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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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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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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글자수 :
347,599

작성
17.04.1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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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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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눈가리고 아웅(7)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탕~탕~탕~


방패로 입구를 막고 있던 전경의 방어선은 무너졌다. 하지만 그 뚫린 길로 좀비들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서울의 방위를 맡고 있는 수방사가 도착했기 때문이면 좋았으련만 전시 작전 통제권 탓에 그들보다 한 발 앞서 미국의 용산 부대가 미군들을 투입 시킨 이유였다.


그들은 영등포역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의 손에 들린 화기에 불을 뿜어댔고 3번 출구를 빠져 나와 번화가로 향하려던 좀비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쓰러뜨렸다. 그리고 그들은 어디에서 이 좀비 현상에 대한 처절한 교육을 받고 왔는지 그들의 머리통을 관통했고 그들에게 물린 전경들을 향해서도 총알을 아끼지 않았다.


“커어억...”


미군의 총을 받고 쓰러지는 부상당한 전경들. 이십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국민의 의무를 다하려던 청춘들. 그들이 맞은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하지만 미군 측에서도 자신들의 행동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들을 사살하지 않고 남겨 두었다가는 자칫 국가의 존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변명 아닌 변명 때문이었다.


그들은 경계막이 무너진 전경들을 대신해 3번 출구 와 다른 출구들로 흩어졌다. 영등포 역을 완전히 통제해 더 이상 좀비 확산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


미군이 도착하고 그들이 영등포역 근처를 완전히 통제하고 30여 분이 지나고 나서야 수방사와 경찰 특공대가 영등포역에 속속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뒤늦게 이곳에 나타나 미리 이곳에 도착해 어느 정도 사태를 수습한 미군 측과 바톤 터치를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금부터 우리는 영등포 역 안으로 들어간다.”


왼쪽 어깨 바로 밑에 태극기를 단 무장경찰들. 그들의 리더이자 간부인 남자가 15명의 대원을 향해 말했다. 그들이 통제당한 역 안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하나였다.


청와대 민정수석 정 우병을 구출하라.


그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폭파물, 시설불법점거, 난동해결, 테러진압 및 예방, 중요 범죄 진압, 폭발물 탐지 및 처리라는 역할들을 제쳐두고 이곳에 왔다. 그들은 빠르게 3번 개찰구 안으로 들어서 시체들이 쓰러진 바닥을 지나 인천, 신창 방면 게이트 계단으로 올라섰다.


“으적으적...”


그 계단에는 출구 방면으로 나오지 않았던 좀비들이 남아 있었다. 그들은 바닥에 몸을 바짝 드러누운 채 싱싱한 피와 내장을 가득 담은 인간의 육즙을 뼈 속까지 빨아 대고 있다.


탕~탕~탕~


좀비들에게 아낌없이 총알을 선사하는 특공대. 그들의 목적은 민정수석을 구출하는 것도 있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 된 이들을 깔끔하게 제거하라는 명령도 섞여 있었다. 경찰의 총에 맞은 좀비. 하지만 그는 총알에 몸을 관통 당했음에도 특공대를 향해 다가왔다. 당황한 선두 쪽의 특공대 대원이 다가오는 좀비를 향해 또 다시 난사를 가했다. 가까이서 총을 받은 좀비는 팔이나 다리가 뜯겨져 나가며 너덜너덜한 걸레짝 신세가 됐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전진해 왔다.


탕~


그 순간 한 발의 총성이 울렸고 관자놀이를 뚫고 지나가 머리의 뒤편이 터진 좀비는 그제 서야 동작을 멈추고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머리를 쏴. 머리를...좀비 영화도 안 봤냐?”


선두 뒤를 바짝 쫓아오던 특공대 선입이 난사를 한 후임의 머리를 툭툭 치고는 선두로 나섰다.


“.....”


총을 난사했던 경찰대원은 여전히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지 멍하니 서서 걸레짝이 된 한 때는 시민이었을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 플랫폼에 도착한 특공요원들은 앞 쪽으로 이동했다. 그들이 이동하는 동안 열차 주변을 배회하던 좀비들이 그들을 발견하고는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특공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게 정교한 총 솜씨와 몸놀림으로 다가오는 좀비들을 무력화 시켰다. 특공대원들의 살을 물어뜯으려고 달려들던 좀비들은 팔 다리가 아작 나는 건 물론이고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어디 한 군데 성한데 없이 으깨지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팀을 두 개로 나눠. A팀은 열차 경계를 하고 B팀은 열차 안을 살핀다.”


