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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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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71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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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죽지 마

DUMMY

에밀리가 쓴 마법은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고 공포마저 심어주었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자신이 마법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강력한 마법을 준비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 위력일 줄은 몰랐다.


“시겔 한 번 더!”


이 정도 마법을 사용했다면 지킬 법도 했지만, 에밀리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마법을 성공한 것 때문에 흥분하여 더욱 펄펄했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에밀리의 마법밖에 없겠네”


카일처럼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 이상, 자신에게 이 상황을 바꿀 힘이 없었기에 더욱 에밀리의 마법이 간절했다.


“후우~ 다시 한번 더 간다.”


다시 시겔의 몸과 검에는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했고 눈빛도 매서워졌다.


타앗


땅을 박차며 앞으로 나아가 눈앞에 있는 적을 베었고 바로 옆에 있는 적에게 검을 내려쳤다.


하지만 그 이상 나아가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의 역할은 에밀리가 마법을 쓸 수 있게끔만 해주면 됐다.


“뭐해?! 마녀가 마법을 못 쓰게 막으란 말이야!”


하라즈의 말에 움츠려 들어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에밀리를 향해 돌격했지만 시겔이 그걸 내버려 둘 리 없었다.


“하앗!”


접근하려고만 한다면 시겔은 가차 없이 베어버렸고 다시 주춤했다.


“어서 막아!”


아무리 하라즈가 뒤에서 큰소리로 외쳐도 시겔이 앞에서 막고 있는 한 이들은 뚫을 수 없었다.


“시겔!”


에밀리가 준비됐다는 신호를 보내자 시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지고 에밀리는 다시 굵고 붉은빛이 줄기처럼 뻗어 마법진으로 주입되었다.


“막아!”


다시 한번 하라즈가 소리쳤지만 이미 마법진은 붉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했고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불태워라!”


크게 울리는 에밀리의 목소리와 함께 마법진에서 붉은 빛줄기가 사출되어 앞마당을 강타했고 이번에도 강한 풍압이 흙먼지와 함께 밀려왔다.


“다시 한번 봐도 엄청나네”


마법의 강포한 위력은 말을 잃게 했고 이게 정말 사람이 만든 광경이 맞는지 두 눈을 의심하게 했다.


“정말 대단해”


고개가 절로 저어지고 감탄 밖에 안 나오며 에밀리를 경이로운 눈빛으로 보았다.


“불의 마녀...”


험상궂은 얼굴과 하라즈의 은발이 어울려지니 마침 귀신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걸 준비해”


하라즈가 무언가를 준비하라고 하자 뒤에 서 있던 사람은 하얀 가면을 썼음에도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걸 지금 여기서 쓰게 된다면 아군까지 말려들 겁니다.”


“그럼 이대로 불의 마녀에게 굴복하고 물러날 건가?”


“아무리 불의 마녀와 기사가 대단하다고 한들 수는 저희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 분명 저희가 이기게 될 겁니다.”


“그러기도 전에 왕국의 병력이 먼저 도착할 거다. 그리고 이미 사기를 잃어버린 이상 우리에게 승기는 없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하라즈는 맞는 말이었기에 뒤에 서 있던 사람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인 채 그림자가 되어 사라졌다.


“불의 마녀... 반드시 죽여주마”


복수심에 불타는 눈빛은 당장이라도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 같았다.


“시겔 한 번 더!”


“알겠어”


에밀리는 다시 한번 더 마법을 쓸 준비를 했고 시겔은 다시 접근하지 못하게끔 막았다.


사실 막는다는 행위 자체가 이제는 그리 그 의미가 없었다.


이제는 그들은 공격해올 의지 자체가 없었고 눈에는 에밀리에 대한 공포가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었기에 시겔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그들을 응시했다.


쿠웅


“응? 방금 뭐지?”


아직 에밀리가 마법을 쓴 것도 아니었는데 강한 진동이 느껴진 것 같았다.


“착각인가?”


