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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님의 서재입니다.

과학고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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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작품등록일 :
2019.06.27 21:17
최근연재일 :
2019.11.18 11:17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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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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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525

작성
19.11.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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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022 - ISEF (1)

DUMMY

성적이 발표됐다는, 문부장님의 그 말에 우리 둘은 떠밀리듯 교무실을 나왔다. 이세아와 나는 말도 없이 천천히, 자습실로 향했다.


천천히 가고 싶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었다.

두려웠다.

이미 바꿀 수 없이 정해진 그 결과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다.

실패했을 때 느끼게 될 좌절을 생각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저 앞의 시야에 자습실 앞 게시판의 희멀건 벽보가 보였을 때, 우리 둘은 이미 뛰고 있었다.


‘이 선생님들이!’


게시판 앞에는 아직까진 몇 명의 학생들뿐 이었다. 그리고 그 학생들 너머로 보이는 게시판에는, 성적이 대놓고 공개되어 있었다. 각 과목별로, 상위 20명의 성적이.


‘그래, 이러지 않으면 우리 학교가 아니지.’


상위권 20명까지를 정해서 순위를 꼭 공개한다. 과거에도 늘 그랬다. 경쟁심을 유발하고 동기부여도 해주고 긴장감을 유지 시켜서 전체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나오게 한다는, 이른바 학교의 방침이라는 거다.


그사이 내 옆의 이세아는 이미 손가락을 짚어가며 하나하나 이름을 찾고 있다. 나도 서둘러 내 이름을 찾았다. 다른 과목은 볼 필요도 없다. 물리. 물리만 찾으면 된다.

...그런데 없다.

없다. 아무리 찾아도, 아래부터 위까지 몇 번이고 훑어도.


“...해우야.”


말도 안돼. 1차 때가 22등이었는데, 고작 2등을 못 올렸다는 거야? 그때보다 전혀 발전하지 않았다는 거야?

그렇게나 열심히 했는데.

정말로?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을 것만 같다.

아 뭐야, 그럼 나 아까 고요한, 신예은에게 고작 이런 성적으로 같이 복기하자고 했던 거야? 부끄러움이 확 밀려 들어온다. 아니 그런 부끄러움보다도, 나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서···


“아니, 그게 아니고. 이거 자세히 봐봐! 17명 밖에 없어!”

“응?”


이세아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벽보를 봤다. 자세히 보니 진짜다. 정말 각 과목별 20명이 아니라 17명까지만을 뽑아놨다. 뭐야, 예전에는 늘 분명 20명까지 공개했었는데? 게다가 지금 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또 하나 있다.


‘고요한의 이름이 없어.’


각 과목별로 제일 윗줄에, 고요한의 이름이 없다. 그럴 수는 없다. 혹시나 해서 다른 과목까지 다 체크 했는데도 없다. 그런데 이건 분명히 잘하는 순서로 정렬된 것은 맞는데...?


“그럼 이거 혹시···?”

“응, 4등부터 20등까지만 공개한 건가 봐.”

“왜 일부러 이런 짓을 했지? 아니면 오류로 짤린 건가?”

“총 3등까지만 혜택 있잖아. 과목별 3위부터는 숨겨놓고, 성적보고 알아서 대략 유도해보라는 거 아닐까? 당장 알려주면 조금 그러니까.”


이 선생님들이 진짜.

겨우 이것 때문에 막 교무회의를?


“해우야 그럼 너 혹시 물리 3등 안에 든 거 아니야?”

“...!”


그러...네?

그래,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 이렇게 자기에 대한 믿음이 없다니. 맞아, 난 충분히 열심히 했잖아. 그것도 길을 아는 상태로. 3등 안이라고 생각하니 그제야 조였던 마음이 그나마 풀어진다.

내 옆에 서있던 다른 반 애가 날 보고 묻는다.


“너 1차 때는 몇 등이었는데?”

“22등.”

“헐. 그럼 진짜 가능성 있는 거 아니야? 이번 3차 땐 그때보다 더 잘한 거지?”

“일단은 그렇긴 한데...”


다시 천천히 성적표를 아래부터 살펴보면서 확신했다. 맞아, 기억이랑 대조해봐도... 김민철, 신예은 등. 여기 적힌 애들은 다 물리를 잘하는 애들이다. 4등부터 20등까지가 적힌 건 맞는 것 같아.

무엇보다 물리 과목 맨 위에, 4등으로 적혀 있는 신예은의 이름. 이 의미는... 그럼 이 명단에 없는 사람은. 고요한이랑, 나랑, ···김병학?

‘진짜?’, ‘정말로?’, ‘이해우가?’ 하며 그사이 날 보고 시끌시끌해지는 주변의 아이들. 그 목소리를 깨고, 묵직한 중저음이 들어온다.


