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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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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7
추천수 :
503
글자수 :
347,599

작성
17.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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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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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눈 가리고 아웅(5)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제길과 숙해는 유비스 뚝배기 집골목에서 경찰학원이 있는 학원 앞 쪽으로 걸어왔다. 노량진로 16길을 통해 총성이 났던 큰길가로 나서기 위함 이었다. 그들의 손엔 k2소총이 들려 있고 두 사람은 언제든지 위급상황에 총기를 발포 할 수 있게끔 손가락을 방아쇠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두 사람은 육군 보병이 쓰는 K2소총을 들고 있다. 다만 두 총기에 다른 점이 하나있다면 숙해의 총 앞 쪽에는 효범으로부터 다시 빼앗은 칼이 달려 있다는 것.


그 때 앞장서서 걸어가던 제길이 갑자기 걸음을 멈춰 서서 뒤를 돌았다.


“왜?”


숙해는 걸음을 멈춘 제길을 쳐다보며 물었고 그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그저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근처를 서성인다.


“OK!"


그의 눈에 포착된 전봇대 근처를 서성이던 좀비. 책가방을 메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살아생전 학생이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그것에게 다가가는 그였다. 조심스레 뒤돌아선 그 존재에게 다가간 제길은 자신의 총 뒷 부분 개머리판으로 있는 힘껏 좀비의 후두부를 내리쳤다. 퍽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진 그것을 향해 사정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 그 결과 책가방을 멘 좀비의 머리가 사정없이 부셔져 바닥에 뇌수를 흘렸다.


“그 칼 좀 빌려 줄래?”


“뭐하려고?”


머리를 부슨 제길이 숙해를 향해 손을 내밀며 총에 달린 칼을 향해 손짓했다. 숙해는 영문을 몰랐지만 어쨌든 그 총을 내주었고 그것을 건네받은 제길은 바닥에 쓰러진 좀비를 뒤집더니 사정없이 그의 복부에 칼을 꽂아 넣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세로로 길게 선을 그어 배를 갈랐다.


“뭐야 고제길 미쳤어?”


하지만 이어지는 제길의 행동에 숙해는 급격히 안 좋아지는 자신의 속을 달래지 못했다. 좀비에게 칼질을 한 제길이 급기야 안에 있는 내장들을 꺼내고는 자신의 몸에 그것들을 사정없이 바르는 것이 아닌가?


“진짜 미쳤어? 너 뭐 하는 짓이야...그만해!!!”


몇 번의 헛구역질을 더한 숙해는 제길의 행동에 화가 치밀었고 골목이 울릴 듯 큰 소리로 소리쳤다. 덕분에 근처를 서성대던 좀비들에게 목적의식을 심어 줘 그들을 접근케 만들었다.


“숙해야 잘 봐. 내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제길은 손에 들려 있던 총을 내려놓고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는 좀비에게 다가갔다. 그들처럼 느릿느릿한 걸음과 한 쪽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목에서는 음산한 신음소리를 내며 말이다.


“으어어...”


그들을 향해 걸어오던 좀비 앞으로 대놓고 다가서는 제길.


“뭐야!!! 고제길 위험해!!!”


숙해가 뒤늦게 제길이 내려둔 총을 집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눈은 동그래지며 행동을 멈춘 채 그를 바라봤다. 좀비는 코앞에 선 제길을 향해 코를 킁킁 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관심 없다는 듯 그를 지나쳐 숙해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으어어...”


그녀는 자신을 향해 다가서는 좀비를 향해 칼끝을 세웠다. 그리고 그것을 뻗으려는 순간.


“안 돼 쏘지 마!!!”


제길이 빠르게 숙해 앞으로 다가오던 좀비를 가로 질러 그의 무릎 옆면을 때려 균형을 잃게 했다. 좀비는 그대로 바닥으로 주저앉았고 좀비보다 빠르게 제길이 숙해의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저 큰길가로 나가면 좀비들이 우글댈게 분명한데...쓸데없이 총을 쏘면 안 돼.”


“아니 난...총을...”


하지만 제길은 숙해의 말을 마저 듣지 않은 채 바닥에 쓰러진 좀비에게 향했고 조금 전 자신이 해체한 배 안으로 손을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그의 손이 등장했을 땐 순대처럼 길다란 내장이 함께 등장해 숙해의 얼굴 앞으로 향했다.


“이 방법밖에 없어...그냥 믿고 해...”


하지만 숙해는 그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뒤로 물러섰다.


“싫어! 하지 마!!!”


“ 이건 정말 검증된 거야. 이 방법밖에 없다니까?”


“웃기지마! 그럼 아까 식당에서 튀어 나온 좀비는 왜 너를 공격 한 건데!”


제길이 잠시 의아해 하며 자신의 옷 여기저기를 살폈다.


“그건 아마도 내 몸에 발라뒀던 피가 시간이 지나 굳어져서 그랬던 걸 거야. 이 방법이 장기적이진 않아도 어쨌든 순간적인 위기를 벗어나는 데는 최고야.. 그러니까...어서...”