착각이라 하기에는 선명했지만 당장 보이는 것만 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쿠웅


다시 한번 더 들려오는 불길한 진동 그리고 마녀척살단 역시 그 진동을 느낀 것 같았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마녀척살단은 그 진동을 아는 것처럼 불안에 떨고 있었다.


“설...설마 그걸 푼 거야?”


“미쳤어?! 그걸 여기다 풀다니”


“다 죽일 생각인 건가?”


에밀리의 마법을 봤을 때와 같은 수준으로 공포로 물든 그들의 모습을 본 시겔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이 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에밀리!”


황급히 고개를 돌렸고 에밀리 역시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듯 마법의 준비를 멈추고 주위를 경계했다.


“무언가 오고 있어...”


처음에 저택에서 말했던 것과 똑같이 에밀리는 말했다.


“뭐가 오고 있는데?”


“모르겠어 하지만 여기 있는 건 위험해”


이렇게까지 에밀리가 두려워하고 있는 모습을 처음 보았고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 역시 처음 보았다.


“여기서 벗어나자”


시겔은 에밀리의 손을 잡고서 서둘러 이곳에서 벗어나려 했다.




몇 발자국 떼지 않았을 때 뒤쪽에서 큰 굉음이 들려왔고 고개를 돌려 보니 땅속에서 무언가 폭발한 것 같이 토사가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저게 뭐야...?”


토사가 사라지고 모습을 드러낸 하얗고 매끈한 피부, 있는 거라고는 입과 괴기스러운 이빨뿐인 생명체 아니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인 무언가가 있었다.


“웜이다!!!”


“도망쳐!”


“살려줘!”


기이한 생명체의 등장과 함께 모든 마녀척살단이 혼비백산하며 그곳을 벗어나려 했고 그와 동시에 웜은 땅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으아아아악”


웜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커다란 입을 탐욕스럽게 벌린 채 사람들을 집어삼켰고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웜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역시나 사람들이 통째로 집어삼켜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벌어진 처참 하고 잔혹한 살육의 잔치에 시겔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빨리 도망치자!”


에밀리는 그런 시겔의 손을 끌어당겨 뛰었다.


그제야 정신 차린 시겔은 엉거주춤하던 자세를 바로잡고는 뛰었다.


끄아아아악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비명에 시겔은 고개를 돌려 보았고 웜이 비명을 지르듯 소리치고 있었다.


비명을 멈춘 웜은 분명 눈이 없음에도 정확히 시겔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고개를 향하고 있었다.


정확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만 같은 웜의 모습에 시겔은 섬뜩함을 느꼈다.


쿠우우웅


갑자기 웜은 박혀 있던 몸을 땅 위로 노출 시키더니 뱀이 기어가는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로 오고 있어?!”


앞에 사람이 있던 말던 닥치는 대로 삼키며 빠르게 시겔과 에밀리를 쫓아가고 있었다.


“에밀리!”


거의 뒤까지 다가왔을 때 시겔이 몸을 날려 가까스로 삼키는 것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눈도 없으면서 어떻게 시겔과 에밀리의 위치를 아는 것인지 방향을 틀어 다시 오고 있었다.


“불태워라!”


에밀리는 황급히 한 손을 뻗어 마법을 전개했고 작은 마법진에서 불꽃이 나와 웜을 공격했다.


끄아아악


작은 불꽃이었지만 순식간에 웜을 집어삼킬 듯이 커졌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지르며 땅속으로 사라졌다.


“아직 도망친 게 아니야”


주위를 경계하며 에밀리가 말했고 시겔 역시 땅속에서 느껴지는 진동으로 인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둘은 숨죽인 채 웜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먹잇감을 보고 빙빙 도는 짐승처럼 미세한 진동만을 남기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으아악”


주변을 경계하며 다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웜은 뜬금없이 도망치고 있던 마녀척살단을 통째로 삼키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다시 무차별적으로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곳곳에서 죽음의 소리가 울려 퍼지고 비명을 질렀던 사람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 광경에 마녀척살단은 이성을 잃고서 정신 달렸고 웜은 빠르게 뒤쫓아 그들을 집어삼켰다.


