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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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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76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03 18:00
조회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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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2쪽

강렬한 끝

DUMMY

“큭!”


오른팔을 베인 페오는 검을 떨어트린 채 상처를 부여잡았다.


“하아 하아”


시겔은 뺨에서 피를 흘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내 패배다.”


겸허히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그 모습은 조금의 억울함도 없었다.


“어서 끝을 내라”


“그래”


시겔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렸고 햇빛을 받은 검이 한 번 반짝였다.


“잘 가라”


그 어떤 작별 인사보다도 무거운 인사를 하고는 시겔은 검을 내리쳤다.




페오를 베었어야 할 검은 난입한 다른 검에 의해 막혀버렸고 시겔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 검을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일어날 수 있겠니?”


지금껏 뒤에서 명령만 내리며 가만히 서 있던 그녀가 페오의 앞에 서서 시겔의 검을 막고 있었다.


“어째서 당신이?”


“일어날 수 있으면 빨리 일어나!”


끼이익


검을 막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푸른 빛의 마력을 띤 시겔의 검은 점점 그녀의 검을 파고들었다.


“젠장!”




“큭”


그대로 두면 검이 두 동강 나기에 시겔에게 발차기를 날리며 멀리 밀쳐냈고 그사이 페오를 일으켜 세웠다.


“걸을 수 있겠지?”


“이럴 수 없습니다. 저는 패배 했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죽어야 마땅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일단 여기서 피해!”


싸우는 것인지 같은 하얀 가면을 쓴 둘이 언성을 높이며 대화하고 있었다.


“가기는 어딜 가?!”


다수의 마녀척살단을 상대하고 있어야 할 에밀리는 어느샌가 근처에 와 있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가 보게 된 것은 쓰러져 있는 자신의 동료(?)들 이었다.


“날 너무 우습게 본 거 아니야?”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상대방을 놀리는 듯한 말투로 말하는 에밀리의 모습은 정말 얄미웠다.


“자만하지 마라”


그 말과 동시에 그녀의 그림자가 비이상적으로 늘어나더니 그림자 속에서 하얀 가면을 쓴 사람들이 나왔다.


대충 세 보아도 족히 서른 명은 간단히 넘어 보였다.


“너희들 모두 여기서 죽여 주도록 하마”


아무리 시겔과 에밀리라 할지라도 저렇게 압도적으로 많은 인원이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에밀리 도망쳐”


“또 그 소리야?”


“지금은 상황이 달라 이건 절대로 우리가 이길 수 없어”


“우리가 안 되는데 너 혼자 남으면 돼?”


“적어도 시간을 벌 수 있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절대로 널 혼자 두고 가지 않을 거야”


에밀리와 말다툼하고 있는 사이에도 위협적으로 그들은 다가오고 있었다.


“제발 도망쳐”


“싫어!”


언제까지 이렇게 말다툼하고 있을 수 없었기에 시겔은 검을 점점 다가오는 그들에게 겨누었다.


“이게 마지막 기회야 에밀리”


에밀리가 부디 이곳에서 도망치기를 간절히 빌었다.


“몇 번을 말하든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


하지만 에밀리는 전혀 물러날 마음이 없었고 시겔의 옆에 서서 언제든지 마법을 쓸 수 있게끔 준비했다.


“후우~ 알겠어”


결국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안 시겔은 포기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뒤에서 지원 부탁해”


타앗


도망칠 수 없다면 살기 위해 싸워야 했고 하다못해 방패막이라도 될 생각에 시겔은 앞으로 뛰어나갔다.


“이야앗!”


제일 먼저 만난 적을 베어버리고는 곧바로 옆에 있는 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동료 두 명이 쓰러져 버리니 놀란 듯 주춤하는 것이 보였고 시겔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타앗


다시 한번 땅을 박차고 나가 앞에 있는 적을 향해 달려갔다.


푸욱


검을 깊숙이 찔러 넣고서 한 발짝 물러났다.


적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둘러싸이는 순간, 상황이 어려워지기에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를 않을 거리를 두었다.


“전열을 갖추어라”


앞마당을 크게 울리는 쇳소리 섞인 여자의 목소리에 오합지졸 같은 그들의 움직임은 단번에 변했다.


“적은 하나다! 둘러싸서 사방에서 공격하라!”


