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반갑습니다. 어서오세요. 사랑합니다

천재 미드가 감독으로 회귀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스포츠

스텝.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6 11:26
최근연재일 :
2024.07.11 09:5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520
추천수 :
28
글자수 :
100,679

작성
24.06.26 12:53
조회
85
추천
2
글자
10쪽

프롤로그

DUMMY

[A NEW CHALLENGER APPEARED!]


내가 아직 어렸던 시절, 오락실에서 첫 패배를 당하기 전 본 문구였다.


그땐 이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저 상대가 너무 강해서, 아마 위험한 적이 나타난 거겠거니 했지.


상대 자리에 앉은 중학생 형이 날 후드려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계속 도전하다 처음으로 이긴 날, 의자를 든 형이 씩씩거리며 다가왔다.


난 그날 도망쳤지만, 다음 날부터는 그 형을 오락실에서 볼 수 없었다.


‘... 좋은 시절이었지.’


[패배감] 이라는 감정을 모르던 시절.

그때가 무척이나 그리웠다.


##


난 게임을 하면 맞는 게 일상이었다.


그 이유는 ‘매너’ 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었다.


매너니, 팀워크니... 좋은 가치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게 ‘승리’ 보다 더 중요한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게임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되는 게임은 [엔들리스 아레나] 였다.


과거 유행했던 AOS 장르를 신경 연결형 VR 캡슐로 플레이할 수 있는 바로 그런 게임.


엔들리스 아레나의 개발사인 TDX 사에서는, 외계인이라도 고문한 듯한 기술력으로 VR 캡슐을 고작 100만원대 이하의 가격으로 보급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엔들리스 아레나의 보급은 물론, 프로 업계 역시 급속도로 성장했다.



‘보는 재미도, 하는 재미도 있는 게임이니까.’



나 역시 게임의 여명기와 함께 시작한 플레이어로서, 상위 티어의 네임드가 될 수 있었다.


보통의 프로가 그렇듯, 그 과정에서 프로 제의를 받고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


그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추락한 쭉정이와 달리, 나는 최고의 선수라는 자리까지 올랐다.



‘약간의 잡음은 있었지만.’



사람들은 나를 보고 ‘실력은 비할 데 없지만, 인성엔 문제가 있다’ 고 평가했다.


그 이유야 알 것 같았다.



‘이기려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데, 이 업계는 그런 걸 용납하지 않으니까.’



적절하게 상대를 도발하거나, 더 강한 프로팀에 몸을 의탁하거나, 무능한 팀원들을 내치는 것.


하나같이 승리에 있어선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이지만, 프로씬에서 함부로 했다간 온갖 논란에 부딪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고 지면 무슨 상관일까.


무엇보다도 이기는 게 중요했고,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 엔들리스 아레나 최고 권위 대회 AWC(Arena World Championship) 4회 연속 우승

- 엔들리스 아레나 올림픽 공식종목 채택 이후 2연속으로 MVP 수상

- 그 외 대회에서 준우승 42회, 우승 25회, MVP 선정 40회



오늘도 무난하게 상대 팀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할 예정이었다.


바로 직후 벌어질 사건이 아니었다면.



콰아아앙-!!


자동차가 하늘을 날며 몇 바퀴를 굴렀다.


눈을 뜨고 깨어난 곳은 병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한쪽 눈과 팔의 신경이 완전히 손상되셨습니다. 아마 앞으로 정상적인 생활은... 쉽지 않을 겁니다.”



의사선생님의 말에, 반사적으로 질문이 튀어나왔다.



“... 게임은 못 하는 건가요?”



진단을 내린 의사선생님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대답했다.



“지금 게임이 문제가 아니에요. 한쪽 눈에 팔 신경까지 망가진 상황이면, 게임은 커녕 일상생활도 어렵다니까요?”



하지만 난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선생님. 그게 제 직업입니다.”

“정우인 선수. 이미 명예와 돈, 전부 충분히 얻으셨잖아요. 이 기회에 좀 충분히 쉬세요. 어차피 선수님 정도라면 곧 감독이든 방송인이든 할 수 있을 겁니다.”