“아무래도 저 마수는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아”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시겔은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아?”


“저걸 봐, 저 마수가 습격하는 건 달리는 사람들이고 가만히 있는 사람들은 바로 옆에 있어도 멀쩡하잖아”


시겔의 말대로 웜이 공격하는 것은 도망치는 사람들이었고 공포에 물들어 가만히 있는 사람들은 공격받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해? 우린 여기 가만히 있어야 해?”


“그게 최고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


“왜?”


“아까 주변에 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도 굳이 멀리 있는 우리를 공격하러 왔잖아 그 말은 결국 표적은 우리라는 거야”


“저 마수를 조종하는 거라고?”


“아마도”


“그런데 왜 같은 편까지 공격하는 거야?”

확실히 지금 웜의 모습은 마녀척살단에서 조종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아무래도 완벽하게 조종할 수는 없는 것 같아”


“완벽하게 다룰 수도 없는데 저런 걸 왜 풀어놓은 거야?”


“미쳤거나 아군을 희생해서라도 우리를 죽이고 싶은 거 둘 중 하나겠지”


“내가 보기에는 둘 다 같은데”


대답은 안 했지만 시겔도 동의하고 있었다.


“어쨌든 저 마수로부터 살려면 도망치거나 싸워서 이겨야겠네”


에밀리는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는 지금 해야 할 일을 정하려 했다.


“그래야겠지 하지만 이겨서 싸울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데”


“그렇다고 도망치면 우리가 죽을 때까지 쫓아오겠지”


마수라는 것은 말로 듣거나 글로 보기만 했을 뿐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저런 마수가 있다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 상태에서 이 둘이 이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해”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것인지 시겔이 비장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희생해서 날 도망치게 할 생각이라면 그만둬”


그 방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하기도 전에 에밀리는 그것을 꿰뚫어 보고는 막아버렸고 시겔은 자신의 생각이 간파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번만 더 그딴 말도 안 되는 거 말하면 죽을 줄 알아”


평소라면 에밀리의 협박이 무서워했겠지만 상황이 이래서인지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그럼 싸워야겠네”


거의 자포자기 하듯이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내 마법을 저 마수에게 쓴다면 쓰러뜨릴 수 있을 거야”


“벌써 두 번이나 그런 큰 마법을 썼는데 또 쓸 수 있겠어?”


“문제없어”


자신은 마력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은 잘할 줄 몰랐기에 에밀리의 마력량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분명 평범 그 이상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좋아 그럼 내가 시간을 벌어야 하나?”


“그래 줄 수 있겠어?”


“주인이 명령만 내린다면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해야지”


시겔의 말에 에밀리는 미소 지었다.


“좋아 그러면 내가 마법을 쓸 수 있게끔 시간을 벌어줘”


“알겠어”


“잠깐”


검을 뽑고서 시겔이 앞으로 뛰어가려는 순간 에밀리가 세웠다.


“죽지 마”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에밀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시겔은 한번 웃어주고는 다시 뒤돌아서서 웜을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마 절대 안 죽을 거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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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배웅 21.02.10 62 0 12쪽
61 둘 중 하나는 끝이 난다. 21.02.09 65 0 13쪽
60 버텨야 한다. 21.02.08 67 0 11쪽
» 죽지 마 21.02.07 68 0 11쪽
58 주인의 의무 21.02.06 61 0 11쪽
57 사건의 행방 21.02.05 63 0 12쪽
56 혼란 속 인연 21.02.04 71 0 12쪽
55 강렬한 끝 21.02.03 67 0 12쪽
54 두 개의 빛 21.02.02 66 0 12쪽
53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21.02.01 70 0 11쪽
52 비밀스러운 제안 21.01.31 65 0 11쪽
51 의외의 선물 21.01.30 72 0 12쪽
50 특이한 선물 21.01.29 67 0 11쪽
49 목걸이 21.01.28 75 0 13쪽
48 우리는 적이다. 21.01.27 74 0 11쪽
47 특별한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21.01.26 77 0 12쪽
46 미끼가 되자 21.01.25 8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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