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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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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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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6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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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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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숲속의 오두막

DUMMY

“워 워”


끼이익


말을 달래는 듯한 마부의 소리와 함께 마차가 멈추었고 잠시 뒤 문이 열렸다.


열린 문으로 내리니 보인 것은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인 공터와 오두막이 있었다.


“여기가 우리가 살 곳인가?”


어디를 봐도 같은 풍경이지만 에밀리는 시선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런 것 같아”


시겔은 잠깐 주위를 둘러보고는 앞으로 살게 된 오두막을 바라보았다.


오두막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


내부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외부는 평범한 통나무로 되어 있었다.


히이잉


한참을 둘러보고 있을 때, 뒤편에서 말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마부가 마차를 움직이고 있었다.


“잠깐만요!”


에밀리가 화들짝 놀라며 마차를 쫓아갔지만, 역부족이었고 망연자실한 눈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이럴 수가...”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인지 에밀리는 주저앉았다.


“에밀리”


어느새 옆으로 시겔이 다가와 있었다.


“우리 왠지 이곳에 버려진 것만 같네”


고개를 들어 힘없이 웃는 에밀리의 안쓰럽게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그래”


에밀리를 일으켜 세워 오두막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오두막 안은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것인지 먼지가 쌓여 있었지만, 그것만 제외하고는 멀쩡했다.


“청소 좀 해야겠네”


비록 먼지가 쌓여있기는 했지만, 마음에 든 것인지 에밀리가 먼저 나서서 청소하기 시작했다.


“창문 좀 열어줘 난 청소 도구 좀 찾아볼게”


“알았어”


시겔이 창문을 열자 실내의 꿉꿉한 냄새가 조금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걸로 청소하면 될 것 같아”


어디서 찾은 것인지 먼지떨이와 걸레로 쓸만한 천을 찾아왔다.


“내가 먼지를 털 테니까 네가 닦아”


“알겠어”


둘은 본격적으로 청소를 하기 시작했고 애초에 큰집이 아니었기에 빠르게 끝낼 수 있었다.


“후우~ 다 끝났다.”


에밀리는 뿌듯한 표정으로 집안을 찬찬히 둘러보았고 집안은 처음의 음침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꽤 안락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열심히 몸을 움직였더니 배고프다.”


긴 소파에 미끄러지듯이 앉은 에밀리는 배고픔을 호소했다.


“아까 보니까 주방에 간단하게 먹을 만한 게 있는 것 같던데”


“뭐? 정말?!”


“응 아까 청소 할 때 봤어”


“어서 가보자!”


에밀리는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바로 가더니 모든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것은 작은 통조림이 다였다.


“이것밖에 없네”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별거 없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뭐... 이거라도 감지덕지하지”


에밀리는 빠르게 이 상황에 대해서 순응했다.


“근데 이거 어떻게 따지?”


“줘 봐 내가 따 볼게”


스르릉


통조림을 넘겨받은 시겔은 검을 뽑아서 조심스럽게 뚜껑을 따기 시작했다.


“으”


날이 긴 검으로 통조림을 따려 하니 쉽지 않았고 마수를 상대했을 만큼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됐다!”


고된 노력 끝에 통조림 따기에 성공한 시겔은 환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에밀리에게 통조림을 내밀었다.


“풉”


에밀리는 통조림을 받지 않고 대뜸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


배까지 잡으며 자지러지듯이 웃었고 시겔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왜 웃어?”


“아니 기사였던 사람이 그런 검으로 통조림 하나에 그렇게까지 집중하는 게 너무 웃겼어.”


시겔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지만, 에밀리는 그 모습조차 웃긴 것인지 더욱 웃음소리를 크게 했다.


“그만 웃고 이거나 먹어”


겨우 웃음을 진정시킨 에밀리는 통조림을 받아들였고 포크로 내용물을 집어 먹었다.


“과일이네”


“응 그러네”


외관에 있던 표시가 다 지워질 만큼 오래된 것 같았지만 다행히 내용물은 멀쩡했다.


허기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양이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달래줄 정도는 되었다.


“그럼 이제 우리 이제 어떻게 하지?”


“응? 뭐가?”


“먹을 거를 미리 구해야 하지 않겠어?”


의외로 에밀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까지 확실히 하고 있었다.


“사냥이라도 해야 하나?”


“사냥해 본 적 있어?”


“아니”


“근데 어떻게 하려고?”


“마수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쉽지 않겠어?”


사냥 한 번 해본 적 없는 시겔이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이 에밀리는 어이없어했지만 딱히 뭐라 하지는 않았다.


“그럼 나는 숲에 가서 먹을 수 있을 만한 과일 같은 것을 찾아봐야겠다.”


