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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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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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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0. 전쟁은 끝난 것일까 (1)

DUMMY

한일간의 전쟁은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었지만, 한일 해군은 EEZ 가까이 군함들을 상주시키며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 측에서 일본 정부에 4월 30일을 기한으로 한국에 대한 무력 행위를 금지한다는 통보가 내려왔다.



한국 정부에도 똑같이 4월 30일 이후 일본에 대한 무력 행위를 금지하란 뜻이 전해졌다.











2032. 4. 29


AM 4:30


도쿄 삼각위원회 아태지부








“전쟁의 마지막 순간이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전쟁을 이렇게 소득 없이 끝낼 수는 없네.”



삼각위원회 아태지부 정책연구소장 가미시카의 보고에 이노우에의 고민이 깊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한국 측에 심대한 타격을 줄 방법이 있습니다.”


“뭔가?”


“한국의 반도체 패권을 무너트리는 데는 폭탄 1발이면 충분합니다.”



가미시카의 음흉한 눈빛에 이노우에의 시선이 쏠렸다.



“고덕의 세계 최고 수준 1나노 양산에 들어갈 생산공장을 무력화시키면 내일부터 한국의 반도체 패권은 무너집니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라인 붕괴를 싫어할 텐데, 괜찮을까?”


“정찰과정에서의 조종사의 실수라고 둘러 되면 됩니다. 파일럿 한 명을 처벌하는 대가로 한국의 반도체 패권을 붕괴시킬 수 있다면 남는 장사 아니겠습니까?”




이노우에의 굳었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2032. 4. 30


PM 11 : 19


합참본부








“이제 40분 뒤면 한일간의 전쟁은 공식적으로 종전됩니다.”


낮에 한미일 외교부 장관들이 만나 서명한 종전 합의로 자정을 기해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되었다.



“허탈하군. 지난 20여 일이 10년처럼 길었었네.”


장함상 합참의장이 마음고생이 심했던지 부쩍 희어진 머리카락을 넘기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일본을 더 응징하지 못하고 이렇게 마무리되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참모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갑자기 비상경보가 울렸다.





“동해 상공으로 저공 비행하는 물체가 접근 중입니다!”


“뭐?”


“빠른 속도로 접근 중입니다! 곧 내륙으로 진입할듯합니다.”


”벌써 내륙으로 진입한다고? 왜 이렇게 탐지가 늦었나?“


”아마도 스텔스기 같습니다. 저공비행으로 동해에 나가 있는 이지스함의 레이더를 피해 내륙으로 접근한 듯합니다.“


”속도가 빠릅니다. 마하 3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강릉 레이더기지에서 1분 전에 감지가 시작되었습니다.“


”마하 3이라고!“


”F-3 입니다!“



”이, 이놈들! 종전 약속을 깨고 기습을 감행하다니... 당장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제18전투비행단에서 전투기들이 이륙해 일본 F-3 스텔스기를 쫓았으나, 교전을 피하고 저공비행으로 산과 계곡을 스쳐 가며 전속력으로 날아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전투를 피하면서 전속력으로 비행하고 있어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인근 레이더기지에서도 보고가 올라왔다.


”강원도를 벗어나 서쪽으로 가고 있는데 스텔스기가 저공비행을 하고 있어 탐지와 사라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투를 피한다고..?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


적기를 놓친 조종사들의 보고에 합참 지휘부들은 어리둥절했다.



”전투기 1대만 침입한 것도 수상합니다. 기습하려면 당연히 한꺼번에 왔겠죠?“


”지금 가는 방향이 어디인가요?“



참모 한 명이 강릉부터 날아가는 F-3 스텔스기의 경로를 그어 보았다.



”이, 이놈들! 혹시..?“



줄로 그어 본 경로의 끝에는 올해부터 세계 최초로 대량 양산에 들어가는 1나노 반도체 생산공장이 위치한 고덕이었다.



”평택에 공습경보를 내리고 청주 광주 수도권 모든 기지의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그러나 마하 3의 속도로 한곳의 목표만을 향해 질주하는 일본의 6세대 전투기 F-3를 막을 수 있는 전투기는 한국 공군에 없었다.



전투기들이 스크램블 이륙을 채 마치기도 전에, F-3 전투기의 내부 무장창이 열리며 전국의 레이더기지에서 동시에 F-3 전투기가 감지되었다.



”레이더에 다시 포착되었습니다!“


”그, 그런데 위치가..?“


”위치가 어디야?“


”이미 고덕 인근입니다.“


”뭐!“




”피우우웅“


F-3 내부 무장창에서 떨어진 공대지 미사일은 목표를 향해 전속력으로 낙하하였다.