“라저.”


8명과 7명 두 팀으로 나눠진 특공대 중 B팀이 승차장에 엉덩이를 걸치고 있는 열차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진동하는 피 비린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군인들의 사체는 하나같이 온전한 상태가 없었다. 등살이 거의 다 뜯겨진 채 척추가 드러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몸통이 반으로 쪼개져 나갔거나 자신의 창자로 줄넘기라도 할 모양인지 밖으로 그것들을 쭉 드러낸 이들도 있었다.


“앞으로 이동...”


시체들이 늘어서 있던 10번째 칸을 지나 9번째 칸으로 이동하자 지하철 좌석에 기댄 채 그들에게 팔을 뻗는 상병 마크를 단 좀비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심하게 몸을 물어 뜯겨 자신의 몸을 겨눌 근육 따위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이빨을 드러내며 외치는 듯 했다.


“크어어어....(i want your body)"


탕~


한 발의 탄알이 상병의 머리를 관통했고 남자는 비로소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들의 가장 중요한 미션을 이뤄줄 민정수석 우병은 이번 칸에는 없다.


“이거 아직 살아 있는 거 맞아? 이 난리 통에 살아 있을 수 있으려나.”


“그렇다잖아... 우리가 여기에 출동한 이유가 그로부터 걸려온 전화 때문이랬어...”


“하 진짜 대박이네. 이런 생지옥에서 살아남았단 소리? 진짜 그 사람. 직업을 떠나서 대단하긴 대단하네...”


그들이 8번째 칸을 지나 7번째 칸으로 진입 했을 때. 열차의 중간엔 군복 차림의 좀비 하나가 좌석 위에 짐을 놓는 공간을 바라보며 미친 듯이 손을 뻗고 있는 모습이 발견 됐다.


“크아아....”


그는 피가 묻은 이빨을 드러낸 채 지하철 손잡이 근처에 자리한 누군가를 향해 미친 듯이 포효했다. 그리고 좀비가 향한 시선을 따라 가보면 그곳엔 머리 뚜껑이 날아간 공간을 피로 물들인 정장 차림의 남자가 잔뜩 겁먹은 채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그리고 특공대의 직감 상 그것이 본인들이 구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공대원 중 하나가 빠르게 좀비에게 접근해 그대로 그의 몸통에 전투화를 날렸다. 좀비는 우병에게 온 신경 쓰고 있느라 특공대 따위는 인지하지도 못한 채 몸으로 그 공격을 받고 바닥으로 나가 자빠졌다. 발차기를 날린 대원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쓰러진 좀비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잠깐! 쏘지마.”


그러자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고참 대원이 빠르게 소리치며 후임의 행동을 저지했다.


“왜 그러십니까?”


“야 잠깐만...잠깐만 멈춰봐. 하 이 새끼 성격 급한 거 하고는...”


그는 나눠진 두 개의 팀 중 가장 계급이 높은 상등대원이었다. 그가 자신의 몸에 무장되어 있던 칼을 복장에서 떼어내 손에 들며 다가왔다.


“어쩌면 이놈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마지막 잡놈 일수도 있는 데 이대로 끝내면 뭔가 아쉽지 않냐?”


그가 나머지 대원들을 향해 눈길을 주자 그의 말에 호응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시선을 돌려 지하철 천장 근처에 잔뜩 웅크리고 있던 수석 우병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 너, 너! 니들은 수석님 모시고 얼른 나가. 우리는 조금 즐기다가 갈 테니까...”


물론 눈빛은 우병을 향했지만 그가 손가락을 가리킨 곳엔 우병은 없었다.


“이원석 경장님. 그러다 물리시기라도 하면 어쩌 실려고 그럽니까. 빨리 처리하는 게...”


그 때 밑에서 발버둥 치던 좀비가 몸을 일으켜 세우며 총을 든 대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퍼억~


하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전광석화의 움직임을 발휘해 좀비의 머리통에 발길질을 하는 특공대 경장 원석. 그는 바다에 고꾸라지는 좀비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들은 여기서 해야 될 일이 있거든. 이름 하여 돈 주고도 경험하지 못할 특수 훈련이라고나 할까?”