그렇게 둘은 숲으로 향했다.


“아직 이 숲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깊게 들어가지는 말자”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에밀리가 걱정되어 시겔은 한마디 했다.


“알겠어”


일단 에밀리는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걱정되는 마음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오는 걸로 하고 조심해”


“너야말로 반대로 동물한테 사냥당하지 않게끔 조심해”


마수도 아니고 동물한테 당할 시겔은 아니지만 그래도 낯선 곳이니 조심할 필요는 있었다.


“나 먼저 가볼게”


타앗


해가 지기까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시겔은 빠르게 달려 숲속으로 사라졌다.


“그럼 난 저쪽으로 가야겠다.”


에밀리는 숲이 좀 더 우거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우~ 이쯤이면 동물 한 마리쯤은 있겠지?”


숲속 안쪽으로 들어온 시겔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동물의 모습이나 흔적은 쉽사리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토끼 한 마리 안 보이지?”


토끼는커녕 개미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좀 더 들어가야 하나?”


자신이 말했던 깊게 들어가지 말자는 말을 떠올리고는 잠깐 망설였지만 이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흐음~ 먹을 만 한 게 안 보이네”


에밀리 쪽도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하늘 높이 솟아올라 싱그러운 햇빛을 잔뜩 받은 나무들은 초록 잎만 무성할 뿐 먹을 만한 열매를 품고 있지 않았다.


“저쪽으로 좀 더 가볼까?”


불현듯 시겔이 깊게 들어가지 말자는 말을 떠올리고는 망설였지만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도 없네”


시겔은 좀 더 숲속 깊숙이 들어왔지만, 숲은 움직이는 생명체 하나 보이지 않았고 고요했다.


“이 숲에는 아무것도 안 사나?”


이쯤 되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좀 더 둘러보았다.


“어?! 저건?”


거의 자포자기하던 시겔의 앞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붉은 과실을 달고 있는 나무들이 보였다.


익숙한 과일이었지만 혹시 모르니 시겔은 하나 따서 조금만 깨물어 보았다.


“음!”


시장에서 먹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향과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됐다. 이걸 가져가자”


시겔은 최대한 들 수 있을 만큼 따서는 오두막으로 돌아갔지만 정작 과일을 찾으러 온 에밀리의 눈에는 나무 말고는 보이는 게 없었다.


“이렇게 나무가 많은데 어떻게 과일 하나 안 보이냐?”


분명 과일나무 하나쯤은 있을 거로 생각했던 에밀리는 맘대로 풀리지 않자 슬슬 싫증이 나려 했다.


“아~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데”


자신이 먹을 만한 것을 찾지 못하면 굶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어? 저게 뭐지?”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에밀리의 눈에 작은 무언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들키지 않게끔 가까이 가보니 좀 더 윤곽이 선명해졌다.


“토끼?”


하얀 토끼가 바닥에서 무언가를 주워 먹고는 작은 입을 우물우물하고 있었다.


그것도 두 마리가 나란히 있었다.


“좋아 그럼”


에밀리가 한 손을 토끼들을 향해 뻗자 작은 마법진이 생겼고 붉은빛을 내기 시작했다.


이제 곧 마법진이 발동되려 하기 직전이었지만 에밀리는 손을 내렸다.


“그냥 돌아가자”




결국 먹을거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걷던 도중 푹신한 무언가와 부딪혔다.


“뭐야?”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날카로운 어금니를 가지고 어두운 갈색 털을 가진 멧돼지가 있었다.


후우


멧돼지도 화가 난 것인지 거친 숨을 내뱉었다.


“잘 됐다.”


에밀리는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왜 이리 안 오지?”


먼저 오두막에 도착한 시겔은 곧 있으면 어두워지는 데도 보이지 않는 에밀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찾으러 가야 하나?”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숲 쪽에서 에밀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에밀리!”


기다리고 있던 사람의 모습을 보자 시겔은 반갑게 불렀고 에밀리도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어디 갔다. 이제 온 거야?”


“아 좀 헤맸어.”


“다친 곳은 없어?”


시겔은 에밀리를 훑어보며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봤다.


“응 괜찮아”


에밀리는 그런 눈길에 팔을 활짝 펴며 자신이 멀쩡함을 나타냈다.


“근데 그게 다 뭐야?”


“아, 이거? 저쪽에 가니까 많이 있었어.”


“와~ 맛있어 보여”


에밀리는 과일에 손을 뻗으려다 멈추었다.


“이럴 때가 아니지”


무언가 생각난 듯한 얼굴을 하고는 손을 거두었다.


“그거 빨리 어디에다 두고 나 좀 따라와 봐”


“어? 왜?”


“가서 알려줄 테니까 빨리!”


