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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연재수 :
1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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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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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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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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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알도린

DUMMY

달콤한 꿈은 현실과는 달랐다. 알도린은 며칠째 자격훈련만 하고 있었다.

류드밀라는 총을 어깨에 메고있다가 재빠르게 앞으로 돌려 어깨에 견착하거나, 달려가다가 엎드려서 총을 겨누는 자세, 조용히 숨어 있다가 총을 꺼내 조준하는 걸 몸에 익을 때까지 반복해서 시켰다.


처음에는 무턱대고 빠르게만 하려다가 스코프에 눈을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들기도 하였다.


“총이 자석처럼 내 몸과 붙어 있다고 생각해야 돼!” 류드밀라는 언덕에 누워 담배를 태우며 알도린이 훈련하는 걸 지켜보았다. 알도린은 자기가 알려달라고 했기에 쉽게 불평할 수 없었다.


맬빵을 맨 어깨가 쓸려 쓰라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근육통이 있었다. 그래도 알도린은 처음 보다 능숙해지는 자기 모습을 보며 조금만 참으면 될 거야 라고 자신을 위로 했다.

그래도 지루한걸 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류드밀라. 언제까지 자세연습만 할거예요? 전 총을 쏴보고 싶다구요.”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 해. 무의식적으로 몸이 기억해야 된단 말이야.” 알도린이 툴툴거리자 류드밀라가 핀잔을 주었다. 알도린은 입을 삐쭉 내밀고 다시 어깨에 저격총을 견착했다.


‘심술 마녀 할망구.’ 알도린은 누워서 노리쇠를 당겨 장전하고, 스코프에 눈을 갔다 대었다. 그리고 앞의 나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빨리 안 하고 뭐 해!” 알도린은 류드밀라의 회초리 같은 외침에 채찍맞은 말마냥 벌떡 일어나 몸을 한껏 웅크리도 자리를 이동하였다.


그리고 다시 어깨에 총을 견착시키고 총을 쏘기를 반복하였다. 반나절쯤 지났을까 알도린은 입에 신물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 류드밀라가 앞에 부직포 낭을 던졌다. 총기수입도구였다.


“집에서 탄환을 가지고 나올 테니까. 그때까지 쉬면서 약실하고 총열 속을 잘 닦아놔라.” 알도린은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드디어 직접 총을 쏠 수 있게 되었다.

알도린은 훈련하느라 몸과 옷에 흙먼지를 털어낼 생각을 안 하고 부직포를 열어 작은 천에 강증유를 발랐다 그리고 총구속에 집어넣어 먼지를 닦아내었다. 희누런 먼지가 묻어나왔다.


알도린이 기계적으로 총을 손질하고 있을 사이에, 류드밀라는 한 손에는 탄알통과 다른 손에는 빈깡통 몇 개를 들고나왔다.


“잘 봐라. 이건 5개들이 탄환삽입 도구야 여기에 탄알을 5개 삽입하고, 노리쇠를 당겨봐라” 알도린은 노리쇠를 당겼다. 여기 보이지 여기에 걸치고 엄지손가락으로 꾹 밀어 넣는 거야. 류드밀라가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자 탄알 5개가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탄알집에 드르륵 하고 들어갔다.


“그리고 노리쇠를 당길걸 풀면 약실에 탄환이 하나 들어간 거야” 알도린은 노리쇠가 탄알 하나를 잡아 약실로 밀어 넣는걸 보았다.


“이러면 장전된 거야.” 류드밀라는 앞에 나무에 대고 총을 쏘았다. 총구에서 불을 뿜고 총성이 울렸다. 알도린은 흠칫 놀랐다.


“그다음에 다시 노리쇠를 당겨서 빈탄피를 빼내야 돼.” 류드밀라는 천천히 노리쇠를 당겼다. 노리쇠가 거의 다 당겨져 왔을 때, 빈 탄환이 퉁겨져 나갔다.


“이러면 한 사이클이 돈거야. 내가 가서 깡통을 놓고 올 테니까. 날 죽이고 싶지 않으면 내가 돌아올 때까지 총을 그대로 두려무나.” 알도린은 약실을 바라보았다. 류드밀라가 자리에서 일어나 깡통을 들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알도린은 가만히 기다리기 심심해서 가이드클립에 탄알을 껴보았다. 한알씩 집어넣을 때마다 톡톡하고 기분 좋게 들어갔다. 5개가 다 들어가자, 홀린 듯이 클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격총을 집어 약실에 총알을 넣어보았다.


