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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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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690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1.26 10:48
조회
476
추천
7
글자
17쪽

신전에서 6

DUMMY

다시 아침이 되었다.

날이 밝자, 신전에서는 빠르게 조사대가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단상 위에서 주교가 연설하는 앞에 줄을 맞춰 서 있었다.


“우리는 신의 이름 아래에 저 사악한 네크로맨서를 처단해야합니다. 형제들이여! 그가 죽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에 떨고, 신음할 것이 분명합니다. 듀란드 신의 이름 아래 우리의 칼에는 망설임이 없고 가로막는 모든 것들이 사라져야 합니다···”


2층에서 내려다보고 있자니 가장 앞열에는 마셸 형도 있었다. 모던 또한 마셸 형의 옆에서 성기사는 아니지만 함께 서 있었다. 주교가 잠깐 말을 멈추자 그네들은 다시금 열을 맞춘다. 조금 흐트러졌었나보다.


“듀란드 교 왕국 본부의 형제들이여!”


분명 주교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은은하게 목소리가 퍼져 이층에 있는 나에게도 또렷하게 들려왔다. 신기하다. 아니면 내 귀가 밝은걸까?


“그대들은 신의 이름 아래에 옳음을 행하고 불의를 지나치지 않으니 신의 이름을 대신하여 성하께서 성기사와 사제라는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듀란드께서 그대들을 굽어살피실겁니다. 허나 명심하세요. 이 일은 피해를 입은 무고한 사람들을 위한 일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칼에 피를 묻히고 싶어하지 않···”


마셸 형과 모던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고 창문을 닫았다. 저 긴 연설을 굳이 보고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나도 갈 곳이 있었다.


“자, 슬슬 갈까?”


하쉬는 준비를 마쳤는지 가자고 말했다. 물론, 조사대가 아니라 화전민들이 묵고있는 여관이었다. 아직 비루가 있을 터였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날 데리고 가려는 것이었다. 솔직히 술 취한 아저씨를 보러가긴 싫은데.

우리가 신전밖으로 나올때즈음, 신전측의 조사대가 출발했다. 위에서 볼 때는 별로 안 되어 보였는데 밑에서 보니 또 달랐다.

서른명 정도 되는 인원이었다.

숫자로서는 그리 많은 인원이 아니지만, 겨우 한명을 쫒으러 가는데는 상당수의 인원이 맞았다.

게다가 스무명 정도가 성기사에 열 명 정도가 사제, 한 명이 모던이었는데 모던을 제외한 전원이 사제복이나 갑옷을 입고 있어서 위압감이 있다.


“왠지 많아 보이는데요?”


“실제로도 제법 많긴 하구나.”


하쉬는 그저 담담했다. 하기사 성기사인만큼 이런일은 많이 보거나 겪은거겠지.


“보통 조사대는 열 명 정도로 꾸려지는데 이번은 많군. 많은 만큼 속도는 지체되겠지만 빠르게 잡을 수 있겠지.”


그러고보면 하쉬는 뭔가 조사대가 네크로맨서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단정짓고 있었다. 주교와의 대화에서도 둘은 반드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확신이 들만한 무언가가 있는걸까? 난 그게 궁금했다.


“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그리 묻자, 하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그게 신전의 일이다. 그리고 네크로맨서는 이미 잡힌거나 마찬가지다. 신전은 절대로 마기魔氣나 사기死氣를 놓치지 않는다.”


그는 나를 이끌고 여관으로 향했다. 나는 궁금증과 약간의 걱정에 걸음걸음이 무거웠다.

신전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여관은 정말 얼마 걷지 않아서 도착했다. 대충 십분 거리 정도일까? 도착하자마자 모던의 아내가 하쉬에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하쉬 또한 마찬가지로 고개 숙여 답례한다.


“남편분은 화촌으로 떠나셨소. 조만간 돌아올거요. 성기사와 사제들이 함께 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소.”


이야기는 전해들은듯 싶지만 걱정이 되는지 여관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던 것 같다. 하쉬가 걱정말라며 그녀를 다독였다.


“그래도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네요. 휴”


모던의 부인은 화촌이 있는 방향을 망부석처럼 바라보며 한숨쉬고 있다. 하쉬가 한 두번 더 걱정말라며 다독였지만 그녀의 태도는 여전했다. 어쩔 수 없다 생각한 하쉬는 그녀를 두고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반갑소. 잘 지내고있소?”


주인장이 하쉬에게 꾸벅 인사하고 멕을 비롯한 화전민들이 인사했다. 하쉬가 조사대가 출발했고 그에 대한 일들을 말해주자 그들이 질문한다.


“오, 그럼 성기사 양반은 얼마 정도 걸릴거라 생각하시오?”