”콰과쾅“


”콰광“


”쾅 쿠과쾅“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미세공정을 양산을 앞둔 공장이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불바다가 되었다.



유유히 서해로 빠져나간 F-3 전투기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무안 공항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던 민선강 대위와 고회수 중위의 KF-21 블록3 전투기에 남하하는 F-3 전투기가 감지되었다.



”250km 거리 탐지!“



저공비행을 위해 공대지 미사일 외 무장을 안 했는지, F-3 전투기는 공중전을 피하고 최고 속도로 KF-21 전투기를 따돌리려 했다.



마하 3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자, 민선강 대위가 고회수 중위에게 소리쳤다.


”장거리 미사일을 모두 발사해!“


민선강 대위와 고회수 중위의 KF-21 B3 전투기에서 동시에 발사된 8발의 미티어 미사일이 마하 4의 속도로 F-3 전투기에 접근했다.


방어용 레이저가 작동하기 시작해 6발의 미사일을 무력화 시켰으나, 동시에 발사된 나머지 2발의 미사일이 F-3 전투기의 날개를 관통했다.


”격추했습니다!“


도발한 F-3 전투기를 응징했으나, 세계 최고 미세공정 반도체의 대량 양산을 앞두고 파괴당한 한국 반도체 공장 속보는 뉴스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현가석 정부는 분노했다.


하지만 핵 공유 프로그램을 며칠 앞두고, 미국이 중재한 종전 합의를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전쟁은 2032년 4월 30일 자정을 끝으로 종료되었다.






2032년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임진왜란은 일본에서는 도자기전쟁이라 불린다.


한국에서 납치해간 도공들의 기술을 이용해 유럽에 수출하는 도자기 산업을 일으킨 일본은 근대 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21세기의 도자기 같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무너트리려는 일본의 의도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세계 최초의 1나노 미세공정 대량생산을 앞둔 반도체 공장 폭격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으며,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한국의 반도체 패권을 넘어설 기회를 잡았다며 환호했다.


한국의 고객이었던 세계적인 IT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자, 한국의 경쟁업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한 하루였다.






2032. 5. 1



주말을 맞은 모처럼의 휴일에 한강은 집을 나섰다.


전날의 공습과 함께 전쟁은 어수선하게 끝이 났지만, 합의된 종전 시점이 오늘이라는 뉴스가 보도되며 평온을 되찾는 일상에 사람들은 오랜만에 야외로 길을 나섰다.


장한강은 토요일 혼자 등산을 가는 척 많은 등산객의 인파 사이로 도봉산역에 내렸다.



주위를 돌아본 한강은 지하철역 공중전화에 동전을 넣고 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르는 번호일 텐데 받을까?'


염려와는 달리 형민은 전화를 받았다.




형민을 만난 장한강은 이천추 단장의 소식과 함께 황조석 항우연 위성개발팀장의 피신을 부탁했다.


​”황조석 팀장이 곤란한 상황에 처 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핵 공유 프로그램 성사에 올인하고 있어서 저희도 도울 방법이 없습니다. 혹시 시민군 쪽에서 도울 방법이 없을까요?“



인상착의와 차량번호를 알려주고 간 한강에 형민은 애써 보겠다고 말했다.








신병산(神屛山) 기지로 돌아온 통제영 사람들은 이천추 단장의 소식을 듣고 탄식했다.



“고구려는 영류왕이 당나라에 복속하는 듯한 굴복 외교를 펼치자 연개소문이 친당파 정치인들을 제거하고 당과의 전쟁에서 승리합니다.

우리 민족은 굴복하지 않는 호랑이 같은 기질이 있었죠. 나라를 팔아먹는 것은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외세에 굴복하는 정치인들이었지 국민이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구한 이천추 단장을 죄인처럼 미국으로 보내다니... 진보 정부 역시 민족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데 한계를 보이네요.”



”이렇게 전쟁을 치르고도 겨우 핵 공유 프로그램을 받고 미국,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자주적 결정을 포기하다니..!“



”그러게나 말입니다. 침략을 겪었으니 자주국방을 선포하고 핵 개발을 해도 국제사회가 모두 이해할 텐데, 이런 기회를 놓치고 바보 같은 결정을 했네요.“



”역시 현가석 정부는 과거 진보정권과 마찬가지로 우유부단합니다.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어요!“





씁쓸한 표정으로 통제영 사람들은 정부의 한계와 통제영을 세상에 드러날 수 없는 변하지 않는 정치 상황에 분노했다.





