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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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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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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3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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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 개의 빛

DUMMY

에밀리를 겨우 진정시키고 둘은 다시 훈련에 들어갔다.


사실 훈련이라 해도 별거 없었다.


에밀리가 쓴 마법을 시겔이 베는 단순한 훈련이었다.


이런 단순한 행동이 반복되는 것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시겔이 보기에는 훈련이기보다는 에밀리를 만족시키기 위한 행위였다.


“더 할 거야?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한 시간 이상을 마법을 난사했음에도 에밀리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시겔이 지친 모습을 보였다.


“아직 난 멀쩡한데?”


“내가 힘들어서 그래”


“에이 이 정도로 힘들어하냐”


새삼스럽지만 에밀리가 괴물처럼 느껴졌다.


마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시겔 이었지만 이 정도로 오랜 시간 쉬지 않고 마법을 썼음에도 지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즉 에밀리의 마력량이 다른 사람보다 많다는... 말도 안 되게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야말로 마력 괴물이었다.


“난 너하고 달라”


검술만을 사용한 훈련이었다면 한 시간 동안 움직였다 할지라도 지치지 않았겠지만, 마법을 베기 위해 마력을 사용했으니 그 피로감은 더했다.


그리고 시겔은 마력량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적었고 검의 날을 덮게 할 정도로 마력을 가늘게 만들려면 상당한 집중력을 필요로 했다.


시겔은 평소 보다 두 배 이상의 움직임을 보인 거였다.


“할 수 없지, 조금만 쉬자”


쉬자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시겔은 드러누워 버렸다.


“후우~”


“기사가 그렇게 체력이 없어서 어떡하냐?”


에밀리의 핀잔에 굳이 반응하지 않은 채 잠든 것처럼 눈을 감았다.


“에휴~”


한숨을 내쉬며 에밀리는 완전히 뻗어버린 시겔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뻗어버릴 정도로 힘들어?”


“응 힘들어”


“앉아 봐”


한심한 눈빛으로 시겔으로 내려다보다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강제로 앉게 했다.


“손 좀 봐”


“손?”


“양손 다”


일단 시키는 대로 양손을 앞으로 하니 에밀리가 두 손을 잡고서 눈을 감았다.


“뭐해?”


“조용”


에밀리답지 않은 진지한 목소리와 분위기를 내더니 몸에서 붉은빛이 감돌았고 그 빛이 손을 통해 넘어왔다.


“회복 마법?”


붉은빛이 따뜻하게 내 몸을 감싸며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맞아”


눈을 뜬 에밀리는 놀란 표정을 짓는 시겔을 향해 웃었다.


“어때? 이제 좀 괜찮지?”


“어, 네가 이런 마법을 쓸 수 있는지 몰랐어.”


“이런 건 마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야.”


마치 딴사람이 된 것 같은 진지한 분위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에밀리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기고만장했다.


“그럼 이제 다시 시작해볼까?”


“또?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안돼 대회에서 확실하게 이기려면 조금이라도 쉴 수 없어”


단호하게 말하며 강제로 시겔을 일으켜 세웠다.


“자 그럼 시작한다?”


하는 수 없이 시겔은 다시 자세를 잡고서 에밀리의 마법을 기다렸다.


히이잉


막 에밀리가 마법을 날리려는 순간 마차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뭐지?”


자연스럽게 둘의 시선은 마차로 향했다.


마차가 저택 앞에 멈춰 섰지만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한번 보러 가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에밀리가 마차를 향해 달려갔고 시겔이 급히 그 뒤를 따랐다.


“응?”


순간적이지만 이지만 마차에서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에밀리 멈춰!”


퍼엉


시겔이 에밀리를 감쌈과 동시에 마차는 대지와 공기를 진동시키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큭”


다행히 충분히 거리를 두었기에 폭발에 말려들지는 않았지만, 폭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풍압이 그대로 느껴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갑자기 예고 없이 일어난 일에 에밀리는 크게 당황한 듯 눈이 커져 치솟은 불길을 바라보았다.


“모르겠어”


시겔 역시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고 상황을 파악하려 했고 곧이어 익숙한 것이 보였다.


“마녀척살단...”


하얀 가면을 쓴 열댓 명이 불길을 등진 채 서 있었고 그중에는 익숙한 기운을 가진 자가 보였다.


“페오”


다른 사람들처럼 하얀 가면을 써서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회색 기운을 내뿜으며 검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시겔이 못 알아 볼 리 없었다.


