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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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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0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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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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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파스키은

DUMMY

“회색장벽에 자금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연락이 왔어. 본 크리마는 회색장벽에서 점차적으로 철수하겠다고 했네.” 레오폴드는 거칠게 삐져나온 수염을 쓰다듬었다. 사샤는 그 옆에서 통신기게 올라온 숫자들을 놓칠세라 보고서에 적고 있었다.


“전쟁에 돌입하니 회색장벽 비용도 밀알에게 떠넘기는 모양새군요.”


“가온에서 도착해야 할 물자와 자금이 끊겼나 봐. 밀알은 결정자 부재로 승인이 차일 피일 미뤄졌고 우리에게 연락이 왔을 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늦은 시간이었어. 요약하면, 앞으로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주의하라는 소리야.”


“회색장벽이 뚫리면 감염자들이 밖으로 나올 텐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파스키은은 감염자들의 문제를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었다. 회색장벽의 역할은 감염자들이 밖으로 퍼지지 않도록 하는 감시 장벽이었다.


“그렇거야. 감염자들이 낡은 대륙으로 나오겠지.” 레오폴드는 거칠게 수염을 빗질했다.


“우리에게 연락한 건 정보를 알려주기 위함이야. 지금이면 감염자가 회색장벽을 넘어섰을 거야.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감염자들이 낡은 대륙으로 걸어나올 때 시간이 걸릴 테니. 조치할 수 있는 시각은 있어.”


“감염자들은 죽지 않지 않나요?” 사샤가 계속되는 감염자이야기에 흥미를 가진 듯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


“글쎄 뭐랄까. 충분히 발현하지 않으면 인간상태라 죽게 되긴 해. 아얘 안죽는 건 아니고.” 레오폴드는 뭔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렸다.


파스키은은 브라운관TV에 붉은색 이빨이 떠올랐다. 마치 귀신이나 악마처럼 인간의 힘으로 대항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과 있었다. 공포심은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수단이었고 공포심을 조장에 미디어만한 매체는 없었다.


“점차 감염지역이 넓어져서 국경에 닿게 되면 가까운 밀알의 허수아비에서 연락이 오겠지. 마천루까지 오려면 한참은 남았어.”


“사샤 공동과 산업구역의 생산량 정리가 끝났으면 서류를 넘겨줘.”

“다 됐어요. 아버지.” 사샤는 미리 준비된 보고서를 레오폴드에게 건넸다. 서류를 한페이지도 보기 전에 부관이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 레오폴드를 찾았다.


“레오폴드님 속보입니다. 원형 광산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난 모양입니다” 파스키은과 사샤가 그 말에 서로를 쳐다보았다.


“갑자기?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그 철혈쪽에서 온 노동자가 의심받는 모양입니다.”


“요근래에는 없잖아?”


“저도 사실을 전해 듣고 급하게 온 터라. 자세한 건 현장에서 파악하셔야 될 거 같습니다만.” 부관이 멋쩍게 대답했다. 레오폴드는 서류철을 신경질적으로 탁자 위에 올리며 일어섰다.


원형 광산은 평시에는 주간교대로 광석을 캐내고 있었다. 전쟁으로 공급이 부족해졌다. 그래서 24시간 교대로 물자 생산을 하기로 합의를 마치고 밤낮없이 광석을 채굴하고 있었다.


가장자리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으로 지하공동에서 물자를 실어 광석을 들어 올리고 있었고 디젤유 같은 액체는 펌프로 압력을 주어 배관으로 지상까지 끌어올렸다.


승강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 동안 공기에서 갈탄과 윤활류 냄새가 짙어지는 걸 느꼈다. 파스키은 꽤 오랫동안 지하공동으로 내려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레오폴드는 귀에 연필을 끼고 점차 더워지는 지 이마에 땀방울을 닦아내고 있었다.