천장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우병은 할 말을 잃었다. 제 아무리 특공대원들이라고는 하나 이 사태에 대해서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병은 자신의 딸을 구하고자 원정에 나섰던 300명의 인원들 중 유일하게 인간으로서 살아남은 최후의 1인이 되었다.


#2


최초 300명을 태우고 노량진으로 향했던 열차. 그리고 나머지 21명만을 태우고 돌아 온 이 열차는 어떻게 영등포역에서 서게 됐던 것 일까? 그 해답은 여기에 있었다. 갑작스레 변화한 인혁의 난동으로 남아있던 병사들은 두 팀으로 강제로 나뉘었었다. 우병과 함께 8번째 칸으로 넘어갔던 인원과 그 건너편에 남아있던 인원들.


그 중 한 사람만이 반대편을 향해서 뛰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이 35특공대대 대대장이자 우병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던 심복 지 정기의 행보였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 기관사가 있는 1번째 칸까지 뛰었고 그가 그곳에 다다랐을 때 열차는 영등포역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쾅~쾅~쾅~


“기관사 열차 세워!!! 빨리!!!”


그는 다급하게 기관실 문을 두드리며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열차 끝 편 쪽에서 벌어진 사건은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는 이곳까지는 상황 전달이 되지 않는다. 그의 뒤를 쫓아 온 좀비도 없다.


“문 열어 당장!”


하지만 기관사는 열차 운행에 완전히 집중한 나머지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보다. 물론 지하철 운행 시 발생한 소음 탓도 있겠지만.


정기는 다시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차 세우라고!!! 내 말이 안 들리냐!!!”


조금 전 보다 더 거세진 주먹이 벽을 두드리는 소리와 격양된 목소리가 이번엔 전해진 모양이었다. 기관사가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 봐 정기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운전석을 벗어나 기관실 문을 열었다.


“아니 무슨 일로?”


“무슨 일은 무슨 일. 이번 역에 무조건 세워!!!”


“하지만 계획대로라면 구로역 기지로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극비리에 진행되기로 한 사항이라고...”


“열차 안에 그 새끼들이 탔어!!! 지금 뒤는 난장판이라고!!!”


“에? 그 새끼들이라면..”


그 순간 열차는 영등포역에 완전히 접근 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나아가고 있었다.


“빨리 세워 안 그럼 우리도 뒈진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기관사실 안으로 들어서려는 정기. 그는 다짜고짜 기관사를 밀어 내고는 열차 운전석 앞에 섰다. 그리고는 아무 버튼이나 마구 눌러 대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 합니다. 그러다가 고장 난다구요!”


기관사는 빠르게 정기의 뒤로 다가와 그를 만류했다. 그러자 그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을 꺼내 들고는 기관사를 향해 겨누었다.


“그럼 빨리 세우던지!!!”


총을 보고 겁먹은 기관사가 더 이상 그를 말리지 못하고 운전석으로 갔다. 그리고 브레이크에 빠르게 손을 가져다 댔다.


끼이이익~~~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급정거하는 지하철. 하지만 그들이 있는 1번째 칸은 이미 영등포역을 한 참을 벗어난 상태였다.


“젠장!!!”


대대장 정기는 급하게 기관사 실을 나왔다. 그리고는 기관사를 향해 소리쳤다.


“문 열어!!!”


그의 외침을 들은 기관사가 서둘러 열차의 전 문을 개방했다. 그가 열차에서 내리려는 첫 번째 칸이 위치한 곳은 역 이 아닌 선로 위. 역 안으로 진입하려면 뒤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젠장!!!”


그는 땅을 한 번 박차고는 손에 든 권총을 꽉 쥐었다. 그리고는 선로 밖으로 몸을 던지려고 문 앞에 섰다.


“...”


그런데 쉽사리 다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 명색이 한 부대의 대대장인데...’


남자로서의 의리와 기개를 강조하며 살아오며 이 위치가 오른 그였다. 이대로 자신들의 부하와 충성을 맹세했던 우병을 버려두고 도망친다는 것. 남자인생을 강조하며 살아 온 그로썬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남자인생 54년. 그 위대한 업적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길 순 없다. 그것이 남자 지정기다.


그는 다시 지하철 뒤 칸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남자답게 죽자라는 그의 신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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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2) 17.03.29 13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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