“그걸 믿어?”


김병학이다. 아까 우리가 처음 올 때만 해도 없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뒤에 와 있었다.


“상식적으로 22등에서 3등으로 갔다고 생각하는 게 맞냐, 아니면 22등이 20등 미만에 잔류한다고 보는 게 맞냐.”

“글쎄... 전자?”

“학원 안 다녔다는 것, 절대로 자랑스러운 게 아냐. 우리가 노력에 들인 시간을 생각해봐. 주말마다 영재원에, 저녁도 제대로 못 먹고, 밤 12시까지 학원을 다녔어. 그런데 이제 와서 넌 지균으로 와놓고 한 달 겨우 조금 열심히 했다고? 그리고 3등 안에 들었을 거라고? 착각도 적당히 해.”


좀 심하다고 느꼈는지, 옆의 애가 팔을 잡고 말린다.


“병학아, 지역균형 그런 건 없..”

“당연히 명시되어서는 없지! 그런데 그럴 수 있겠냐고. 우리 지역에서 대도시에서만 잘하는 애들로 뽑으면 또 난리가 날 텐데! 항상 매년 봐. 꼭 시골 곳곳에서 1명, 2명씩은 뽑아줘야 된다고! 그래야 되니까. 노력 없이 그런 지역균형 받아서 들어 와놓고 왜 이렇게 나대?”


예비입학 첫날이 생각난다. 그때도 내게 비슷한 말을 했었지. 늘 나대, 나대. 지균, 지균. 얘는 늘 이렇게 사람을 무시해왔겠지, 내 전생에서도.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는 내가 숨어있었고, 지금은 드러냈다는 것 정도일 거다.

왜 자기가 겪어온 것만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김병학의 말은 노력으로 포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애초에 실력이 정해져 있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런 분위기를 견고히 만드는 거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던 과거의 나는 더더욱, 믿어버렸던 거다. 그 분위기를. 내가 이제 와서 뒤늦게 열심히 해봤자 안 될 거야, 하는.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었었나.


“입학식이 끝나면,”


내가 해줄 말은 단 하나다. 결과로 말하는 것.


“알게 될 거야.”



#



유클리드 학원. 화령과고가 있는 화령시에 위치하는, 알아주는 소수정예 특목고 전문 학원. 테스트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돈을 아무리 가져와도 학생으로 받아주지도 않기로 유명한 명문 학원.


일요일, 그 유클리드 학원에서의 점심시간. 신예은은 고요한과 함께 이전의 물리 문제를 마저 복기하고 있었다.

신예은이 눈살을 찌푸렸다. 어제부터 속이 답답하다. 정확히는 어제의 ‘그 순간’부터. 방송에 불려나간 이해우가 한참을 기다려도 안 돌아와서, 고요한과 아래로 내려간 그때. 자습실 앞 게시판에 붙은 벽보의 순위를 확인했을 때의 ‘그 순간’.

그런 신예은의 기색을 살피며 고요한이 물었다.


“너 괜찮아?”

“어. 나 물 좀 마시고 올게.”

“...그래라.”


드르륵, 문을 열고 신예은이 강의실을 나왔다.

그때였다,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은 건. 복도 끝의 정수기로 향하는 길의 끝에서 들려오는 실낱같은 소리. 무시하고 나가려던 신예은은 문득 들려온 ‘그 이름’에 벽에 몸을 붙이고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도는 소문 말이야.”

“응.”

“진짜 이해우가 물리 3등 안에 들었을까?”

“글쎄..”

“내가 보기엔 원래 1차때도 20몇등이었다고 하니까. 아예 가능성이 없진 않을 것 같은데.”

“야... 진짜 그런 거면 대박이다. 노베이스에서 입학하자마자.”

“그런데 그러면 신예은이 좀 불쌍할 것 같긴 해, 그치?”

“왜?”

“걔 예전부터 물리 하려 했잖아.”

“엥?”

“아, 넌 얼마 전에 우리 학원에 와서 잘 모르겠구나. 원래 쭉 물리 지망이었어.”

“그런데 왜 화학 전공으로 가려 해?”

“고요한 때문에 옮긴 거잖아, 아무리 해도 재능에는 못 이기니까.”

“헐, 정말?”

“이번에 4등 한 거 보면 잘 옮긴 것 같긴 해? 솔직히 좀 꼬시긴 하다, 킥킥.”


신예은은 소리가 나지 않게 조용히, 발뒤꿈치를 돌렸다.

자신이 왜 도망치는 건지 신예은은 알 수 없었다. 당당하게 그 앞에 나설 수가 없었다. 쟤들의 말이 하나도 빠짐없이 사실이기 때문에? 알 수 없었다. 아니면 자기를 향한 순수한 악의에 놀라서? 알 수 없었다.