에밀리의 독촉에 시겔은 적당한 곳에 과일들을 두고 어리둥절한 상태로 따라갔다.


“도착했어”


“와”


조금 멀다고 느껴질 때쯤 에밀리는 걸음을 멈추었고 불에 그슬려 시꺼멓게 변한 멧돼지를 본 시겔의 입은 절로 벌어졌다.


“어때?”


그런 시겔의 모습에 에밀리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이걸 네가 잡았어?”


“당연히 내가 잡았지”


“와... 이걸...”


에밀리의 마법이라면 멧돼지 잡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자신은 동물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으니 감탄할만했다.


“내가 끌고 가려 했는데 도저히 안 끌려서 가져올 수가 없었어.”


멧돼지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강력한 마법을 쓴다는 것 말고는 에밀리의 체력은 상당히 약한 편이었기에 이걸 옮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알았어 어서 가져가자”


검술로 단련된 시겔이라면 이 정도의 크기는 별거 아니었지만, 문제는 숲속의 어둠은 빨리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괜찮아?”


“응 괜찮아”


하지만 에밀리는 불의 마녀였었기에 손에 불꽃을 만들어 횃불처럼 앞을 환하게 비추었고 시겔은 그 뒤를 따라갔다.


“다 왔다!”


어두웠기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일단 둘은 미리 패져 있던 장작을 모아 모닥불을 만들었고 대충 멧돼지를 손질하고는 불에 구웠다.


초벌구이(?)가 되어 있었기에 고기를 굽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음~ 맛있어!”


저택에서 먹던 음식들에 비하면 볼품없고 맛도 없는 게 사실이었지만 그럼에도 에밀리는 만족해했다.


“이 과일도 맛있어!”


먹는다는 것 자체가 에밀리에게 있어 크나큰 행복인지 연신 감탄했다.


그렇게 나름 만족한 식사가 끝나고 잠들려 오두막 안으로 들어왔다.


“난 소파에서 잘게”


자연스럽게 시겔은 소파에서 자려 했다.


“소파는 불편하잖아 침대도 넓은 데 그냥 같이 자자”


“아니 그냥 따로 자자”


“왜? 나 어렸을 때처럼 잠버릇 심하지 않아”


어렸을 적 그러니까 에밀리가 불의 마녀가 되기 전, 에밀리의 잠버릇은 가공할 만했다.


“그게 아니잖아”


“그게 아니면 뭔데?”


“남녀가 같은 곳에서 잘 수는 없잖아”


순간의 어색한 정적이 흐르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어쨌든 알겠지? 그러니까 너도 어서 침대로 가 나도 피곤하니까 빨리 좀 자야겠어.”


“응 알겠어...”


순순히 에밀리가 침대로 가고 시겔도 소파 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이렇게 오두막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된 둘의 첫날이 지나갔다.







“하룬델”


“아! 친위대장님”


왕궁 복도를 거닐던 하룬델을 카일 불러세웠다.


“무슨 일이신가요?”


“자네 내일부터 휴가라고 들었는데 맞나?”


“네 맞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 좀 만나보려고요”


순간 카일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왜 그러시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근데 제가 휴가라는 것은 어떻게 아신 것인지...?”


“너희들의 관리는 내가 하고 있으니까 그런 것쯤은 알고 있는 게 당연하다.”


“아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있지만 하룬델은 떨떠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저는 이만”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하룬델은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잠깐”


카일은 다시금 하룬델을 불러세웠다.


“친구들을 만난다고 했지?”


“네”


“내일 내가 바래다주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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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잊지 마라 21.02.13 74 0 12쪽
» 숲속의 오두막 21.02.12 62 0 12쪽
63 다시 시작하다. 21.02.11 62 0 11쪽
62 배웅 21.02.10 62 0 12쪽
61 둘 중 하나는 끝이 난다. 21.02.09 66 0 13쪽
60 버텨야 한다. 21.02.08 70 0 11쪽
59 죽지 마 21.02.07 69 0 11쪽
58 주인의 의무 21.02.06 63 0 11쪽
57 사건의 행방 21.02.05 64 0 12쪽
56 혼란 속 인연 21.02.04 72 0 12쪽
55 강렬한 끝 21.02.03 68 0 12쪽
54 두 개의 빛 21.02.02 68 0 12쪽
53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21.02.01 71 0 11쪽
52 비밀스러운 제안 21.01.31 65 0 11쪽
51 의외의 선물 21.01.30 72 0 12쪽
50 특이한 선물 21.01.29 68 0 11쪽
49 목걸이 21.01.28 75 0 13쪽
48 우리는 적이다. 21.01.27 75 0 11쪽
47 특별한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21.01.26 77 0 12쪽
46 미끼가 되자 21.01.25 8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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