“에밀리 님!”


폭발의 굉음을 듣고 케르디가 뒤늦게 저택에서 뛰쳐나왔고 하얀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사람들을 보고는 멈칫했다.


“마녀척살단?”


케르디 역시 그들의 정체를 바로 알아차렸다.


“케르디 도망쳐요!”


에밀리의 외침과 함께 마녀척살단 중 한 명이 케르디를 향해 뛰어갔다.


“안돼!”




황급히 에밀리가 한 손을 뻗으며 마법을 썼고 불길이 솟구쳐 올라 마녀척살단을 집어삼켰다.


불길이 꺼지고 시커먼 잿더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쳐라”


그걸 신호로 마녀척살단 전원이 시겔과 에밀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얏!”


시겔은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을 재빨리 검을 휘둘러 베었고 뒤이어 오는 사람도 베어버렸다.


그럼에도 마녀척살단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불길이 치솟아 올라 마녀척살단 한 명을 집어삼켰고 그제야 그들은 멈춰 섰다.


“에밀리”


“어?”


그 잠깐의 틈을 타서 시겔은 다시 에밀리의 곁으로 갔다.


“내가 시간을 끌 테니까 어서 도망쳐”


“뭐?!”


자신의 말에 놀란 에밀리가 바라보았지만 시겔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마녀척살단 하나하나를 노려보았다.




뒤통수에 강렬한 타격이 들어왔고 아픔보다 먼저 황당함이 밀려왔고 뒤를 돌아보니 에밀리가 엄청 무서운 얼굴로 노려보고 있었다.


“누가 누굴 보고 도망치라는 거야?!”


에밀리가 왜 화를 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잔뜩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혼자서 저 사람들을 상대하겠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크게 소리치고는 후련한지 잔뜩 찡그린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마녀의 기사는 제가 상대하게 해주세요.”


한창 시겔이 혼나고 있을 때 가면을 쓴 페오는 가장 뒤에 서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흐음~”


쇳소리를 섞인 침음을 흘리며 여자는 고민했다.


“그래, 그렇게 해”


“감사합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페오는 고개를 돌려 시겔을 보고는 다가갔다.


“페오”


회색빛을 내뿜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페오를 바라보았다.


“가 봐”


“어?”


“저 사람이랑 싸우고 싶잖아”


얼굴에 다 드러났던 것인지 에밀리는 시겔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어서 가 봐”


등까지 떠밀려지고 있었지만, 에밀리를 혼자서 두고 가야 한다는 것이 걱정되어 시겔은 선뜻 가지 못했다.


“걱정 마 저놈들 따위에게 난 당하지 않아”


“하지만...”


“그렇게 걱정되면 빠르게 끝내고 다시 돌아오던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시겔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거두지 못했다.


“어서 가보라니까”


에밀리가 다시 등을 떠밀었다.


“빨리 돌아올게”


“꼭 이겨서 돌아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만히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페오에게 다가갔다.


“결전의 시간인가?”


“그래 오늘은 끝을 내야지”


기다렸다는 듯 페오가 바로 말을 꺼냈고 기다렸다는 듯이 시겔도 바로 대답했다.


거울을 바라보는 것 같이 둘은 동시에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려 서로를 노려보았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앞으로 뛰쳐나갔고 강한 파열음을 내며 두 검이 맞붙었다.


끼이익


맞붙은 검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둘은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챙 챙 챙


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시 두 검은 격돌했고 서로를 진심으로 죽이기 위한 공격이 계속됐다.


초반에 격렬하게 싸우던 둘은 잠시 멈추었다.


가만히 서서 서로를 노려보다가 시겔은 푸른 빛을, 페오는 회색빛을 띠고는 다시 앞으로 뛰어갔다.


시겔이 찌르기로 매섭게 파고들었지만 페오가 옆으로 몸을 틀며 피했다.


하지만 시겔은 그대로 검을 옆으로 꺾으면서 따라갔고 페오는 황급히 검을 세워 자신을 쫓아오는 검을 막았다.


끼이익


듣기만 해도 얼굴이 찡그려지는 날카로움을 내며 검이 미끄러지듯이 교차했다.


“이야앗”


검을 거둔 시겔은 반대쪽 옆구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고 페오 역시 검을 휘둘러 공격을 튕겨냈다.


튕겨지는 반동을 이용해 시겔은 한 바퀴 돌면서 검을 휘둘렀다.


