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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조회수 :
44,067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11.01 10:00
조회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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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9쪽

175.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2)

DUMMY

내가 오늘 잘못된다면 석필영수를 만나러 가겠지...


만나서 왜 처음부터 속 시원하게 말해 주지 않았냐고 물으면 석필 영수는 무슨 말을 할까?


아마 아무 말 없이 특유의 미소를 보이며 나를 안아 주겠지...




이런 생각을 하니 형민의 맘속에서 삶에 대한 아무 미련도 두려움도 사라져갔다.


'그래 가자. 기회는 한 번이다. 삶과 죽음의 순간에 망설이지 말자.'





'숨을 고르고 나가자.'


형민은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숙이고 바닥으로 몸을 날리며 형민은 총구를 겨누었다.


몸이 바닥에 떨어지려는 순간에 어둠 속에서 고개를 돌리며 총을 겨누려는 모습이 보였다.



"투다다타"



1초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에 형민은 방아쇠를 당겼다.


기관총의 탄창이 모두 비워질 때까지 총구가 불을 뿜었다.





쓰러진 자는 특수작전군 (SFGp)이었다.



마지막 남은 탄창을 갈아 끼우려는 순간, 수증기를 헤치고 우측 통로에서 칼날이 들어왔다.



“악”


소총을 떨군 채 오른쪽 어깨를 잡은 형민에게 미나모토의 칼끝이 턱에 다가왔다.


살아남은 특수작전군 2명이 미나모토의 뒤로 등장했다.



“너는 군인은 아닌듯한데, 시민군인가? 대구 놈이야? 너희 고향 정치인을 대통령 만들어주려 하는데 저항을 해? 바보인가? 미치광이인가?”



형민은 미나모토를 노려보며 대꾸했다.


“대구시민들의 목을 친 게 네 놈이지? 결코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다.”



“아하하하”


미나모토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웃었다.



“도무지 국제정치와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 못 하는 놈이군.”



미나모토는 일본도를 두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그래, 너도 목 잘린 그 시민군들 곁으로 보내주마!”



두 손을 크게 올려 일본도로 형민을 내려치려는 순간,



“멈춰!”



큰소리가 증기설비실을 울렸다.



벽타기였다.


형민도 벽타기의 큰 목소리는 처음 듣는 듯했다.



“투드트트 투드트드트”


벽타기가 총을 난사하자, 특수작전군 한 명이 쓰러졌다.




“이, 이놈이”


“타다타타 투타다타”


마지막 남은 특수작전군의 기관총탄이 달려오는 벽타기를 향해 쏟아졌다.


총탄을 다 발사한 총을 던진 벽타기는 속도를 가속해 달려오더니 총알을 피해 우측 벽을 차면서 돌진해왔다.


한발 두발 세발...



형민의 눈에는 중력을 거슬린듯 다가오는 몸놀림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총탄을 피해 벽을 뛰며 달려드는 믿을 수 없는 속도에 당황한 적의 눈앞에 어느새 벽타기가 돌진해왔다.



“뭐, 뭐, 뭐야!”


왼손 손날로 놀란 특수작전군의 목을 친 벽타기는 돌진하던 속도 그대로 일본도를 든 미나모토의 몸통을 날아 차기로 공격했다.


목을 잡고 앞으로 고꾸라진 특수작전군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미나모토는 다시 일어나 좌우로 일본도를 휘둘렀지만, 날렵하게 칼날을 피한 벽타기는 미나모토의 무릎을 타고 올라 오른 다리로 목을 감싸더니 바닥으로 쓰러트렸다.


“켁, 캑켁”


다리로 목이 감겨 숨이 조여오자, 떨어트린 일본도를 찾기 위해 미나모토는 두 팔을 휘저었지만, 벽타기는 점점 더 다리에 힘을 주며 목을 조였다.



“뜩”



섬뜩한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미나모토는 두 눈을 뜬 채 그대로 절명했다.




그제야 벽타기는 천천히 다리를 풀었다.



목이 부러진 미나모토는 머리가 꺾인 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영수님 괜찮으십니까?”



형민을 부축한 벽타기는 원전을 빠져나왔다.












2032. 4. 23.


A.M. 04 : 29


대구










“방화문을 내리고 저항해라!”


“도망치려는 놈들은 내가 먼저 쏠 것이다. 끝까지 싸워라!”



