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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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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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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8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1.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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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목걸이

DUMMY

“후우 배부르다.”


시겔은 만족하며 배를 두들겼고 행복이 과하다 못해 넘치는 표정을 했다.


“맛있었지?”


빈 접시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은발 남자는 움찔했다.


“음... 생각 보다 맛있었어”


자신이 빈 접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 민망한지 살짝 헛기침했다.


“그럼 나가자”


“그러지”


어지간히도 음식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은발 남자는 마지막까지 접시를 바라보았다.


“이제 넌 뭘 할거지?”


“난...”


이제부터 에밀리에게 갈까 싶었지만 아무리 밥을 같이 먹었다 한들 마녀척살단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에는 꺼림칙했다.


“살 게 있어서 그곳에 가보려고”


“살 게 있다라...”


“넌 어떻게 할 건데?”


“난 특별한 볼일 없이 나온 거라서 너나 따라다닐까 한다.”


“뭐? 날 왜 따라다녀?”


“널 따라다니면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원래는 밥만 먹고 헤어질 생각이었는데 자신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따라다니겠다니 황당할 따름이었다.


“넌 왜 나온 거야?”


“지시받았으니까”


“지시? 외출하는 것도 지시한다고?”


“그래”


도대체 마녀척살단이라는 곳은 어떤 곳인 거지


“너희는 여기 무슨 목적으로 나온 거지?”


“아까 말한 대로 뭐 사야 할 게 있어서”


“불의 마녀도?”


“불의 마녀?”


갑자기 에밀리 이야기는 왜 꺼내는 거지?


“나 혼자인데?”


“그럼 저건 뭐지?”


“저거?”


은발 남자는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고 그 끝을 따라가 보니 있는 것은 어린애 같은 밝은 표정을 하며 이곳으로 뛰어오는 에밀리가 있었다.


“에밀리?!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분명 에밀리와 헤어진 곳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기에 설마 우연히 길에서 만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냥 어쩌다 보니 여기 왔고 네가 보였어”


예상치 못한 만남에 당황한 시겔은 우왕좌왕했고 그러는 사이 에밀리의 시선은 옆에 서 있는 은발 남자에게로 옮겨갔다.


“누구야?”


“어?”


옆에 아직 은발 남자가 서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는 시겔의 눈은 방황했다.


“음... 그러니까 누구냐면 우연히 친해진 사람이야”


우선은 마녀척살단 인 걸 숨겼다.


원래라면 당장에 마녀척살단 인 걸 알리고 주변에 숨어있는 다른 기사들을 동원해 붙잡는 것이 맞겠지만 시겔은 어째서인지 다른 선택을 했다.


“흠~우연히 친해진 사람?”


시겔을 못 믿는 것인지 에밀리는 말꼬리를 늘리며 은발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반가워요. 전 에밀리라고 해요”


선뜻 한 손을 내밀며 에밀리가 자신을 소개하자 시겔은 물론이고 옆에 서 있는 은발 남자 또한 당황한 얼굴을 지었다.


“저 인사하고 있는데요?”


빨리 인사해서 나를 무안하게 만들지 말라, 시겔이 느낀 에밀리의 속마음을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딱 이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옆에 멀뚱히 서 있는 은발 남자가 이걸 알아차렸을지 의문이었고 알아차렸다 한들 자신을 소개할지도 미지수였다.


“안녕하세요. 전 페오 라고 합니다.”


에밀리의 손을 잡고 흔들며 자신을 소개하는 은발 남자 아니 페오의 모습은 어색했고 심지어 무표정이었다.


“이 사람 원래 무표정이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 그래?”


혹시라도 페오의 무표정에 기분 나빠 할까 봐 시겔이 설명했다.


“그나저나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난 이 사람... 페오하고 밥 먹고 이제 뭐 할지 고민 중이었어”


“음~그렇구나”


에밀리는 다시 옆에서 있는 페오에게 시선을 옮겼고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간을 찡그렸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없어요?”


에밀리의 말에 뜨끔한 시겔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글쎄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페오는 날카로운 말에 흔들리지 않았고 무표정을 유지했다.


“아닌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잘 넘겼다고 생각을 했지만, 에밀리는 여전히 미련이 남는 것인지 쉽게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번에 길 가다가 어디서 본 거겠지”


“그런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에밀리를 보다가 다행히도 의심을 거두는 것 같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넌 이제 뭘 할 거야?”


“특별히 할 것은 없는데”


“그래 그러면 같이 다니자”


“같이 다니자고? 하지만 너 해야 할 게 있잖아?”


페오가 듣고 있었기에 대놓고 우리가 나온 목적에 대해서 말할 수 없었기에 최대한 애매하게 돌려 말했다.


“아...그거? 다 했어”


“다 했어?”