제길이 한 발짝 다가가며 숙해의 몸에 그것을 묻히려 하자 숙해는 빠르게 자신의 총 끝에 달린 칼을 제길의 면전에 겨누었다.


“진짜...하지 마...”


그를 바라보는 숙해의 눈빛. 그것은 조금만 더 다가오면 진짜로 찔러 버리기라도 하겠다는 기세였다. 제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바닥에 내장을 내려 두었다.


“휴...하여간 고집은...그럼 내 뒤에 바짝 붙어서 따라와...저 큰길가는 진짜 장난 아닐테니까..”


제길이 바닥에 내려 둔 나머지 총을 집었다. 그리고는 길가 쪽으로 걸어 나간다. 그러다 또 다시 멈춰선 제길. 자신의 옷에 묻은 좀비의 피를 손으로 묻히며 그것을 먹으려는 시늉을 한다.


“진짜 하지 말랬지! 고 제길!!!”


도로의 끝에 다다른 두 사람. 제길은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잠시 멈춰 섰다. 길가에는 꽤나 많은 좀비들이 우글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조금 전 끊임없이 이어졌던 총성이 만든 결과가 자신이 생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라는 결론을 줬기 때문이었다. 길거리에는 총을 맞고 쓰러진 좀비들과 그들에 맞서 싸우다 갈기갈기 찢긴 군인들의 시체가 즐비하게 늘어서 상태. 그 것들은 하나같이 처참하게 찢겨 져 있거나 몸에 구멍이 난 상태였다. 제길의 뒤를 조심스레 따라오던 숙해도 그의 이어 이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으...이것들은 뭐야...욱...우....”


“조금 전 총격전이 여기서 일어난 건가? 아까 봤던 군인들과는 다른 사람들이네...숙해야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군 부대를 투입시키기 시작한 것 같아. 우리 이곳을 빠져 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숙해는 속이 불편한지 바닥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침을 뱉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탕~~탕~~탕~~~


그 때 또 다시 그들의 귓가에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총소리가 난 방향으로 보아 동작 경찰서 방면이었다.


“숙해야! 아직 경찰서에는 사람들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우리 그 쪽으로 가자!”


제길이 숙해의 등을 두드리다 그녀의 손을 잡아챘다. 그리고는 경찰서 방면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 때 뒤에 서 있던 그녀가 그의 팔을 잡아챘다.


“나 배고플 것 같아...”


제길은 그녀의 입에서 나온 뜻 밖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조금 전까지 속이 안 좋다며 연신 토사물을 쏟아내던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 때 하늘에서 요란한 굉음이 울렸다. 헬리콥터 3대가 노량진 하늘위로 연이어 날아가고 있었던 것 이다.


“오 헬리콥터!!! 역시 본격적인 구조대가 투입될 모양인가봐.”


그가 하늘을 쳐다보던 고개를 내려 주위를 둘러 봤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것 반대편에서 노량진역쪽을 향해 걸어가는 군복 차림의 남자였다.


“어? 저 사람...총기 주인 병장...”


제길은 그를 보고 길을 건너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헬기 소리와 동시에 바닥에 쓰러져 죽은 줄 알았던 몇 몇 사체들이 신체적 반응을 일으켰다. 그들은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우더니 하늘을 바라 봤다. 헬리콥터가 지나가면서 낸 소리에 반응한 것이었다. 헬기는 빠르게 상공을 지나 사라져 버렸고 정신을 차린 그들은 시선을 돌렸다. 헬기 대신 그들의 관심사가 순식간에 두 사람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좀비 위장을 한 제길을 제외한 숙해에게로 향한 것이었다.


“크어어...”


그들은 숙해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바닥에 널 부러진 다른 시체들을 신경 쓰지 않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시체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비틀대며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진 않았다. 느리지만 꾸준히 그들을 향해 걸어와 거리를 좁히고 있었던 것. 제길은 가까워 오는 좀비들에게 우선순위로 총알을 먹였다. 머리가 관통해야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제길은 쓸데없이 총알을 낭비하지 않은 채 오로지 좀비의 머리만을 향해 총알을 발사했다.


찰칵~찰칵~


하지만 그의 총구에서 4발의 총성이 난 이후로는 더 이상 총알이 나아가지 않았다. 탄알이 떨어진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좀비의 수는 못해도 열은 넘는다. 숙해의 총기에 앞으로 몇 발의 총알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그들을 향해 총알을 전부 발사한다 해도 그들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 듯 하다. 제길은 그 순간 총기를 거꾸로 들었다. 지금부터는 백병전을 벌여야 한다.


“이야앗!!!”


