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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흔비설 님의 서재입니다.

안녕! 나의 늦은 첫사랑

웹소설 > 작가연재 > 로맨스

완결

채흔비설
작품등록일 :
2020.07.16 20:24
최근연재일 :
2020.09.06 17:13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0,869
추천수 :
643
글자수 :
695,967

작성
20.08.18 14:34
조회
59
추천
4
글자
12쪽

90화 – 또 이런 인연이.

DUMMY

동우의 레스토랑.


같은 시간에 레스토랑 앞에서 신우엄마 지은형과 은수, 그리고 신우가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차가 없어서 모시러 가지 못해 죄송해요. 그래도 잘 찾아오셨네요.”


“호텔이 여기 근처인데 뭐하러 와. 너 바쁜 거 뻔히 아는데, 시간 낭비할 필요 없지. 그리고 나, 이 레스토랑 잘 알아 유명하잖아. 음식도 훌륭하고. 그래서 한국 올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인데 너희들은 어떻게 여기를 알고. 아 유명하니까 알 만도 하겠네.”


“그래서 알게 된 게 아니고 여기가 제 친구 레스토랑이에요. 여기 사장 겸 셰프를 하고 있는데 제 친구를 떠나서 음식이 어머니께 잘 맞을 것 같아 모시고 싶었습니다.”


“아. 그래. 어떻게 또 이런 일이. 은수 너와 정말 인연이 될 사이였나 보네.”


“정말 그렇네. 엄마. 나머지 얘긴 들어가서 해요.”


동우가 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은수와 신우 그들과 함께 들어오는 지은형을 보고는 아는 사람이라 깜짝 놀란다.


“지선생님. 안녕하셨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이신우 어머님이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게요. 이것도 정말 신기한 인연이네요. 그쵸.”


“동우야 너도 잘 아시는 분이야?”


“한국 오실 때마다 꼭 들리시곤 하셨지. 지흔 누나도 선생님과 같은 일을 하고 있고 친분이 있어서. 프랑스 갈 때면 나도 선생님 샵에 들러서 인사드리고는 했는데. 단골을 떠나서 자상하게 잘 챙겨주셔서. 와 정말 세상 참 좁긴 좁네요. 아 참. 선생님 일단 준비해둔 VIP 자리로 가시죠.”


VIP 테이블로 가는 동안 신우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이런 신기한 인연이 다 있다니. 정말 우리가 다시 만날 운명이었나?’)


한편으로는 저도 모르게 슬쩍 동우의 눈치를 보게 된다.

아직도 자신에게 안 좋은 감정이 남아있어 껄끄럽게 생각할까 봐 신경이 계속 쓰이고 조심스러웠다.


그러면서도 엄마에게는 자랑하듯 얘기를 꺼냈다.


“엄마. 10년 전, 프랑스 가기 전에 잠깐 크게 신세 진, 형이 있었다고 했잖아요. 저한테 친동생처럼 엄청, 잘해 준 형. 그 형이 바로 이분이에요.”


“어머나 그래? 이런 고마울데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하단 말씀 꼭 드려야겠네요. 진심으로 고마워요. 아이고 그 은혜 어떻게 다 갚아야 할지. 미리 알았다면 더 잘 챙겨줬을 텐데.”


“선생님.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이미 충분히 다 받은 거 같은데요.”


“엄마. 혹시 다음에 또 형이 프랑스 가게 되면 더 잘 챙겨주세요. 제 몫까지 진짜 친아들처럼요. 알겠죠.”


“당연하지. 언제든 오게 되면 연락 편하게 해요.”


은수도 흐뭇한 미소로 그들을 지켜보며 인연의 신기함을 새삼 실감하고 있었다.


“참. 엄마. 소혜는요? 왜 같이 안 왔어요. 꼭 데려오라고 부탁했잖아요.”


“그게... 그냥 혼자 있고 싶다더라고. 당분간은 혼자 마음 편하게 있게 놔두렴.”


“그럼.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어요? 걘 신경 쓰이는 일 있으면 거의 잘 안 먹는데. 엄마라도 좀 챙겨주고 오시지 그랬어요?”


“룸서비스 시켜주고 오긴 했는데. 솔직히 지금. 무슨 입맛이 있겠어. 원래 예민해지면 잘 안 먹는 거 아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당분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둬야지.”


동우는 소혜 얘기라서 그런지 귀담아듣는다.


잠시 뒤.


모두가 자리에 다 자리 잡고 앉은 후. 동우는 주방으로 가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차례대로 내온다.


큼직한 신선한 해산물 요리와 한눈에 봐도 최상급으로 보이는 소고기로 만든 요리들이 잘 어우러진, 정갈하면서도 고급스러움에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와. 우동우. 감동이다. 고마워. 친구 생각해서 이렇게 제대로 한 솜씨 보여주고. 덕분에 내가 호강하겠다.”


“내가 언제는 이렇게 안 해줬니?”


