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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수 님의 서재입니다.

아르마노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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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수
작품등록일 :
2022.08.17 19:05
최근연재일 :
2024.06.07 16:49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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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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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124

작성
22.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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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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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5쪽

아이의 꿈 (4)

DUMMY

---

3편 3화.jpg

우짖는 바닷새와 함께 북소리가 하늘을 두드렸다.



소금기 때문에 멋대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대충 닦아낸 얀은 바지에 달라붙은 해초 찌꺼기를 떼어내고, 부츠에 찬 물을 빼냈다. 부츠에 넣어둔 단검이 보이지 않았는데 얀은 사소한 문제로 여겼다. 두통과 왼쪽 가슴 아래를 후비는 통증 그리고 아이 테스가 더 중요했다.



“어쩌자고 이런 미친 짓을···”



얀은 소녀를 굽어보며 하늘빛 머리칼을 쥐어짰다. 소녀는 담비털 외투 때문에 푹 젖은 생쥐 꼴이었지만 바닷물을 한껏 게워내더니 안정을 찾은 것처럼 보였다.



테스는 깨어나질 못했다. 사경을 헤매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조금 쉬면 괜찮아질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조치가 필요한가? 아는 것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불안이 무지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 잘 알아서 얀은 마음이 쓰였다. 오른쪽 무릎에 시퍼런 피멍, 왼 팔뚝 안쪽에는 길쭉한 흉터, 붉게 달아오른 손목과 아래턱에 보아는 가느다란 자국. 발목에는 노랗게 번진 멍도 있었다. 얀이 잘 아는 오래된 상처였다.



얀은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자기 어깨를 털어냈다. 더는 참견하고 싶지 않았다.



얀은 갑자기 신경이 곤두서서 옷에 물기를 짜다 말고 멈추었다.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얀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어기적어기적. 바지 밑단이 모랫바닥에 질질 끌렸다.



“파란 머리! 한참 찾았잖아!”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형편없이 크고 오래된 칼을 덜렁덜렁 흔들었다. 얀은 끔찍하리만치 저린 손을 꽉 움켜쥐며 이그니스 집에 두고 온 칼과 잃어버린 단검을 생각했다.



“도망간 게 아니었나?”



“뭐래? 난 그냥 바빴을 뿐이지.”



“많이 급했나 보군. 혹시 자기 소변도 무서워하나? 겁에 질린 것처럼 보이던데.”



얀이 느슨하게 풀어놓은 허리끈을 조이며 말했다.



“말이 많네. 괴상한 요술을 부려놓고... 마녀 자식··· 넌 사기꾼이야. 물론 덕분에 대가리가 되었지만. 대가리는 마음대로 할 수 있거든. 사키가 그렇게 말했어.”



“그래서 고맙다고 말하러 온 건가?”



“고맙지! 고맙고말고. 사키 그 개자식은 항상 날 무시했거든. 또 라셴은 머저리야.”



약탈자가 바지를 추스르며 말했다.



“옷차림은 왜 그렇지? 아버지 옷이라도 몰래 입고 왔나?”



얀이 한심하다는 듯 묻자, 약탈자가 다시 바지를 끌어 올리며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거? 역시 궁금해할 줄 알았어! 어때. 멋지지? 최고급 가죽이야. 사냥꾼이 선물해줬지. 녀석이 입던 거긴 한데, 뭐 어때? 난 아주 마음에 들어. 그래서 나도 보답했지. 녀석도 내 선물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어. 비명을 지를 정도였으니까. 녀석의 아내도 날 반겼다고. 굉장했지! 엉덩이가 끝내줬거든! 한 번 정도는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라셴이 너무 시끄럽다며 다시는 떠들지 못하게 만들었지 뭐야. 역시 녀석은 머저리야.“



약탈자가 낄낄거렸다.



“뭐가 재밌는지 전혀 모르겠군.”



“당연히 모르겠지. 넌 고상한 병신이잖아? 이참에 너도 해볼려? 궁금하지 않아?”



“네 녀석같이 벌레같은 놈들이나 그러고 살지.”



“벌레?”



약탈자가 얀과 일정 거리를 두고 멈춰서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치떴다. 그의 목소리에 분노가 서렸다.



“내 아버지는 배고프다는 이유로 날 팔았어. 골목의 우두머리에게 말이야. 난 그놈에게 도둑질을 배워야 했지. 먹고 살려면 남들보다 더 많이 훔쳐야 한다면서. 먹고 살아··· 맞아 죽지 않으면 다행이었지. 그동안 잘나신 국왕 폐하는 론드 땅을 보며 딸이나 치고, 성스러운 기사들은 자기 울타리나 빙글빙글 돌고, 또 개 같은 마녀들은 속임수로 놀음하기 바쁜데, 넌 꼭 내가 문제라는 듯 말하네? 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 아니, 어떻게 해야 했는데?”