“그래 그러니 이제 괜찮을 거야 그러니 같이 가자”


카일과는 상관없이 혼자 결정한 거네


“시겔 너 뭐 사야 할 거 있지 않았나?”


“사야 할 게 있어?”


페오의 말에 좀 전에 했던 거짓말을 떠올렸고 당연히 그 말을 처음 듣는 에밀리까지 반응하며 내 입장은 상당히 곤란하게 되었다.


“어... 있었는데 다음에 사도 되지 않을까 싶네”


“다음이 언제 될지 모르는데 지금 사는 게 좋지 않겠어?”


“그렇게는 한데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고 케르디 한데 부탁해도 되잖아”


“그러지 말고 지금 사자 나도 어차피 할 거 없으니까 너 따라다니고 좋네”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거짓말은 이제 진짜로 무언가를 사야 하는 이유가 되어 버렸다.


“나도 딱히 할 게 없으니 따라가도록 하지”


에밀리만으로도 벅찬데 페오까지 따라오겠다고 하다니 그야말로 내 머릿속은 대혼란 상태였다.


더군다나 주변의 기사들이 지금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텐데 만일 페오가 마녀척살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런지...


“무슨 생각해?”


“어?”


“어서 가자니까 뭘 멍하니 있어?”


“어딜 가야 물건을 살 수 있을지 고민 좀 했어”


“뭐 사야 하는데?”


지금 시겔의 머릿속은 폭발하기 직전이었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에밀리는 답변을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뭘 살 거냐면...”


아무거나 대답해도 되겠지만 자신이 한 말 때문에 흔한 물건은 아니었어야 했다.


최대한 머리를 구려가면 적당한 물건을 생각해내려 할 때 어떤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고 그 여자가 찬 목걸이 하나가 보였다.


“목걸이 좀 사려고”


“목걸이?”


대답해놓고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목걸이는 왜 사게?”


평소 나는 목걸이는 물론 장신구는 하나도 착용하지 않았었다.


그런 놈이 갑자기 목걸이를 사겠다고 하니 당연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정상이었다.


“그냥 하나 살까 해서”


“흐음~”


대충 둘러대기는 했지만 나한테 목걸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여성용 가게라도 괜찮으면 내가 안내해 줄게”


“그럼 나야 좋지, 안내 해줘”


의심이 더욱 짙어졌으면 어떻게 하나 싶었지만 어떻게든 넘어가듯 했고 선뜻 가게까지 안내까지 해준다고 하니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넌 따라올 거야?”


잠깐 잊고 있었던 페오의 존재


아무리 할 것이 없다 하더라도 목걸이에 거기다 여성용 가게이니 더는 따라오겠다고 안 하겠지


“그래 따라갈 거다.”


예상이 완벽하게 빗나가자 시겔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너도 목걸이가 필요해?”


“아니 필요하지 않아”


“근데 왜 따라와?”


“선물로 사면 좋을 것 같아서”


“선물?”


페오의 입에서 나온 선물이라는 단어 왜 그리 어울리지 않는 것인지


“잘됐네요. 거기 이쁜 게 많아서 선물로 쓰기 좋은 게 많아요.”


남의 선물에 왜 에밀리가 기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의심을 거둔 것 같았다.


“그럼 가자”


에밀리는 앞장섰고 작게 한숨을 내쉰 뒤 따라갔다.


가게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생각보다 크고 화려했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곳이래”


“그건 어떻게 알았어?”


“하녀들이 얘기해주던데?”


특유의 친화력으로 저택에서 일하는 어떤 사람들하고도 사이가 좋았기에 하녀들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다.


“그럼 들어가자”


에밀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절로 입이 벌어지면서 감탄이 나왔다.


“와아”


건물의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화려하고 넓었고 온갖 화려한 장신구들이 즐비해 있었다.


“목걸이는 저쪽에 있을 거야”


내 옷깃을 잡고 억지로 끌어당겼고 나는 반강제적으로 따라가야 했다.


“음~ 너한테 뭐가 어울리라나”


여성용이라고 했지만 몇몇 목걸이는 남자가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이거 어때?”


십자 모양이 음각으로 새겨진 목걸이를 가리켰는데 다른 목걸이들에 비하면 깔끔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다른 게 좋을 것 같아”


나쁘지는 않았지만 좀 더 다른 것을 고르고 싶었다.


“그럼 이건 어때?”


해골 모양이 새겨진 목걸이였는데 이런 화사하고 고급스러움이 풍겨오는 가게에 절대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도 좀...”


“이것도?”


에밀리의 취향이 시겔과 안 맞아서 계속 거절당하는 게 아니었다.


애초에 시겔이 목걸이 살 마음도 없었는데 온 것도 있었고 원래 여자 장신구를 파는 곳에서 남자가 착용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생긴 문제였다.