하쉬는 턱을 쓰다듬었다.


“내 경험상··· 화촌 정도 거리면 빠르면 사흘, 넉넉잡아도 일주일이면 돌아올거요. 그리고 그 때쯤 되면 당신들도 화촌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오.”


“다시 네크로맨서가 우릴 찾아오지는 않겠소?”


불안한 듯한 화전민의 말에 하쉬는 고개저었다.


“그렇지는 않을거요. 그 놈의 목적은 나였으니 여러분을 노릴 필요가 없소. 게다가 한동안은 성기사 한 둘이 화촌에서 여러분을 지켜줄거요. 무엇보다 애초에 놈은 곧 잡힐텐데 그런 걱정이 필요하겠소?”


“되게 확신하는것 같은데 확실한거요? 벌써 며칠이 지났소.”


“흐음···”


하쉬는 테이블에서 주인장이 서비스로 준 커피를 들이켰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주인장은 하쉬에게 친절했다. 마치 돈이라도 받은 것처럼. 신분이 높은 성기사라서 그런걸까?


“여러분은 왜 어둠의 족속들이 꽁꽁 숨어있는지 아시오?”


뜬금없어 보이는 말에 나와 화전민들 모두가 의아해했다.


“신전이 그들을 쫒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오. 놈들의 기운을 놓치지 않고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흔적을 찾았다면 거기서부터 계속해서 놈들을 쫒을 수 있소.”


“그럼 성기사 양반은 그때 네크로맨서를 쫒아갔어야했던거 아니오?”


그런 질문에 하쉬는 고개저었다.


“바로 잡을수는 없소. 쫒으려면 쫒을 수 있었지만··· 그랬다면”


“나와 케인은 죽은 목숨이었겠군.”


그랬기에 하쉬는 되돌아간것이리라. 내가 생각하기에도 하쉬라면 놈을 쫒기보다는 사람들을 지키는걸 우선으로 생각할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이오. 아무튼 걱정하지 마시오. 놈이 정말로 죽지 않는 이상은 쫒을 수 있을테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 마기? 사기? 라는것들은 지울수도 없고 사흘정도만에 사라지지도 않는거요?”


“사라지는데 한 달은 걸리오. 아직까지 사기死氣를 지울 수 있었던 시체팔이는 한 놈도 없지. 설령 지울 수 있다고 해도 방법이 있으니 걱정마시오.”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야··· 그리 믿겠소.”


이야기를 끝마칠때쯤, 마치 노리고 온것처럼 타이밍 좋게 비루가 내려왔다. 잠을 푹 자서 그런건지 기분이 좋아보인다.


“흐아아··· 어라? 성기사 나리아뇨?”


보란듯이 입을 쩍쩍 벌리며 하품한다. 하쉬는 왠지 그 모습을 보고 안도하지만, 화전민들과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것이 제법 떨어져 있는데도 술 냄새가 너무 진하게 풍기는것이 방금 일어난 척을 하지만 분명 술을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쉬도 멀리서는 몰랐지만 그가 가까이오자 마찬가지로 눈쌀을 찌푸린다.


“또 술을 마신거요?”


“걱정말라니까. 이래뵈도 나는 주량이 세서 왠만해서는 취하지 않으니까”


“나보다 먼저 취했으면서 말이오?”


비루는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고개를 저었다.


“그건 하쉬, 댁이 너무 술이 세서 그런거지. 나도 제법 세다니까?”


“뭐 좋소. 아무튼 나갑시다. 할 얘기가 있소. 리드.”


하쉬가 내 이름을 불렀고 나는 그를 따랐다. 화전민들과 간단하게 인사하고 우리 셋은 여관을 나섰다.


“무슨일인데?”


얼마 가지 않아서 비루가 용건부터 묻자 하쉬가 한숨쉬었다.


“좀 더 가야하오. 그렇지··· 이왕 이렇게 된거 신전까지 가는게 좋겠소.”


“하아? 이봐, 난 살아생전에 신전따위에 간 적이 없는 몸이라고. 뭣하러 신전에 가야하는건데?”


“그야 주교님을 뵙기 위해서요. 당신이 있어야 나도 그 푸른 악마를 퇴치하러 가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 아니오?”


주교와 도움이란 말에 비루가 불평했다. 왠지 짜증난다.


“거 참, 그 주교라는 사람이 내 말을 믿어주겠냐고? 진작 믿어줬으면 내가 이 영지에서 삼 년이나 허송세월했겠어?”


“아저씨. 되게 불평이 많은데 좀 조용히 하죠?”


그는 내 말에 발끈해서,


“이 보이지도 않는 꼬맹이가! 뼈에서 살이 발라져야 정신을 차리지!”


“나참, 나이를 어디로 먹은거지? 그게 훨씬 어린애한테 할말이에요?”


