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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흔비설 님의 서재입니다.

안녕! 나의 늦은 첫사랑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채흔비설
작품등록일 :
2020.07.16 20:24
최근연재일 :
2020.09.06 17:13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0,860
추천수 :
643
글자수 :
695,967

작성
20.08.17 13:59
조회
62
추천
4
글자
11쪽

89화 – 말하기 힘든 부탁.

DUMMY

“그리고 어머니 기왕 결혼 얘기며 딸처럼 지내고 싶단 얘기 나왔으니 지금부터 바로 은수야 하고 불러주세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한 질질 끄는 거 잘 못 해요.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바로 선생님이 아닌 은수야 하고 불러주셨음 좋겠어요.”


“그럼. 그럴까요. 그래요, 아니 그래, 말 편하게 놓을게. 은수야. 너도 내가 진심으로 소혜 못지않게, 신아한테 하지 못했던 것까지 제대로 엄마 노릇 할 수 있도록 해 볼게. 비록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씩 섭섭하거나 실망스러울 때 있을 거야. 그럼 그땐 또 은수 네가, 친엄마처럼 그러려니 하고 편하게 좋게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네. 그럴게요.”


“그리고 신우에게 예전에 얼핏 들었는데, 은수 너도 그 오랜 시간 혼자서 힘들게 엄마 병간호 했다며.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 말이 20년이지 그 어린 나이부터. 정말 대견하고 대단하다. 좋은 시절, 청춘 다 쏟아부은 거나 마찬가지일 텐데.”


그러면서 그녀의 손을 다정스럽게 꼬옥 잡아준다.


“이젠 내가 네 엄마 대신해서 잘해줄게. 그리고 우리 신우도 내가 뭐라 안 해도 다 알아서 잘할 거고. 그러니까 우리한테 마음 푹 놓고 이젠 편히 기대렴.”


은수는 다시금 그 말이 너무 고마워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줘서 감동의 눈물을 또 흘린다.


“감사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네가 그만큼 우리 신우에게 잘했으니까 당연히 우리도 그렇게 해주고 싶은 것뿐이야.”


신우가 괜찮다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토닥해준다.


“아. 참. 나 오늘은 소혜와 같이 호텔에서 잘 거야. 할 얘기도 있고. 어머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신우야 나 먼저 갈 테니 은수는 좀 더 있다가 가렴. 신우 넌 잘 바래다주고. 내일, 일 마치면 같이 저녁이나 다시 하자. 내일은 집 말고 밖에서, 근사한 곳에서 외식하자.”


“그래요. 제가 모실게요.”


“아니. 어머니 제가 모실게요.”


“은수야. 조금 전에 내가 말하지 않았니. 예전에 우리 신우에게, 신아에게 해줬던 거 생각하면 업어줘도 부족한데. 그런 거 절대 신경 쓰지 말고 부담도 갖지 마. 그러면 결혼 다시 생각할지도 모르니까.”


“아. 네.”


“그리고 신우 너도 그래. 한국 온다고 돈 많이 썼을 텐데. 그리고 출근한 지 얼마나 됐다고 아직 첫 월급도 안 받았으면서.”


“비상자금 있잖아요. 엄마 덕분에 매달 공돈처럼 생기는 감당하긴 힘든 큰돈. 그거 처음으로 알차게 이럴 때 써보고 싶은데.”


“어이구. 나중에 은수한테 쓸 거라며, 절대 그 돈은 손도 안 대더니. 됐네요. 너 말대로 그 돈은 네 결혼자금하고 큰일 생길 때 요긴하게 쓰고 내일은 엄마가 간만에 기분 내고 싶거든. 이럴 때 엄마가 필요한 거야. 알겠어요?”


“어머니 저도 제가 진심으로 대접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그러니까 제가 모실 수 있게 해주세요.”


“내 좋은 기분 말리지 마세요. 그냥 다음에, 다음에 내가 원할 때 그때 꼭 해줘. 알겠지.”


“그러시다면. 그렇게 할게요. 대신 언제든지 꼭 말씀해주셔야 해요.”


“그게 쉽진 않을걸. 난 프랑스에서 거의 생활할 거니까.”


집을 나와 집 앞에서 은수와 신우는 지은형이 택시를 타고 멀리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두 손을 다정하게 꼬옥 잡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호텔 로비.


전화를 받고 호텔 로비로 내려온 소혜는 지은형을 보고 처음에는 살짝 놀라지만 이내 반가운 마음에 꼬옥 끌어안는다.


“어머니. 이 시간에 어떻게 왔어요? 오빠 집에서 푹 쉬고 계실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내일 만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 큰 여자애가 혼자서 호텔 방에서 잔다는데 걱정이 안 되겠니? 너네 부모님 아시면 놀라실 텐데. 그러면 내 입장이 뭐가 되겠어. 난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신우는. 괜히 싫은 소리 듣는 거 내가 더 싫거든. 그리고 오랜만에 여행 온 기분으로 너랑 같이 자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왔지.”