제법 달콤한 위로였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리란 건 금세 알 수 있었다.



[XTL 소속 미드라이너, 정우인 사고... 치명적인 부상으로 복귀 불투명]



이 기사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 ㅅㅂ 정우인 겜좀 한다고 꺼드럭거리는거 ㅈ같았는데 이제 은퇴네 꺼억ㅋㅋㅋ

ㄴ ㄹㅇㅋㅋ

ㄴ 그새낀 인성이 덜되긴했음


- 아 XTL 쟤 없으면 안되는디...

ㄴ 하지만 속시원하긴함 ㅋㅋ

ㄴ 이제 판에서 다신 얼굴 안봤으면 한다. 감독이건 뭐건


하나같이 속 시원하다는 반응들이다.


처음엔 팀에서 많이 찾아왔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발길은 뜸해졌다.


치명적인 부상 때문에 복귀는 아예 불가능으로 낙인찍혀, 사람들의 관심도 빠르게 식어갔다.


내가 없는 시간동안 이 판은 잘만 흘러갔고, 세상은 더 이상 ‘정우인’ 이라는 이름을 찾지 않았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며 자연스레 계약이 끊어졌다.



‘감독이라도 할 수 있다면...’



하지만 그조차 쉽지 않았다. 아니, 불가능에 가까웠다.


엔아는 엄연히 몸을 움직이는 게임이고, 감독 역시 플레이를 꾸준히 해야만 감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한쪽 팔과 눈에 치명적인 장애가 생긴 상태.



‘하루 한 번 플레이하기도 버거워.’



몰래 부계로 게임을 돌려 봤지만, 내 티어대 사람들에게 처참하게 발렸다.


눈과 팔을 절반은 못 쓰는 몸이 되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놀랍게도 엔들리스 아레나는 그 시간 동안 최고의 게임 자리를 지켜내고 있었다.


그러나 나와는 너무도 먼 이야기였다.


현역 시절 번 돈이 있기에 굶어 죽을 일은 없었지만, 어디까지나 그뿐.



“후우...”



[GAME OVER]

[퀘스트 : ‘20년 내로 AWC 우승 5회 달성‘ 에 실패했습니다.]

[다시 도전하겠습니까?]



뭐야, 이건?


눈앞에 뜬금없이 게임 속 시스템창 같은 게 나타났다.


10, 9, 8...

그리고 화면 아래로는 카운트다운이 흘러간다.


그 아래에는 [CONTINUE?] 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마치 어렸을 적 오락실에서, 게임 오버를 당했을 때처럼.



난 멍하니 화면을 보며 10초를 흘려보냈다.

그리고 화면이 꺼졌다.



그때, 눈앞에 영상들이 다시금 켜졌다.

처음 프로씬에 데뷔하던 순간.



첫 승리. 처음으로 킬을 따던 순간이던가, 대회에서 펜타 킬을 하던 순간, 그리고 동료들과 웃으며 베개싸움을 하던...



그런 영상들 위로, [INSERT COIN: NEW GAME START] 라는 글자가 깜빡였다.


마치 언제라도 새로운 도전자를 환영한다는 듯이.


“뭐야. 이건.”


터무니없는 환상이었지만, 동시에 매력적이었다.


실명 이후 단 하루도 꿈꾸지 않은 적이 없었다.


다시금 이 눈을 회복하고, 프로씬으로 돌아가는 꿈을.


어느새 손에는 코인이 들려 있다.


오락기의 동전 구멍이 유독 크게 보인다.




덜그럭.


나는 홀린 듯, 바로 동전을 집어넣었다.



[A NEW CHALLENGER APPEARED!]


##


“꿈이었나...?”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유체이탈을 하고, 오락기에 코인을 넣었던 것처럼.



“... 잠은 다 잤냐?”


익숙한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혀, 형. 몇 번을 깨웠는데.”

“... 응?”

“감독님 전략 설명 시간에 주무시면 어떻게 해요...?”

“전략 설명? 감독?”



갑자기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 투성이다.


“... 정우인. 넌 나중에 따로 보자. 지금은 대회 중이니까.”


대회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 잠깐만.


나는 반사적으로,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집어 화면을 확인했다.


