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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흔비설 님의 서재입니다.

안녕! 나의 늦은 첫사랑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채흔비설
작품등록일 :
2020.07.16 20:24
최근연재일 :
2020.09.06 17:13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0,864
추천수 :
643
글자수 :
695,967

작성
20.08.22 12:59
조회
57
추천
4
글자
12쪽

96화 – 진실.

DUMMY

이때 민혁이에게 전화가 걸려와 명주는 그를 마중하러 나갔다가 근처였는지 바로 같이 들어온다.


집 안으로 들어오던 민혁도 집을 보며 감탄하고는 신우에게 선물이 든 종이백을 건넨다.


“그냥 오시지 뭘 이런걸. 괜히 죄송하잖아요.”


“죄송하기는 생일인데 당연히 받아야지. 그런데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서 선물 고르기가 좀. 별건 아니고 가방인데 명품은 아니야. 갑자기 연락받고 준비한 거라. 소박하더라도 이해해라. 우린 서민이라 값비싼 고가의 선물을 못 해. 알겠지.”


“무슨 말씀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이신우인데요.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가방은 튼튼하고 편하면 됐죠. 명품은 무슨.”


“넌 그렇게 생각하지만 보는 우린 아냐. 솔직히 조금은 조심스럽지. 20살 고딩 때랑 지금 30살이랑 같을 순 없잖아. 완전한 어른이고 같이 나이 먹는 처지가 됐는데. 그렇다고 정말로 네가 부담스럽단 말은 아니고. 너도 이제 다 큰 어른이라 그렇게 대해진다는 얘기야.”


명주가 민혁을 도와 한마디 거든다.


은수는 따로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 좀 무안했는지 웃음으로 떼운다


“난 선물 없다. 그냥 내 얼굴이 선물이야.”


그때 주방에서 나오던 지숙이 살짝 놀란 얼굴로 물어본다.


“생일이라니? 오늘 오빠 생일이었어?”


“아니. 그게.”


얼른 명주가 대변하듯 대답해준다.


“원래 양력 생일로 하는데. 그동안 함께 못 해줘서 그냥 오늘 음력으로 날짜가 맞아떨어지길래 집들이 겸, 해주는 거야.”


“아. 소외감 엄청 느껴진다. 정말 이상하다니까. 선생님들 예전에 좀 알았던 사이치고는 너무 가까운. 진짜 뭔가 있는 것 같은데. ”


“지숙아. 그런 거 아니래도.”


“어쨌든. 그럼 내 선물은 내일 줄게. 안 그래도 오빠 방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스탠드 사 놨는데. 분위기 은은해서 신혼 방 분위기 날 거야. 전에 오빠가 서른 넘기기 전엔 꼭 결혼할 거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올해가 그 서른 나이니까. 혹시 알아 어쩌면 내가 같이 사용할지도 모르고.”


그 말에 민혁이 화들짝 놀라 은수의 눈치를 보며 한마디 한다.


“윤 선생님 결혼할 당사자가 앞에 있는데 그런 말 하시면”


그러자 명주가 더 놀라 그의 팔을 꼬집는다.


“아야. 왜 그래. 내가 틀린 말 했어?”


“뭐라고요? 결혼할 당사자라니요? 누구? 정은수 선생님? 설마? 헉. 진짜예요?”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 그 누구도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지숙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먼저 말을 꺼낸다.


“그럼 그때 내가 잘 못 본 게 아니었군요. 설마 아니겠지 했는데.”


은수가 찔려 눈이 커진다.


“뭘. 뭘 봤는데?”


“점심시간에 옥상 갔다가 어디선가 나오는 거 보고는 내가 잘못 봤나 싶어서 더 보려다가 전화가 걸려와서 그 전화에 정신 팔려 그냥 교무실로 내려왔었는데. 그리고 교무실에서도 한 번씩 보면, 또 수업하다가 창밖으로 운동장 볼 때 가끔씩 신우 오빠가 운동장 한편에서 어딘가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미소를 짓는 거 보고는 어디를 그렇게 보고 행복해하는지 저렇게나 좋아하는지 너무 궁금했었는데. 그럼 오빠가 늘 정은수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었던 거예요?”


