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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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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77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01 18:00
조회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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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DUMMY

“그러면 나중에 다시 연락하도록 하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페오가 애딘을 데리고 사라지고 나서 촛불 뒤의 여자는 아무도 듣지 않을 작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다녀왔습니다.”


“수고했어”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요?”


“아니 그냥 웃겨서”


“뭐가 말입니까?”


“고상한 척하는 놈들이 결국에는 우리랑 다를 바 없는 추잡스러운 놈들이라는 거”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페오는 고개를 갸우뚱했고 그걸 보며 여자는 다시 미소 지었다.


“그나저나 저 기사를 믿어도 되겠습니까?”


“응 믿어도 돼”


“친위대 소속 기사인데 함정을 파놓은 거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걱정하지 마 그럴 일 없을 테니까”


“어떻게 확신하는 겁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여자가 앞으로 걸어 나오자 촛불이 흔들렸고 은발을 비추는 불빛이 일렁였다.


얼음같이 차가운 푸른 눈동자로 페오를 쳐다보았고 둘의 푸른 눈동자를 서로를 마주쳤고 여자는 입꼬리를 올렸다.


“이미 기사로서의 신념이나 자긍심을 버린 놈이 함정 같은 것을 파놓을 리 없지”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에 담긴 것은 희열이었다.


“그렇다면 저희는 이용당하는 거네요.”


“그래도 상관없어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용하게 될 테니까”


여자는 손을 뻗어 페오의 볼을 어루만졌다.


“이제 우리의 고통을 끝낼 때가 온 거야”


페오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푸른 눈동자로 여자를 바라만 보았다.


“이제 슬슬 그 마지막을 준비해볼까?”


한순간 푸른 눈동자가 번쩍였고 은발이 흔들거렸다.







“재미겠다.”


“뭐가?”


“검술 대회”


“넌 구경만 하는 거잖아?”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시겔이었지만 기대감이나 흥미가 가득 차오른 얼굴을 하며 에밀리는 약간은 흥분해 있었다.


“너 무조건 우승해”


“대단한 사람들이 많이 나올 텐데 내가 우승 할 수 있겠어?”


“너 정도면 충분히 잘하는 것 같은데? 그리고 마녀의 기사인데 당연히 우승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


에밀리는 자신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 마냥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러니까 네가 반드시 우승해야 해”


“노력은 해볼게”


분명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면 자신이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할 때까지 괴롭힐 것이 뻔했기에 시겔은 애매하게 대답하며 빠져나갔다.


“그 사람도 나올까?”


“누구?”


“네 검술 선생”


“아마 안 나오지 않을까?”


“어떻게 알아?”


“카일이 나오면 우승 확정이니까”


“네가 이기면 되잖아”


“절대 못 이겨”


시겔은 단호하게 확신하듯이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카일만큼은 죽어다 깨어나도 못 이겨”


한껏 검술에 대해서 자신감이 붙기는 했지만 안되는 것은 안 되는 거였다.


“정말로 안 나오겠지?”


“아마도 그럴 거야”


카일에 대하여 절대적인 존재처럼 말하자 에밀리는 그제야 이해한 듯 대회에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나올까?”


“누구?”


“저번에 외출했을 때, 네가 만났던 그 사람”


“페오?”


“응”


마녀척살단인 페오가 왕궁에서 주최하는 검술 대회에 참가한다...


정말이지 안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만일 페오가 나온다면 엄청난 강적이 될 것이었기에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생각해보면 참가할 리 없었다.


“그러게, 참가하면 재미있겠네”


이렇게 말하고는 있었지만 페오가 절대 참가할 리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그 사람 실력 어때?”


“글쎄 잘 모르겠는데?”


“싸워봤잖아”


“응?”


페오의 정체가 저택에 침입했었던 마녀척살단 임을 알고 있었던 것 같은 에밀리의 질문에 절로 긴장했다.


“하녀들이 말해주더라 뒷골목에서 흑발 남자하고 은발 남자하고 서로 죽일 듯이 싸웠다고”


당시에 누군가 경비대를 불러오기는 했지만, 주변에 그 장면을 봤을 만한 사람은 없었을 텐데 언제 그런 소문이 퍼진 것인지...


“그거 너하고 그 사람 맞지?”


