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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조회수 :
44,119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11.03 10:00
조회
181
추천
5
글자
8쪽

177. 배신의 국제관계 (1)

DUMMY

"국조현 차장. 당신도 정보계통에 오래 있었으니 우리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미국이란 나라는 당신들 생각보다 훨씬 큰 나라요. 미국의 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한가지 의견만 갖고 있지 않아요."


국차장은 화가 난 듯 록스턴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 후 응시하며 말했다.


"이봐요. 록스턴, 내가 알기론 미국뿐만 아니라 CIA도 큰 조직입니다. 해외 정보를 담당하는 사람들도 한가지 의견만 갖고 있지 않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이런 우방국에 대한 공격의 책임에서 CIA가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CIA는 한 일간 충돌을 막을 힘도 능력도 없는 단순한 하부조직에 불과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잘 들어요. 국차장. 우리가 십 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니, 오프더레코드 (off the record)를 전제로 얘기해주겠소. 미국 내에서 이런 일을 꾸밀만한 사람은 로건 국가안보 보좌관 NSA(National Security Advisor)밖에 없소.”


“국가안보 보좌관이라 구요?”


“백악관 내 실권을 쥔 자는 로건 국가안보 보좌관입니다. 네오콘 세력들과 연결되어있는 인물입니다. 윌리엄 대통령은 그저 재선에 더 관심이 큰 외교에 문외한인 자요.”



록스턴은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감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미국을 아니 세계를 움직이는 진짜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겐 로건 국가안보 보좌관 역시 하수인에 불과합니다. 한일간의 전쟁을 계획하고 승인한 사람들은 감히 우리가 접근할 수도 없는 권력의 상층부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거대한 권력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먼지에 불과한 존재입니다.”


“그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다양하고, 한가지 의견만 갖고 있지 않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난해한 말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당신이나 나나 정보계통에 있는 사람들은 전쟁이 나기 전에는 방지를 위해 노력하지만, 전쟁이 난 후에는 수습책을 생각해야 합니다. 동의하시나요?"



국차장은 말없이 록스턴을 지켜봤다.



"이 음향 파일과 세종대왕함의 침몰 사진이 세상에 공개되면 어떤 파장이 일어날까요?

백 년 이상 지속되리라 믿었던 한미 우호는 그날로 끝나게 됨은 물론이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도 동맹국에 대한 위선적인 공격으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약점을 가장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은 중국이 되겠지요,"



록스턴 CIA 지부장은 국조현 차장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국은 결국 중국에게 커다란 정치적 승리를 안긴 채 반미여론으로 돌아선 아시아를 떠나 진주만 너머로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가장 큰 피해는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될 한국이 보게 되겠죠.

통일을 앞두고 미국 없이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한국 홀로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국조현 차장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록스턴의 예측은 냉혹한 국제관계의 현실이었다.


한국을 공격한 일본에게 미국이 협조한 것이 세상에 밝혀진다면 한미관계는 파탄이 나고 통일을 앞둔 한반도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지는 상황이 될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가장 큰 이익은 중국이 볼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서태평양에서 미군이 철수한다면 한국 홀로 중국과 일본을 상대하기에는 중과부적인것이 현실이었다.


미워도 미국을 한국 쪽으로 끌어드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잠시 후 록스턴이 조용히 물었다.


"원하는 게 뭐요? 국차장"



의자에 털썩 등을 기댄 국조현 차장은 록스턴을 응시하며 말했다.


“이미 일본은 점령했던 대구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정부도 계엄군에 막혀 손이 묶였지만, 우리 시민들의 힘으로 저항해 이겨낸 거지요.”


국차장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을 계속했다.


“전쟁의 무게추는 이제 한국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이젠 생각을 잘해야 할 것입니다. 전후 아시아의 최우선 동맹으로 일본 대신 한국의 지정학적 이익을 먼저 보장한다면 나 역시 이번 일을 국제사회에 발설하지 않고 비밀리에 붙이겠습니다.”



생각에 잠긴 록스턴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잠시 담배를 피울 시간을 주시오."



차에서 내린 록스턴은 굳은 표정으로 미국대사관 뒷길로 향했다.



미국대사관의 동료들을 향해 가는듯했다.


아마도 미국대사관엔 CIA뿐만 아니라 DIA 등 미국 정보기관들이 총출동하여 한일전쟁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것이었다.




차 밖으로 나와 음료수 캔을 딴 국차장은 속이 타는지 캔 음료를 한 번에 다 들이켰다.


"CIA 국장은 물론 미 대통령도 지금 보고 받고 있을 거야. 다음 대선의 정치적 생명도 걸렸으니 아마 잠도 못 자고 대책을 협의하고 있을걸."


아침 바람을 맞으며 호흡을 가다듬은 주창수 과장은 국조현 차장에게 물었다.


"우리 뜻대로 미국이 움직일까요?"


"움직여야지. 지금 미국 대통령 뜻을 바꾸지 못하면 우리는 더 큰 피를 흘리며 전쟁을 멈추려 하지 않는 일본과의 싸움을 계속해나가야 할 거야."



주과장은 목이 바짝 마르는 듯했다.



