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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흔비설 님의 서재입니다.

안녕! 나의 늦은 첫사랑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채흔비설
작품등록일 :
2020.07.16 20:24
최근연재일 :
2020.09.06 17:13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0,855
추천수 :
643
글자수 :
695,967

작성
20.08.16 12:17
조회
58
추천
4
글자
13쪽

87화 – 아슬한 긴장감.

DUMMY

“오늘 점심은 기분 안 좋게 먹었으니 저녁이라도 행복하게 먹어야겠어요. 그쵸.”


“내 솜씨로는 행복하게 만들 자신은 없는데.”


“그럼. 신우야. 우리 집에 갈래? 내가 맛있게 해 줄게.”


“일 끝나고 퇴근하시면 애들 때문에 또 힘드실 텐데. 주말이면 감사하겠지만 평일엔 그냥 은수 쌤이랑 오붓하게 먹고 싶은데요. 그리고 어차피 선생님 요리 기대도 안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맛있게 해드릴게요.”


“좋겠다. 우리 은수. 본인이 솜씨 없으니까 다 알아서 척하니 해주는 남자 만나고. 부럽다.”


“내 복이야. 질투하지 마. 그런데 신우야 이렇게 얻어먹기만 해도 되는 거야? 괜스레 미안해진다.”


“선생님 집은 멀잖아요. 가까이 있는 집에서 먹는 게 당연하죠. 그리고 우리 사이에 네 집, 내 집이 어딨어요.”


“아이고 벌써 이러면 나중엔 배 아파서 어떻게 감당할까나.”


“명주야 난, 너랑 민혁이 염장질. 20년이나 견뎠어. 우리 이제 시작인데. 벌써 힘들어하면 안 되지.”


“그래. 복수 원 없이 실컷 해라. 대신 두 사람 다투기만 해봐.”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데 다툴 시간이 어딨겠어요.”


“우리 신우 말 잘한다. 그럼. 보고 있어도 애틋하고 더 사랑해주고 싶은데.”


“두 사람 참 죽이 잘 맞네. 그래 잘 만난 것 같다. 천생연분 맞네.”


그날 늦은 오후.


서둘러 교문을 빠져나와 천천히 신우 집으로 걸어가는 은수와 신우.


그녀는 혹시나 아는 사람들이 볼까 봐. 신경이 쓰여 주위를 자꾸 둘러보지만, 한편으론 그 시간을 즐기는 듯 얼굴이 밝았다.


“너랑 이렇게 같이 교문을 나서고 나란히 걷고 있으니까 기분 정말 좋다. 오해도 덜 받고. 네가 어른이라서 참 좋다.”


“저 역시도 기분 좋네요. 혹시 오해받아서 선생님 잘 못 되면 어쩌나 걱정하며 가슴 졸이며 눈치 보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 좋고 행복해요. 지금은 예전 은사님이라 친하게 지내는 거라 다들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같은 선생님이고. 소문이 나더라도 그냥 어른의 남녀로만 보여지는 거로 나는 거라서, 그런 소문들은 괜찮잖아요. 상처받을 일도 아니고.”


“기다린 보람이 있는 건가? 만약 널 안 기다리고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을 때 네가 여기로 왔다면 그땐 어떻게 됐을지. 아마 또 다른 얘기가 펼쳐졌겠지?”


“사실. 걱정은 좀 했었어요. 당신의 나이가 결코 어린 나이는 아니니까. 무작정 기다리기엔 입장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그런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나름 상상해보기도 했었는데. 도저히 상상이 안 가더라고요. 와닿지도 않았고. 그래서 무조건 믿어보기로 했죠.”


“너야말로 대단하다.”


“대단한 게 아니라 10년 전, 그때 당신의 그 마음, 그 눈빛을 믿어보고 싶었던 거죠. 결국, 그 믿음이, 소원들이 이루어진 거고. 동우 형조차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정도였어요. 내가 나쁜 사람이라서,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절대 너 그런 사람 아냐. 나도 그랬는걸. 네 옆에 다른 사람은 정말 상상하기 싫었고 어쩔 땐 겁도 났어. 진짜 그런 일 생기면 어쩌나 하고. 그래서였는지 저번에 명주말만 듣고 오해했을 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니까.”