힘을 주자 총알이 빨려 들어가듯이 탄알집으로 들어갔다. 알도린은 빈 가이드클립을 빼내었다. 알도린은 점점 발전하는 기분이 들어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건들지 말래도,” 류드밀라가 돌아와 알도린에게 이야기했다.

“총알만 넣어 봤어요” 알도린은 변명하듯 이야기했다.

“이제부터 빈 깡통을 맞출거야 대략 100m 300m 500m 정도 될 거야. 전에 이야기했지? 한 번에 맞출 수 있게 연습해야 해.”


알도린은 언덕배기에 몸을 뉘이고 전방에 가장 가까운 깡통을 보았다.


“뭐 하나 빼먹은 거 같지 않니?”

“아차,” 알도린은 물음에 노리쇠를 다시 앞으로 밀어 넣었다. 총알이 약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스코프에 눈을 대었다. 반쯤 잘린 나무 위에 올려놓은 빈깡통이 보였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한번 쏴바라.” 알도린은 스코프로 빈깡통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소리가 나자 알도린은 눈을 깜박였다. 어깨에 묵직하게 반동이 느껴졌다. 총구에서는 순간적으로 불이 뿜어져 나갔고 약실에서 회색 연기가 피어올라왔다.


“불발이야.”

“눈을 감게 되는데요?”


“당연하지. 눈 안감는 법도 의도적으로 연습해야 돼. 적이 맞았는지 안 맞았는 지 놓칠 수 있으니까.”


알도린은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느끼며 노리쇠를 재장전했다. 탄피가 퉁겨져 나왔다. 이번에야말로 깡통을 멋들어지게 맞출 생각이었다. 숨을 내쉬고 나서 숨을 참았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알도린은 총알이 빈 깡통이 아니라 그 아래 나무등치에 박히는 걸 보았다.


“불발이야.”


“아니 왜 안 맞는 거야!” 알도린은 재빠르게 총을 장전하여 쏘았다. 이번엔 어디로 날아갔는지도 모르는 걸로 보아 허공으로 쏜거 같았다.


“이건 분명 총이 고장 난거예요.” 알도린은 심통이 났다. 류드밀라가 총을 받아들어 총을 조준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가장 멀리 있는 깡통이 하늘로 튀어 올라 바닥에 떨어졌다.


“잘 맞네. 저격이 그렇게 쉬우면 너도 나도 저격수를 하지 않았을까? 알도린? 몇 발을 쏴도 좋으니까 내가 올 때까지 깡통을 맞춰놔라.” 알도린은 류드밀라의 실력에 감탄하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풀이 죽은 채로 총을 받아들였다. 매캐한 연기가 코를 찔렀다. 알도린은 한 번 더 사격을 해 보았다. 역시나 불발이었다.


“젠장!” 욕하는 알도린을 보고 류드밀라가 뒤에서 킬킬거리며 웃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요?” 알도린은 총을 던져 버리고 싶은 기분을 간신히 참으며 심호흡했다.


“감염자 계곡을 둘러보고 올 테니까, 열심히 총질하고 계세요. 깡통도 못맞추는 저격수님?” 류드밀라는 킬킬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낫다. 그리고 어슬렁거리며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알도린은 류드밀라에게 신경 쓰지 않고 스코프로 죽일 듯이 깡통을 노려보았다. 십자선의 중앙에 깡통을 위치시키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에는 총알이 바닥에 박혔다. 알도린은 재능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과 왜 안 맞는 거지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다시 장전하고 십자선에 깡통을 맞췄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에는 하늘로 총알이 치솟았다.


“도대체 같은 십자선에 맞췄는데 하나는 땅에 박히고 어덜때는 하늘로 치솟는 거야!”

알도린은 허공에 대고 소리쳤다. 아니 박히려면 땅에 계속 박히던지 하늘로 치솟던지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도린은 던지듯이 저격총을 내려 두고 등을 대고 기대었다. 인내심에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정말 재능이 없는 건가” 알도린은 바닥에 떨어진 탄피를 집어 들어 손으로 매만졌다. 하나 같이 똑같은 모양으로 화약냄새가 희미하게 묻어 있었다.


