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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흔비설 님의 서재입니다.

안녕! 나의 늦은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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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채흔비설
작품등록일 :
2020.07.16 20:24
최근연재일 :
2020.09.06 17:13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0,861
추천수 :
643
글자수 :
695,967

작성
20.08.15 13:06
조회
58
추천
4
글자
16쪽

85화 – 우리 다시 시작할까.

DUMMY

놀이공원.


은수도 더는 재미있게 보낼 마음이 나지 않아 집으로 가려고 하니까 민혁이와 명주가 신우와 은수를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한다.


집까지 가는 동안 차 안에서는 무거운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예전에 살았던 동네가 보이자 은수가 거기에서 세워달라고 한다.


“명주야 미안. 나 여기서 세워줄래?”


“여기?”


“응.”


“저도 같이 내릴게요.”


차에서 내린 은수와 신우.


신우는 이렇게 말없이 심각한 모습의 은수를 처음 봐서인지 걱정도 되었지만,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주기로 하고는 묵묵히 그녀의 뒤를 따라가기만 한다.


은수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동네를 거닐고 거닐다가 추억이 가득했던 놀이터로 가서는 아무도 없는 빈 의자에 힘이 풀렸는지 그대로 털썩 주저앉는다.


그도 조용히 곁에 앉는다.


그녀가 낮게 한숨을 내쉬며 눈으로 찬찬히 주변을 둘러본다.


감회가 새로운지 눈빛이 한층 밝아졌다.


“여기는 거의 그대로네. 신우야 여기 기억나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생각나네.”


“네. 다 생각나죠. 사고도 있었고. 얘기도 많이 나눴고. 노래 대회 연습하느라 여기서 같이 노래도 많이 불렀고. 정말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벌써 10년이 되었다니. 세월 참 빠르죠.”


“아니. 난 너무 길었어.”


“네?”


“아냐. 암튼. 참 그 생각도 난다. 어떤 날은 갑자기 너무 추워져 네가 떨고 있길래 걱정해서 물었더니 절대 안 춥다며 거짓말까지 하면서 오히려 날 더 챙겨줬잖아. 그땐 신우 너, 빙하처럼 찬바람이, 쌩쌩 불 때였는데. 그러면서도 은근 챙기더라. 솔직히 좀 감동했었어.”


“그때도 솔직히 마음은 가득했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알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신우야 노래 하나 불러줄래? 그때처럼. 갑자기 네가 불러주는 노래 듣고 싶어지네.”


“정은수 님이 원하신다면 언제든, 무슨 노래든 바로 해드려야죠. 지금은 무슨 노래가 듣고 싶나요?”


“네 목소리랑 제일 잘 어울리는, 그리고 지금 기분도 그 노래 같아서.”


“혹시 도시의 삐에로 말하는 거예요?”


“역시. 필이 통하나 보다.”


신우는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있는 그녀의 손을 꼬옥 잡고는 가로등을 바라다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도시의 삐에로>


생각 없이 길을 걸어도 울적한 마음 무엇으로 달래야 하나

비에 젖은 가로등 되어 밤이 새도록 타오르는 이 마음


사랑도 고독도 영원 속에 잠자는 가녀린 불꽃

언젠간 모두 나를 태워야 하리


연기처럼 사라진 추억 속의 그리움


늘어지는 음악 소리에 몸을 기대고 어디론가 가는 이 마음


반짝이던 푸른 꿈들이 날아가 버린 둥지 잃은 삐에로.


노래가 끝이 나자 다시 조용한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그러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말을 꺼낸다.


“우리가 정말 잘못한 걸까? 우리가 그 두 사람 힘들게 하고 상처 준 걸까? 난 정말 늘 변함없이 대하려고 노력했는데 상처 주지 않으려 얼마나 노력하고 또 노력했는데. 그런데. 내 존재 자체가 그 사람을 힘들게 했었나?”


“우리 입장에선 그 사람들 마음 다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인연이 아니었으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한 사람만 노력한다고 해서 인연이 되는 건 결코 아니니까요.”