소혜는 자신이 걱정되어 한걸음에 그 먼 나라에서 한국까지 와준 지은형이 너무 고마워 감동으로 울컥했지만, 또 한편으론 이제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마음 한편으로는 무겁고 씁쓸해졌다.


호텔 룸.


지은형은 창밖을 바라보며 감탄을 하고 있다.


“전망 참 좋다. 그러고 보니 서울도 참 많이 바뀌었어. 아니, 올 때마다 바뀌는 것 같아.”


“저기 어머니, 저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땐 좀 놀라고 당황했었는데. 항상 그런 일, 예감하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무서워서. 두려워서 그 사실을 외면하고, 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마음은. 정리 다 한 거야? 정말 괜찮겠어?”


“완벽하게 괜찮다고, 다 내려놓았다고 할 순 없어요. 아마 평생 기억날지도, 그 기억 속에서 아파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데 제가 갈라놓을 순 없죠. 저 벌 받기 싫거든요.”


은형은 안타깝고 짠한 마음에 따뜻하게 안아주면 토닥여준다.


“소혜야. 네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말 안 해줘도 다 알아, 예쁘다. 우리 소혜. 역시 양소혜야. 멋진 여자 쿨한 여자 맞네. 참 대견하다. 그래. 이 순간, 곧 지나갈 거야. 힘들어도 조금만 더 참아봐. 기억 속에 오래 머물러 있는다 해도 잘 견뎌내라. 지금처럼... 사랑이란 것이 짝사랑, 해바라기 사랑이라는 것이 다 이렇게 힘들고 아픈 거잖아. 우리 소혜 씩씩하니까 잘 견뎌내고 이겨낼 거야. 그치.”


“저 이젠, 절대로 짝사랑, 해바라기 사랑 같은 건 안 할 거예요. 저도 자존심이 있는데 한 번이면 됐죠. 충분히 힘들었으니까 이제부터는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랑, 행복한 사랑만 할래요.”


“그래. 넌,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널 아껴주고 사랑해줄 그런 사람 꼭 만나게 될 거야.”


소혜는 애써 괜찮은 척하다가 다시금 복받쳐 오는 감정을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고야 만다.


“어머니. 하지만... 하지만. 평생 신우를 향했던 그 마음은, 이 심장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은데. 여전히 신우만 보면 목소리만 들어도 그의 이름을, 얼굴만 떠올려도 이렇게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뛰는데 마음이 이렇게 시리고 아픈데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지. 그냥. 절대 말하지 않고 티 내지 않고 이렇게 그리워하면서 살면 안 될까요? 어머니 그것만은 이해해주실 수 있죠? 네?”


“소혜야. 가여워서 어떡하니.”


“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한다고 해도 결혼한다고 해도,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도 신우에 대한 그 마음, 그 추억들 평생 마음에 담아두고 살지도 몰라요. 그리고 나쁜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친구로라도 곁에 있고 싶고 함께 하고 싶어요. 평생 못 보고 사는 것보다는 나을 거니까. 그만큼 신우가 제겐 너무나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이거든요. 양소혜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정도니까요. 그래도 되죠? 어머니만큼은 제 마음 이해해주실 거죠?”


“그래.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 아프게, 힘들게 사는 것보단 나을 거니까.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렴. 같은 여자로서 비밀 꼭 지켜줄게.”


지은형은 자신만이라도 그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더욱더 그녀를 가슴 깊이 꼬옥 안아준다.


다음 날.


퇴근 무렵.


은수와 신우가 고민하다가 합의를 보고는 은수가 조심스럽게 동우에게 전화를 건다.


처음에는 연결되지 않다가 한참 만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우야 정말 미안한데. 염치없는 거 잘 아는데. 어쩌면 좀 그렇긴 한데 말이지.”


“무슨 말인데 그렇게 힘들게 둘러서 얘기해? 내가 또 상처받을 일이니? 충격받을 일이 아직도 남았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럼 하지 마. 내 심장 아껴야 하거든. 더 놀라면 큰일 날 것 같다. 바쁘니까 끊을게.”


“아. 잠깐. 잠깐만. 동우 너 밖에, 아니 네 레스토랑 밖에, 마땅한 곳이 없어서 그래.”


“그게 무슨 말이야?”


“있잖아.”


“너답지 않게 왜 뜸 들여? 농담 아니고 진짜 바쁘다고 빨리 말해. 3초 센다.”