약탈자는 숨을 거칠게 내쉬었고, 얀은 차가운 눈빛으로 지켜보기만 했다. 약탈자가 자기 허벅지 사이를 붙잡았으며 소리쳤다.



“살고 싶었을 뿐이야! 그냥 살고 싶어서!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를 족쳐야 하잖아! 젠장! 남들처럼 말이야! 난 그저 족쳤을 뿐이라고! 사냥꾼과 계집을 말이야. 이 칼과 튼실한 몽둥이로! 그런데 젠장!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야! 망할 국왕이랑 내가 뭐가 달라! 너 같은 마녀도 마찬가지야! 근데 시발 왜 자꾸 그따위로 쳐다봐?”



약탈자가 누런 이를 아득바득 갈더니 소녀 테스를 보곤 갑자기 다 알고 있다는 듯 코웃음쳤다.



“그러고 보니 이 형편없는 마을에서 축제를 하는 모양이던데. 저 위에서 말이야. 바다신께 제물을 바친다지? 내가 들은 바로는 그 제물이 놀랍게도 어린 소녀라더군. 알고 있어? 근데 아까부터 궁금했던 건데. 거기 여자애는 누구지? 딸인가? 아니지··· 마녀에게 자식이 있을 리가··· 설마! 빼앗은 거야? 강제로 즐기려고? 나처럼? 오호! 그럼 같이 즐기는 게 어때? 응? 알았어. 농담이야. 그럴 리가 없지! 혹시 사람들은 알고 있나? 그 아이가 제물에 바칠 아이라는 걸. 뭐, 당연히 모르겠지. 하지만 난 알아. 널 계속 지켜봤으니까!”



“왜 날 따라왔지? 원하는 게 뭐야.”



얀은 조용히 물으며 본능적으로 약탈자의 칼을 쥔 손을 주시했다.



“난 말이야. 네가 마음에 안 들어. 그래서 죽이려고. 어차피 놀음일 뿐이잖아? 서로 족치기 위한 놀음. 어차피 너 죽는다고 슬퍼할 사람도 없겠지. 넌 축제를 망친 놈이니까. 게다가 망할 마녀이고 말이야!”



약탈자가 버럭 소리치며 예고도 없이 칼을 휘둘렀다. 목을 직접 노리는 날렵한 일격이었다. 하지만 얀은 약탈자의 의도를 미리 알고 있었다. 얀은 자세를 낮춰 피하고는 놈의 허리를 붙잡아 넘어뜨렸다. 약탈자가 칼을 놓쳤지만, 얀은 번개가 가슴을 꿰뚫는 듯한 통증에 어금니를 꽉 깨물어야 했다. 부러진 갈비뼈를 억지로 비틀어 내는 것만 같았다. 얀은 비명을 겨우 삼키며 약탈자의 가슴을 누르고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힘이 실리질 않았다. 주먹이 잘 쥐여지질 않은 것이다.



약탈자는 땀과 오줌 냄새를 풍기며 팔을 마구 휘둘렀다. 위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사냥꾼 장갑에 달린 버클이 살갗을 긁어내기에는 충분했다. 얀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머리를 들이박았다. 약탈자의 입술이 잘 익은 토마토처럼 터졌다. 약탈자가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얀은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다.



다시 머리를 박으려 했는데, 아주 멍청하지는 않은지 약탈자는 두 번 연속으로 당하지 않았다. 그가 얀의 턱을 붙잡아 밀치며 관자놀이를 가격했다. 눈앞에 별빛이 번쩍였다. 약탈자는 칼을 집으려 허우적거렸고 얀이 악착같이 매달려 엉겨 붙었다. 역겨운 냄새와 끔찍한 통증에 당장에라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바닷새가 우짖고, 북소리가 하늘을 두드렸으며, 모래사장에 두 남자는 칼을 사이에 두고 주먹을 휘둘렀다.



약탈자가 젖은 모래를 쥐어 얀의 얼굴에 뿌렸다. 얀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가 얼른 약탈자의 팔에 매달려 칼을 줍지 못하게 막았다. 약탈자가 머리를 마구 내리쳤지만, 들끓는 분노가 얀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다. 얀은 놈의 냄새 나는 팔을 힘껏 깨물었다. 약탈자가 비명을 내질렀다.



가슴 아래 통증이 점점 더 강렬해졌다. 감각이 돌아오고 있었다. 저 멀리 북소리와 파도 소리가 부서져 내렸다.