“네 취향이 뭔지 모르겠다.”


애초에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으니 취향이라고 할 것도 없었기에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난 못 고르겠으니까 네가 알아서 골라”


결국 자포자기한 에밀리는 팔찌가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


“후우”


이제야 겨우 한시름 놓게 된 시겔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역시 목걸이를 산다고 했던 것은 거짓말이었나?”


잠깐 잊고 있었지만, 이곳에는 페오도 따라와 있었다.


“눈치채고 있었어?”


“네가 한숨을 쉬기 전까지는 확신하지는 않았지”


“의외로 눈치가 좋네”


“네가 거짓말을 못 하는 게 아닐까?”


정말 그럴지도 몰랐다.


한 번도 착용해본 적 없는 장신구에 갑자기 관심이 생기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하기는 했다.


“그럼 이제 어쩔 거지?”


“뭐가?”


“뭐라도 고르지 않으면 마녀가 이상하게 생각할 텐데”


“아무거나 골라봐야지”시겔은 찬찬히 목걸이들을 둘러보았지만, 여성을 위한 목걸이들만 있을 뿐 자신이 착용할만한 것은 없었다.


“아까 에밀리가 고른 것을 선택해야 하나?”


어차피 실제로 차고 다닐 것도 아니었으니 아무거나 골라도 상관없었다.


“그럼 이걸로 할까?”


에밀리가 처음 추천해주었던 십자 모양의 목걸이를 집었을 때 다른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별다른 장식이나 특별한 것 하나 없이 둥그런 메달 같은 것이 달려있었지만 꽤 섬세한 세공이 들어가 있었고 시겔은 홀린 듯이 그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이거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왠지 모를 익숙함이 느껴졌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열리네?”


목걸이의 메달이 열렸지만, 기껏 해봐야 꽃잎 하나 넣을 정도로 작은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이걸로 해야겠다.”


생각지 못하게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았으니 이제 거짓말을 무마시킬 수 있었다.


“난 골랐는데 이제 갈까?”


드디어 긴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자 기쁜 마음에 페오를 돌아보았지만 멍하니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하는 거지?”


모습을 보아하니 목걸이를 고르고 있는 것 같은데 평소 모습을 생각하면 낯설었다.


“뭐해?”


결국 궁금증을 못 참고 다가갔고 얼마나 집중하고 있었던 것인지 화들짝 놀랐다.


“아... 선물을 고르고 있었어”


선물이라는 게 단순히 따라오기 위한 구실은 아니었구나


“그래서 좀 마음에 든 게 있어?”


“있어”


“뭔데?”


페오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있는 것은 에밀리가 자신에게 두 번째로 추천했던 해골 모양이 새겨진 목걸이를 보고 있었다.


“이걸 사게?”


누구에게 선물 하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걸 받고 좋아할 사람이 있나?


마녀척살단이니 특이한 사람이 많을 것 같았고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었다.


“별론가?”


“아니 뭐... 나야 모르지, 좋아할 수도 있는 거고, 선물이란 게 마음이 중요한 것이니까”


횡설수설하며 겨우 얼버무렸고 페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그 목걸이를 집어 들었다.


“그럼 이걸로 하지”


그렇게 둘 다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에밀리는 어디 있지?”


한참을 고개를 돌려 찾은 에밀리는 점원과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아하니 상당히 많은 것을 구매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말리러 가야겠네”


시겔이 황급히 가서 말린 뒤에야 정신을 차린 에밀리는 팔찌 하나를 골랐고 그제야 가게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여기서 헤어지면 되겠네”


“그래 그래야지”


약간의 아쉬움 같은 것이 남아있는 듯한 얼굴을 한 페오와 작별 인사를 하고는 헤어졌다.


“그럼 우리도 돌아갈까?”


“그래”


시겔과 에밀리는 마차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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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버텨야 한다. 21.02.08 67 0 11쪽
59 죽지 마 21.02.07 67 0 11쪽
58 주인의 의무 21.02.06 61 0 11쪽
57 사건의 행방 21.02.05 62 0 12쪽
56 혼란 속 인연 21.02.04 71 0 12쪽
55 강렬한 끝 21.02.03 67 0 12쪽
54 두 개의 빛 21.02.02 66 0 12쪽
53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21.02.01 70 0 11쪽
52 비밀스러운 제안 21.01.31 65 0 11쪽
51 의외의 선물 21.01.30 72 0 12쪽
50 특이한 선물 21.01.29 67 0 11쪽
» 목걸이 21.01.28 75 0 13쪽
48 우리는 적이다. 21.01.27 74 0 11쪽
47 특별한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21.01.26 77 0 12쪽
46 미끼가 되자 21.01.25 8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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