은수는 그때 생각이 났는지 피식 웃음을 터져 나온다.


“이렇게 잘 만난 거 보면 정말 우린 천생연분 맞는가 봐요. 하늘이 맺어준. 그러니까 앞으로도 그 어떤 일이 생겨도 걱정 같은 거 절대 하지 말기로 해요.”


“응. 그럴게.”


그러는 사이 집 앞에 도착하는데 택시가 그 앞에 서더니 사람이 내리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신우 엄마 지은형이 내리는 걸 보고 신우도 그리고 은수도 살짝 놀란다.


은수는 10년 전, 신우가 학교 그만둘 때 학교 문제로 만난 적이 있어서 그녀의 얼굴을 금방 기억해낸다.


“엄마. 연락도 없이 갑자기 웬일이세요. 지금 한창 바쁘실 때 아닌가요?”


“소혜 때문에 걱정이 돼서”


순간 아차 싶었는지 말을 얼른 돌린다.


“아니. 소혜가 여자니까 챙겨 줄 일도 있고 또 내가 사업하는 사람인데, 언제는 한국 안 왔니? 급하게 볼 일도 있고 겸사겸사 왔어. 그런데 이 아가씨는 누구?”


“안녕하셨어요. 정은수라고. 예전에 신우 담임이었을 때 신우가 프랑스 간다고 학교 그만두면서 그 일로 한번 뵌 적 있었는데, 기억하시겠어요?”


“아. 그때. 그럼 정은수 선생님이 당신 맞죠?”


“네. 맞습니다.”



신우 집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은수와 신우. 그리고 신우 엄마인 지은형.


지은형은 처음에는 말없이 그냥 차마 마시며 은수와 신우를 번갈아 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보는데 은수 걱정이 되었는지 신우가 안 되겠다 싶어 먼저 말을 꺼낸다.


“엄마 오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제가 저녁 얼른 차릴게요. 선생님은 또 손님이시니까 당연히 제가 차리는 게 맞잖아요. 그쵸. 엄마. 그러니까 두 분 편하게 쉬고 계세요.”


“신우야 괜찮다면 나도 거들게.”


“아니에요. 신우야 너도 그냥 앉아 있어. 내가 저녁 할게. 너도 첫 출근 한다고 긴장해서 피곤할 텐데. 그리고 신우 말대로 선생님은 손님이니까 마음 편히 쉬고 있어요. 나도 우리 아들이랑 같이 있을 기회가 자주 없어 손수 밥 차려 준 적 별로 없는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하겠어요.”


“그래도 장시간 비행기 타고 오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엄마가 푹 쉬셔야죠. 전 오늘 첫날이라 오히려 별로 한 것도 없어서 괜찮아요.”


“신우야 엄마 안 피곤해. 비행기 안에서 푹 잤어. 아까 보니까 냉장고에 찬거리 좀 있던데 그걸로 오늘은 대충 먹자. 대신 내일 제대로 만들어줄게.”


“엄마 제가 한다니까요.”


“신우야 엄마 미안하게 만들래? 늘 잘해주지 못해서 안 그래도 미안한 게 많은데. 그냥 정선생님 하고 편히 쉬고 있어. 네가 이러면 선생님이 더 불편해할 수도 있어. 남자가 이리 눈치가 없어서야. 너 때문에 선생님 잔뜩 긴장하고 계시잖아. 선생님 그럴 필요 없어요. 긴장 풀어요.”


은수는 지은형의 부드러운 모습에 안심하며 조금은 마음이 놓인 듯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뜻하지 않았던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제대로 대화할 기회가 없어서 제대로 보거나 느낄 새도 없었는데 오늘 다시 찬찬히 보니 나이에 비해 고우시고 지적인 모습과 고급스러움이 물씬 느껴졌다.


그리고 재력 있는 유명인이라며 거만한 모습을 보이거나 상대방을 얕보는 그런 모습이 아닌, 오히려 인자하고 온화한 모습이, 일반 보통 엄마와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되어 좋았다.


