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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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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10.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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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68. 최후의 해전 (3)

DUMMY

"적 잠수함들은 해결했지만, 남아있는 수상함들을 상대할 잠수함은 근처에 우리밖에 없다."



"네, 알겠습니다. 대함미사일을 준비하겠습니다."


"한 번의 발사가 끝나면 우리는 다시 잠항하지 못한다."


"네 무슨 뜻인지 알고 있습니다. 함장님, 함장님과 끝까지 함께해서 다행입니다."


"그래, 나도 자네와 함께 있어서 다행이야."


함장은 부함장의 어깨를 어루만진 후 승조원들의 눈을 차례차례 마주쳤다.



승조원 모두 이 대화가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




해수면에 부상하기 전 마지막 공격타이밍에 순항미사일로 적 함대를 공격하고 나면, 다시 잠항하지 못하는 잠수함은 적의 쉬운 먹잇감이 되는 표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력을 밸러스트 탱크에 연결해 압축공기를 밀어 넣으며, 초조하게 밸러스트의 상태를 지켜보았다.



압축공기가 밸러스트 탱크의 물을 밀어내기 시작하자 안창호함이 추락을 서서히 멈추었다.


"하강을 멈추었습니다."


환호하려는 승무원들을 입에 손가락을 대고 진정시킨 함장은 심도계를 지켜보았다.


탱크의 물을 모두 밖으로 밀어내자 잠수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무동력 부상한다."


"무동력 부상!"



"남은 전력을 무장 계통에 보내고 수직발사관 (KVLS) 잠대함 미사일 준비해라."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필수 전력만 남기고 차단한 안창호함은 조용히 비어있는 부력에 의지해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해수면까지 250m"


"200m"


"150m"



승조원 모두 긴장한 듯 말이 없었다.


발사에 필요한 전력 외 차단했기에 어둠 속에서 추위와 한기에 떨려오기 시작했다.



이제 수직발사관으로 마지막 공격을 하는 순간이 자신들에게도 마지막이 될 순간이란 것을 승조원들도 실감하고 있었다.



막내 하사가 눈치를 보다가 가라앉은 분위기를 느낀 듯 농담하듯이 말했다.



"죽어도 근사하게 죽네. 내가 이렇게 국립묘지에 갈 운명인 줄은 몰랐어."



동기 무장사가 웃는 듯 우는듯한 표정으로 힘차게 말했다.


"그럼 우리 역사책 교과서에 나오는 거야."



막내 하사들의 말에 모두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임마! 이순신 장군님 다음 페이지에 네 이름이 나올지도 몰라."



"그래요? 그럼 보통 일이 아니네. 이건 역사적인 순간이네요."


"그래, 역사적인 순간 맞아."



"하하“


“크큭"



승조원 모두 입술을 깨물며 소리죽여 웃었다.



"정숙하고 미사일 발사 준비해라. 수직발사관 개방."



”수직발사관 개방!"



부함장의 말에 승조원들은 마음을 부여잡고 조용히 스위치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해수면까지 100m"


"적 함대 모두 50여 척입니다."


7기동전단과 KF-21 전투기와의 교전으로 20여 척의 수상함이 침몰하였으나, 25km 떨어진 전투 현장에는 일본 연합함대의 이지스함과 구축함, 호위함들 그리고 항모가 아직 우리 영해에서 버티며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표적 좌표 미사일에 입력하라."


"표적 좌표 입력 완료!"


"75m"


"50m 발사 심도 도달!"


수직발사관의 해성-III 잠대함 미사일 발사 심도에 도달하자, 함장과 부함장 그리고 승조원들은 마지막으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정숙할 상황이지만, 눈빛만으로 죽음의 순간을 함께 이겨낸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음탐사가 옆좌석의 무장사 손을 잡았다.


부함장의 눈인사에 미소로 답한 함장은 무장사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무장사가 안전 커버를 올리고 발사 버튼을 눌렸다.



굉음과 함께 1번 발사관의 미사일이 공기압력으로 해상으로 튀어 올랐다.


1번부터 6번 수직발사관의 발사 버튼을 차례로 누르는 순간,


해수면을 콜드런칭으로 박차고 오른 6발의 잠대함 미사일이 불꽃을 점화하고 하늘로 솟구쳐 날라 갔다.



심해의 상황을 모른 채 모든 수상함과 잠수함을 침몰시켰다고 축하 분위기의 이지스함 전투지휘실에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렸다.



"대함미사일입니다, 030 방향!"


"뭐, 대함미사일? 갑자기 무슨 소리야."


"마 맞습니다. 바다에서 대함미사일이 나타났습니다."




"도착 20초"


"뭐 20초라고?"



참모장이 레이더로 뛰어왔지만 다가오는 미사일은 실재였다.



"15초"


"방어체계를 가동해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은 이지스함의 승조원들이 요격미사일 발사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미사일이 너무 가까이 다가온 뒤였다.



"10초"




"슈수수슝“


”슈수숭"



"트다다타타타 투다타다타"



RAM 요격미사일이 발사되고 20mm 기관포의 탄환이 불을 뿜었지만, 고도를 낮춰 해수면 가까이 파도를 스치듯이 회피기동을 하며 다가오는 미사일을 격추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5초"


"아,,, 안돼!"



참모장의 외마디 비명을 외쳤지만 모든 함대에 전달되기도 전에 거대한 폭풍음이 들려왔다.


마하 7의 가공할 운동에너지를 동반한 잠대함 미사일은 이지스함을 관통하며 내부에 폭발을 일으켰다.



“쿠과과쾅 쿠과쾅 과쾅”



25km 거리의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서 조용히 부상한 안창호함의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된 잠대함 미사일을 일본 함대가 대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짧았다.