“그건 네 말이 맞네”


“사랑이란 건, 인연이란 건 비결이 있는 것도,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잖아요. 저도 뭐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당신이 잘못한 건 절대 아니라는 거 그것만은 확실히 알아요. 그러니까 바보같이 죄책감 들 필요 없다고요”


“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소혜는. 소혜야 말로 많이 힘들 텐데. 신우 넌, 괜찮겠어? 나와는 또다른 입장이라서 너도 많이, 힘들 거잖아.”


“나야 뭐... 그런데 소혜는. 당분간은 힘들겠죠. 자존심이 워낙 센 애라서. 그만큼 상처도 클 거고 많이 힘들어하겠죠. 하지만 그 나름대로 아마 잘 이겨낼 거에요. 충분히.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 쉽게 말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10년을 쭉 지켜봐서. 그럴 거라 믿고 싶거든요.”


“그러면 다행인데. 그랬으면 좋겠다.”


“그만한 친구도 다시 만나기 솔직히 힘든데. 그 누구보다 정말 남녀를 떠나 멋진 친구이기도 해서 소혜만 괜찮다면 다시 변함없는 멋진 베스트 프렌드로 지내고 싶은데 사실 걱정은 돼요. 그 좋은 오랜 우정이 깨질 것 같아서. 당신은 내가 소혜랑 계속 친구로 지내는 거 이해해 줄 수 있겠어요?”


막상 쉽게 대답 못 하는 은수.


“당신도 동우 형이랑 그런 친구 다시 없으니 마음에 걸려 하잖아요. 나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함께했는데 우정이란 이름으로. 역시 그런 소중한 우정 깨질까 봐 놓치기 싫잖아요.”


“그래. 사실. 나도 너만 이해해준다면 그리고 동우가 그 전처럼만 대해준다면 그 우정, 친구로서 함께 했던 추억들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 당연히. 우리 사총사 같은 우정. 다시 만나기도, 그 좋은 추억들 역시 다시 만들기도 힘든 거니까.”


“남자와 여자 간의 친구, 우정은 있을 수도 없다고들 하잖아요. 한편으론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틀린 말.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 사이에도 충분히 그 누구보다 더 멋진, 아름다운 우정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서로 욕심만, 선만 넘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그래. 그런 것 같다. 나도 그런 생각 들 때도 있었어. 만약 상대방이 서로 연인이 있다면, 이런저런 속상한 일 있을 때나, 궁금한 것이 있을 때 그 누구보다 힘이, 편이 되어주고 도움도 되어줄 수 있을 텐데. 그 욕심만 비운다면.”


“그런데요. 만약 당신도 날 안 만났더라면, 그리고 나도 당신을 안 만났더라면 그 사람들과 우정이 아닌, 연인이란 이름으로 함께 했을까요?”


“그건 잘.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냥 우리 두 사람이 인연이었으니까 그들과는 안 된 거였겠지. 아니면 애초부터 우정밖에 인연이 안 돼서 꼭 우리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사람과 또 인연이 되어서 연인이 되고. 그렇게 해서. 그들이 여전히 상처받는 사람들이 되었을지도. 아마 그건 하늘만이 알고 있겠지.”


“월요일부터 나 출근하는 거 알고 있죠? 기분 좋게 새출발하고 싶은데 솔직히 걱정돼요. 당신과 새로 함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그리고 소혜 일도 걱정이고 마음이 좀 복잡하네요. 웬만하면 이런 거 내색 잘 안 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내가 당신에게 기대고 싶어지는데요 괜찮겠죠?”


“내가 더 고마운데. 억지로 강한 척, 쿨 한 척, 센 척하지 마. 그게 더 보기 안 좋거든.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기대고 싶을 땐 마음 편히 기대. 사랑하는 사람이 왜 있는 건데. 그럴 때 함께 하라고 곁에 있는 거잖아. 나도 나이만 많지. 그저 나약한 한 사람, 한 여자일 뿐이야. 나 역시도 네게 기대고 싶은 일이 많을 텐데. 그럼. 그럴 때 안 받아 줄 거야?”