약탈자의 비명은 얀이 옆구리를 가격당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망치가 가슴을 내리쳐서 뱃속에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이상한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고, 검은 암막이 눈을 덮는 듯했다. 얀은 끝내 기침을 쏟아내며 쓰러졌는데, 운이 몹시 나쁘지는 않았다. 모래사장에 반쯤 파묻힌 칼이 손에 잡힌 것이다.



얀은 칼자루를 꼭 쥐며 어깨와 무릎을 이용해 어떻게든 일어나려 애썼다. 약탈자는 모래사장을 푹푹 밟으며 도망가고 있었다. 벌레를 살려두어서는 안 되었다. 어떻게든 쫓아가야만 했다. 너무 지친 나머지 허벅지가 모래 깊이 파묻힌 것만 같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확실히 처리해야 했다. 때마침 약탈자의 헐렁거리는 바지가 벗겨지는 바람에 볼품없는 엉덩이를 드러내며 나뒹군 참이었다.



그러나 얀은 약탈자를 뒤쫓을 수 없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테스가 찢어지라 비명을 지른 것이다. 그러곤 마구 버둥거리며 검은 바다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얀은 약탈자 대신 테스를 뒤쫓았다.



테스는 미친 사람처럼 비명을 지르며 어떻게든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 했다. 얀은 파도를 거스르려 악을 썼다. 온몸이 무너져 내릴 듯했고 눈앞이 절로 흐려졌다. 검은 물이 이리 밀치고 저리 당기는 와중에 속이 어찌나 울렁거리는지 심장이 몸 밖으로 튕겨 나갈 것만 같았다.


그래도 물이 너무 깊어지기 전에 소녀를 붙잡을 수 있었다.



“테스! 이제 안전해! 아무도 널 괴롭히지 않아!”



하지만 소녀는 좀처럼 도와주질 않았다. 어찌나 버둥거리는지, 양팔로 휘감아야 할 지경이었다. 소녀의 격한 몸부림은 모래사장에 올라와서도 멈추질 않았다.



“잡지 마! 내버려 두라고!”



테스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치더니 얀의 팔을 물려 했다.



“도대체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제발 진정해···!”



얀은 아이를 모래사장에 눕혀 양팔로 꽉 붙들었다. 테스는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얀을 올려다보았다.



“아저씨예요? 아저씨가 그랬어요? 그런 거예요? 네? 왜 절 살렸어요? 왜!”



테스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결국 지쳐서 축 늘어졌다. 그리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엄마아아아··· 엄마아···”



얀은 테스를 꼭 끌어안았다. 그도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



시장의 집 거실은 협소하지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 덕분에 꽤 넓게 느껴졌다. 얀은 깨끗이 치운 벽난로 앞에 앉아 테라스 밖을 내다보았다.



이그니스의 도움으로 테스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얀은 줄곧 말이 없었다. 약탈자의 칼을 바다에 던져 버릴 때도, 찢어진 상처를 치료할 때도, 따듯한 물로 목욕을 할 때도 그저 침묵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불쾌한 생각들 때문에 머리가 뜨거울 지경이었다.



“옷은 몸에 맞니?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는데. 입고 가도 돼.”



이그니스가 약초 달인 냄새가 나는 대나무 바구니를 가지고 들어오며 물었다.



“테스는 괜찮아. 푹 쉬면 나아질 거야. 너는 피곤하지 않니?”



얀은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그니스가 잠시 시간을 두고 물었다.



“한숨 자는 게 어때?”



얀은 침묵했다. 이그니스는 노을을 등에 업은 바다를 힐끗 보고는 다시 얀을 바라보았다.



“그럼 좀 쉬어. 잠깐이라도. 몸을 회복할 시간을 줘야지.”



얀은 대꾸하지 않았다. 이그니스가 조용히 한숨을 지었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그러려니 했어.”



얀은 머리가 견딜 수 없이 뜨거워 결국 입을 열었다. 얀은 날 선 눈으로 이그니스를 바라보았다.



“누나가 이런 이상한 마을에서 사는 것도, 남의 말에 혹해서 제 아들이 남의 자식이 아닐까 의심하는 남자와 사는 것도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했어. 근데 이젠 못 참아. 언제부터 내가 누나의 의도에 휘말린 건지 알아야겠어. 지금 당장. 도대체 언제부터야?”



“의도한 게 아니야, 얀.”



“거짓말 마!”