이렇게 되며 더 이상의 발뺌은 소용없었다.


“맞아, 나야”


“그래서 그 사람 실력은 어땠어?”


“그전에 내가 왜 그 사람하고 싸웠는지는 안 물어봐?”


“뭔가 이유가 있었으니까 네가 검을 든 거 아니겠어? 난 그런 거 관심 없어”


목소리에서부터 관심 없다는 듯이 대충 흘려 넘기고 있었고 오직 페오의 실력에 대해서만 관심 있어 했다.


“나하고 비등한 것 같은데”


페오의 실력이 대단하기는 했지만, 호각을 다투었으니 비슷하기는 하겠지


“흐음~”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시겔의 대답을 들은 에밀리는 무언가를 고심하는 듯 보였다.


“무슨 생각해?”


“어떻게 그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까에 대한 생각”


“꼭 그 사람이 아니어도 강한 사람이 많을 텐데 왜 그 사람만 생각해?”


“너의 검술 선생이 참가하지 않는 이상 네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인데 너랑 대등한 사람이면 당연히 경계해야지”


“내가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아무래도 에밀리는 내 실력에 대해서 과대평가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 네가 꼭 우승할 거야”


처음에는 우승하라는 명령조에서 이제는 아예 확신하는 모습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내가 우승할 거라는 그 말도 안 되는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넌 내가 선택한 기사이니까”


“내가 옆에 있었으니까 당연히 날 선택한 거 아니야?”


“아니지, 네가 그만큼의 실력이 없었다면 난 널 선택하지 않았을 거야”


나를 도발하기 위한 말인 것인지 칭찬하기 위한 말인지 헷갈렸다.


“어쨌든 넌 강해 그러니까 강력한 우승 후보야”


밑도 끝도 없이 단정 지어 버리니 반대로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네가 이기려면 그 사람이 문제인데 어떻게 이길 방법 없을까?”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이기는 방법밖에 더 있겠어?”


“그건 나도 알지만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 해도 약점은 있을 거 아니야? 난 그 약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거야”


자신이 대회에 참가라도 하는 것처럼 에밀리는 시겔보다도 진지한 태도로 임했다.


“그 사람 뭔가 특이한 점 없었어?”


“어떤 특이한 점?”


“뭔가 습관 같은 거라던가 싫어하는 것 같은 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정정당당하게 검을 겨루는 대회의 취지가 변질하고 있었다.


“그런 건 모르겠어.”


“역시 그 잠깐 사이에 뭔가 알아내는 건 힘들 건가”


“에밀리”


“응?”


이대로 놔두면 어떤 엉뚱한 짓을 저지를지 모르기에 이쯤에서 멈추게 할 필요가 있었다.


“내가 나가려는 대회가 뭐지 알지?”


“검술 대회잖아”


“맞아 정정당당하게 검 대 검으로 맞붙는 검술 대회지”


“그게 뭐?”


“근데 네가 하는 것은 대회의 취지와 반대돼”


시겔이 훈계하듯이 말하는 것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에밀리는 입술을 내밀었다.


“난 네가 꼭 이겼으면 해서 그런 거야”


에밀리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이기는 것을 바라고는 있지만 불안한 것 또한 사실이겠지 그래도 순순하게 실력대로 붙지 않으면 의미는 없었다.


“걱정하지 마 네가 그런 짓 안 해도 반드시 승리해서 너에게 그 영광을 받칠 테니까”


어울리지 않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역시 익숙하지 않았기에 어색했다.


“정말로?”


“그래, 정말로”


하지만 이 어색한 모습은 에밀리를 달래기에는 충분했던 모양이었다.


“만약 우승하지 못하면 불태워 버릴 거야”


장난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게끔 에밀리는 웃으며 보란 듯이 한 손에 불꽃을 만들었다.


“어... 알겠어...”


당황한 시겔은 말을 더듬었고 에밀리는 그 모습이 웃긴 것인지 배까지 잡으며 폭소했다.


“좋아 그러면 훈련 하러 가볼까?”


“훈련?”


“그래 검술 대회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지금보다 실력을 높여야지”


열정이 가득한 에밀리의 목소리와 눈빛은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자 가자!”


시겔의 손을 잡고서 막무가내로 밖으로 끌고 갔다.


