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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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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694

작성
21.1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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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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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85. 참혹한 전쟁의 결과 (3)

DUMMY

2032. 4. 24.


A.M. 04 : 53


도쿄 통합막료감부(統合幕僚監部) 비상 회의








새벽부터 미국 측의 군사행동 자제 요청 통보를 받은 일본에선 비상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국조현 차장과의 비밀회동 이후 CIA 한국 지부장의 보고를 받은 윌리엄 대통령은 일본에게 전쟁의 책임을 떠넘기며,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15일 내 전쟁을 마무리 못 했으므로 미국은 일본군의 한반도 내 조속한 철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분명 뒤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전쟁의 책임을 일본에만 떠넘기고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있습니다.“



분하다는 표정으로 요시테츠 수석참사관이 말했다.



"슈퍼컴퓨터에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해본 결과입니다. 일본 최고성능의 슈퍼컴퓨터 후가쿠의 워게임 분석에 따르면 늦어도 15일 이내 한국의 해, 공군을 작전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통합막료감부(統合幕僚監部) 작전 수립 담당했던 요시테츠 수석참사관이 전쟁의 패인을 분석했다.



“세계 최고성능의 슈퍼컴퓨터 후가쿠로 여러 번 계산해본 결과는 분명히 일본군이 15일 내 한국의 해군 공군을 전멸시킬 수 있었는데, 15일 내 한국 정부의 항복을 받아 국지전으로 빨리 마무리하려던 계획이 대구에서 시민군들이 일어나 저항하며 한국 정부가 버틸 시간을 준 것이 문제였습니다.“



어두운 분위기가 통합막료감부(統合幕僚監部) 회의실에 감돌았다.



입을 굳게 다문 일본군 수뇌들에게 요시테츠 수석참사관이 보고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한반도 정벌은 안타깝게도 실패했습니다.”





노부키 통합 막료장은 고개를 숙였다.



사카모토 공군 막료장과 카이쿠 해군 막료장도 굳은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2032. 4. 24.


A.M. 06 : 12


대구










전쟁은 겨우 막아냈지만, 희생자가 너무 많았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꽃다운 젊은이들이 대거 희생되었다.


희생된 군인들도, 시민군 대부분도, 통제영의 희생자들도 너무 어린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갔다.




서화도 마찬가지였다.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는 약속을 못 지킨 체, 13특임단의 헬기로 서화의 차가운 시신을 떠나 보내며 한강은 울먹였다.


지켜주지 못한, 강하지 못했던 자신이 지금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





신병산(神屛山) 기지를 지키던 월일산이 사람들을 데리고 대구로 내려왔다.


“영수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네. 하지만 통제영 식구들 희생도 적지 않았습니다. 유해를 잘 수습해주세요.”






전쟁이 남긴 상처를 수습하고 다시 일어서려는 대구 시민들의 마음은 의연했다.



전쟁에서 사망한 시민군들의 합동 장례식이 시민장으로 거행되었다.


838명의 사망자와 마지막 희생자인 석현태 대장의 영정을 든 시민과 가족들이 대구 시내를 지나갔다.


길가 양쪽에는 수많은 대구 시민들이 나와 그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기절하다 다시 정신 차리기를 반복하는 윤필내 여사를 부축하며 사람들은 사랑하는 자를 잃은 저마다의 상처를 모두 가슴에 묻었다.





석현태의 장례를 끝낸 시민군들에게 형민이 찾아갔다.



말없이 한 명씩 대구시민군을 껴안고 위로하는 형민에게 율민이 말했다.


“아직 전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죽은 현태의 친구 율민이 불에 탄 신문을 들고 왔다.



‘대구 폭도들 무기 탈취 폭력 사태 일으켜’



신라일보가 1면 타이틀로 뽑은 시민들을 폭도로 비하한 신문 기사였다.




“내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 이놈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똑같이 대응해봤자 여러분만 다칩니다.”



서울로 올라가려는 심율민 등 시민군들에게 형민이 말리려 했으나, 월일산이 형민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말릴 수 없습니다. 그냥 두세요. 다 역사의 순리입니다. 분노한 시민들이 스스로 자각해 역사의 주인이 되는 순간입니다.”





버스 5대에 나누어 탄 시민군들은 봉쇄된 고속도로를 뚫고 서울로 향했다.



굳은 표정의 한강은 국차장에게 위성 전화를 걸었다.



“지금 서울로 시민군들이 탄 버스가 가고 있습니다. 많은 희생을 무릅쓰고 일본군을 물리친 대구시민군들입니다. 그들을 막지 마시고 그냥 두세요.”



한강의 전화를 받은 국조현 차장은 알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짐작은 가지만 그렇다고 계엄군 진압을 앞두고 무장한 시민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2032. 4. 24.


P.M. 01 : 12


수방사 B1 벙커









관악산 수방사 B1 벙커에 모여있던 계엄군 사령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황상태 계엄군 사령관과 용성회 장군들이 모인 비상 회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가희원 후보가 대구에 내려가 시민들과 만나던 중 사망했다고 합니다.”