사람이 뒤에 탄 광석차들이 양옆으로 철도로 쉼 없이 이동하고 있었다. 레오폴드를 따라 7구역을 지나는 동안 노동자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올렸다. 8구역과 9구역을 차례로 지나고 10구역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무리를 나눠 한바탕 싸움이 벌어진 후였다. 터널에 몸을 기대고 신음을 흘리고 있는 사람이나 기절해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곡갱이 같은 작업도구가 어지러이 놓여 있고, 쌓인 박스들이 무너져 통로를 막고 있었다. 중앙에는 쇠망치와 알류미늄 렌치를 손에 쥐고 기회가 되면 내려칠 기세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잘 들어 파스키은 어렸을 적에 몇 번 노동자들과 만나 봤다고 섣불리 이야기를 꺼내서 자극하지 마. 이들은 지금 흥분상태라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니까.” 파스키은은 레오폴드의 주의에 침을 꼴딱 삼겼다. 광석차가 이동할 때마다 중앙 공동까지 하울링처럼 공명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지하광산이 비명을 지르는 기분이 들었다.


레오폴드는 단단히 마음을 준비했는 지 앞서서 걸어 나갔다. 앞에서 대치하는 사내는 작은 키에 근육질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광대뼈와 턱구조를 보았을 때 광맥 지역의 사사람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한편 반대편의 남자는 넓적한 얼굴에 작은 눈 그리고 레오폴드 만큼 커다란 풍채를 지니고 있었다.


파스키은은 레오폴드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내심 궁금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노동자로 변장하고 총을 품에 숨긴 치안대를 몇 명 대동했다. 파스키은은 그들을 훝어보며 새것 같은 안전모와 장화를 보며 금세 티가 날거로 생각했다. 그치만 이들은 노련하게 노동자들 사이로 잘 섞여들었다.


레오폴드가 공식적으로 치안대 투입하여 노동자들이 반감을 들게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이들은 파스키은과 레오폴드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만 움직일 터였다.


“자네 이름이 뭐지?” 레오폴드는 천천히 걸어가 둘 사이를 벌려놓았다. 그리고 둥근 얼굴에 턱수염이난 사내에게 물었다.


“브라운로우”


“그래 브라운로우 이 사태가 어떻게 일어났는 지 설명해 주겠나?”


“먼저 우릴 공격한 건 저놈들이야! 우린 정당방위 였다고!”

레오폴드 뒤편에 키 작은 사내가 레오폴드의 등 뒤에서 외쳤다. 레오폴드는 알았다는 듯이 손을 들어 입에다가 가져다 댔다. 키 작은 사내는 분노에 차는지 숨을 커칠게 쉬며 말을 멈춰 섰다.


“저 사람 말이 사실이야? 노동자들 끼리 싸움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어. 만약 중태에 빠져 사람이 죽게 된다면 내 힘으로도 감옥에 가는걸을 막을 수 없을 거야.”


“맞아. 나는 빌어먹을 철혈 놈들이 전쟁을 준비한다는 걸 들었어. 거의 코앞까지 와서 전선에 얼굴을 내비친 다는군. 그런데 저놈의 얼굴을 보니 광맥지역의 사람이 아닌 거야! 보라고 저 광대뼈와 턱구조를 보면 철혈지역에서 온 사람이야. 그런 사람들과 지하에서 같이 일을 하라고?” 브라운로우의 숨을 쉴 때마다 어깨가 들썩거렸다. 레오폴드는 뒤를 돌아 작은 사내에게 물었다.


“네가 철혈에서 왔다는데?” 키 작은 사내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난 모래평원에서 온 지 5년이 지났다고!”

“저 봐봐 모래평원은 철혈가의 지역이잖아.” 군중들이 웅성거렸다.

“난 너희처럼 일자리를 찾아온거뿐이야. 모래평원에는 이름 대로 모래 밖에 없으니까.”


“그렇다는 데? 네 눈으로 이 사람이 첩자 노릇이나 철혈에 도움을 준 적을 발견한 적이 없잖아. 단지 의심만으로 사람을 처벌할 수는 없어.” 브라운로우는 대답이 없었다.


“네 기분은 십 분 이해하는데, 여기서 그만둔다면 상호협의하에 이번일은 없던 일로 하지.”