“아. 알았어. 말할게. 신우 어머님이 프랑스에서 오셨는데 저녁 대접해드리려고. 그분이 꽤 까다로운 미식가라고 하시네. 그런데 내가 근사한 곳,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아서. 내가 가본 곳이 있어야 말이지. 너 따라 몇 번 가보긴 했지만. 그런 곳은, 왠지 마음이 안 편하고 신우도 한국 온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고 정말 동우 너밖에 없다. 너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단 말이야.”


“갑자기 신우 어머님이 왜 오셨어? 설마 너희 둘 문제 때문에? 반대하셔? 이런, 우리 은수를 뭘로 보고. 내가 얼마나 힘들게 포기해준 건데. 신우 이 자식은 엄마도 감당 못 하면서 일부터 저지른 거야? 은수야 내가 도와줘? 그쪽으로 갈까?”


“아냐. 절대 그런 거 아냐. 우리 때문에 오신 거는 아니고. 아니 그것도 좀 있고. 암튼 제일 큰 이유는 소혜 때문에 오셨다는데. 그러니까 너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오해는 하지 말고 한 시간 후쯤 도착할 건데 부탁해도 되겠지? 친구 좋다는게 뭐니 이럴 때 서로 돕는 거지.”


“거기에 소혜는 왜 끌어들여? 안 둘러대도 공과 사. 나 분명히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인데.”


“이 자식이 속고만 살았나. 아. 말 예쁘게 해야지. 우리 동우 님이 속고만 사셨어요? 진짜거든요. 정 의심되면 신우 어머님께 직접 물어보시던가요.”


“알았어. 그런 일 있으면 진작에 얘기하지 한 시간 후라고 하면 내가 어떻게 하냐. 우리 가게 예약은 적어도 하루 전인 거 몰라? 친구 사이라도 공은 공인데”


“우리가 가면 금방 음식이 나오니까 그리고 금방 만든 것도 너무 맛있으니까 그냥 쉽게 생각했지. 네가 천재 셰프 같아서.”


“안 띄워줘도 되거든요. 그리고 그건 그냥 친구니까 마음 편하게 만들어서 주는 거고 손님에게 정식으로 대접하는 건 완전 다른 거니까. 신경이 쓰이지. 특히 신우 어머님이라는데.”


“미안. 그래서 힘들게 물어봤던 거잖아.”


“절대 안 힘들게 느껴지던데.”


“우C 우동 너. 또 넘어가지.”


“알았다. 최대한 준비해 볼게. 어후. 정말 못 말린다. 아침에라도 전화해줬음 재료라도 더 좋은 거로 준비할 텐데. 우동우 자존심에.”


“오라버니 쏘리. 그럼 님만 믿어요. 나중에 봐. 수고.”


한 소리 들을까 봐 얼른 전화를 끊는 은수. 표정은 안심한 듯 밝게 미소 짓고 있다.


“형이 뭐래요? 표정 보니까 잘 된 것 같긴 한데.”


“동우가 마음이 굉장히 여리고 착해서 거절 잘 못 하는 사람이거든. 너도 잘 알잖아. 일단 어머니께 전화해봐. 그리고 소혜도 꼭 같이 데려오라고 말씀드려.”


“당연하죠. 이번 기회에 엄마 있을 때 소혜랑 자연스럽게 얘기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안 그래도 그 생각 하고 있었어요.”


신우도 미소 지으며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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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 승부욕. 그리고... (1) 20.09.05 74 4 14쪽
99 99화 – 마음 확인. +1 20.08.23 78 5 17쪽
98 98화 – 라면 먹고 싶은데. 20.08.23 67 4 13쪽
97 97화 – 행운의 영화표. 20.08.22 71 4 11쪽
96 96화 – 진실. 20.08.22 57 4 12쪽
95 95화 – 초대. 20.08.21 64 4 12쪽
94 94화 – 질투심 유발. 20.08.21 61 4 11쪽
93 93화 – 눈독 들이지 마. 20.08.20 59 4 12쪽
92 92화 – 설레는 순간. +2 20.08.19 63 4 13쪽
91 91화 – 그대에게 조금씩. +2 20.08.18 66 5 12쪽
90 90화 – 또 이런 인연이. 20.08.18 59 4 12쪽
» 89화 – 말하기 힘든 부탁. 20.08.17 63 4 11쪽
88 88화 – 행복한 소식. 20.08.17 52 4 13쪽
87 87화 – 아슬한 긴장감. 20.08.16 59 4 13쪽
86 86화 – 경쟁자. 20.08.16 63 4 14쪽
85 85화 – 우리 다시 시작할까. 20.08.15 58 4 16쪽
84 84화 – 얽힌 인연. +1 20.08.15 57 4 15쪽
83 83화 –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20.08.14 60 4 14쪽
82 82화 – 그녀를 다시 품다. 20.08.14 64 4 12쪽
81 81화 – 영화가 끝이 났습니다. +2 20.08.13 7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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