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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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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5,134
추천수 :
503
글자수 :
347,599

작성
17.04.07 00:00
조회
183
추천
4
글자
10쪽

눈 가리고 아웅(2)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으아악!!!”


닫으려 했던 8번째 칸 문은 뚫렸다. 그리고 그 사실은 이미 인혁화 되어 미쳐 날 뛰는 좀비들을 방어하지 못한 것이었다.


“쏘라고 이 병신들아!!!”


답답했던 우병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총을 손으로 집었다. 그리고 준비된 사수가 되어 전방을 향해 격발을 시도 했다. 하지만 총은 나아가지 않았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던 우병은 총기가 격발 전 안전장치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이다.


“이거 왜 안 나가? 젠장!”


그는 급하게 총기를 바닥에 내팽개치고는 9번 째 칸을 향해 달렸다. 다른 병사들 역시 우병의 뒤를 따라 달렸다.


좀비들과 사람들의 대치상태. 두 존재 중 인간이 우위에 선 부분은 딱 한 가지뿐이었다. 스피드. 그들은 그것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고로 오로지 달려야 했다. 그들의 힘이 떨어져 지치기 전까지.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나아 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그곳까지 말이다.


쾅~쾅~쾅!!!


열차의 마지막 칸. 문 하나를 두고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이미 인간으로서의 이성적 판단을 완전히 상실한 그들은 싱싱한 고기 덩어리에 불과한 나머지 사람들을 물어뜯기 위해 혈안이 된 채 통로문을 미친 듯이 두들겨 대고 있다.


인혁과 병장, 그리고 총기를 들고 섰던 2명의 병사. 8번째 칸으로 넘어오다 다리를 물린 병사와 그 병사를 도와주려다 같은 꼴이 된 상병. 그리고 앞 쪽으로 혼자 달아난 대대장을 제외하면 생존자는 14명. 그들은 결국 열차 꼬리까지 내 몰린 채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쾅~쾅~쾅~


그들이 문을 두드릴수록 유리엔 균열이 간다. 아마도 그것이 깨어지면 그들은 어떻게든 이곳으로 넘어 올 것 이다.


기차는 어느 덧 대방역을 지나 신길역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달아날 곳이 없다. 그들은 하나같이 열차 10번째 칸 마지막 문 앞까지 내 몰려 있다. 그 들 중 총기를 든 두 사람이 그들의 가장 앞 쪽에 서 있고 우병을 중심으로 병사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다.


“이 바보 같은 놈들아. 네 놈들이 빨리 총만 쐈어도 이렇게 까진 안 됐잖아!”


총기를 들고 있는 일병의 바로 뒤에 서 있던 노안의 이등 병 하나가 갑자기 총을 든 선임 병을 향해 소리쳤다. 그는 시력이 좋지 않은 지 두꺼운 렌즈가 삽입된 볼록한 금테 안경을 썻고 그럼에도 잘 보이지 않는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뭐?”


이등병의 방금 전 말에 기분이 언짢아진 일 병 하나가 고개를 돌렸다. 좀비들을 향해 나아갔던 총구의 방향이 그의 몸과 함께 돌아져 이등병을 향해진다.


“다시 한 번 말해봐.”


이등병의 태도에 화가 난 피부가 검게 그을린 일병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면전 앞에 섰다. 하지만 이등병은 그러한 일병의 압박에 전혀 꼬리를 내리지 않고 있었다.


“내 말이 틀렸어? 네놈들이 수석님이 지시했을 때 제대로 총질만 했어도 이 지경까지는 안됐잖아! 왜 내 말이 틀렸냐고!”


짝~


이등병의 태도에 화가 난 일병은 더 이상 말로 받아치지 않았다. 대신 그대로 손을 뻗어 버릇없는 이등병의 볼짝에 따갑게 손바닥을 갖다 댔다. 덕분에 그의 눈을 덮고 있던 돋보기안경은 그의 안면을 떠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내,,,,안경...”