“두 사람 엄청 친한가 봐? 분위기만 봐도 딱 느껴지는데.”


순간 지은형을 뺀 나머지 세 사람이 뜨끔한다.


신우는 혹시나 눈치 빠른 엄마가 눈치채기 전에 자기가 먼저 말을 꺼낸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20년인 된 완전 절친, 베프래요. 대단하죠. 나랑 소혜 10년 우정도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이분들은 20년이나 됐으니 거의 가족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예전에도 은수 선생님 부탁만으로도 기꺼이 절 받아주고 챙겨준 거잖아요.”


“오. 정말 대단한데. 그럼 앞으로도 계속 볼일 많겠구나.”


“아마 그렇겠죠.”


“한편으론 부럽네. 정말 대단하기도 하고. 남녀 사이래도 이렇게 편하고 좋은 친구 있으면 좋지. 애인은 애인이고 친구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값어치가 있잖아. 그만큼 소중한 또 다른 존재이기도 하고. 나도 나이는 들었지만, 이성끼리 절친인 사람들 보기 참 좋더라 부럽기도 하고.”


그 말에 신우는 다시 한번 동우의 눈치를 살짝 본다.


동우도 그런 신우의 눈빛을 느끼지만 태연한 척하며 지은형에게 정성을 다해 대접한다.


“그럼 저는 바빠서 다시 주방으로 가야 하거든요.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고 아직 대접할 것이 더 남아있으니까 천천히 즐기면서 마음 편하게 시간 보내셨으면 해요.”


“고마워요. 덕분에 좋은 시간 될 것 같네요.”


“동우야 진짜 고마워.”


“형. 진심으로 고마워요.”


신우의 그 말에는 많은 것이 함축되어있는 말처럼 느껴져, 그리고 진심이 담긴 그의 눈빛에 동우의 심장이 찌릿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완전히 다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아서인지 일을 핑계로 자리를 비켜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식사를 한다.


그리고 나오기 전 그 모습을 본 그는 은수가 지은형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거 같아 잘 돼서, 다행이다 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왠지 모르게 씁쓸함이 맴돌았다.


(‘이젠 정말 마음에서 내려놓을 때가 됐네. 더 이상 미련 가지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런데... 그런데. 이러면 나쁜 놈일 수도 있겠지만 완전히 내려놓지는, 비우지는 못 할 것 같다. 나 혼자만 티 내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그냥 내 심장 한켠에 고이 간직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면서 살게. 감당하는 건 내 몫이니까. 이신우 미안하다.’)



다음 날 저녁.


신우 집.


제사 준비를 다 끝내고 상 앞에 나란히 지은형과 신우 그리고 은수가 서 있다.


“한국에서 이렇게, 더구나 이 집에서 같이 제사 지내니까 기분이 묘하네. 신아 생각도 나고 네 아빠 생각도 나고. 이 집 다 짓고 나서 얼마나 좋아했었는데 그때 행복해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저도 엄마도 다 잘 됐잖아요. 우리가 행복하게, 잘살고 있으니까, 마음 놓고 아마. 지금 하늘나라에서 흐뭇하게 보고 계실 거에요. 신아도 마찬가지 일거고요. 무엇보다 엄마를 다시 만나서 엄청 좋아하고 있을걸요.”


지은형은 금세 눈에 눈물이 고인다.


“내가 그 어린애한테 큰 상처 준 거. 아마 평생 죄책감에 살 것 같다. 못 할 짓 했지. 엄마가 돼서 버티지도 못하고 나 혼자 살겠다고 잔인하게 어린 너희들을 버리고 도망갔으니. 신우야 엄마가 정말 미안해. 괜찮다고 하지만 솔직히 쉽게 용서하기 힘들고 평생 못 잊겠지. 그래도 다 용서하고 없었던 일로 해달란 말은 차마 못 해. 그렇지만 조금은 이해해줬음 좋겠다. 나 역시도 그땐 완벽한 어른이 아니어서 그 힘든 순간을 버티기 버거웠으니까.”


“아니에요. 정말 원망 안 한다니까요. 예전에도 그렇고 앞으로도요.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잖아요. 제가 엄마였어도 못 버텼을 거고 어쩜 더 안 좋은 생각도 했을지 몰라요. 그래도 이렇게 잘 된 엄마가 오히려 고맙고 존경스러워요. 그 시간들 잘 버티고 잘 살아주셔서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역시 내 아들 착하고 대견하다.”


“엄마. 신아도 비록 어렸지만, 속이 얼마나 깊었는데요. 애어른처럼. 어느 날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이젠 엄마가 아빠한테 안 맞으니까 울 일 없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울지 말고 웃고만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오히려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엄마 걱정 많이 했었어요.”


