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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흔비설 님의 서재입니다.

안녕! 나의 늦은 첫사랑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채흔비설
작품등록일 :
2020.07.16 20:24
최근연재일 :
2020.09.06 17:13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0,859
추천수 :
643
글자수 :
695,967

작성
20.08.22 13:02
조회
70
추천
4
글자
11쪽

97화 – 행운의 영화표.

DUMMY

“농담이다. 어. 부담스럽게 다들 왜 그렇게 쳐다봐? 양소혜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잖아. 지금 우리 레스토랑 공사하는데 도와주고 있거든. 워낙 실력가라서 내가 스카웃 했다. 그러다 보니 오늘 같이 오게 된 거고. 이제 됐냐? 궁금증 풀렸어?”


“그 정도야? 동우 너. 일에 대해서는 꽤 까다롭잖아. 그런 네가 인정할 정도면 소혜씨 솜씨 대단한가 보네.”


명주가 의외의 눈으로 바라보자 쑥스러운지 손사래를 치는 소혜.


“그 정도는 아니에요.”


“아니긴. 나이에 비해서 실력이 대단해 프랑스에선 이미 유명인사라던데.”


은수도 소혜를 추켜세워준다.


그러자 지숙도 한 몫 거든다.


“그럼요. 그리고 소혜 언니는 이미 대학 때부터 유명했는걸요. 외모로.”


“그렇구나. 어쩐지 연예인 보는 줄 알았다.”


민혁이 명주 눈치를 슬 보면서 자신도 소혜를 살짝쿵 띄워준다.


(‘어머. 모두 왜 이러지? 혹시 다들 내가 불쌍해 보여서 이러는 건가? 휴. 그래도 이런 날 싫은 티 내면 안 되겠지. 괜히 나 때문에 좋은 분위기 망치면. 그래. 그냥 웃자. 다 내 생각해서 마음 쓰는 거니까.’)


은수는 분위기 더 띄우고 싶어 동우까지 들먹인다.


“동우. 너 돈 좀 썼겠다. 하긴 네 식당 유명한 곳인데. 실력파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당연히 써야겠지. 참 복 받았네. 어떻게 딱 맞춰 그 먼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와서는 널 만나 돕기까지. 역시 쟤는 전생에 나라 여러 번 구했을 것 같다니까. 모든 복 몰빵 한 것 같아 괜스레 질투난다”


“어째 나보다 소혜가 더 관심받는 것 같은데. 진짜 질투 나게. 나 소심한 거 알지 내게도 관심 좀 가져줘.”


“아. 그러고 보니. 명주 쌤이랑 은수 쌤이 늘 말씀하시던 그분이 이분이시구나. 그럼 그 유명한 우리 대학의 전설 같은 선배님들, 그 절친 사총사 다 모이신 거네요. 와. 이런 영광이. 그런데 진짜 대단하시다. 20년 다 되어 가는데 우정 변함없이 지켜나가고 있다니 정말 전설일 만도 하네요.”


“전설까지야. 참 지숙쌤~ 이 친구 이상형이 딱 지숙쌤이거든.”


“네? 이상형이 저라고요? 저런 분이?”


“정은수 너.”


“맞잖아. 새삼 놀래는 척하기는. 성격 외모 거의 싱크로율 99.99999% 일치해. 서로 몇 번 만날 뻔했는데 인연이 안 돼서인지. 암튼 나중에 관심 있으면 얘기해.”


은수가 장난치듯 말을 건네자 지숙은 의외로 정색을 한다.


“어. 저는 아닌데? 보기보다 눈이 아주 높아요. 순수한 대학생 때부터 신우 오빠만 봐 와서. 그리고 나이 차이, 많이 나서 그것도 좀. 제가 철이 없어서인지 비슷한 또래가 좋거든요. 죄송. 단번에 거절해서. 원래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사람이라. 이해해주실 거죠?”


“와. 심장 쓰려. 나 또 이렇게 의문의 패를 당하는 거야? 이신우 좋겠네. 모든 여인이 다 널 좋아해서.”


“어. 정말 제가 원하는 바는 아니니 오해나, 상처받지 마세요.”


신우가 괜히 눈치 보여 눈을 마주치지 못하니 동우가 안심시키듯 웃으며 받아준다.


“상처 이미 받았어. 그래도 성격은 쿨해서 참 마음에 드네요. 당연히 그래야죠. 마음에도 없으면서 질질 끄는 것 보다. 저도 저 싫어하는 사람 억지로 만나는 거 안 좋아하는데. 그런데 친구 하기는 딱 좋은 성격인 것 같아 욕심은 나네요.”


“그러면야. 그건 받아줄 수 있어요. 저도 그 레스토랑 자주 가는 나름 단골인데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친구 하면 서비스 잘해 주실 거잖아요. 그쵸? 후식이라도. 음식은 정말 환상적이라 차마 거부 못 하겠거든요.”


옆에 있던 소혜는 처음엔 분위기가 지숙과 동우를 엮으려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살짝 질투심 같은 것이 스멀스멀 올라오다가 그녀가 단칼에 거절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로 바꾸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져갔다.