“아이 씨... 정우인. 너 뭐 하냐? 지금 나 얘기하는 거 안 보여?”


박승혁 감독의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10년. 내가 기억하는 미래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의 날짜가 휴대폰 시계 위에 떠올라 있었다.


‘회귀?’


그러나 이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띠링.


휴대폰으로 한 편의 문자가 도착한 것이다.



[발신자 표시 제한]


다행히 시간에 맞춰 회귀에 성공한 모양이군.


잘 기억해 둬. 너는 지금부터, 어떤 [퀘스트] 를 클리어해야 한다.


안 그러면, 끔찍한 대가가 기다리고 있을 거다.


운이 좋으면 사고로 죽을 거고, 운이 나쁘면 넘어져서 식물인간 상태가 되겠지.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난 네가 성공하는 것도 보고 싶었거든.


그래도 지난번 회차에선 4번의 우승을 거뒀으니, 소소한 상품이 있을 거다.


힘내라. 이번엔 성공을 빌지.



- 너의 승리를 기원하는 누군가로부터.



그리고 동시에 눈앞에 새로운 게임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퀘스트 : ‘20년 내로 AWC 우승 5회 달성‘ 재활성화]

[퀘스트: ‘1년 내로 2티어급 세계대회 승리’ 활성화]


[현재 주어진 퀘스트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사망 혹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집니다]



“...”



장난 문자인가? 아니, 그럴 가능성은 낮다.


진짜로 회귀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걸 아는 존재가 몇 명이나 될까.


그걸 아는 존재이고, 내 휴대폰에 그 사실을 토대로 문자를 보냈다...



적어도 이 발신자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우승 못하면 죽는다는 이야기도, 사실 신빙성 있게 다가왔다.


‘터무니없는 조건이다’ 라고 징징거리면 뭐 할까.


결국 그 조건이 사실이라면, 목숨을 잃는 건 나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살아남아야 한다.


그 방법은 문자에 적힌 대로, ‘세계대회에서의 우승’ 일 테고.



‘쉽네.’



뭐, 어차피 과거로 돌아온 참이다.


이 때면 피지컬도 전성기인데다, 날 노리는 스토커나 악플러들도 없다.



‘세계대회 우승이라... 그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해.’



세계대회에도 급은 다르지만, 어느 리그를 가건 우승은 간단했다.


그러니 충분히 달성 가능한 이야기다.


그리고.



‘... 이 판이, 너무나도 그리웠어.’



승리의 순간, 그 짜릿한 고양감.


우승컵을 들어올리던 그 날 온몸을 휘감던 아드레날린.


승리의 쾌감은 그 어떤 마약보다 중독적이기에.


난 다시금, 이 판에서 승리의 신화를 써 가야만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미드가 감독으로 회귀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단 안내 24.07.11 27 0 -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7.05 8 0 -
공지 연재시간 안내 24.06.28 21 0 -
18 탑과 서폿(3) 24.07.11 10 0 14쪽
17 탑과 서폿(2) 24.07.10 9 1 12쪽
16 탑과 서폿(1) 24.07.09 19 1 11쪽
15 파이트 클럽(3) 24.07.08 18 1 13쪽
14 파이트 클럽(2) 24.07.07 20 1 12쪽
13 파이트 클럽(1) 24.07.06 23 1 12쪽
12 너무 늦기 전에(2) 24.07.05 26 1 13쪽
11 너무 늦기 전에(1) 24.07.04 24 2 12쪽
10 괴물 낚시(4) 24.07.03 28 2 11쪽
9 괴물 낚시(3) 24.07.02 26 2 13쪽
8 괴물 낚시(2) 24.07.01 27 2 12쪽
7 괴물 낚시(1) 24.06.30 27 2 13쪽
6 새로운 시작(3) 24.06.29 27 2 11쪽
5 새로운 시작(2) 24.06.28 28 2 13쪽
4 새로운 시작(1) 24.06.27 30 2 13쪽
3 감독 차이(2) 24.06.26 38 2 14쪽
2 감독 차이(1) 24.06.26 55 2 14쪽
» 프롤로그 24.06.26 86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