지은형이 그 말에 또 울컥하자 신우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어머니 저도 신아 보면서 어리지만 참 대견하고 씩씩해 보여서 좋았거든요. 오빠가 얼마나 교육을 잘 시켰는지, 아주 딱 부러지고 똑똑해서 더 사랑스러웠는데. 그런 신아라면 신우 말처럼 어머니 이해하고 지금도 저 하늘나라에서 엄마를 좋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그리워하고 있을 거니까 이제 미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은수야. 고맙다. 그래도 네가 차려준 따뜻한 밥 먹고 떠났단 말 들었을 때. 아마 그 일이 그리고 산에서 가족들 보내줬던 일이. 내 마음을 은수 너에게로 더 이끌렸던 것 같아. 내 며느리로, 신우의 짝으로 말이야.”


은수도 지은형의 진심이 와닿았는지 자신도 울컥했지만 애써 참아낸다.


그런 은수를 보며 은형은 눈물을 닦고 마음을 다시 추스른다.


“미안해. 오늘 같은 좋은 날에. 은수 너도 다 아는 일이고 우리 가족 같은 사람이니까 그나마 덜 부끄럽네. 이해해줄 거지?”


“그럼요. 네. 다 이해해요.”


은형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은수의 손을 꼬옥 잡아준다.


“다시 한번 고마워. 정말로. 그때 남들 다 외면하는 불쌍한 우리 신우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도와준 거, 따뜻하게 우리 신아 보살펴 준 거. 다 고마워. 그 은혜 잊지 않고 평생 살아가면서 하나하나씩 갚을게.”


“어휴. 어머니. 은혜라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그저 앞집에 살고 있으니 자주 보고 하니까. 그리고 더 잘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이 더 미안하고 마음 아픈걸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것이.”


“아냐.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마운 일인데. 신우 아빠도 지금 은수 널 보면서 고마워할 거야. 신아도 마찬가지일 거고. 아무튼, 은수야 앞으로 혹시 내가 한국에 없을 때라도 우리 애 아빠, 신아 부탁해도 될까.”


“그럼요. 아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잘할게요.”


“고맙다. 우리 신우가 정말 사람은 잘 만났네. 아빠 닮아서 그런지 여자 보는 눈은 정확하구나.”


“어. 그건 엄마 자화자찬 같은데요. 농담이고요. 맞아요. 정말 잘 만났죠. 고생한다고 복 받았나 봐요. 앞으로도 이런 분 만나기 힘들 것 같으니까 제가 잘해야겠죠. 혹시라도 엄마 제가 선생님한테 너무 잘한다고 질투하시거나 그러시면 절대 안 됩니다. 꼭 친딸처럼 잘 해주겠다는 약속 지키셔야 해요.”


“오히려 바라는 바다. 너나 그 약속 꼭 지켜. 은수야 나중에라도 신우 때문에 속상한 일 생기면 무조건 다 말해 내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혼내줄 거니까.”


“괜찮아요. 제 손으로 처리했으면 했지. 고부 갈등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와. 은근 그 말이 더 무섭네요. 네. 절대 그런 일 없도록 잘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은수의 어깨를 살며시 감싸 안아준다.


“정말 잘할게요. 그리고 저도 다시 말하지만, 진심으로 고마워요. 그때 일도, 그리고 지금 연인으로 나와 함께 해줘서.”


그리고는 그녀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인다.


“정은수 진심으로 사랑한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꽃처럼 붉게 물들면서 온몸에 전율이 흐르면서 심장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신우는 그 모습마저 너무 사랑스러워 어깨를 꼭 감싸며 토닥여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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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 승부욕. 그리고... (1) 20.09.05 74 4 14쪽
99 99화 – 마음 확인. +1 20.08.23 78 5 17쪽
98 98화 – 라면 먹고 싶은데. 20.08.23 67 4 13쪽
97 97화 – 행운의 영화표. 20.08.22 71 4 11쪽
96 96화 – 진실. 20.08.22 58 4 12쪽
95 95화 – 초대. 20.08.21 65 4 12쪽
94 94화 – 질투심 유발. 20.08.21 61 4 11쪽
93 93화 – 눈독 들이지 마. 20.08.20 60 4 12쪽
92 92화 – 설레는 순간. +2 20.08.19 64 4 13쪽
91 91화 – 그대에게 조금씩. +2 20.08.18 67 5 12쪽
» 90화 – 또 이런 인연이. 20.08.18 60 4 12쪽
89 89화 – 말하기 힘든 부탁. 20.08.17 63 4 11쪽
88 88화 – 행복한 소식. 20.08.17 52 4 13쪽
87 87화 – 아슬한 긴장감. 20.08.16 59 4 13쪽
86 86화 – 경쟁자. 20.08.16 63 4 14쪽
85 85화 – 우리 다시 시작할까. 20.08.15 59 4 16쪽
84 84화 – 얽힌 인연. +1 20.08.15 58 4 15쪽
83 83화 –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20.08.14 60 4 14쪽
82 82화 – 그녀를 다시 품다. 20.08.14 64 4 12쪽
81 81화 – 영화가 끝이 났습니다. +2 20.08.13 7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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