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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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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66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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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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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버텨야 한다.

DUMMY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마수이다 보니 접근은 신중하게 했다.


징그러운 매끈한 피부 결이 보일 정도로 접근했지만 아직 마수는 시겔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후우~ 그럼 어떻게 하지?”


접근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거대한 몸뚱이는 가까이서 보니 더 위압감이 넘쳤고 검으로 한 두 번 벤다고 해서 쓰러질 것 같이 보이지도 않았다.


“애초에 쓰러뜨리는 건 에밀리가 할 일이지만”


슬쩍 에밀리 쪽을 바라보았다.


에밀리는 눈을 감은 채 마법을 시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눈을 감고 있는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만큼 시겔이 자신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끼아아아악


비명 같은 날카로운 울음소리에 마수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귀가 찢어지는 것 같은 울음소리에 시겔은 얼굴을 찡그리며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귀 떨어지는 줄 알았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앞을 봤을 때 시겔은 놀라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언제 온 것인지 침을 흘리는 입을 들이민 마수가 바로 코앞에 있었다.


숨을 참고 있었지만,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뛰었다.


천천히 손을 검의 손잡이로 옮겨가 언제든지 뽑을 수 있게끔 했지만, 마수는 없는 눈으로 시겔을 바라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허어 허어”


마수가 멀어지고 나서야 시겔은 참고 있던 숨을 내뱉고 거칠게 호흡했다.


한순간이었지만 공포로 휩싸여 죽는 것이 아닐까 싶었고 자신이 살아있음이 실감 나지 않았다.


“마수는 어디 갔지?”


황급히 마수를 찾아보았지만, 그 큰 덩치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땅속으로 들어간 건가?”


먼지가 되어 사라진 것이 아닌 이상 그것 말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스르릉


시겔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일단 검을 뽑아 들었고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마수의 위치를 파악하려 애썼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자 시겔은 한쪽 무릎을 꿇고 한 손을 펼쳐 땅바닥을 짚은 채 눈을 감았다.


이번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니 미세하지만, 진동이 느껴졌다.


“어디냐... 어디로 가고 있는 거냐...”


방심하면 놓쳐버릴 것 같은 미세한 진동은 잠깐 멈추었다가 돌연 크게 요동치며 어디론가 빠르게 향했다.


“이 방향은...?!”


눈을 뜬 시겔은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고 그곳에는 얼핏 봐도 거대한 마력을 품은 에밀리가 있었다.


“에밀리!”


크게 소리쳤지만, 집중을 하고 있어서인지 멀리 떨어져 있어서인지 에밀리는 눈을 감은 채 뜨지 않았다.


“이런 제길!”


황급히 시겔이 진동을 쫓아갔지만 그러기에는 자신의 속도로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대로는 안돼!”


시겔은 쫓아가기를 그만두고는 제일 가까이에 있는 나무로 달려가 납도한 뒤 검집 채로 나무 기둥을 두들겼다.


“이쪽이다!”


최대한 큰 소리를 내며 마수의 시선을 끌려 애썼고 그 노력에 반응하듯 멀어지던 진동은 다시 가까워졌다.


“온다.”


긴박한 상황이었기에 한 행동이었지만 막상 마수가 방향을 틀어서 자신에게 그것도 맹렬하게 다가오니 두려워졌다.


“어떻게 해야지?”


생각지도 못한 생각 갑자기 맞닥뜨리게 되니 당황한 시겔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새하얀 상태였고 땅을 울리는 진동은 금방이라도 마수가 뛰어나올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타앗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보다 본능이 먼저 위험을 감지하며 시겔은 몸을 날렸고 그와 동시에 나무를 통째로 집어삼키며 마수가 솟구쳐 올랐다.


끼아아아악


나무가 맛이 없기라도 한 것인지 마수는 괴성을 질렀다.


그 괴성에 시겔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검을 뽑고서 마수를 겨누었다.


“하앗!”


마수가 무언가 하기 시작하면 그대로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시겔은 빠르게 공격을 감행했다.