신우는 그렇게 말하는 은수가 귀엽게 느껴져 장난치듯 그녀의 코를 살짝 꼬집는다.


“그걸 말이라고 해요?”


그러면서 그녀의 눈을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며 꼬옥 안아준다.


“이렇게 서로에게 기대요. 꼭 안아주기로 해요. 잊었어요? 우리 두 사람. 둘이 아닌 하나잖아요.”


“그래. 맞다. 둘이 아닌 하나. 우리는 하나지.”


“그럼요. 그건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알았어. 그리고 너도 괜한 걱정 하지 말고. 학교생활, 아주 잘 해낼 거니까.”


“노력해볼게요. 당신이 함께 해주니까, 벌써부터 든든해지네요.”


“동우 일도, 소혜 일도 아마 잘 해결될 거야. 그 두 사람도 다 착하고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니까. 우리가 더 노력하고 도와주자. 신우야 우리가 그렇게 해주자. 그들 마음이 편할 수 있게 상처받지 않게, 그리고 소중한 우정 놓치지 않게 말이야. 우리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놓치고 싶지 않거든.”


“저 역시도 같은 마음이에요. 우리가 그렇게 해보죠. 두 사람을 위해서라도요.”


###



동우가 소혜를 호텔까지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명주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 계속 벨이 울리자 하는 수 없이 받는다.


“이 시키 왜 전화 늦게 받아? 걱정돼, 심장 터질 것만 같은데.”


“.....”


“별일 없는 거지? 혼자야? 아니면 아까 그 아가씨랑 같이 있는 거야?”


“하나씩 물어.”


“그래. 너 별일 없는 거지? 기분 괜찮아?”


“괜찮아.”


“지금 같이 있어? 아님, 혼자야.”


“혼자다”


“우동. 아니, 이 상황에선 이름 제대로 불러야지. 우동우.”


“왜.”


“설마. 너. 나쁜 생각하는 거 아니지? 잠수 타거나, 이상한 뭐, 그런 거 할 건 아니지.”


“내가 사춘기 애냐?”


“그런 사람이 예전엔 아예 국외로 몇 년씩 잠수 타셨어?”


그때 옆에서 민혁이가 자꾸 바꿔 달라고 해서 두 사람 옥신각신하다가 민혁이 전화를 얼른 바꿔서 대화를 계속하게 된다.


“동우야. 너 이제 나이 많아. 얼마 안 있으면 마흔이야. 또다시 몇 년씩 외국으로 잠수 타기엔, 너 나이 엄청 많다고. 그러면 우리 정말 중년 아저씨, 아줌마. 아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돼서 다시 보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까 철없는 생각 마라. 형의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한다.”


“민혁아. 말은 똑바로 하자. 내가 너보다 반년은 일찍 태어났거든.”


“생일만 빠르면 뭐하냐? 하는 짓은 꼭 애 같은데. 그리고 결혼하면 그때야말로 진짜 어른이라고.”


“나도 결혼해 봤거든.”


“그런데 이 자식이. 꼬박꼬박... 난 애도 있잖아. 애 키우면 완벽한 어른인 거야.”


“알았어. 그런데 당사자는 생각도 안 하는데 왜 자꾸 잠수 타령이야. 전혀 생각 없었는데 너네들 때문에 갑자기 하고 싶어진다.”


“안 돼. 그러면 정말 의절이다. 절대 얼굴 안 봐.”


“알았다고. 알았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나 지금 많이 피곤하다. 쉬고 싶어.”


“어? 물어보고 싶은 거 많은데.”


“안 돼. 오늘은 여기까지만.”


“알았다. 대신 전화 꺼 놓지 마. 내가 수시로 전화해서 확인한다.”


“평상시에 좀 그러시지. 그래도 한편으론 기분 좋네. 너희들 이렇게 나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최근에는 무심하더니. 이런 일도 겪어볼 만한데.”


“농담하는 거 보니까. 좀 안심된다. 그래 푹 셔라.”