6발의 대함미사일들은 오차 없이 거대한 표적물에 관통하며 화마를 일으켰다.


일본의 이즈모 항공모함은 2발의 미사일을 맞아 우측으로 기울며 폭발과 함께 검은 연기를 쏟아내며 침몰하기 시작했다.


분노한 듯한 연쇄적인 폭발의 불꽃 속에서 온몸에 불이 붙은 승무원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침몰하는 군함을 피해 바다로 떨어지고 있었다.






연료를 보충하기 위해서 기지로 돌아가던 일본 해군의 P-1 해상초계기에 연이은 폭발음이 진동처럼 울려왔다.



"뭐, 뭐야 어디야?"


놀란 기장과 부기장은 레이더를 보다가 주변 바다를 둘러봤다.



멀리 수평선 너머 이지스함과 항공모함 등 연합함대의 거대한 함정들이 기울어지며 침몰하고 있었다.



"가... 가까이 가봐"



충격을 받은 P-1 해상초계기 조종사는 선회 비행을 하며 주의를 살폈다.



P-1 초계기 조종사의 검게 피어오르는 연기로 시야가 가려져 소리를 쳤다.


"어디서 공격한 거야?"


레이더를 보던 무장사가 외쳤다.



"잠수함이 살아있었습니다!"








"결과는?"


머리에 흐르는 피로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원중의 함장이 물었다.



전자 잠망경으로 침몰하는 군함들을 둘러보던 부함장이 외쳤다.


"6척 모두 완파입니다."




일본 연합함대의 주력인 이지스함과 항공모함이 격침되기 시작하자, 작은 전함들은 우왕좌왕하며 전열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와하하"


"이겼다."



승리를 확인한 승무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고 소리쳤다.



"남은 전력은?"


"5% 미만입니다."


더 이상 항해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마지막 미사일까지 모두 발사한 안창호함 에겐 이젠 남아있는 어뢰도 수직발사관에 미사일도 없었다.


함장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해치를 열어라."



해치를 열자 신선한 동해의 바다 공기가 안창호함에 불어왔다.



"우후우“


”아하"


"공기 맛이 이렇게 달콤하다니.."


승조원들 모두 해치 근처로 모여 들어오는 깨끗한 바다 공기를 폐로 가슴 깊이 들여 마시며 감격해했다.



심해의 연기 속에서 부족한 산소에도 버텨온 그들에게 천국의 향기만큼 신선한 우리 바다의 공기였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여러 번 들이마신 함장은 말없이 승무원들을 바라보았다.



"050방향 적기 추정 물체 접근 중입니다."



동력과 무장을 모두 사용한 잠수함은 이젠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모두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토닥이기 시작했다.



막내 하사는 왠지 눈물이 흘렀지만, 형 같은 승조원들과 함께 있어 더 이상 두렵지는 않았다.




누군가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일본 P-1 해상초계기 조종사는 이를 갈며 공격 지시를 내렸다.




"대잠미사일 발사하라!"


"발사!"



기장의 날카로운 명령에 발사된 미사일은 곧장 안창호함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목소리 높이 외치며 부른 애국가를 마치자 큰 폭발음이 들려왔다.







2032년 4월 22일



안창호함의 승조원들은 그렇게 한국 잠수함 역사상 최고의 승리를 거둔 신화로 영원히 사람들의 가슴속에 산화하며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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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의 긴 여정을 함께 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21.11.18 86 0 -
192 192. 전쟁은 끝난 것일까 (3) 21.11.18 154 5 10쪽
191 191. 전쟁은 끝난 것일까 (2) 21.11.17 157 5 8쪽
190 190. 전쟁은 끝난 것일까 (1) 21.11.16 178 4 11쪽
189 189. 국정원의 별 21.11.15 181 4 10쪽
188 188. 죄와 벌 (3) 21.11.14 181 4 8쪽
187 187. 죄와 벌 (2) 21.11.13 182 5 8쪽
186 186. 죄와 벌 (1) 21.11.12 181 5 7쪽
185 185. 참혹한 전쟁의 결과 (3) 21.11.11 183 5 8쪽
184 184. 참혹한 전쟁의 결과 (2) 21.11.10 186 4 8쪽
183 183. 참혹한 전쟁의 결과 (1) 21.11.09 190 6 8쪽
182 182. 신의 지팡이 (3) 21.11.08 189 5 9쪽
181 181. 신의 지팡이 (2) 21.11.07 197 5 7쪽
180 180. 신의 지팡이 (1) 21.11.06 184 6 8쪽
179 179. 배신의 국제관계 (3) 21.11.05 184 4 7쪽
178 178. 배신의 국제관계 (2) 21.11.04 180 6 8쪽
177 177. 배신의 국제관계 (1) 21.11.03 181 5 8쪽
176 176.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3) 21.11.02 183 5 8쪽
175 175.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2) +2 21.11.01 190 5 9쪽
174 174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1) 21.10.31 187 4 7쪽
173 173. 바다의 늑대들 (4) 21.10.30 177 4 7쪽
172 172. 바다의 늑대들 (3) 21.10.29 183 4 9쪽
171 171. 바다의 늑대들 (2) 21.10.28 182 4 7쪽
170 170. 바다의 늑대들 (1) 21.10.27 187 4 7쪽
169 169. 최후의 해전 (4) 21.10.26 190 4 8쪽
» 168. 최후의 해전 (3) 21.10.25 185 5 9쪽
167 167. 최후의 해전 (2) 21.10.24 179 4 8쪽
166 166. 최후의 해전 (1) 21.10.23 185 4 7쪽
165 165. 심해의 결투 (4) 21.10.22 183 4 7쪽
164 164. 심해의 결투 (3) 21.10.21 190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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