그 목소리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둘러싸려 했지만 시겔은 호락호락하게 당해주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빠르게 검을 휘두르며 그들의 움직임을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지시를 받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나방처럼 쉼 없이 밀려들어 왔고 결국 시겔이 물러나는 꼴이 되어버렸다.


시겔이 수세에 몰렸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들은 더욱 맹렬한 기세로 들어왔다.


“젠장!”


아무리 검술이 실력이 뛰어나다 한들 이 많은 수를 한 번에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한계에 맞닥뜨린 시겔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죽어라!”


어느샌가 뒤쪽을 잡은 한 명이 높게 뛰어올라 검을 내려치려 하고 있었다.




“크억”


시겔이 반응하기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적에게서 폭발이 일어나면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나도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되지”


불의 마녀인 에밀리가 뒤에서 지원해준다는 것에 든든함을 느낀 시겔은 전보다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적에게 둘러싸이는 것을 경계하며 거리를 둔 것과는 사뭇 다르게 행동했다.


무모하게 보이기만 하는 이 행동에는 자신의 뒤에 에밀리가 있다는 믿음에서 오는 것이었고 실제로도 먹히고 있었다.


뒤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눈앞에 보이는 적들을 베었고 혹시라도 뒤에서 기습하려는 적이 있다면 에밀리의 마법이 지원했다.


“으아악”


그야말로 적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분대를 나눠! 일부는 마녀 쪽으로 가!”


쇳소리 섞인 여자의 외침에 양상은 크게 틀어지기 시작했고 적들은 둘로 갈라져 각각 시겔과 에밀리를 공격했다.


둘로 갈라졌다 한들 수적으로 적들이 우세한 것은 변함이 없었기에 가능했다.


“저리가 이것들아!”


시겔은 물론이고 에밀리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위험할 때마다 지원해주던 마법은 있을 수 없었고 깊게 파고들어 둘러싸여 버린 시겔은 사면초가 신세가 되어버렸다.


“에밀리!”


어떻게 해서든 다시 에밀리가 있는 곳으로 가려 했지만, 끊임없이 사방에서 들어오는 공격에 좀처럼 나아갈 수 없었다.


“제길!”


몸에서 진한 푸른 빛을 내뿜으며 시겔은 좀 더 빠르고 강하게 검을 휘둘렀고 조금씩 길이 열리고 있었다.


“비켜!”


닥치는 대로 베어나갔지만 어디서 나오는 건지 적들은 끝이 없었다.


“윽?!”


너무 에밀리만을 보고 갔던 탓에 시야가 좁아졌고 손쉽게 등 쪽에 공격을 허용했다.


“하앗”


바로 뒤돌아 베어버려서 추가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등 쪽에서 오는 상처만으로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다.


고통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니 몸과 검을 감싸고 있던 마력이 사라지고는 돌아오지 않았고 수많은 적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은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이제 시겔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검 한 자루가 고작이었고 힘겹게 검을 휘두르며 공격을 맞받아쳤다.


하나... 둘... 적들이 쓰러져 갈 때마다 체력 소모 또한 심했다.


“하아 하아”


숨소리는 갈수록 갔고 검은 무거워지고 느려져 갔다.


“크윽!”


비록 스치기만 하고 있었지만, 공격을 허용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상처도 늘어나고 있었다.




“크흡?!”


손이 베이면서 검을 떨어뜨렸고 곧이어 종아리 쪽을 베는 공격이 들어와 강제적으로 시겔의 무릎 한쪽을 꿇게 만들 었다..


“안돼...”


자신의 머리 위로 여러 개의 검이 들어 올려지는 것이 보였지만 무력하게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빠르게 내려쳐지는 검들이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느리고 선명하게 보였다.


퍼어엉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대지를 뒤흔드는 큰 굉음이 들려왔고 내려쳐지던 검들이 멈추었고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해 있었다.


코앞까지 죽음이 왔다가 굉음과 함께 멀어지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시겔은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고 거기에는 익숙한 인형이 있었다.


“건방진 놈들, 이곳이 감히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오는 거지?”


찬란한 금빛이 위협이라도 하듯이 거대하게 방출되고 있었고 금발을 흔들리며 적들의 사이로 내딛는 발걸음에는 분노가 가득 실려있었다.


“카일...”


애잔하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카일은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는 자신의 제자를 보게 되었다.


“이것들이...”


고고했던 눈빛이 흔들리더니 살기를 사정없이 내뿜으며 날카롭게 변했다.


“여기 있는 전원...”