남자는 바닥 어딘가에 떨어졌을 안경을 찾아 허리를 숙이고는 바닥을 쓸고 다녔다. 하지만 후임의 불성실한 태도에 화가 난 일병은 이등병을 그대로 놔두지 않았다. 그의 복부를 향해 발을 뻗었고 그 발차기는 정통으로 들어가 바닥을 기던 이등병을 바닥과 혼연일체 시켰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남자의 발길질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고 그 광경을 지켜볼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이 새끼들아 지금 뭐하는 거야! 이런 위급한 상황에...당장 그만두지 못해!”


하지만 그곳에 남아있던 병사들은 누구하나 우병의 말에 반응하며 그들을 말리지 않았고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말리라고! 내 말이 말 같지 않냐!!!”


울화통을 삶아먹은 우병의 고함. 그제 서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병사 중 하나가 고개를 돌려 우병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새끼는 맞아도 싸요..”


그들은 폭행을 당하고 있는 이등병을 보며 모두가 하나가 되어 샘통 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늦은 나이에 입대해 형 대우를 해주길 바라며 군대의 계급 체계를 완전히 무시 했대나 뭐래나. 게다가 그 이등병의 작은 아버지가 모 부대 사단장이라 빽을 써서 서울 근처에 자대 배치를 받았다는 루머와 함께 평상시 어깨에 힘을 주고 다녔다는 둥...나중에 그 사실이 뻥이라고 알려지면서 그 때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해 왔다던 그.


“으....그만해...”


조금 전 나이를 앞세워 선임병에게 당당하게 말하던 이등병. 그는 어느새 신발장 한 구석 구겨진 신발처럼 잔뜩 구겨져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하지만 선임병은 그것으로는 모자른다고 생각 했는지 바닥에 떨어진 안경을 줍고는 이등병의 멱살을 잡고 좀비들이 들어오고 싶어 안달이 난 9번째 칸과 10번째칸을 이동할 수 있는 문 쪽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는 그 문에서 3m 정도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쾅~쾅~쾅~


그들이 더 가까이 다가오자 더 열을 올리며 문을 두드리는 좀비들. 얼마나 싱싱한 핏가죽이 먹고 싶었는지 그들은 손도 모자라 자신의 머리통으로 유리를 두들겨 댔다. 그 바람에 그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서 있던 유리가 쩍 소리를 내며 큰 균열을 만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 본 일병이 손에 쥔 안경을 문 쪽으로 던지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주워 와.”


이등병은 안경이 떨어진 위치를 어렴풋이 인지하고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선임을 바라보았다.


“네...?”


“주워 오라고 임마.”


하지만 이등병은 선임병의 명령을 듣고도 모르는 척하며 시간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잘...못 들었습니다...”


닫혀져 있던 문이지만 균열이 간 유리가 언제든지 깨어지며 그들이 몰려들어 올 일촉즉발의 상황이라 느꼈기 때문이다.


“하여튼 사람이든 개새끼든 쳐 맞아야 말을 듣지...”


선임병은 그 자리에서 또 다시 이등병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의 전투화 굽은 사정없이 이등병의 복부며 골반을 걷어찼고 잔뜩 웅크러 들었던 이등병은 쪼그라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으...으...”


심한 구타에 바닥에 완전히 널 부러진 이등병. 그에게 총 끝을 겨누며 선임이 말했다.


“그래 내가 등신처럼 빨리 안 쏴서 이렇게 됐다...그래서 지금부터는 제대로 갈겨 볼라고....다시 한 번 말한다. 안경 주워 와. 이번에 말 안 들으면 진짜 대가리 빵꾸날 줄 알아.”


총구를 이등병의 머리에 대고 말하는 선임병. 물론 선임병은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한 행동이었고 총을 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을 온 몸으로 느낀 이등병은 진짜 그렇게 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사로 잡혔다.


“으...으...”


그는 문을 향해 기어나간다. 앞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성실하게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렇게 땅을 집고 나아가다 보니 그의 머리가 어느 순간 문에 닿았다. 발걸음을 멈춘 그는 어딘가 떨어져 있을 안경을 향해 분주하게 손가락을 움직인다. 그리고 마침내 왼 손 가장 긴 손가락 끝에 닿는 차가운 금속. 그는 순간 기뻤다. 안경을 찾았으니 다시 이 문을 떠날 수 있으니 말 이다. 그는 빠르게 안경을 집어 자신의 안면으로 그것을 옮기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쨍그렁~~~


그 순간 그들의 출입을 막고 서 있던 통로문이 좀비의 저항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깨져 나갔고 창을 깨고 들어 온 그들의 손이 상명하복을 저지른 이등병의 몸을 잡아 끌었다.