통제영 사람들의 정보망에 강원도의 한 산기슭에 주차된 황팀장의 차가 발견되었다.


준비 없이 서울에서 도망친 황팀장은 사람들이 떠난 인근 농가에서 즉석식품으로 연명하다 수색에 나선 통제영 사람들과 마주쳤다.




”당신들... 누, 누구요?”


“여기 있으시면 곧 발견되실 겁니다. 황팀장님을 구하러 온 사람들입니다. 저희와 함께 가시렵니까?”


수사관들이 아니란 것을 안 황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통제영 사람들을 따라나섰다.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을 깨달은 황팀장은 신병산 기지에 머무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통제영에 합류하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형민은 스스로 결정할 때까지 황팀장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2032년 5월 8일


PM 7:12


국정원






핵 공유 프로그램으로 잠수함용 SLBM 미사일 탄두를 무사히 인계받은 절차를 마친 후, 국정원에 다시 모인 국조현 원장과 주과장, 정과장, 장한강은 옥상으로 올라와 커피를 마셨다.



"이젠, 우리가 최후의 보루다. 국정원이 썩으면 대한민국은 지킬 수 없어."


보수세력 진보세력 정치권 사람들은 모두 전쟁까지 겪은 마당에도, 나라의 나아갈 길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원장과 주과장, 정과장이 나누는 말들을 무심히 듣던 장한강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닙니다. 우리 말고도 또 나라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름도 없고 명예도 없지만, 나라를 지켜온 국민들이 모두 우리 최후의 보루입니다."



서울에 올라온 이후로 신입 때의 미소가 사라진 한강은 커피 한잔을 비운 뒤, 먼저 옥상에서 내려갔다.



“국민이야 당연히 나라를 지켜왔지. 아니 누가 뭐랬나?”


약간 황당한 표정으로 국조현 원장이 말하자, 주창수 과장이 귀띔했다.



”서화 일 이후로 바보 같던 녀석이 좀 달라졌습니다. 충격이 아직 남은듯하니 이해하세요.“


”그, 그런가?“



국원장과 주과장, 정과장은 내일로 다가온 대통령 취임식 이야기를 나누며 옥상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등 뒤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처럼 뜨거운 여름을 예고하는 듯 저녁놀이 길게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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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192. 전쟁은 끝난 것일까 (3) 21.11.18 152 5 10쪽
191 191. 전쟁은 끝난 것일까 (2) 21.11.17 156 5 8쪽
» 190. 전쟁은 끝난 것일까 (1) 21.11.16 176 4 11쪽
189 189. 국정원의 별 21.11.15 179 4 10쪽
188 188. 죄와 벌 (3) 21.11.14 180 4 8쪽
187 187. 죄와 벌 (2) 21.11.13 181 5 8쪽
186 186. 죄와 벌 (1) 21.11.12 179 5 7쪽
185 185. 참혹한 전쟁의 결과 (3) 21.11.11 182 5 8쪽
184 184. 참혹한 전쟁의 결과 (2) 21.11.10 185 4 8쪽
183 183. 참혹한 전쟁의 결과 (1) 21.11.09 189 6 8쪽
182 182. 신의 지팡이 (3) 21.11.08 187 5 9쪽
181 181. 신의 지팡이 (2) 21.11.07 195 5 7쪽
180 180. 신의 지팡이 (1) 21.11.06 183 6 8쪽
179 179. 배신의 국제관계 (3) 21.11.05 183 4 7쪽
178 178. 배신의 국제관계 (2) 21.11.04 179 6 8쪽
177 177. 배신의 국제관계 (1) 21.11.03 180 5 8쪽
176 176.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3) 21.11.02 181 5 8쪽
175 175.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2) +2 21.11.01 187 5 9쪽
174 174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1) 21.10.31 186 4 7쪽
173 173. 바다의 늑대들 (4) 21.10.30 176 4 7쪽
172 172. 바다의 늑대들 (3) 21.10.29 182 4 9쪽
171 171. 바다의 늑대들 (2) 21.10.28 178 4 7쪽
170 170. 바다의 늑대들 (1) 21.10.27 186 4 7쪽
169 169. 최후의 해전 (4) 21.10.26 188 4 8쪽
168 168. 최후의 해전 (3) 21.10.25 182 5 9쪽
167 167. 최후의 해전 (2) 21.10.24 178 4 8쪽
166 166. 최후의 해전 (1) 21.10.23 184 4 7쪽
165 165. 심해의 결투 (4) 21.10.22 182 4 7쪽
164 164. 심해의 결투 (3) 21.10.21 189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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