(‘어머. 내가 왜 이러지? 이상한 기분이 막 들고 그럴까? 질투심? 아냐. 절대 그건 아냐. 하지만. 정말 잠시였지만 지숙이 막 얄미워질 뻔했긴 했어. 헉. 이건 질투 맞는 거 같은데. 내가 동우 아저씨를? 말도 안 돼.’)


자신도 모르게 붉어져 가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식히다가 순간 동우를 튕긴 것이 생각나 괘씸해서 한마디 한다.


“지숙이 너도. 참. 동우 아저씨 너보다 눈 더 높거든. 감히 누굴 튕겨.”


“언니?”


“됐고. 그래. 너 말대로 그냥 식당 이용만 잘해. 아저씨 주변에 팬들 많으니까 까딱하면 따가운 시선 한 몸에 다 받을 수 있어.”


“와. 그사이 정들었나? 여기 우동우 팬 한 사람 더 늘었네.”


명주가 장난치듯 말을 건네자 소혜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그러더니 얼른 분위기 바꾸려 말을 돌린다.


“정말. 그동안 말로만 들었는데. 동우 아저씨가 친구분들 우정을 왜 그렇게 지키고 싶어하셨는지 알 것 같네요. 비록 오래 함께 하진 않았지만, 그 느낌들이 너무나 와 닿네요. 부러워요.”


그 말에 신우도 완전 동감이라는 표정으로 웃음을 보인다.


“이 정도는 시작도 아니야. 함께 더 있으면 완전 푹 빠져들걸. 나 역시도 얼마나 부러웠는데. 정말 친구 되고픈 마음이 간절해질 정도였어.”


“그랬어?”


처음 듣는 그 말에 살짝 놀란듯한 은수다.


“그럼요. 하지만 전 소혜가 있으니까 비록 두 사람이지만 사총사 못지않은 우정이라 그래도 한편으론 든든하고 덜 부럽네요.”


뜻밖의 신우 말에 소혜도 살짝 놀라는데 그러면서 그의 말이 고마워 감동받았는지 조금은 울컥해졌다.


“그럼. 신우 네 말대로 우리 우정도 절대 뒤처지지 않지. 그리고 너도 세 사람 몫은 하잖아.

때론 여자친구처럼, 또 오빠처럼. 남 부럽지 않게 말이야.”


“그래서 너도 그 우정, 절대 포기 못 한다고 한 거구나.”

동우도 소혜를 거들어 한마디 해준다.


“어라. 이거 분위기 완전 좋은데. 그럼 다 화해 한 거다. 마음 다 풀린 거야. 이젠 눈치 안 봐도 되는 거 맞지? 신랑아 우리 이제 신경 안 써도 되겠다.”


명주와 민혁은 자신들도 그동안 마음 고생한 것이 떠올랐는지 땅이 꺼져라 안도의 한숨을 그게 내리 쉬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숙이 미소 짓는다.


“또 무슨 깊은 사연들이 있었나 보네요. 제가 아는 척하면 절대 안 되는. 눈 딱 감아야 하는 거 맞죠.”


민혁은 기분이 좋아져 와인 잔을 들어 올린다.


“휴. 다행이다. 우리 우정 금가면 어쩌나 진짜 조마조마했는데. 그래. 다들 기분 좋게 건배 한번 하자. 은수와 신우의 10년 만에 제대로 된 만남을 축하하며 또 이렇게 서로들 인연이 된 것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신우의 생일을 축하하며 건배하자.”


명주도 같이 분위기 띄운다.


“그래. 언제 또 이런 기분 좋은 날 올 줄 알고. 다들 얼른 잔 들어. 오늘 마음껏 즐겨보자.”


모두 와인을 잔에 채우고 기분 좋게 웃으며 건배를 한다.


그동안 쌓인 것들을 다 날려버리듯.



#


며칠 뒤.


토요일 아침.


신우와 은수는 조조 영화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 극장에 도착했다.



주말이기도 하고 날씨가 따뜻해져서인지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은수는 매점에서 음료수와 팝콘을 사고 신우가 영화표를 사려고 매표소로 갔다가 표를 사고 돌아서는 그가 갑자기 미소를 짓더니 지갑에서 뭔가를 꺼낸다.

그러자 은수가 다가가서는 궁금해서 묻는다.


“갑자기 왜 웃어? 좋은 일이라도 생긴 거야? 그건 또 뭐니? 옛날 영화표인 것 같은데?”


“아주 소중한 영화표죠.”


그러면서 지금 사 온 표와 같이 은수에게 내민다.


“이거 11년 전 표인데요. 봐요. 오늘 산 표와 상영관이랑 좌석이 똑같아요. 물론 이 극장이고요. 신기하죠?”


“진짜 그렇네. 와. 정말 신기하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좋아할 일이니?”


“네. 굉장히 의미가 있는 거라서요.”


“의미가 있다니?”