끼아아아악


의외로 마수의 몸에 흠집을 내는 것은 쉬웠고 제대로 먹혀든 것인지 고통스러워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마수는 금방 고통에서 회복하고는 입을 탐욕스럽게 벌리고는 낙하하듯이 입을 시겔을 향해 내리꽂았다.


다행히 시겔은 반사적으로 움직여 피했고 땅에 처박은 머리를 들어 올린 입에는 땅에 난 구멍과 똑같은 크기의 흙덩이가 있었다.


파삭


사과를 씹어먹듯이 입안 가득 채워져 있던 흙덩이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정말 무식한 놈이네”


행동 하나하나가 무식하고 단순했지만, 위력만큼은 거대한 몸뚱이에 어울렸다.


어쨌든 이런 자잘한 공격으로는 저 녀석의 화만 돋울 뿐이라는 사실은 잘 알 수 있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강력한 한 방이었고 그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에밀리는 아직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말이 없었다.


“역시 세 번은 좀 힘든 건가?”


아무렇지 않아 보이기는 했으나 그런 엄청난 위력의 마법을 두 번 연달아 사용했으니 마력 소모가 엄청났을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에밀리에게 기대야 한다는 것은 미안한 일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앗!”


지금 자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시선을 끌고 시간을 버는 것뿐이었기에 다소 무모해 보이더라도 계속해서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


마수의 피부는 생긴 거와는 다르게 연했기에 상처를 내기 쉬웠지만, 초록 액체를 내뿜으며 괴로워만 할 뿐 그다지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이 괴기한 마수에게서 가장 위협적인 부분은 흉포하게 크기만 큰 입이고 그것만 경계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이런 무식한 공격이 어디 있어?!”


베어진 나무가 쓰러지듯이 몸을 자유낙하 시켜버리는 무식의 끝을 보여주는 공격은 거대한 몸뚱이가 지면을 강타하는 만큼 위협적이었고 피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또 온다!”




이런 물리적인 공격은 분명 자신에게도 그 충격이 있을 텐데 그런 게 느껴지지 않기라도 하는 것인지 계속해서 공격해 왔다.


“으아악!”


시겔이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하더라도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망설임 없이 몸을 사정없이 낙하시켰다.


“하아 제길”


피하는 것에 급급했기에 반격이라는 것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고 온 몸을 던져 피해야 했기에 체력적인 소모도 심했다.


“에밀리는 아직 멀었나?”


고개를 돌려 슬쩍 보니 에밀리는 아직 눈을 감고 있는 상태였다.


“이대로는 내가 먼저 당하겠어.”


이 마수는 무식하게 큰 덩치만큼이나 무식한 공격을 계속해도 지치지 않는 무식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 소모전으로는 절대 가망이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저 공격만이라도 막아야겠어.”


잠깐 생긴 틈을 타서 시겔은 몸에 푸른 빛을 둘렀다.




다시 지면을 강타한 몸뚱이와 지면에 잔류한 진동 그리고 매끈한 몸뚱이에 올라타서 푸른빛을 내는 시겔


“이제 내 차례다.”


카일 만큼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빠른 속도로 새하얀 몸뚱이를 초록빛으로 물들였다.


끄아아아악


당연히 자기 몸이 베어지는 데 마수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고, 발작하듯이 몸부림쳤다.


하지만 시겔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균형을 잡으며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으악!”


마수는 크게 한번 몸을 튕겼고 이번에는 시겔도 버티지 못하고 튕겨 나갔고 가볍게 땅에 착지했다.


“이제 된 건가?”


이걸로 해치웠다는 어쭙잖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도망이라도 친다면 그건 그거대로 성공이었다.


끄아아아악


하지만 시겔의 행동은 오히려 마수를 더 자극한 듯했고 또다시 그 무식한 공격 세례를 받아야 하나 싶었지만, 갑자기 땅속으로 숨었다.


“설마 에밀리 쪽으로 가려 하지는 않겠지?”


걱정과는 다르게 다행히도 마수는 시겔의 주위를 맴도는 듯한 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관심은 나에게 고정하는 것은 성공한 것 같은데 이것 또 어떻게 피해야 하는 거지?”