(‘신우가 이런 엄마를 닮은 거였나? 아. 맞다. 아빠도 사고 나시기 전엔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다정한 좋은 아빠였다고 했었지. 그래서 우리 신우가 이렇게 멋진 남자가 될 수 있었던 거구나. 좋은 부모님 덕분에. 정말 나 복 받았나 보다.’)


그때 신우가 궁금했는지 넌지시 물어본다.


“우리 엄마 어때요? 엄마를 떠나 참 좋으신 분인데 착하고 인자하시고. 그런데 오늘은 엄마도 무슨 일 있었는지 좀 긴장하시듯 하네요. 기분도 좀 안 좋아 보이시고.”


“혹시 소혜일 때문에.”


“아마. 그런 것 같은데요. 대충 눈치채셨나 봐요. 이미 통화해서 대충 상황 아시는 것 같아요. 음...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고. 엄마가 소혜를 워낙 친딸처럼 아끼고 예뻐하셨거든요. 그래서 안쓰럽고, 걱정돼서 저러시나 본데 선생님이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엄마도 입장이 좀 난처하실 건데. 우리라도 신경 쓰지 않게 해주죠.”


“그럼. 당연하지. 그런데 좀 걱정은 돼. 그 정도 사이라면 마음이 많이 안 좋으실 것 같아서. 나 더 안 좋게 보실 수도 있잖아. 나 때문에 그 사람이 상처받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소혜랑 진짜 가족이 못 되게 되었으니 더 서운하시고 속상하실 거 아냐. 얼마나 내가 밉겠니.”


“그런 생각 하지 마세요. 엄마도 예전에 아빠랑 동생 사고 일부터 프랑스 가기 전까지 선생님이 해주셨던 고마운 일들 잘 알고 있고 얼마나 고마워하시는데요.”


“그건 그거지. 어쩌면 담임 선생님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고.”


“아니죠. 세상 모든 선생님들이 그런 따뜻한 마음 다 보여주지는 않죠. 아무리 저에게 다른 감정이 있었다 해도 그때 선생님은 그런 사적인 마음을 떠나서 진심으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셔서 그래서 제가 더 감동 받아 당신을 사랑하게 됐던 건데요. 이런 사람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그렇게 생각했었다니 고마운데. 내게 더 감동이다. 내 마음 알아줘서.”


“그런데 왜 갑자기 또 약한 소리 하시는 거예요? 이신우가 친아들인데 아들 마음 따라주시지. 다른 사람 편에 서주실 분 아니거든요.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고 아끼시는데. 그런 아들이 본인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쉽게, 함부로 대하실 분 절대 아니세요.”


“누가 그렇대? 그래도 신우야 정이란 것도 있잖아. 소혜랑은 너보다 더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라며. 그 부모님과도. 일적으로도 꽤 긴밀한 사이고. 그렇게 가족처럼 친딸처럼 지낸 사이라는데 아무래도 그런 애가 더 소중하지 내가 더 소중하겠어. 알고 지낸 시간도 무시 못 하고. 아무튼, 양소혜에 비하면 난, 너무나 보잘것없는데. 나이부터 집안까지 뭐 하나 제대로 내세울 것도 없는데 부모님도 안 계시고.”


“또 왜 이러실까. 이렇게 약한 모습 처음 봐요. 진짜 안 어울리게. 정은수답지 않거든요. 그냥 제일 든든한 거만 생각하면 되잖아요.”


“그게 뭔데?”


“어? 정말 몰라요? 이신우. 이, 이신우가 있잖아요. 내가 당신이 날 사랑하는 것보다 더 사랑하는데. 그거 하나면 든든하고 쓸데없는 괜한 걱정 전혀 할 필요 없는 거잖아요.”


“네가 어떻게 알아? 네가 날 더 사랑하는지, 내가 더 널 사랑하는지?”


그 모습에 그녀의 볼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더니 안심시키듯 얼른 그녀의 입술에 따뜻하게 입을 맞추고는 곧이어 그 입술을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온기로 머금는다.


그러자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자신을 향한 사랑을,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마음이 이전보다는 편안해졌다.