드르륵, 다시 문을 열자 문제를 풀던 고요한이 고개를 들어 신예은을 쳐다봤다.


“응? 빨리 돌아왔네? 벌써 물 마시고 돌아왔어?”

“응.”


고요한이 기지캐를 켜며 말했다.


“끄아아, 뭔가 맥빠지네. 여기 이해우가 있었으면 재밌었을 텐데. 막 신나서 복기했을 텐데, 아쉽다. 그치 신예은?”

“그랬겠지.”

“그런데 해우가 진짜 물리 3등 안에 들었을까?”

“글쎄.”

“너도 그렇게 생각해? 그렇지만 해우 정말 열심히 했다구. 내가 룸메에 자습실 옆자리잖냐. 그냥 하루종일 아주.”

“그게 뭐.”

“이해우가 2차 시험 때 네 풀이를 지우고···”

“우연이라잖아.”

“응?”

“물리 수업 때 라그랑주는 우연히 인터넷 찾아봤던 거고, 2차 시험도 걔가 좋아한다는 천문에 가까운 케플러 법칙이었고. 고요한 너도 그 헛소문을 믿냐? 진짜, 몇 년째 널, 봐오지만 가끔 보면 진짜 답답해....”


고요한은 그 뒤로는 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의 넋두리는 울음이었다. 표정도, 눈물도 없는.


“진짜 답답, 하다고....”



#



“어떻게 연락이 한 번 없었니, 응? 하하, 해우야. 네 엄마가 널 호적에서 파버릴까 고민하셨단다. 하도 전화를 안 해서.”

“어휴, 진짜 이럴 때 보면 피는 못 속여. 진짜 정말 지 아빠랑 꼭 닮았어 아주 이럴 때 보면. 예전에 네 아빠도 글쎄 기차를 타는데...”

“케흠쿨럭테헥! 어우, 날씨 쌀쌀한 것 좀 보게. 자자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구 여보. 하하하.”

“아 맞다 안에 커피가 있더라구요, 엄마가 좋아하는 맥심커피. 그거 마시면서 기다리면 되겠다 그쵸?”

“하여튼 이 양반들이...”


아빠와 나는 엄마의 잔소리 폭탄이 시작되기 전에 얼른 말을 끊고 들어갔다. 엄마의 등 뒤로 조용히 주고받는 우리의 엄지손가락. 받아준 나도 좋았지만, 잔소리가 시작되려는 낌새를 맡자마자 바로 끊고 들어간 아빠의 순발력이 좋았다. 이게 세월의 연륜인가.


소강당에 들어간 후, 잠깐 동안 부모님과는 헤어져서 앉게 되었다.

부모님들은 강당의 뒷자리. 학생들은 앞자리. 좋은 그림으로 사진을 찍기 위함이다.

강당의 한쪽에는 선생님들이 앉아있다. 이제껏 봐오지 못했던 선생님들이 보인다. 교장선생님도 보이고. 지역 신문에서도 와 있는지 카메라들이 주루룩 늘어서 있다.


부모님과 헤어지자마자 피가 차갑게 식는다.

오늘이, 예비입학 한 달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니까. 내가 노력한 증거를 확인받는 날이니까.

멀뚱멀뚱 앉아있자 개회가 시작되었고, 교장 선생님의 힘찬 목소리로, 대 백령과고 토벌전에 대한 일장연설이 시작되었다. 백령과고를 이기는 것이 대입에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장엄한 이야기. 그 연설의 중반 즈음에야 내 옆자리의 고요한이 자리에 왔다.


“너 왜 이렇게 늦었냐?”

“아, 화장실 다녀오느라.”


교장 선생님의 연설이 끝나자, 김손섭 선생님, 속칭 섭쌤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시작했다.


— 아시다시피 요번 예비입학 결과로 뽑힌 3명이 ISEF,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 참관 형식으로 해외에 나가게 됩니다. 지금 그 대회에 참가한 우리 학교 2학년 학생 셋의 주제가 각각 수학, 화학, 물리입니다. 그래서 그 주제에 맞춰, 최종 시험인 3차 시험만 적용해서 수학, 화학, 물리에서 각 한 명씩을 뽑기로 했습니다.


장내가 살짝 술렁인다.

의외이긴 하지만, 그래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거다. 생물 지학 전공인 애 중에는 어차피 전체의 성적으로 치더라도 3등 안에 드는 애가 없으니까.

그런데 그래서 과목별 3등까지를 가렸구나. 어쩐지 이상하다 했다.

문득 고요한이 내게 물어왔다.


“해우야 어때?”

“뭐가?”