1연대 특임대장 겐다의 지시에 수륙기동단은 대구시청을 사수하며 창가에 몸을 숨기고 건물 밖 시민군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투타타타다 투다타”



시민군들의 반격도 거칠게 이어졌다.


“시청을 탈환하라!”



석현태와 대구시민군들은 불타는 차량과 무너진 건물 잔해 은폐물에 몸을 숨기며 조금씩 시청을 향해 접근해 포위하며 총을 쏘아대었다.



“투다타타 투다타”


“투투트트 투트드”



사방에서 날아드는 총알 세례에 수륙기동단이 방패막이 삼아 내린 방화벽도 구멍이 숭숭 뚫려 나가기 시작했다.



“투타타타 투다타”


“타타다타 투다타다”



“엄호할 테니 계단 쪽을 확보해!”


현태의 엄호사격 속에 방화벽에 접근한 율민이 C4 컴포지션 폭탄을 설치하고 몸을 숨겼다.



“콰쾅”


방화벽이 제거되자 시민군들이 엄호사격 속에서 몸을 구르며 시청 안으로 진입했다.



“타다타탕 타다타”


“투다다타 타다타타”




시민군들이 쏘아대는 총탄에 저항하던 수륙기동단들도 하나둘씩 쓰러져 갔다.



“탄환이 다 떨어졌습니다.”


“이게 마지막 탄창이야!”


수륙기동단 병사들은 마지막 탄창까지 쏘아대며 저항했다.



“투타다타 타다타”




난사하던 총탄마저 다 떨어지자,


마지막임을 직감한 수륙기동단 특임대장 겐다는 수류탄을 뽑아 들고 부대원들을 쳐다보았다.



곧 무슨 의미인지를 깨달은 수륙기동단 군인 중 일부는 눈물을 터트렸다.




그러나 죽음조차도 강요하는 일본군의 군국주의 문화는 죽음의 명령 또한 거부할 수 없었다.



상관을 뜻을 따르겠다는 듯이 입을 굳게 다문 병사들은 모두 수류탄을 뽑아 들었다.




"텐노 헤이카이 반자이!"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친 일본군들은 수류탄의 핀을 뽑고 가슴으로 껴안았다.




"퍼 퍼 퍼엉"



피가 사방으로 튀며 수십여 명의 시체들이 솜인형처럼 튀어 올랐다가 떨어졌다.



화약 냄새와 피비린내가 뒤엉킨 정적이 흐르자, 석현태 대장은 손을 들어 사격 중지 신호를 보냈다.



대구시청 지하층에서 미처 올라오지 못해 후퇴하지 못했던 일본군들의 몸에선 연기와 시체 타는 역겨운 냄새가 품어져 1층 로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역한 냄새에 토하기도 하는 시민군들이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연기처럼 자욱한 화약 냄새를 뚫고 석현태와 시민군 리더들이 대구시청 건물로 들어왔다.



불과 15일 만에 폐허처럼 전쟁터가 된 대구시청을 보는 시민군들의 심정은 착잡했다.



시내 외곽에 산재해있던 일본군 병력 들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후퇴를 거듭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멀리 정찰을 나갔던 척후조가 돌아와 보고했다.


"일본군 패잔병들이 포항 방면으로 달아나고 있습니다. 대구를 다시 탈환했습니다!"




"우와아악“


“우하하”


“이겼다!”



대구시민군들의 눈에선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경상도 사나이들답게 다들 가족과 친구들을 잃었지만, 석현태 대장과 게릴라전을 수행하며 시민군들은 누구도 슬픈 감정을 밖으로 보이지 않았다.


어제까지의 대구시민군 사망자는 838명이었다. 다행히 오늘 전투에서는 총상을 입은 부상자들은 있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드디어 이겼다!"



기쁨에 겨운 시민군들이 석현태 대장의 다리를 잡아 올리고 환호했다.



현태가 주먹을 쥔 손을 높이 들어 승리를 선언하는 순간


시민군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모두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그 순간,



뒤쪽의 시체 더미들이 꿈틀거리며 한 손이 나왔다.


수륙기동단의 겐다 특임대장이었다.



수류탄 폭발의 충격으로 내장이 터져 나온 상황에서도 의식을 찾은 그의 시야에 환호하는 시민군들의 모습이 보였다.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겨눈 겐다는 시민군의 리더로 보이는 자를 겨냥했다.



"타아 탕"


짧은 총소리의 전율과 함께 현태의 이마에서 피가 뿜어졌다.



머리 뒤쪽에서 맞은 헤드 샷이었다.



