 1 11쪽
15 파이트 클럽(3) 24.07.08 17 1 13쪽
14 파이트 클럽(2) 24.07.07 20 1 12쪽
13 파이트 클럽(1) 24.07.06 23 1 12쪽
12 너무 늦기 전에(2) 24.07.05 25 1 13쪽
11 너무 늦기 전에(1) 24.07.04 24 2 12쪽
10 괴물 낚시(4) 24.07.03 28 2 11쪽
9 괴물 낚시(3) 24.07.02 26 2 13쪽
8 괴물 낚시(2) 24.07.01 27 2 12쪽
7 괴물 낚시(1) 24.06.30 27 2 13쪽
6 새로운 시작(3) 24.06.29 27 2 11쪽
5 새로운 시작(2) 24.06.28 27 2 13쪽
4 새로운 시작(1) 24.06.27 30 2 13쪽
3 감독 차이(2) 24.06.26 38 2 14쪽
2 감독 차이(1) 24.06.26 5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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