“잠깐만 훈련은 내가 알아서 할게!”


“안돼 대회에 맞추려면 너 혼자서 안돼!”


에밀리의 힘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강압적인 이끌림에 시겔은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어서 검을 들어 봐”


“하아”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마지못해 시겔은 검을 뽑아 들었다.


“이제 내가 마법을 쓸 거니까 그걸 피해서 한 번 접근해봐”


“너무 위험하지 않아?”


“걱정하지 마 살살 해줄 테니까”


에밀리가 위험하다는 의미였지만 반대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럼 간다!”


시작과 동시에 에밀리는 양손에 불덩이 두 개를 만들어 날렸다.


“피해!”


시겔이 자신의 마법을 피하지 않자 에밀리는 소리쳤다.




그다지 위력이 강한 마법은 아니었기에 큰 폭발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시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시겔!”


놀란 에밀리가 시겔이 서 있던 곳으로 뛰어갔다.


“어?”


폭발이 걷히고 모습을 드러낸 시겔의 모습은 멀쩡했다.


“왜 그래?”


에밀리는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서 있는 시겔의 모습에 안심하면서도 당황했다.


“괜찮아?”


“어 괜찮아”


“내 마법 맞은 거 아니었어?”


“안 맞았어.”


“분명히 폭발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멀쩡한 거야?”


“베어버렸으니까”


“베었다고? 마법을?”


“어”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에밀리와 그와 상반된 평온한 표정을 짓는 시겔


“정말로 마법을 벴다고?”


“어”


“말도 안 돼”


“왜 그래?”


“넌 마법을 고기 썰듯이 검으로 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못 해?”


“못 해!”


에밀리가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시겔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마법에는 물리적인 타격은 가할 수 없어! 무슨 말인지 알아?”


“검으로는 마법을 벨 수 없다?”


“그래!”


정답을 맞혔음에도 어쩐지 에밀리는 분개하는 것만 같았다.


“근데 넌 검으로 마법을 그것도 내 마법을 벴잖아!”


“어... 그런데?”


“그게 정상이냐고?!”


“아닌가?”


“아니라고!”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겔이 에밀리에게 혼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잘 들어 마법을 상쇄시킬 수 있는 것은 마력을 가지고 있는 공격 즉 마법밖에 없어”


“그러니까 마력으로 공격하면 된다는 거네?”


“그래”


“그러면 나 마법을 벤 거 맞는 것 같은데?”


“내 말 이해 못 했어?”


“봐봐”


시겔은 검을 들고 자세를 잡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르더니 몸에서 푸른 빛을 나더니 검신에서도 푸른 빛이 나기 시작했다.


“어때?”


에밀리는 잠시 잊고 있었다.


시겔이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지


“세상에...”


검의 날에 마력을 가늘고 날카롭게 둘러 검 자체를 하나의 마법처럼 사용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마법을 벨 수 있었다.


“이거면 충분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


“그래 이거면 네가 베지 못할 것은 없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화를 내는 것 같은 에밀리는 이제는 흥분하여 어찌할 줄 몰라 했다.


“내가 베지 못하는 것은 없다고?”


“그래! 이렇게 마력만 검에 두른다면 어떤 것이든 벨 수 있어!”


목이 아프지는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격앙된 목소리로 에밀리는 앞마당 전체 울렸고 이따금 저택에서 하녀들이 무슨 일이라도 난 건가 싶어 창밖을 보기도 했다.


“에밀리 목소리 좀 줄여”


너무 흥분한 에밀리를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했기만 쉽지 않았고 한참 동안 이 상태가 지속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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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주인의 의무 21.02.06 62 0 11쪽
57 사건의 행방 21.02.05 64 0 12쪽
56 혼란 속 인연 21.02.04 71 0 12쪽
55 강렬한 끝 21.02.03 68 0 12쪽
54 두 개의 빛 21.02.02 67 0 12쪽
»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21.02.01 71 0 11쪽
52 비밀스러운 제안 21.01.31 65 0 11쪽
51 의외의 선물 21.01.30 72 0 12쪽
50 특이한 선물 21.01.29 6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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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우리는 적이다. 21.01.27 75 0 11쪽
47 특별한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21.01.26 77 0 12쪽
46 미끼가 되자 21.01.25 8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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