“아아악!“


”악, 안돼!“



쓰러지는 현태를 향해 시민군들과 친구 율민은 절규하듯 몸을 던졌다.




“투투트트 두트트”


"투트드트 투드트트트“



놀란 시민군들이 뒤돌아 기관총을 난사하자, 현태에게 총을 쏜 수륙기동단의 겐다 특임대장은 온몸에 구멍이 난자하며 즉사했다.




"대장님"




"현태야! 현태야!"


눈물을 쏟으며 석현태를 안고 절규하는 친구 심율민을 겨우 진정시키고 시민군들은 수건으로 현태의 머리를 감싸고 후방으로 옮겼지만, 달려온 시민군 의사가 손써볼 틈도 없이 현태의 호흡은 이미 멈춰 있었다.



"아하아 악“


”어어엉"


“으흑윽”


리더를 잃은 대구시민군들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주먹을 내리치며 울음을 터트렸다.



시민군들의 통곡과 절규 속에 대구시민들을 구출하며 싸워온 시민군 리더는 그렇게 승리의 순간을 앞두고 차가운 시체로 돌아왔다.




총격이 사라지자, 하나둘씩 시청 주위로 나온 대구시민들은 승리의 기쁨을 외치다가,


현태를 안고 나온 검게 그을린 시민군들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안돼!”



시민군 대장이 죽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시민들은 오열했다.



전쟁의 승리를 앞에 두고...


시민들의 가슴을 갈라놓은 비극적인 외침은 포화가 남긴 연기처럼 검게 대구 시내를 감싸고 돌며 떠나지를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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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12 부산글고래
    작성일
    21.11.01 23:49
    No. 1

    웹소설보다 출판소설에 어울릴법한 호흡이네요 옛날 전쟁소설들 읽던 기억이 새록새록...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시간의영혼
    작성일
    21.11.02 08:42
    No. 2

    부산글고래님 안녕하세요 ^^
    웹소설 호흡보다는 스토리 전달만 집중하며 글쓰고 있어요 ^^
    어느덧 스토리가 종반부로 향해 가고 있네요

    끝까지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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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192. 전쟁은 끝난 것일까 (3) 21.11.18 152 5 10쪽
191 191. 전쟁은 끝난 것일까 (2) 21.11.17 156 5 8쪽
190 190. 전쟁은 끝난 것일까 (1) 21.11.16 176 4 11쪽
189 189. 국정원의 별 21.11.15 179 4 10쪽
188 188. 죄와 벌 (3) 21.11.14 180 4 8쪽
187 187. 죄와 벌 (2) 21.11.13 181 5 8쪽
186 186. 죄와 벌 (1) 21.11.12 179 5 7쪽
185 185. 참혹한 전쟁의 결과 (3) 21.11.11 182 5 8쪽
184 184. 참혹한 전쟁의 결과 (2) 21.11.10 185 4 8쪽
183 183. 참혹한 전쟁의 결과 (1) 21.11.09 189 6 8쪽
182 182. 신의 지팡이 (3) 21.11.08 187 5 9쪽
181 181. 신의 지팡이 (2) 21.11.07 195 5 7쪽
180 180. 신의 지팡이 (1) 21.11.06 183 6 8쪽
179 179. 배신의 국제관계 (3) 21.11.05 183 4 7쪽
178 178. 배신의 국제관계 (2) 21.11.04 179 6 8쪽
177 177. 배신의 국제관계 (1) 21.11.03 180 5 8쪽
176 176.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3) 21.11.02 181 5 8쪽
» 175.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2) +2 21.11.01 188 5 9쪽
174 174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1) 21.10.31 186 4 7쪽
173 173. 바다의 늑대들 (4) 21.10.30 176 4 7쪽
172 172. 바다의 늑대들 (3) 21.10.29 182 4 9쪽
171 171. 바다의 늑대들 (2) 21.10.28 178 4 7쪽
170 170. 바다의 늑대들 (1) 21.10.27 186 4 7쪽
169 169. 최후의 해전 (4) 21.10.26 188 4 8쪽
168 168. 최후의 해전 (3) 21.10.25 182 5 9쪽
167 167. 최후의 해전 (2) 21.10.24 178 4 8쪽
166 166. 최후의 해전 (1) 21.10.23 184 4 7쪽
165 165. 심해의 결투 (4) 21.10.22 182 4 7쪽
164 164. 심해의 결투 (3) 21.10.21 189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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