“지숙 쌤 그게 아니고 내 말 좀 들어볼래?”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저 애 아니거든요. 나름 눈치 있다고요.”


“윤지숙. 내가 설명 다 할게.”


“이거 나 때문에 분위기 이상해졌네. 어쩌지. 난 그저 농담 삼아서 한 말이었는데. 워낙 신우가 은수 잘 따르니까 그런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정은수 같은 신부 만나고 싶다고 한 거라서 그냥 했던 말인데 미안하다 정말.”


“그래 오해야. 하하하. 당신 농담 늘 재미없다고 하지 말랬더니 또 이렇게 분위기 싸하게 만드냐.”


명주는 지숙에게 다가가 어깨를 다독인다.


“에이. 윤 쌤. 기분 풀고 밥 맛있게 먹자.”


신우도 진실을 말하려다 그냥 슬 넘어가는 분위기인 것 같아 본인도 말을 돌려 한다.


“지숙아. 내 생일인데. 오늘 기분 좋게 보내면 안 될까? 선생님들 다 같이 있는 자린데 내가 무안해지잖아. 우리 지숙이 쿨 한 여잔데 오빠 위해서 좋게 봐주면 안 돼?”


“이건 봐주고 뭐 할 상황이 아니잖아요. 제가 미안해해야 하는 거잖아요.”


“윤지숙 너. 뭘 또 그런 식으로 얘기해?”


“지금 생각나서. 소혜 언니가 했던 얘기들. 양소혜 같은 언니, 그렇게 멋지고 대단한 그 언니조차 마음에 둘 수 없었던 이유가 오빠 마음속에 다른 사람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생각했는데. 프랑스 유학시절 귀찮을 정도로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던 그 소중한 분이 바로 이분이셨다는 걸 이제야 할 것 같네요. 바보 같이... 왜... 왜 눈치를 못 챘을까. 이 학교 아니면 절대 안 된다며 이신우답지 않게 부탁할 때부터 좀 이상하다 했었는데. 그랬던 거구나.”


“지숙 쌤 있잖아”


은수가 눈치를 보며 지숙을 달래려 한다.


“정 선생님 미안해요. 제가 눈치가 없었네요. 신우 오빠의 그 소중한 분이 선생님이신 줄도 모르고. 그리고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 거 뻔히 다 알면서 그런 선생님과 신우 오빤데. 질투 때문에. 어후 진짜 미쳤었나 봐. 그런 막말들을 해댔으니. 솔직히 말은 심하게 했어도 그리고 그동안 살갑게 굴지는 못했어도 마음 한편으론 저 역시 얼마나 선생님 존경하고 좋게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감히 뭐라고 할 수 있겠어요.”


“지숙아.”


“오빠 미안. 그래도 애같이 굴어도 속은 깊다고 했잖아. 나 생각도 있고 마음도 있는 사람이야. 고생 모르고 컸지만. 처음엔 사실 그저 오빠가 너무 순수하고 착해서 옛정에 이끌렸나 보다 했어. 하지만 정은수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 같은 대학 나와서 잘 알고 있거든. 선 후배 사이에서도 전설 같은 존재인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런 은수 선생님과 오빠가 연인이라는데 내가 어떻게 감히, 반대를? 태클을 걸어? 오히려 진심으로 더 잘되길 빌어주고 축하해주고 싶은데.”


“어머나. 지숙 쌤 이런 면도 있었어? 오히려 내가 더 감동이다. 역시 사람 오래 겪고 볼 일이야. 참 빼 먹은 얘기 있어. 나랑 여기 우리 신랑 민혁이도 전설이었어. 절친, 베프 사총사. 그거 모르지는 않겠지?”