“싫다면?” 브라운로우가 아니꼬운 목소리로 대답하자. 레오폴드의 온화한 얼굴이 구겨졌다. 레오폴드는 왼손으로 브라운로우의 멱살을 그대로 잡아 그대로 들어 올렸다. 브로운로우는 숨이 막히는 지 켁켁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


“노인네라고 우습게 보나 본데, 너 같은 놈 10명이 달려와도 힘으로는 날 못 이겨. 생산라인은 내 관할이고 이 구역에서는 내가 하자는 대로 하는 거야. 그게 싫다면 관두고 나가.” 파스키은은 핏줄이 터져 나올듯 근육을 보고 놀랐다. 왜소해 보이는 레오폴드가 브라운로우를 가볍게 들어 올리는 걸 보고 놀랐다. 브라운로우는 숨이 넘어갈 듯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너희들도 마찬가지야. 여기서 그만두던지. 아니면 전부 감옥에서 재판을 기다리던지 해!” 레오폴드가 브라운로우를 던지듯이 놓아주었다. 브라운로우는 무릎을 꿇고 목을 부여잡고 켁켁거리며 숨을 고랐다. 레오폴드의 목소리가 터널 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두 부류로 나눠져 싸우려던 기세가 어느 틈에 사라지고 사람들은 흥미를 잃은 듯이 자기 일터를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파스키은은 치안대에게 다리나 머리를 심하게 다쳐 움직이지 못 하는 노동자들을 들 것에 실어 구호소 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시했다.


“같은 노동자지만 몸만 큰 애들을 상대하는 기분이라니까.”

“우리가 가면 다시 싸우지 않을까요?” 파스키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제로 해산시켰지만, 앙금이 남아 있으니까 며칠 내로 마주치면 또 싸우겠지. 되돌아가면 철혈지역에서 도망쳐 온 노동자들을 한데 모아 따로 배치해야겠어. 지금은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데 만족해야겠지.” 레오폴드가 먼지 묻은 손을 털어냈다.


절벽을 넘어가는 다리에 사샤가 나와 있었다.


“걱정되서 나와 있는 거야?”

“당연하지 광맥가의 허당 2명이 함께가는데 걱정이 안 될 수가 있어?”

“레오폴드가 멋지게 해결했어.”


“정말?” 사샤가 믿지 못하겠다는 어투로 물었다.

“정말이라니깐. 그걸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


“봐라. 나는 이런 존재지.” 레오폴드가 기분이 좋은 듯 허허 웃었다.

“레오폴드님!” 다리 반대편에서 부관이 소리를 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또 뭐야?” 부관은 레오폴드 귀에 속삭이며 말했다. 파스키은과 사샤는 다리아래로 마천루를 내려보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뭇잎은 바람을 타고 흩나리는 꽃씨처럼 움직일 때마다 바닷물처럼 사람들에게 감겼다. 가로등의 랜턴 불빛이 먼지를 뚫고 도로를 비췄다.


“일주일 정도 기초군사 훈련받고 투입될 거야.”

“예전에 받았는데?” 사샤가 걱정된다는 말투로 물었다.


“처음보다는 덜 힘들 거야. 몸이 기억하는 걸 떠올리는 훈련이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을 거야.” 파스키은이 담담히 이야기했다.


“진짜 전쟁이구나. 그렇지··· 공장가가 전쟁에 빠질 수는 없겠지.” 파스키은은 마천루의 모습을 찬찬히 담아보았다.


“어머니는 알고 계시지?”

“응. 말씀 드렸어.” 파스키은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들을 전선에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떨까. 복잡 미묘한 심정이었다.


“왜 그러는 거예요? 레오폴드” 파스키은은 부관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욹그락 붉그락 해진 레오폴드에게 물었다. 부관은 그 옆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었다.


“시펄! 노조 새끼들이 또 파업했어.” 레오폴드가 얼굴이 시뻘개지며 주먹을 쥐었다.


“노조 위원장이 그런 소리를 해도 되는 거예요?” 파스키은이 들은 걸 의심해 되물었다.

“지금이 어느 시국인데 파업이야!” 레오폴드는 아래를 보던 다리 쪽으로 몸을 돌렸다.

“바지 위원장이니까 그렇죠.” 사샤가 레오폴드의 표정이 재밌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바지 아니라니까! 가서 처리좀 하고 올게! 개놈의 C 구역 물류놈들!” 레오폴드와 부관이 광산쪽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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