“사실 이 옛날 극장표가 바로 11년 전. 처음으로 당신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보물이거든요. 우리 동네로 이사 오기 전, 카페에서, 학교에서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우릴 만나게 해준 고마운 표라고요. 그땐 당신이 내 앞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어?”


“그날 같은 영화를 보면서 우리 처음 만난 거였거든요.”


“그래?”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늘 프랑스로 떠났다가 10년 만에 한국 와서 처음으로 우리 함께 영화 보러 왔는데 비록 같은 날짜, 같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우연히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잖아요. 안 그래도 세상에 기적이 있다면 이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해 달라고 혹시나 그럴 수 있을까 하고 늘 행운의 부적처럼 가지고 다녔던 건데.”


은수는 그 말에 뭔가 생각이 나는지 골똘히 생각하다가 이상하다며 고개를 흔든다.


“언제? 그때가 언제였어? 내가 기억하는 건. 카페에서 처음 만난 날. 그날 아침에 영화관에서 널 본 거였는데. 그리고 그땐 내가 앞자리가 아니라 같은 줄 끝에 앉아 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건 두 번째였어요.”


“뭐? 그럼 너도 그때 나 봤었구나?”


“그럼요. 영화는 안 보고 내내 저만 관찰하고 있던데요?”


(‘아이C. 창피하게 눈치채고 있었구나. 하긴. 잠깐도 아니고 계속 대놓고 쳐다보고 있었으니. 그런데 그걸 또 기억하고 있었어? 그랬으니 그때 학교에서도 애간장 다 태웠구나. 한눈에 반한 걸 딱 알고. 하. X 팔려.’)



“창피해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아름다운 여자가 계속 날 봐주니까 덕분에 그 시간 행복했거든요. 아무튼, 내가 당신을 처음 본 건 11년 전, 11월 마지막 주 일요일 아침이었는데. 그땐 어둡기도 했고 앞자리에 앉아 있어 잘 안 보이니까 처음엔 별생각 없었는데 영화 후반부터 자꾸 훌쩍이더니 나중엔 거의 통곡할 정도로 막 우는데. 그땐 같이 보던 사람들 열 명도 안 됐는데 참 그 우는 소리가 어찌나 신경이 쓰이던지. 그러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나오는데? 나오는데 뭐? 환한 곳에서 보니까 생각지도 않게 너무 예뻐서 첫눈에 반했다고?”


“하. 자꾸 예쁘다고 해주니까 공주병, 아니 여왕 암이신 것 같은데요.”


은수가 장난기가 발동한 듯 자꾸 재촉한다.


“아. 됐고. 빨리 말해 봐. 그때 첫눈에 반해서 나 기억한 거구나. 그 표도 그래서 소중히 간직했던 거고. 그치? 그리고 한참이나 졸졸 따라온 거고 햄버거 가게까지.”


“그걸 어떻게?”


순간 신우가 깜짝 놀라 멈칫한다.


“나 기억력 좋다고 했잖아. 지금 막 생각났어. 그때 일이 좀 신기해서. 누가 그것도 엄청 잘생긴 남자가 날 따라온 게.”


“정말. 우리 대단했네요. 참.”


“한 번씩 그때 생각이 날 때면 너 닮았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그런 적 처음이라. 모델처럼 쭉쭉 뻗은 키에 엄청 잘생긴 남자가 그렇게 졸졸 따라온 것이. 그래서 은근 신경이 가더라. 처음엔 가는 방향이 같나보다 했지. 그런데 부끄러워서 얼굴을 자세히 못 봐 너였는지는 몰랐었지. 지금 생각해보니까 너 맞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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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 승부욕. 그리고... (1) 20.09.05 74 4 14쪽
99 99화 – 마음 확인. +1 20.08.23 78 5 17쪽
98 98화 – 라면 먹고 싶은데. 20.08.23 67 4 13쪽
» 97화 – 행운의 영화표. 20.08.22 71 4 11쪽
96 96화 – 진실. 20.08.22 57 4 12쪽
95 95화 – 초대. 20.08.21 64 4 12쪽
94 94화 – 질투심 유발. 20.08.21 61 4 11쪽
93 93화 – 눈독 들이지 마. 20.08.20 59 4 12쪽
92 92화 – 설레는 순간. +2 20.08.19 63 4 13쪽
91 91화 – 그대에게 조금씩. +2 20.08.18 66 5 12쪽
90 90화 – 또 이런 인연이. 20.08.18 59 4 12쪽
89 89화 – 말하기 힘든 부탁. 20.08.17 62 4 11쪽
88 88화 – 행복한 소식. 20.08.17 52 4 13쪽
87 87화 – 아슬한 긴장감. 20.08.16 59 4 13쪽
86 86화 – 경쟁자. 20.08.16 63 4 14쪽
85 85화 – 우리 다시 시작할까. 20.08.15 58 4 16쪽
84 84화 – 얽힌 인연. +1 20.08.15 57 4 15쪽
83 83화 –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20.08.14 60 4 14쪽
82 82화 – 그녀를 다시 품다. 20.08.14 64 4 12쪽
81 81화 – 영화가 끝이 났습니다. +2 20.08.13 7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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