“큭”


이번에도 페오는 공격을 막아냈지만, 원심력까지 더해진 시겔의 검은 묵직했고 얼굴이 일그러뜨려지면서 보기에도 버거워 보였다.


“하앗!”


수세에 몰리자 페오가 크게 소리 질렀고 주위에 하얀 서리가 맺히며 강한 압력이 시겔의 검을 밀쳐냈다.


“뭐지?”


페오의 주변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과 검에 하얀 서리가 맺혀 있었다.


“이건 전에 봤던...?”


전에는 이 정도의 위력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걸로 페오의 마력의 특성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만약 내가 마력을 검에 두르지 않았다면 이걸로 얼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


무서울 정도의 위력이었지만 그만큼 체력적인 소모가 심한 것인지 페오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많이 지쳐 보이는 데 이걸로 끝낼까?”


“아니 이제 시작이다.”


단순한 허세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페오가 머금고 있는 차가운 살기는 더욱 진해져 있었다.


“그럼 간다.”


타앗


시겔은 땅을 박차며 빠르게 접근했지만 페오는 움직일 기력조차 없는 것인지 가만히 서서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채애앵


지금까지 검이 맞붙었던 그 어떤 순간보다도 강하고 긴 파열음이 울렸고 주위의 공기마저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


“하앗!”


다시 기합과 함께 페오는 차가운 기운을 발산했고 최대한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시겔은 그 기운에 밀리며 틈을 보였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회색빛을 띤 검이 매섭게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고 시겔은 황급히 검을 막았다.


급하게 막은 것이었기에 자세가 좋지 못했고 균형을 잃을 뻔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시겔은 힘겹게 검을 밀쳐내고는 뒤로 물러난 뒤 다시 강하게 땅을 박차며 접근했다.


“이야앗”




불꽃이 튀길 정도로 두 검이 강하게 부딪혔다.


그걸 시작으로 둘은 검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시겔이 검을 내려치자 페오는 그 검을 튕겨내고는 검을 휘둘렀다.


반사적으로 시겔은 상체를 뒤로 젖혀 목을 향해 들어오는 검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는 검을 찔러넣으며 반격했다.


깊숙이 파고들어 오는 시겔의 검을 몸을 숙이며 피한 페오는 깊게 파고들었다.




검을 휘두르기 힘들 정도로 근접한 둘은 서로에게 주먹을 날렸고 사이좋게 서로의 볼에 주고받고는 떨어졌다.


“허어 허어”


한 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둘 다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야앗!”


“하앗!”


호흡은 거칠어져 있었지만 검은 더욱 빨라지고 매서워졌다.


챙 챙 챙


쉼 없이 공격을 주고받았고 어느 순간에는 둘이 휘두르는 것이 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저 푸른 빛과 회색빛이 잔상을 남기며 매섭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만약 내가 검에 마력을 두르고 있지 않았다면 진작에 내 검은 두 동강 났겠네”


한창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을 때 뜬금없이 감탄하는 듯한 페오의 말에 웃음 지었다.


“이제 슬슬 끝을 내야 하지 않을까?”


“그래 그래야겠지”


웃는 시겔의 말에 동의하는 페오의 모습은 좀 전까지 서로를 죽이려 들었던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둘의 눈빛은 달라졌고 서로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간다!”


시겔의 외침과 함께 둘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고 푸른 빛과 회색빛이 부딪혀 섞이더니 단 하나의 빛만이 자신의 색을 발하며 서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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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둘 중 하나는 끝이 난다. 21.02.09 65 0 13쪽
60 버텨야 한다. 21.02.08 67 0 11쪽
59 죽지 마 21.02.07 68 0 11쪽
58 주인의 의무 21.02.06 62 0 11쪽
57 사건의 행방 21.02.05 63 0 12쪽
56 혼란 속 인연 21.02.04 71 0 12쪽
55 강렬한 끝 21.02.03 67 0 12쪽
» 두 개의 빛 21.02.02 67 0 12쪽
53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21.02.01 70 0 11쪽
52 비밀스러운 제안 21.01.31 65 0 11쪽
51 의외의 선물 21.01.30 72 0 12쪽
50 특이한 선물 21.01.29 67 0 11쪽
49 목걸이 21.01.28 75 0 13쪽
48 우리는 적이다. 21.01.27 74 0 11쪽
47 특별한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21.01.26 77 0 12쪽
46 미끼가 되자 21.01.25 8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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