“그럼요. 알다마다요. 아주 유명한 선배들이셨는데.”


분위기가 좋아지자 그제야 민혁이 한숨을 내쉰다.


“휴~. 나 때문에 일 커지는 줄 알고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명주는 민혁의 말에 흘겨본다.


“잘한 일은 아니거든.”


“아니요. 잘한 일 맞죠. 지금이라도 알게 해줘서 고마워요. 나중에 막상 결혼할 때 알게 된다면 더 섭섭했을지도 아니, 배신감 들었을지도 몰라요. 딴에는 친하다고 믿었는데 뒤통수 당한 기분 들어서. 그리고 이 집도 오빠를 위해 얼마나 정성 들여서 공사한 건데. 평생 의절하고 살 뻔했을 수도. 그러니까 앞으론 제게도 뭐 숨기거나 그러지 말기. 다들 알겠죠.”


“지숙아. 고맙다. 하지만 속이려고 했던 건 결코 아냐. 그냥 선생님 입장이 난처해하실까 봐 내가 엄청 조심했던 거지. 학교가 말이 많고 잘 퍼지는 곳이니까. 그리고 처음엔 선생님도 모르셨던 일이야. 학교 첫 출근 직전에 우리도 10년 만에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같은 학교 교사로 온 것도 당일 아셨으니까.”


“그래. 정말이야. 신우가 교사가 된 줄도, 이 학교로 오게 될 거라고는 더더구나 몰랐어. 그리고 윤 선생이 신경 써준 것도 최근에야 알았어. 그 사실은 명주도 몰랐던 거고.”


“윤 선생이 도와준 거야? 고생 많이 했겠네.”


민혁이 고마워하며 그녀를 바라본다.


“은수야 그건 또 무슨.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었던 거야?”


“비밀은 무슨. 그냥 윤지숙 선생이 발이 아주 넓어서 힘 엄청 썼다는 얘기지.”


은수는 아차 싶어서 얼른 말을 돌리는데 윤지숙의 큰 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란 사실만은 절대 얘기하지 않는다.


그 모습에 신우와 지숙도 같은 마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로 다행이라는 눈빛을 주고받는다.


그런 줄도 모르고 명주는 살짝 부러운 듯 얘기한다.


“하긴. 엄청난 집안의 자제분이시니. 힘도 있고 발도 넓겠지. 다음에 나도 힘써야 할 일 생기면 좀 도와줘.”


“아. 네. 이젠 남보다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됐으니. 당연히 도와야죠.”


“그럼 이제 제대로 식사를 해 볼까? 신우야 내가 도와줄게. 고기 어디서 구워? 이런 건 남자들이 해야 더 맛있게 느껴지거든.”


민혁이 겉옷을 벗고 소매를 걷어 올리며 신우 옆에서 정성껏 바비큐 요리를 하고 다 구워진 것들을 테이블로 옮기며 여자들을 챙겨주고 그동안 질투심에 얄밉게 굴던 지숙은 잘못을 만회하려는 듯 웃으며 본인도 사람들을 배려하며 열심히 도와주고 있었다.


어느새 싸했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변했고 다들 맛있게 음식을 먹으며 많은 얘기들을 나눈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뜻하지 않게 동우와 소혜가 함께 등장하자 다들 깜짝 놀란다.


동우는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 시키려고 애써 더 밝게 웃는다.


“자. 이거. 새로 들어온 좋은 와인이라 챙겨 왔어. 생일이라고 해서. 생일 선물은 같이 해야 더 좋은 거라. 세 병이면 다들 충분하겠지.”


“역시 우리 동우 통 크다.”


제일 반가워하는 민혁.


은수와 신우도 동우가 밝은 모습이라 다행이라며 안심한다.


그때 옆에 있던 소혜도 역시 뭔가를 결심하고 온 듯 분위기 맞추며 미소까지 지어 보인다.