그가 주먹을 들어 나를 쥐어박으려 했지만 나는 몸을 돌려 피했다. 술취한 사람의 주먹정도는 어렵지않게 피할 수 있었다. 사제들에게 치료받기는 했지만, 아직 어깨가 뻐근하긴 했다. 한방 먹여주려다가 말았다.

다시 그가 주먹을 들어올리려 하자 하쉬가 제지했다.


“거기까지 하시오.”


찔끔하며 주먹 내리는 꼴좀 보라지.


“너도 사과해라. 어른을 놀리면 안 되지.”


“쳇, 미안해요.


왜 나만 사과하게하는건지···

신전과 여관의 거리는 매우 가까워서 금세 다시 신전에 돌아왔다. 이럴거면 나까지 여관에 간 이유는 뭔지···

하쉬는 내 생각을 읽은것처럼 말했다.


“수련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수련? 아? 그거 무게놀이잖아?”


이게 유명하긴 한가보다. 저런 주정뱅이도 아는걸 보니 말이다.


“흥, 나로 말할것 같으면 무게놀이의 베테랑에다가 삼십년도 더 전에 끝낸거지. 뭐, 힘내라. 꼬맹아! 프흐흐흐!”


“말로는 뭘 못해?”


베테랑은 무슨 베테랑? 술 주정뱅이 주제에 웃기지도 않는다.

싸우는것도 손해다싶어 뭐라고 하는 그를 무시하고 주변을 보자 그 동안은 보이지 않던것들이 보였다.


“어···라?”


이곳저곳에 글자가 있었다. 신전의 이곳저곳에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글자가 되어 보였다. 익숙하지 않아서 떠듬떠듬 글을 읽는다.


"운, 명의, 신. 듀란,드시여 굽,어살피소서"






비루는 소년이 갑작스레 기도문을 읊자 어이가 없어졌다. 뭐 신한테 빌어서 자기 머리에 벼락이라도 떨어뜨려 보겠다는건가? 기도문은 왜 갑자기 읊고 난리야?


“흥. 누가 성기사 제자 아니랄까봐 신전에 오니 독실한 신자가 되는구만?”


비루가 여전히 투덜거리지만 하쉬는 놀라워했다.


“정말로 글을 읽을 수 있게됐군.”


“어이, 뭔 소리야?”


“저 아이, 리드가 글을 배운건 어제라오. 심지어 혼자배운거지. 정말 놀랍지않소?”


농담하지 말라고 말하려했지만 비루는 입을 다물었다. 이 성기사는 머리가 이상해지지 않는 이상에야 농담같은걸 할 성격이 아니었다.


“장난치는건 아닌것 같은데. 진짜야? 정말로 하루만에 글을 읽을 수 있게 됐다는거냐고?”


하쉬가 비루를 똑바로 보며 웃었다.

한치의 거짓조차도 없는 그런 웃음과 믿기 힘든 이야기에 멍해졌다.


“내가 당신같았어도 그런 반응이었을거요. 나도 저런 아이가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소. 덕분에 안심할 수 있을것같소.”


안심? 이라고 되물을것도 없었다. 푸른 악마에 대한 일일것이다. 비루는 이 건에 대해서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자, 들어갑시다.”


소년은 이어지는 글귀를 떠듬히 읽으며 멀찍이서 걷고 있었다. 비루는 하쉬의 말이 잘 믿기지 않았지만 세상에 그런 천재가 하나쯤 있어도 이상하진 않으리라 여겼다. 그런데 하필 저런 싸가지는 밥말아먹은 꼬맹이가!

왠지 모르게 밀려드는 억울함을 뒤로하고 하쉬와 비루는 복도를 지나고 계단을 올라 삼층 주교실의 문을 두드린다. 마치 하쉬와 비루가 올것을 예상했단것처럼 문은 바로 열린다.


‘아니, 실제로 기다리고 있었겠지.’


이틀전에 방문했을때는 마셸이 열어주었는데 오늘은 또 다른 사람이었다. 성기사는 아닌 것 같고 사제인 것 같다.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어서오세요. 하쉬 경. 오늘은 무슨 일입니까?”


하쉬는 속으로 글쎄 하고 중얼거렸다. 악마에 대한 일은 아무리 헛소문이라도 주교가 모른다는건 말이 되지 않았다. 비루를 데려왔다면 무슨 일인지는 예상하고 있을텐데 아무렇지도 않게 모른척을 하는건가.


“···푸른 악마에 대한 건입니다.”


“푸른 악마입니까? 뭐, 일단 들어와 앉으시지요. 당신···도요.”


비루는 영 떨떠름한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보이는 얼굴이었다. 둘이 들어와 앉아 사제가 다시 문을 닫았다.