“나도. 나도 한마디 하자. 그래 동우야 푹 쉬어. 며칠 내로 가게 찾아갈게. 그동안 밥 꼭 잘 챙겨 먹고 잘 지내고 있어.”


전화를 끊고 나서는 동우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진다.


“역시 내 친구들이네.”


오늘 일로 차가워졌던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리며 금세 따뜻해졌다.


그래도 참 순수하고 좋은 친구들이라며 이런 일만 아니었다면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을 텐데 하며 다시 한번 그들의 우정을 실감했다.


“정말 나 한 사람만 마음 정리하고 내려놓으면, 다잡으면 되는 건가?”


집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데 은수가 집 대문 앞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기다린 지 꽤 된 듯해 보여 또 마음이 쓰였다.


밉고 야속한 마음도 들지만 오랜 시간 떨면서 기다린 것 같은 모습에 속상하기도 해서 괜히 짜증이 났다.


“정은수. 내가 언제 올지 알고 무턱대고 기다려? 그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동우는 예전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나와 얼른 그녀의 손을 만져본다.


그런데 얼음처럼 차가워져 있어 저도 모르게 화를 낸다.


“대체 얼마나 기다린 거야? 차라리 신우에게 말해서 신우 차 타고 와서 차에서 기다리지.”


“신우. 차 없어. 자기만이라도 환경에 힘써야 한다고. 또 과소비 싫다고 차 안 산대. 우리 버스 타고 다녀. 급하면 택시 타고. 택시 기사 아저씨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해서.”


“이런. 누굴 고생시켜. 나도 안 그러는데.”


“그건 그렇네. 암튼. 너, 신우 싫어하는데 얼굴 보면 더 화낼 거잖아. 그런데 어떻게 같이 오니 살벌하게. 그리고 싸우면 누구 편, 들어야 할지도 애매해서 그냥 혼자 왔어.”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네. 버스 타고, 택시 타고 다닌다고? 그럴 거면 널 왜 꼬셔가?”


“내가 먼저 꼬셨어. 그리고 신우 말도 틀린 건 아니잖아. 교사 월급 얼마나 한다고. 그리고 신우 집에서 직장인 학교까지 10분도 안 걸리는데. 차 밑으로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데 생돈 버려. 우동우 너야, 있는 집 아드님이시니까 명품 차 수시로 장난감 바꾸듯 바꾸고 살지만, 그리고 명주와 민혁이도 두 사람이 버니까. 하지만 우리 신우, 이제 사회 초년생인데 맞는 말이지.”


“어이구 벌써 편들고 막아주냐. 그리고 그 녀석 엄마 유명하다며 엄청 부자라며. 귀한 아들, 자기 때문에 어린 시절 지지리 고생한 거 생각하면 미안해서라도 외제 차는 못 해 줘도 적어도 소형차라도 뽑아 줘야 할 거 아냐. 한국에서 차 없으면 불편한 거 뻔히 알 텐데. 너 오래 걸으면 상습범처럼 다리도 잘 삐끗하는데. 어후 속상해.”


“그런데 동우야. 어째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우리 이런 얘기 주고받을 상황은 좀 아니지 않니?”


“네가 먼저 말 꺼냈잖아. 헛갈리게.”


“차 때문에 흥분한 건 너였어. 이거 왜 이래.”


순간 두 사람 피식 웃음이 터진다.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좋아지고 얼굴도 조금씩 밝아졌다.


그러자 은수가 용기 내어 먼저 말을 건넨다.


“동우야 저기. 쉽진 않겠지만, 당연히 마음 편하지 않겠지 그 마음 이해해. 시간, 많이 걸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 나 기다릴게.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 때까지 진심으로 기다릴게.”


“......”


“우동우 라는 그 누구보다 고맙고 좋은 친구... 놓치기 정말 싫다.”


“왜? 비싼 내 레스토랑, 내가 만든 음식들, 거의 네 집 안방처럼 드나들었는데 솔직히 앞으로 그러지 못할까 봐 그게 더 걱정이지? 속마음을 왜 감추려 할까나?”