“으아악 살려 줘!!!으아악!!!”


몸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채 팔만으로 이등병의 얼굴이며 옷깃을 잡아끄는 좀비들.당황한 이등병이 발버둥 치며 선임병에게 도움의 손길을 마구잡이로 뻗어댔다. 하지만 일병은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그 모습을 지켜볼 뿐 도와주지는 않았다. 아니 그도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겁을 먹어 오히려 뒤로 한 발짝 물러서고 있었다.


“으거거거..”


좀비들의 힘은 정말 대단했다. 단지 이등병의 피부를 잡고 잡아당길 뿐인데 그의 피부가 심하게 당겨지며 찢어지고 있었으니 말 이다.


“사려...살려...으으...”


심한 고통에 울부짖는 이등병. 손에 잡힐 말한 것들을 잡아 그 힘으로부터 저항하려 한다. 하지만 그의 손에 잡히는 것이라곤 없다. 그의 피부는 벗겨지고 있으며 그들의 머리가 있는 건너편으로 점점 끌려갈 뿐 이다. 그렇게 그들의 손을 잡고 힘으로 뿌리쳐 보려고 하고 발버둥 치던 그. 마침내 그의 손끝에 무언가 물체가 하나 걸린다. 그리고 그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집은 손에 힘을 싣는다.


“안 돼!!!”


일병이 뒤늦게 당황하며 앞으로 나아가지만 이미 사태는 벌어지고 말았다.


“크어어어~~~”


열차의 마지막 10번째 칸. 그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좀비들. 공교롭게도 이등병이 고통 속에 울부짖으며 잡은 물건은 마지막 방어선이었던 문의 손잡이였던 것 이다.


탕~탕~탕~


뒤늦게 총을 난사하며 뒤로 물러서는 일병. 하지만 총을 맞은 좀비들은 거침없이 전진한다.


“으아악!!!”


완전히 코너에 몰린 생존자들. 그들은 어떻게든 문 밖으로 나가려 10-4 출입구 앞에 몰려들지만 달리는 열차의 문은 결코 억지로 열리지 않는다. 그렇게 그들은 한 곳에 몰려 다가오는 좀비들에게 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마...아파...아파아아...”


비명과 울부짖음이 난무하는 이곳. 도망갈 틈이 없어 계속해서 문 앞에 메달려 울부짖는 이들. 아홉 사람이 넘는 이들의 무게의 끝 문 앞에 있는 우병은 압사당하기 일보 직전이다. 그들의 체중에 발버둥치는 힘까지 더해져 숨쉬기조차 힘들다.


“미...밀지마...이...이새...끼...아...으...”


하지만 그들은 높으디 높은 자신의 신분을 무시한 채 끊임없이 밀어대고 결국 우병은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의식을 잃어버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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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눈 가리고 아웅 (1부 마지막화) 17.04.22 148 2 10쪽
55 눈 가리고 아웅(8) 17.04.21 144 1 10쪽
54 눈가리고 아웅(7) 17.04.18 168 2 13쪽
53 눈 가리고 아웅(6) +1 17.04.15 360 3 12쪽
52 눈 가리고 아웅(5) 17.04.13 143 2 15쪽
51 눈 가리고 아웅(4) 17.04.12 125 2 8쪽
50 눈 가리고 아웅(3) 17.04.08 167 3 8쪽
» 눈 가리고 아웅(2) 17.04.07 184 4 10쪽
48 눈 가리고 아웅(1) +1 17.04.05 185 3 13쪽
47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6) +1 17.04.02 180 3 17쪽
46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5) +2 17.04.01 195 3 13쪽
45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4) +2 17.03.31 175 3 15쪽
44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3) +1 17.03.30 154 4 15쪽
43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2) 17.03.29 136 4 14쪽
42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1) 17.03.26 145 4 13쪽
41 미치거나 죽거나(3) 17.03.25 156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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