“무장한 시민군들이 있는데 어찌 급하게 내려가 변을 당했는지...”




황상태 계엄군 사령관의 얼굴을 흙빛이 되었다.



“유엔사령관은 아직도 연락 안 되나?”


“네, 어제부터 자리를 비우셨다며 도통 연락이 안 됩니다.”




가희원 뒤에 미국이 있다는 말만 믿고 계엄을 선포했던 황상태가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유엔사령관에게도 외면당해 믿을 곳을 잃고 당황해하자,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성칠두 사령관이 입을 열었다.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계엄을 선포하고 군부대를 장악한 채 전쟁의 결과만 기다렸지만, 이제 우리는 꼼짝없이 역적으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숨죽이며 성칠두의 말을 경청하는 군 사조직 용성회 장군들은 미동조차 없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의 현대사입니다. 5.16쿠데타는 물론 12.12쿠데타의 주역들은 성공했기에 천수를 누리다 갔습니다. 우리가 이대로 체포된다면 꼼짝없이 군형법상 최고형인 사형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성칠두 사령관은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용성회 장군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생각을 바꾸면 됩니다. 가희원 대통령을 옹립하려 했으나 사망했으니...

이젠 형님이 대통령을 하시면 됩니다.

육군 전력이 우리 손아귀에 있는데, 전두환이 성공한 일을 우리라고 못 하겠습니까?”



용성회 장군들은 놀라 서로를 바라보며 웅성거렸다.



“까짓거 합시다! 이렇게 된 마당에 청와대만 접수하면 우리가 왕 아닙니까?”


“강북에 숨어있는 정부 놈들 수백 명만 죽이면 세상은 우리 차지가 됩니다!”




“특전사를 동원해 한강 다리를 돌파합시다! 합참본부와 청와대만 습격하면 하루면 끝낼 수 있습니다.”



웅성거리는 용성회 장군들의 말에 커피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황상태의 손이 떨려왔다.


처음부터 가희원이 협박이 아니라면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이지도 못할 위인이었지만, 이젠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이다.



“총장님, 아니 형님 결단하셔야 합니다!”



황상태의 자리로 다가온 성칠두가 결심을 독촉했다.



“현가석 대통령이 먼저 우리를 치면 그만큼 불리해집니다. 오늘 당장 거사를 일으켜야 형님도 살고 우리도 삽니다.”



우물쭈물하는 황상태 계엄 사령관에게 성칠두 안보사령관이 책상을 치며 독촉했다.



“공수부대를 출동시키겠습니다!”




한참을 말없이 붉어진 얼굴 양쪽에 땀을 흘리며 망설이던 황상태 계엄사령관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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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의 긴 여정을 함께 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21.11.18 86 0 -
192 192. 전쟁은 끝난 것일까 (3) 21.11.18 154 5 10쪽
191 191. 전쟁은 끝난 것일까 (2) 21.11.17 157 5 8쪽
190 190. 전쟁은 끝난 것일까 (1) 21.11.16 178 4 11쪽
189 189. 국정원의 별 21.11.15 181 4 10쪽
188 188. 죄와 벌 (3) 21.11.14 181 4 8쪽
187 187. 죄와 벌 (2) 21.11.13 182 5 8쪽
186 186. 죄와 벌 (1) 21.11.12 181 5 7쪽
» 185. 참혹한 전쟁의 결과 (3) 21.11.11 184 5 8쪽
184 184. 참혹한 전쟁의 결과 (2) 21.11.10 186 4 8쪽
183 183. 참혹한 전쟁의 결과 (1) 21.11.09 190 6 8쪽
182 182. 신의 지팡이 (3) 21.11.08 189 5 9쪽
181 181. 신의 지팡이 (2) 21.11.07 197 5 7쪽
180 180. 신의 지팡이 (1) 21.11.06 184 6 8쪽
179 179. 배신의 국제관계 (3) 21.11.05 184 4 7쪽
178 178. 배신의 국제관계 (2) 21.11.04 180 6 8쪽
177 177. 배신의 국제관계 (1) 21.11.03 182 5 8쪽
176 176.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3) 21.11.02 183 5 8쪽
175 175.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2) +2 21.11.01 190 5 9쪽
174 174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1) 21.10.31 187 4 7쪽
173 173. 바다의 늑대들 (4) 21.10.30 177 4 7쪽
172 172. 바다의 늑대들 (3) 21.10.29 183 4 9쪽
171 171. 바다의 늑대들 (2) 21.10.28 182 4 7쪽
170 170. 바다의 늑대들 (1) 21.10.27 188 4 7쪽
169 169. 최후의 해전 (4) 21.10.26 190 4 8쪽
168 168. 최후의 해전 (3) 21.10.25 185 5 9쪽
167 167. 최후의 해전 (2) 21.10.24 179 4 8쪽
166 166. 최후의 해전 (1) 21.10.23 185 4 7쪽
165 165. 심해의 결투 (4) 21.10.22 183 4 7쪽
164 164. 심해의 결투 (3) 21.10.21 190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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