"창수야, 지금 이 상황을 잘 기억해라.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고 너의 부모님께도 말씀드릴 수 없겠지만, 정보원으로서 너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거야."


긴장을 풀라는 듯 음료를 건네며, 어깨를 두드리는 국차장에게 주과장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20분 뒤 록스턴이 돌아왔다.



기다리는 그 시간이 주과장의 일생에서 다시는 느끼지 못할 가장 긴 20분이었다.




“시간을 주시오. 워싱턴에 보고하고 답을 드리겠습니다.”


“오래 기다릴 수 없습니다. 오늘 중으로 답변이 없다면 대통령에게 사실대로 보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겠소. 오늘 밤까지 답을 달라 요청하겠습니다.”















2032. 4. 23.


A.M. 06 : 54


경산










“발사대 준비가 끝났습니다.”


“제3 호위대군 함대 위치는 확인했나?”


“네, 무인기에서 위치정보가 들어왔습니다.”


5여단이 날린 무인기에서 일본 제3 호위대군과 수송 선단의 위치가 파악되어 들어오자 해병들은 KTSSM4 지대지미사일에 목표 좌표를 입력했다.



“즉시 발사하라!”



발사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5”


“4”


“3”


“2”


“1”


“발사!”



“쿠콰광 쿠우우웅”



흰색 연기를 뿜으며 KTSSM4 지대지미사일이 발사되어 동해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2032. 4. 23.


A.M. 06 : 59


워싱턴









“한국군이 지대지미사일 공격으로 일본 제3 호위대군 함대와 교전 중이라는 정보입니다.”


“제3 호위 대군은 이제 일본의 마지막 남은 해군 전력이잖소?“


”네, 그렇습니다.“


”일본이 15일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큰소리를 치더니, 어쩌다 상황이 이리된 일인가?“



백악관 참모들과 한일간의 교전 정보를 논의하던 윌리엄 대통령에게 데이브 CIA 중앙정보국장이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윌리엄 대통령은 스미스 인도태평양 차관보를 호출했다.



”15일 내 한국과의 국지전을 이긴 후, 한국에 협력적인 정부를 세워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던 일본의 계획은 실패한 겁니까?“


”상황이 일본에 어렵게 흘러가는 듯합니다.“



윌리엄 대통령은 냉정한 표정으로 심문하듯 물었다.


”스미스 차관보 잘 듣고 대답하시오. 일본 잠수함이 미국 어뢰를 사용해 한국 군함을 침몰시킨 게 사실입니까?“


”그, 그건...“


”한국 이지스함의 침몰에 미국의 어뢰가 사용된 증거가 발견되었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나는 그런 일을 승인한 적이 없어요!“



스미스 인도태평양 차관보는 대통령의 뜻밖의 질문에 당황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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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 임자왜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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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의 긴 여정을 함께 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21.11.18 86 0 -
192 192. 전쟁은 끝난 것일까 (3) 21.11.18 154 5 10쪽
191 191. 전쟁은 끝난 것일까 (2) 21.11.17 157 5 8쪽
190 190. 전쟁은 끝난 것일까 (1) 21.11.16 178 4 11쪽
189 189. 국정원의 별 21.11.15 181 4 10쪽
188 188. 죄와 벌 (3) 21.11.14 181 4 8쪽
187 187. 죄와 벌 (2) 21.11.13 182 5 8쪽
186 186. 죄와 벌 (1) 21.11.12 181 5 7쪽
185 185. 참혹한 전쟁의 결과 (3) 21.11.11 183 5 8쪽
184 184. 참혹한 전쟁의 결과 (2) 21.11.10 186 4 8쪽
183 183. 참혹한 전쟁의 결과 (1) 21.11.09 190 6 8쪽
182 182. 신의 지팡이 (3) 21.11.08 189 5 9쪽
181 181. 신의 지팡이 (2) 21.11.07 197 5 7쪽
180 180. 신의 지팡이 (1) 21.11.06 184 6 8쪽
179 179. 배신의 국제관계 (3) 21.11.05 184 4 7쪽
178 178. 배신의 국제관계 (2) 21.11.04 180 6 8쪽
» 177. 배신의 국제관계 (1) 21.11.03 182 5 8쪽
176 176.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3) 21.11.02 183 5 8쪽
175 175.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2) +2 21.11.01 190 5 9쪽
174 174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1) 21.10.31 187 4 7쪽
173 173. 바다의 늑대들 (4) 21.10.30 177 4 7쪽
172 172. 바다의 늑대들 (3) 21.10.29 183 4 9쪽
171 171. 바다의 늑대들 (2) 21.10.28 182 4 7쪽
170 170. 바다의 늑대들 (1) 21.10.27 188 4 7쪽
169 169. 최후의 해전 (4) 21.10.26 190 4 8쪽
168 168. 최후의 해전 (3) 21.10.25 185 5 9쪽
167 167. 최후의 해전 (2) 21.10.24 179 4 8쪽
166 166. 최후의 해전 (1) 21.10.23 185 4 7쪽
165 165. 심해의 결투 (4) 21.10.22 183 4 7쪽
164 164. 심해의 결투 (3) 21.10.21 190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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