오직 진동으로 공격해 오는 타이밍을 알아야 했기에 여간 까다로운 공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시겔은 아까 했었던 것처럼 한쪽 무릎을 꿇고 한 손을 펼쳐 땅에 손바닥을 갖다 대고는 눈을 감았다.


미세하지만 마수가 일으키는 진동이 손을 통해서 확연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자 와라”


비록 땅속에 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진동이 머릿속에 마수의 움직임을 그려주었다.


“온다.”


마수는 이제야 결심한 듯 빠르게 지면 위로 올라오려 하고 있었다.


시겔은 눈을 뜨고는 그 자리에서 벗어났고 마수가 솟구쳐 올랐다.


“뭐야?!”


마수가 올라오면 바로 베어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눈앞의 놀라운 광경에 그러지 못했다.


가열이라도 된 것같이 새하얗던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 모습은 훨씬 더 괴기스러웠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더 흉포해진 것만 같았고 더 신기한 것은 시겔이 죽을힘을 다해 냈던 상처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회복력이 대단하네”


마수에게 있어 그리 큰 상처는 아니었다 할지라도 꽤 많은 상처를 냈었는데 그게 한순간에 다 사라졌다는 사실이 허탈감마저 들게 했다.


타앗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이 바뀌지는 않았기에 시겔은 땅을 박차며 마수에게 빠르게 접근했다.


끄아아아악


“으...”


검을 휘두르기 직전 마수는 귀에서 피가 날 것만 같은 괴성을 질러댔고 시겔은 두 손으로 귀를 막은 채 뒷걸음질 쳤다.


끄아아아악


정신이라도 잃게 할 생각인지 마수의 울음소리는 더욱 날카롭게 귀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왔다.


시겔은 얼굴을 심하게 일그러뜨렸고 간신히 정신줄을 붙잡으며 서 있었다.


콰앙


소리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 기습적으로 마수가 시겔을 집어삼킬 듯이 덮쳐왔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시겔은 발 빠르게 피했다.


“이제 소리 지르는 건 끝났나?”


상처가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었었기에 그 어떠한 공격보다도 힘들었다.


“받은 것이 있으니 다시 돌려주마”


검을 꽉 부여잡고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마수는 갑자기 땅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뭐지?”


아무것도 한 게 없었는데 도망치듯이 숨어버리는 모습에 시겔은 당황하여 그 자리에 잠깐 얼어붙어 있었다.


“또 온다.”


진동을 느끼기 위해 손을 땅에 짚은 것도 아니었는데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이건 뭔가 이상한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격렬한 진동이 느껴졌다.


콰앙


시겔이 재빠르게 몸을 움직였음에도 아슬아슬할 정도로 빠르게 마수가 솟구쳐 나왔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날개가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최정점에 다다른 후 추락하고 있었고 단순히 추락하는 것이 아닌 입을 크게 벌리며 정확히 시겔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으악!”


그대로 입부터 떨어진 마수는 큰 굉음을 내었고 그대로 바로 땅속으로 들어갔고 조금만 늦게 피했더라면 시겔은 마수와 함께 저 깜깜한 땅속으로 끌려갈 뻔했다.


“뭐야 이 공격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몸놀림과 속도에 놀랐지만 그러고 있을 시간도 없이 다시 격렬한 진동이 다가오고 있었다.


콰앙


아까 전처럼 마수가 다시 엄청난 양의 토사와 함께 솟구쳐 올랐고 그걸 피한 시겔은 바로 고개를 들어 올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마수는 흉포한 입을 크게 벌리고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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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텨야 한다. 21.02.08 67 0 11쪽
59 죽지 마 21.02.07 67 0 11쪽
58 주인의 의무 21.02.06 61 0 11쪽
57 사건의 행방 21.02.05 61 0 12쪽
56 혼란 속 인연 21.02.04 71 0 12쪽
55 강렬한 끝 21.02.03 67 0 12쪽
54 두 개의 빛 21.02.02 66 0 12쪽
53 어떤 것이든 벨 수 있는 검 21.02.01 70 0 11쪽
52 비밀스러운 제안 21.01.31 65 0 11쪽
51 의외의 선물 21.01.30 7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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