“똑같은 모양. 똑같은 자세!” 알도린은 뭔가 깨달은 듯 다시 몸을 돌려 저격총을 장전했다. 어깨에 개머리판이 닿는 느낌을 기억하고 스코프에 눈을 댈때 볼에 닿는 머머리판 앞부분의 느낌 총몸을 잡은 왼손의 각도, 스코프의 중앙에 깡통을 위치하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겻다.


총알이 바닥에 박혔다. 알도린은 재빨리 탄피를 배출하고 다시 자세를 잡았다. 총이 주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며, 이번에는 십자선보다 아주 살짝 아래 깡통을 위치시켰다.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방금 전보다 더 멀리 땅에 박혔다.


“좋아.” 알도린은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다. 일직선상에 나무 아래둥치에 총이 박혔다. 알도린은 탄피를 배출하고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공격발 소리가 났다. 탄알집에 탄환을 다 써버린 거였다.


알도린은 자세를 풀고 가이드 클립에 탄알을 끼워 넣었다.

‘이 느낌을 잊으면 안 돼. 감을 잡았을 때 맞췄어야 됐는데!’ 알도린은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리엔필드 저격총에 탄알 5발을 다시 집어넣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깡통을 조준했다.


아까의 느낌대로 격발을 하자 아까보다는 살짝 사선으로 나무둥치에 맞았다. 그새 몸이 틀어진 거였다. 알도린은 그래도 처음 보다는 많이 늘었다고 느꼈다.


‘맞출 수 있어. 많이 틀어지지 않았어.’ 몇 번의 사격끝에 결국 알도린은 깡통이 하늘로 치솟아올라가는걸 보고 소리를 질렀다!


“나이스!” 알도린은 두 손은 번쩍 들었다. 찌뿌등한 몸에도 기분이 날아갈 것같이 희열감이 느껴졌다. 알도린 류드밀라가 왜 그렇게 자세에 집착했는 지 알 수 있었다. 몸이 총에 적응해 사격할 때마다 동일한 자세로 유지할 수 없으면 대상을 맞출 수가 없어서 그런 거였다.


알도린은 총을 아래에 두고 언덕 위로 올라갔다. 깡통을 다시 한번 맞춰 보고 싶어서였다. 신나는 발걸음으로 떨어진 깡통을 들어 나무둥치에 올려 두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을 때, 류드밀라가 절벽에 갔다가 돌아오고 있었다.


류드밀라는 굳은 표정이었다.


“이상하군.”

“뭐가요?” 알도린은 자기 자세가 잘못됐나 라고 생각했다.

“계곡에 말이야. 이쯤 되면 정화병이 한번을 올법한데, 오질 않아.”

“정화병이요?”


“으음. 너는 모르겠구나. 저 감염자들이 꽃을 피우잖아. 회색지대 전체에 저렇게 죽은 사람들이 꽃을 피우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점차 꽃으로 뒤덮여지겠죠.”

“무슨 문제가 생길까?”

“딱히.. 잘 모르겠는데요?”


“꽃들에게 가려서 감염자가 오는 게 보이지 않게 돼. 그래서 주기적으로 정화병들이 꽃을 불태우러 돌아다니지. 지금쯤은 한 번쯤은 정화병이 화염방사기로 회색지대를 깨끗하게 불태우러 와야할 시간이 지났어.”


“그렇다면”

“회색장벽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볼 수 있지. 그래그래서 이렇게 계곡에 감염자가 밀려드는 거였어! 라디오를 고칠 수 있다면 자빌린하고 교신을 해볼 텐데 말이야.” 류드밀라는 알도린의 말을 끊고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직접 자빌린에 가면 되잖아요?” 알도린이 되물었다.

“내 역할은 여기서 감염자를 막는 거야. 우리가 자빌린으로 가면 감염자가 계곡을 지나 자빌린까지 갈 텐데 그러면 감염을 걷잡을 수 없게 돼.” 알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 급하면 자빌린 쪽에서 오겠지.”


“누가요?”

“쥐들”

“쥐요?”


“그래. 깡통 아직도 못맞췄어?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돼 가는데”

류드밀라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알도린은 그제야 본분이 생각났다.


알도린이 방아쇠를 당기자 깡통에 구멍이 뚫리며 다시 한번 경쾌하게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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