“나도 맛있는 케익 사왔는데. 와인하고 곁들일 좋은 치즈하고. 벌써 케익 절단식 한 건가요?”

그러자 은수가 아차하며 눈을 찡그린다.


“아. 맞다. 케익. 급하게 바로 오느라. 선생님들 눈치 보여 집에 갈 때 사야지 하고선. 학교가 바로 근처라 보는 사람들 많아서 그때도 눈치 보며 얼른 피해서 오느라 정신없어서 깜빡했네. 고마워.”


“고맙긴요. 친구 생일인데 당연히 챙겨야죠. 와인 잔은 제가 챙겨 올게요.”


주방으로 가는 그녀의 모습이 생각보다 밝아서 신우도 그리고 은수도 또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서로의 손을 잠깐 잡아준다.


그런데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명주와 민혁의 시선은 동우에게로 향한다.


“왜 그런 표정으로 날 봐?”


“아니. 오늘 안 온다고 해서. 솔직히 여기 있어도 네 걱정 많이 했거든.”


“자식.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해라. 제일 신나 보이던데 무슨 걱정 같은 소릴 하고 있어.”


민혁은 찔렸는지 괜스레 헛기침을 한다.


“나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거든. 너 말대로 우정도 중요하잖아. 난 사랑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우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멋진 놈이잖아. 그래서 쿨하게 마음 비우고 왔다. 한강 물에 던져놓고 왔다고. 내일 다시, 또 소심 모드로 돌아갈지도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멋진 놈처럼 쿨한 놈처럼 보이고 싶거든.”


그때 소혜가 와인 잔을 들고 와서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신우야. 동우 아저씨 말대로 나도 쿨한 여자거든. 사랑하는, 아니 소중한 친구 생일인데 진심으로 축하해주려고 왔어. 이렇게 오랜만에 한국 와서 보내는 생일인데. 나도 내일이면 남남처럼 어쩌면 다시 모른 척 살지도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기분 좋게 축하해주고 싶다.”


“그런데 두 사람 어떻게 같이 와?”


민혁이 살짝 의아해하며 묻는다.


“그러게.”


명주도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본다.


“혹시 두 사람 사귀는 거야?”


“민혁아 그건 너무 넘어가잖아.”


명주가 또 민혁을 보며 눈을 흘긴다.


“어. 우리 사귄다.”


“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일순간 눈이 커지며 그들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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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 승부욕. 그리고... (1) 20.09.05 74 4 14쪽
99 99화 – 마음 확인. +1 20.08.23 78 5 17쪽
98 98화 – 라면 먹고 싶은데. 20.08.23 67 4 13쪽
97 97화 – 행운의 영화표. 20.08.22 71 4 11쪽
» 96화 – 진실. 20.08.22 57 4 12쪽
95 95화 – 초대. 20.08.21 65 4 12쪽
94 94화 – 질투심 유발. 20.08.21 61 4 11쪽
93 93화 – 눈독 들이지 마. 20.08.20 59 4 12쪽
92 92화 – 설레는 순간. +2 20.08.19 63 4 13쪽
91 91화 – 그대에게 조금씩. +2 20.08.18 66 5 12쪽
90 90화 – 또 이런 인연이. 20.08.18 59 4 12쪽
89 89화 – 말하기 힘든 부탁. 20.08.17 63 4 11쪽
88 88화 – 행복한 소식. 20.08.17 52 4 13쪽
87 87화 – 아슬한 긴장감. 20.08.16 59 4 13쪽
86 86화 – 경쟁자. 20.08.16 63 4 14쪽
85 85화 – 우리 다시 시작할까. 20.08.15 59 4 16쪽
84 84화 – 얽힌 인연. +1 20.08.15 58 4 15쪽
83 83화 –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20.08.14 60 4 14쪽
82 82화 – 그녀를 다시 품다. 20.08.14 64 4 12쪽
81 81화 – 영화가 끝이 났습니다. +2 20.08.13 7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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