“1등.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은, 자신을 이겼을 것 같냐는 말이다. 고요한이 나를 보고 빙글빙글 웃으며 물었다. 그 얼굴에는 왠지, 장난식으로 대답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는 잠깐 시간을 두고 대답했다.


“응.”


나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

나조차 날 믿어주지 않으면, 누가 날 믿어주겠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뭐?”


그게 무슨···


—이번 예비입학기간 동안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여줌에 따라 본교의 위상을 드높인 3명의 학생에게, 상장과 함께 소정의 장학금을 수여하려 합니다. 이름이 불린 학생은 앞으로 나오십시오.


—화령과학고등학교 3기, 수학 고요한.


내 옆의 고요한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나갔다.


“쟤가 1반 고요한이야?”

“1차 땐 화학 빼고 전부 1등 했다던데.”

“진짜 존잘이다······.”


그래, 같은 1반이 아니었던 애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 고요한의 자신감 있는 얼굴이 보인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 말이야, 왠지 모를 기시감이 느껴진다.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 화학, 신예은.


신예은. 이름이 불리자마자 남학생들의 시선이 그녀를 쫓아 따라붙는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적으로 남자들만 바글바글한 과학고니까.

추측이 점차 확신이 되어간다. 이건 분명, 내가 학교로 오던 첫날에 꾸었던 꿈이다. 무엇보다 그때의 그 자리 그대로, 내가 앉아있다.

그렇다면 혹시.

설마.


— 물리, 이해우.


그 순간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꽂힌다.

뭐야? 내가? 정말로?


— 이해우!


내가... 1등이라고?

거듭 불려지는 이름에, 난 얼떨떨한 표정으로 일어서 단상으로 나갔다.

고동빛 나무 계단을 올라가는 길, 등 뒤로 강당의 모든 사람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 ‘쟤는 누구야?’ 하는, 미처 박수 소리에 묻히지 못한 속삭임들도 들려온다.


그래, 그런데 내가 제일 놀랍고 기쁘다.

입학식 때는 비웃었던 애들이, 지금은 그러지 못한다. 그때의 시선에는 동정이 담겨있었지만, 지금에는 선망이 담겨있다.

올라가는 길, 문득 돌아본 옆으로는 김병학의 이를 악문 얼굴이 비쳤다.

맞아, 나도 하면 되는 거였어.

예전에 그토록 높아 보였었던 단상에 내가 올라와 있다. 아무리 올라와 보고 싶어도 오를 수 없었던 곳에. 그때의 나는, 단지 따라가기만 해도 벅찼기 때문에. 어떤 게 옳은 방향인지, 어떻게 공부해야 맞는 건지 그 방법조차 몰랐기 때문에.

그래서 단지 숨죽이며 노력, 노력했었던.

그 괴로웠던 날들이 전부 씻겨나가는 느낌이다.


고요한과, 신예은을 차례로 지나쳐 내 앞에 섭쌤이 도달했다. 상장을 내밀면서, 섭쌤이 내게 불쑥 말을 건넸다.


“네가 첫날에 했던 말이 기억나는구나.”

“···네?”

“선행도 안 해온 애가, 불쑥 이 학교에서 1등을 하겠다고 했었지. 그땐 웃고 넘겼는데, 그건 말뿐이 아니었구나.”


별것도 아닌 그 한마디에, 그 순간 벌컥 눈물이 벅차오를뻔 했다.

비단 이번 한 달의 고생 때문이 아니다.

예전 과학고에서의 2년의 생활. 자기에게 재능이 없는 건지 몇 번이고 고민하고. 노력하고 노력해도 오르지 않았던 성적. 무엇보다 그렇게나 노력했는데도 안 된다는 사실이 두려웠었다.

그럼에도 과거의 순간들 속에서 버텼던, 그 시절의 노력들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와 지금의 나, 그 둘 모두를 인정받은 것 같아서.

그래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섭쌤이 나를 보며 인자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 그 첫걸음을 내딛었구나. 축하한다.”


작가의말

예약 걸은 줄 알았는데 실수로 빨리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을 수정했습니다

“화학 빼고 전부 1등이라던데.” -> “1차 땐 화학 빼고 전부 1등이었다던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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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018 - Young Inventors & Company (3) +123 19.11.03 50,491 1,525 12쪽
17 017 - Young Inventors & Company (2) +71 19.11.02 47,027 1,413 15쪽
16 016 - Young Inventors & Company (1) +99 19.11.01 50,501 1,64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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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 - 2차 시험 (2) +125 19.10.28 51,073 1,461 12쪽
13 013 - 2차 시험 (1) +128 19.10.27 50,983 1,458 14쪽
12 012 - 새우 동맹 +87 19.10.26 50,085 1,30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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