“이래도 제 마음 모르겠어요”


“알아. 그래도... 그래도 신우야. 나, 나 자신도 이렇게 자신이 없어진 적은 정말 처음이야. 막상 어른을 대하니까. 그것도 너무 멋지고 훌륭해 보이시는 어머님을 뵈니까 더 주눅이 드는 것 같아서. 그리고 솔직히 그런 대단한 소혜를 보시다가 나 같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람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이실까 하는 마음도, 너 말대로 이신우가 어떤 아들인데”


그 순간 신우가 화가 난 듯 갑자기 은수를 낚아채듯 이끌고는 거실 옆에 있는 방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그는 은수에게 자신의 온 마음을 담은 깊고도 진한 키스를 하기 시작한다.


그녀도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신우에게 모든 것을 맡기듯 눈을 감고는 매끈하면서도 탄탄한 그의 허리를 두 손으로 꼬옥 감싸며 그와 함께 서로의 사랑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확인한다.


자신이 결코 혼자인 것이 아니라 이 사람과 함께라는걸 더 느끼고 싶어서, 확인하고 싶어서 더욱더 그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으며 조금씩 더욱 뜨거워져 가는 그의 숨결을 마음껏 느껴본다


신우 역시도 자신을 마음을 온전하게 완벽하게 확인시켜주려는 듯, 보여주려는 듯 더욱더 깊이, 더욱더 진하게 그녀의 공간을 뜨겁게 누렸다.


어느 사이엔가 두 사람의 눈가에서 그 숨결처럼 뜨거워진 눈물이 흘러내렸다.


신우가 그녀의 얼굴을 꼬옥 감싸쥐며 확인시키듯 강한 어조로,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꺼낸다.


“선생님. 아니 정은수. 절대 겁먹지 마. 내가 이렇게 당신 앞에 있는데 당신과 늘 함께 할 텐데 왜 겁을 먹어, 바보같이 왜 약한 마음 가지냐고. 정은수 당신이 떠난다고 해도 내가 당신 안 떠나. 절대로. 평생, 영원히 이 자리에 이렇게 함께 할 거라고.”


“신우야.”


“내 눈 봐요. 이 눈빛, 당신을 향한 마음이 가득한 이 눈빛, 진심이라고. 그러니까. 날 믿어. 나만 보라고. 알겠죠.”


“그래. 믿을게 너만 바라보고 너만 믿을게.”


그는 그녀의 허리를 있는 힘껏 끌어안고는 다시 한번 온 마음이 담긴 진심 어린 키스를 그녀의 공간에 전한다.


그녀도 그의 마음을 다시금 감동으로 느끼며 그를 영원히 놓치지 않을 것처럼, 더욱 꼬옥 끌어안고는 그녀 역시 애틋한 마음으로 그의 숨결과 열기 속에, 자신의 숨결과 온기도 뜨겁게 담아 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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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 승부욕. 그리고... (1) 20.09.05 74 4 14쪽
99 99화 – 마음 확인. +1 20.08.23 78 5 17쪽
98 98화 – 라면 먹고 싶은데. 20.08.23 67 4 13쪽
97 97화 – 행운의 영화표. 20.08.22 70 4 11쪽
96 96화 – 진실. 20.08.22 57 4 12쪽
95 95화 – 초대. 20.08.21 64 4 12쪽
94 94화 – 질투심 유발. 20.08.21 61 4 11쪽
93 93화 – 눈독 들이지 마. 20.08.20 59 4 12쪽
92 92화 – 설레는 순간. +2 20.08.19 63 4 13쪽
91 91화 – 그대에게 조금씩. +2 20.08.18 66 5 12쪽
90 90화 – 또 이런 인연이. 20.08.18 59 4 12쪽
89 89화 – 말하기 힘든 부탁. 20.08.17 62 4 11쪽
88 88화 – 행복한 소식. 20.08.17 52 4 13쪽
» 87화 – 아슬한 긴장감. 20.08.16 59 4 13쪽
86 86화 – 경쟁자. 20.08.16 62 4 14쪽
85 85화 – 우리 다시 시작할까. 20.08.15 58 4 16쪽
84 84화 – 얽힌 인연. +1 20.08.15 57 4 15쪽
83 83화 –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20.08.14 60 4 14쪽
82 82화 – 그녀를 다시 품다. 20.08.14 63 4 12쪽
81 81화 – 영화가 끝이 났습니다. +2 20.08.13 69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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