얀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가 가슴 통증에 숨을 훅 들이켰다. 그는 천천히 호흡을 몰아쉬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의도한 적이 없어? 그럼 내 질문에는 어떻게 대답한 거야? 응? 저 어린 아이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축제에 가면 결국 아이를 구하게 될 것도 알았잖아. 내 멍청한 성미를 너무 잘 알아서, 그래서 날 축제에 보낸 거잖아. 안 그래? 불쌍하고 가련한 아이를 구하라고. 누나가 할 수 없으니까 내게 떠넘긴 거잖아. 그런데 의도한 게 아니야?”



이그니스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얀이 계속해서 말했다.



“남편에게 맡길 수도 있었잖아? 이상한 축제 따위 그만두라고. 아이를 부모의 곁으로 보내라고. 분명 할 수 있었잖아? 그게 더 쉽잖아? 그럼 굳이 날 이용할 필요도 없었잖아? 아니, 시도라도 해보지 그랬어? 왜 이런 거야? 어째서? 나 같은 건 이용해 먹어도 상관없던 거야? 남편 평판이 떨어질 바에는 내 목숨을 이용하는 게 나았어? 그런 거야?”



“얀, 너는 내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내 남편과, 아들과, 배 속에 아이만큼.”



“아하! 그럼 난 아주 재수가 없던 거네. 함정에 빠진 거였어. 함정의 이름은 망할 도덕관이오, 볼품없이 빠져버린 이의 이름은 얀 트로엘! 내가 만든 함정에 내가 빠지다니! 함정 속에 엿 같은 파도와 약탈자가 있을 걸 어떻게 알았겠어?”



“얀. 넌 너답게 행동했을 뿐이니까. 모든 게 너의 의지였지.”



“내 의지라고?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는데, 그게 내 의지야? 나다운 행동? 도대체 나다운 게 뭔데?”



“얀··· 넌 이곳 마을 사람들과 달라. 넌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이성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잖아. 그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야.”



“지금 내가 특별하단 말을 하려는 거야?”



“네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남들과 똑같이 자기 눈과 귀를 가리고 행동했다면, 모든 것이 운명대로 흘러갔겠지. 넌 자유로운 아이야, 얀.”



“내가 위로나 듣겠답시고 이 얘길 꺼낸 줄 알아?”



얀은 이그니스를 원망하듯 바라보다가 눈을 피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임신한 배를 끌어안은 그녀를 보고 있자니 죄짓는 기분이었다. 이그니스의 집이 견딜 수 없이 답답했다.



“젠장··· 20년 만이라고, 20년··· 이건 아니잖아. 차라리··· 부탁하지 그랬어.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었잖아.”



“미안해. 얀··· 다른 방도가 없었어. 그리고··· 위로하려 꺼낸 말도 아니었어. 오히려 반대지···”



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 같아서는 벌떡 일어나 분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얀은 곧장 현관으로 향했다. 이그니스의 붉은 눈이 그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깊고, 상냥하고, 슬픈 눈이었다.



“누날 만나면 뭔가 바뀔 줄 알았나 봐. 난 이제 무얼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난 도대체 뭔지··· 누나와 얘길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고. 그래, 그럴 줄 알았나 봐. 아마도 그게 내 의도였던 것 같아. 그래. 착각한 거지.”



얀이 문을 향해 말했다. 문이 열리고, 바닷바람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굳게 닫혔다.


작가의말

일러스트는 Midjourney에서 생성한 AI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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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얀의 안식처 (5) 24.01.20 11 1 16쪽
35 얀의 안식처 (4) 24.01.06 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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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얀의 안식처 (2) 23.12.03 10 0 22쪽
32 얀의 안식처 (1) 23.11.05 9 1 18쪽
31 불꽃의 노래 (12) 23.10.21 10 1 27쪽
30 불꽃의 노래 (11) 23.10.07 11 1 25쪽
29 불꽃의 노래 (10) 23.09.17 15 1 20쪽
28 불꽃의 노래 (9) 23.08.28 15 1 18쪽
27 불꽃의 노래 (8) 23.07.28 15 1 16쪽
26 불꽃의 노래 (7) 23.07.17 11 1 20쪽
25 불꽃의 노래 (6) 23.07.08 12 1 16쪽
24 불꽃의 노래 (5) 23.06.04 12 1 19쪽
23 불꽃의 노래 (4) 23.05.14 13 1 17쪽
22 불꽃의 노래 (3) 23.05.06 10 1 19쪽
21 불꽃의 노래 (2) 23.04.23 16 1 18쪽
20 불꽃의 노래 (1) +1 23.03.25 19 1 17쪽
19 곰과 여우 (5) 23.02.05 22 1 21쪽
18 곰과 여우 (4) 22.12.10 20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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