“푸른 악마··· 그래, 분명 그런 ‘소문’이 있었지요.”


주교는 자신의 앞의 놓인 차를 홀짝 들이키며 하쉬와 비루에게 차를 권했다. 하쉬는 딱히 마실 생각이 없어 거절했고 비루는 차를 좋아하지 않아서 거절했다.


“소문이 아니라면 어쩌시겠습니까?”


하쉬는 주교와 길게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다. 주교와 길게 이야기하면 이야기할수록 불리한것은 이쪽이었다.


“소문이 아니다라··· 경은 그럼 악마가 정말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겁니까?”


‘이단 심문관같은 말투로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래놓고는 빙빙 꼬아서 아마도 자신의 신심을 의심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끌것이다.


“아니요. 신을 믿는 제가 어찌 악마가 존재한다고 믿겠습니까?”


옆에서 비루가 배신당했다는 표정으로 하쉬를 쳐다봤다. 하쉬는 진정하라며 비루를 곁눈질한다.


“호오호오, 그렇지요. 제가 어리석었군요. 그러면 어찌 그런 말을?”


“악마가 아니라 사람을 믿는겁니다. 보십시오.”


하쉬는 손으로 비루를 가리켰다. 자연 주교의 눈이 그에게로 돌아갔다. 비루는 방금의 배신당한 표정은 어디다가 버렸는지 그세 살짝 감동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있다. 하쉬는 좀 바보같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흐르는 모래의 전 용병단장입니다. 신전의 힘이라면 그 정도는 금방 조사할 수 있을겁니다. 흐르는 모래의 용병단이 전멸당한 결과가 있고, 신의 어린양이 악마의 존재를 호소하며 신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


물론 비루는 신의 어린양, 신자는 아니었지만 둘은 그런 사실을 굳이 짚고 넘어가지는 않았다. 어차피 세상의 모든 사람이 신의 어린 양이라고 우기면 그만인 이야기였으니까.


“어찌 도와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흐음···”


주교는 차를 홀짝였지만 이미 차는 비어있었다.


“푸른 악마라··· 그래요. 그 이야기는 저도 압니다. 물론 어린 양이 힘들다면 신전은 도와줘야겠지요. 하지만!”


주교는 부드럽게 웃었다.


“설령 도와준다고 해도 지금은 힘들겠군요. 악마가 자리한곳은 다름 아닌 ‘붉은 숲’입니다.”


하쉬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대륙에서도 드문 미개척지이자 몬스터 집결지이기도 했다.


“물론 신전은 붉은 숲으로 들어갈 능력이 있지요. 사나흘 정도라면 몬스터들을 속이고 숨어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제가 차 하나를 가져왔다. 마치 주교의 마음을 읽은 것 같은 타이밍이었다. 주교는 그에게 작게 감사를 표하고 말을 잇는다.


“지금은 조사대도 빠져나가고 신전의 인원이 제법 비어있지요. 무리해서 들어갈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이 이야기는 다음에 논의하는걸로 하지요.”


그것 또한 사실이었다.

주교는 말을 돌려서 이 이야기를 조사대가 돌아오면 하자는걸로 귀결했다. 하쉬와 비루는 쫒겨나듯 주교실에서 나왔다.




“휴. 다행인걸? 결국 해주겠다는 소리잖아? 역시 성기사인 하쉬 당신과 가니까 내 말을 믿어주는건가?”


비루는 그렇게 말했지만 하쉬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뭐? 어린 양이 뭐시기 신전이 어쩌고 하더니?”


그건 어디까지나 그렇다는 말일 뿐이었다.


“주교는 아마도 이 일을 덮으려고 할 거요. 어차피 푸른 악마를 본 사람은 당신밖에 없고 그 위치가 붉은 숲이면 위험성이 크니까 말이오. 실제로는 악마가 있던 없던, 그는 굳이 확인하고 상대하려들지 않을거요.”


“하지만!”


하쉬는 비루를 제지했다.


“그는 무엇하나 약속하지 않았소. 아마도 이 일을 좀 더 조사하여 나중에 한번 더 논의할때는 어떻게든 해주지 않는 방향으로 일을 끌어가겠지.”


생각해보면 주교는 무엇하나 확답하지는 않았다.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했을 뿐이다. 비루는 그제서야 그 같은 사실을 깨닫고 분통을 터뜨렸다.


“젠장! 저딴게 주교냐!”


“신전의 병력은 곧 주교 자신의 힘이기도 하오. 가능하면 아끼려하겠지. 권력욕이 높은 그 같은 사람은 특히 그러하오. 생각보다 일이 어렵게 될 것 같군.”


하쉬와 비루는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는 없어보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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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신전에서 3 18.01.26 509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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