동우는 다시 분위기 어색해질까 봐 농담으로 말을 받아준다.


그러자 은수가 피식하며 또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 솔직히 너보다, 네 레스토랑이 더 탐나서, 그리고 공짜나 마찬가지인 그 음식들 놓칠까 봐 그게 너무 아까워서 그런다. 어떻게 속마음을 그리 잘 아실까.”


다시 한번 두 사람 기분 좋게 웃는다.


“동우야 저기. 소혜는 괜찮아?”


“아니. 하지만 노력하는 것 같아. 마음은 다 정리됐는데. 이성으론 그래야 한다고 마음먹었는데도 막상 행동은 마음처럼 그렇게 쉽게 되지 않아서 문제지. 그 애도. 그리고 나도. 나도 이렇게 잠시 웃고 편해진 것 같지만 돌아서고 나면 또 힘들어질 수도 있어. 한 번씩 내가, 너한테 속상하게 행동하더라도 당분간은 아니, 나도 보기보다 뒤끝 엄청, 길어서 오래 갈지도 몰라. 아무튼, 아이처럼 밉게 굴 때도 많을 거야. 그럴 때도 이해해라. 우동우 자존심에 발악한다 생각하라고.”


“언제는 안 그랬니? 사고 친 게 어디 한두 번이었어야지. 이젠 면역력이 생겨 그러려니 한다. 암튼. 알겠어. 그 투정, 평생 간다고 해도 다 받아줄게. 20년 가까이 받아줬는데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하던 거 더 못할까. 하고 싶은 대로 하셔.”


“그렇게까지 많이는 안 했다. 역사 왜곡하지 마라. 자존심 더 상하려고 하니까.”


“아. 네. 그럴게요.”


또다시 환하게 웃는 두 사람.


동우는 그러면서 계속 차가운 그녀의 손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손을 놓지 않고 있고 은수는 그런 동우가 고마웠다.


(‘은수야. 정말 너 같은 좋은 친구 다시 만나기 힘들겠지? 그래. 내가 잘 견뎌볼게. 너에 대한 마음 잘 놓아볼게.’)


(‘동우야. 이런 것도 욕심이겠지? 하지만 진심으로 널 놓치고 싶지 않아. 친구로서 말이야. 우리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자. 예전처럼 그렇게 잘 지낼 수 있게 말이야.“




............................................................................


*[<도시의 삐에로> 노래:박혜성. 작사:김병걸. 작곡:박혜성. 1987년 발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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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화 – 마음 확인. +1 20.08.23 78 5 17쪽
98 98화 – 라면 먹고 싶은데. 20.08.23 67 4 13쪽
97 97화 – 행운의 영화표. 20.08.22 71 4 11쪽
96 96화 – 진실. 20.08.22 57 4 12쪽
95 95화 – 초대. 20.08.21 64 4 12쪽
94 94화 – 질투심 유발. 20.08.21 61 4 11쪽
93 93화 – 눈독 들이지 마. 20.08.20 59 4 12쪽
92 92화 – 설레는 순간. +2 20.08.19 63 4 13쪽
91 91화 – 그대에게 조금씩. +2 20.08.18 66 5 12쪽
90 90화 – 또 이런 인연이. 20.08.18 59 4 12쪽
89 89화 – 말하기 힘든 부탁. 20.08.17 63 4 11쪽
88 88화 – 행복한 소식. 20.08.17 52 4 13쪽
87 87화 – 아슬한 긴장감. 20.08.16 59 4 13쪽
86 86화 – 경쟁자. 20.08.16 63 4 14쪽
» 85화 – 우리 다시 시작할까. 20.08.15 59 4 16쪽
84 84화 – 얽힌 인연. +1 20.08.15 57 4 15쪽
83 83화 –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20.08.14 60 4 14쪽
82 82화 – 그녀를 다시 품다. 20.08.14 64 4 12쪽
81 81화 – 영화가 끝이 났습니다. +2 20.08.13 7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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