갑자기 주위의 공기가 변해는 가 싶더니 무거워졌다.


“살아서 돌아갈 생각하지 마라”


차가운 목소리였지만 그 어떤 목소리보다도 두려운 목소리였다.


타앗


말이 끝남과 동시에 카일은 모습은 사라져버렸고 수십 개의 눈이 사라진 금빛을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크악!”


갑자기 다른 곳에 있던 사람이 비명을 질렀고 몸에는 커다란 상처 나 있었고 피까지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으악!”


곳곳에서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시겔은 이 기이한 현상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이건 마력을 사용한 신체 강화인가?”


처음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그 마력을 운용한 신체 강화


자신도 비슷하게나마 쓴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움직임은커녕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다들 대열을 갖춰!”


쇳소리 섞인 여자의 목소리에 우왕좌왕하던 움직임들이 잡히는 듯 했지만 카일의 움직임 앞에서는 무의미한 행동이었다.


“크윽”


속수무책으로 사람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여자는 입술을 짓씹었다.


“이대로 내가 포기할 줄 알고?”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여자는 한 손을 앞으로 뻗은 뒤 눈을 감았다.


“후우~”


여자가 심호흡하니 회색 빛이 몸을 감쌌고 한 손 앞에 마법진이 생겼다.


“발을 붙잡아라”


쇳소리 섞인 목소리로 낮게 읊조리니 마법진에서 빛이 났다.


“읍?”


모습이 보이지 않던 카일의 모습이 나타났고 어째서인지 발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내 계획을 방해하려 하다니 없어져 버려라”


양손을 앞으로 뻗자 조금 전보다 더 거대한 마법진이 생겼고 굵은 마력의 줄기를 통해 여자와 이어졌다.


“마녀척살단 주제에 이 정도 수준의 마법사가 있었나?”


발이 묶여 자유롭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카일은 당황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침착했다.


“그럼 나도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지”


안 그래도 강했던 카일의 마력이 더욱 강한 금빛을 내뿜었고 검으로 그 마력이 압축되듯이 모이고 있었다.


“금빛의 기사...”


여자는 카일의 모습을 보며 침음했고 마법진으로 주입되는 회색빛이 한층 더 진해지고 강해져 은빛처럼 눈이 부시게 빛났다.


“사라져라 금빛의 기사!”


“받아라!”


각자의 외침에 맞춰 마법진에서는 은빛이 카일의 검에서는 금빛이 앞으로 방출되었다.


콰앙


중간에서 두 개의 강력한 마력 덩어리가 부딪혔고 동시에 강한 풍압이 주위의 공기를 밀어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둘은 한 치의 물러남도 없이 서로를 밀어내려 했다.


“윽”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힘의 격돌에 시겔은 눈조차 뜨기 힘들어했지만 그럼에도 그 광경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말도 안 돼”


그저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는 것임에도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느껴졌고 눈을 뗄 수 없었다.


“읏”


순수한 마력의 격돌이 길어지자 둘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었고 그 표정만큼이나 허공에서 치열하게 힘을 겨루었다.


강한 파장을 일으켜 공기마저 진동시키는 그 치열한 모습은 누가 이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두 사람은 빠르게 지쳐 갔고 마력도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이야앗!”


“하앗!”


그럼에도 둘은 끝까지 정신력으로 버티면 마지막 마력까지 끌어모아 쓰고 있었다.




결국 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마력 대결의 끝은 굉음과 함께 끝을 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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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둘 중 하나는 끝이 난다. 21.02.09 65 0 13쪽
60 버텨야 한다. 21.02.08 67 0 11쪽
59 죽지 마 21.02.07 68 0 11쪽
58 주인의 의무 21.02.06 62 0 11쪽
57 사건의 행방 21.02.05 64 0 12쪽
56 혼란 속 인연 21.02.04 71 0 12쪽
» 강렬한 끝 21.02.03 68 0 12쪽
54 두 개의 빛 21.02.02 67 0 12쪽
53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21.02.01 70 0 11쪽
52 비밀스러운 제안 21.01.31 65 0 11쪽
51 의외의 선물 21.01.30 72 0 12쪽
50 특이한 선물 21.01.29 67 0 11쪽
49 목걸이 21.01.28 75 0 13쪽
48 우리는 적이다. 21.01.27 75 0 11쪽
47 특별한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21.01.26 77 0 12쪽
46 미끼가 되자 21.01.25 8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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