다가오는 좀비의 머리를 향해 휘둘러지는 개머리판. 퍽 소리와 함께 좀비의 코 끝이 얼굴 밖으로 날아간다. 숙해 역시 여자라고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진 않았다. 그녀는 탄창에 총알이 들어 있지만 그것을 쏘진 않았다. 경험의 부족이었다. 조금 전 제길이 옆에서 총을 쏘아 댈 때 저도 모르게 감겨지는 눈과 귀로 향하는 두 손의 신체적 반응으로 보아 자신의 손에 들린 총을 쏜다고 해서 제길처럼 그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안 섰다. 그래서 그녀는 옥상에서 그랬듯이 총구의 앞에 달린 칼을 뻗어 다가오는 좀비들에게 맞서기로 한 것.


“안 되겠다. 숙해야!!! 뒤로 빠져!!!”


무한체력인 좀비를 상대로 육탄전을 벌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제길은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숙해를 향해 외쳤다. 그리고 몸의 방향을 틀자 M자 마크가 그려진 문이 보였다. 그는 빠르게 그 문으로 다가가 손잡이를 당겼다. 다행히 안은 잠겨 있지 않았고 문을 활짝 여는데 성공했다.


“숙해야 빨리 들어와!!!”


제길의 외침에 숙해 역시 반응해 빠르게 몸을 이동했다.


그들이 좀비들을 피해 몸을 숨긴 곳은 길가에 위치에 있던 패스트푸드 음식점이었다.


“크아아아...”


문으로 달려드는 좀비들. 제길은 빠르게 유리문을 걸어 잠갔다.


“허억...허억....헉...”


간발의 차이로 유리문을 걸어 잠그는데 성공한 제길은 숨이 벅찼는지 유리 벽면을 사이로 뒤로 있는 좀비 쪽으로 주저앉았다. 그들은 유리를 두들겨 댈 뿐 제길에게는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두 어 차례 더 그 자리에서 숨을 깊게 내쉰 제길은 고개를 들어 홀을 바라보았다. 혹시 안에 있을지 모를 그것들에 대한 경계의 차원에서 였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선지 홀 안에는 두 사람을 제외한 사람의 흔적이 없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그러게....내가 뭐랬냐. 위장 하라고 했잖아...”


제길은 조금은 평온을 찾아 숨에 말을 더하며 숙해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런 제길의 얼굴을 보자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말만 잘 들었어도 그가 이 고생을 하진 않았을 것 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조금 전 좀비들. 그들은 분명히 제길이 아닌 자신만을 공격했던 것이 맞다. 그 위기로부터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 저 꼴이 됐으니...


“먹을 것 좀 있는지 찾아 볼 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쓸데없는 자존심이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음식을 찾아보겠다는 말로 대체 됐다. 숙해는 몸을 일으켜 제길을 문가에 남겨둔 채 카운터로 향하게 했다. 그녀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코너를 지나 주방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허억...’


들어서는 순간 소리를 지를 뻔 했지만 급하게 입을 막았다. 전기가 나간 탓에 더 이상 기름이 끓고 있지 않았지만 패스트푸드 점원으로 보이는 시체가 튀김기에 얼굴을 들이박고 죽어 있었던 것이다.


“간 떨어질 뻔 했네...”


숙해는 간신히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며 발걸음을 이어갔다. 냉장고를 연다. 안에는 해동되지 않은 감자튀김. 빵들이 들어 있다. 하지만 전력이 나간 탓에 그것들은 얼어있지 않았다. 허나 충분히 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싱싱한 상태는 아니지만 햄버거에 들어가는 야채가 있고 케첩이나 마요네즈 같은 양념들도 남아 있었다. 한 마디로 배를 채우기엔 충분한 것들 이곳에 있다는 소리였다. 숙해는 그것들을 손에 잔뜩 집었다. 그리고 다시 카운터 쪽을 향해 걸어 나오며 제길에게 외쳤다.


“여기 완전 먹을 게 풍부해! 고 제길 옛다 진수성찬!”


그녀는 카운터 밖으로 빵 봉지를 던졌고 언제 표정이 썩어 있었냐며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홀로 걸어 나왔다.


“카아아아아~~~”


그 때였다. 죽은 사체인 줄로만 알았던 튀김기에 얼굴을 냅다 박고 있던 점원이 부활했다. 그것은 빠르게 얼굴을 꺼내 숙해의 등 쪽 옷깃을 붙잡고 있는 힘껏 그녀를 당겼다. 역시나 그것들의 힘을 강했다. 버티려던 숙해가 그대로 그 방면으로 넘어가며 나가자빠진 것이다.


“숙해야!!!”


제길이 빠르게 몸을 일으켜 패스트푸드 주방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우적우적!!”


얼굴 대부분이 튀겨져 버린 흉측한 얼굴로 입에 무언가를 잔뜩 씹어대는 존재. 다행히 그곳으로 다가가 제길이 바라 본 그가 씹어대고 있는 것은 숙해의 피부는 아니었다. 뒤로 넘어지며 순간적으로 좀비의 입에 자신이 들고 있던 빵 봉지를 갖다 박은 숙해의 순간 대처능력이 빛을 발한 셈이었다. 제길은 빠르게 달려와 그대로 좀비의 머리통을 짓밟았다. 기름에 튀겨져 탱탱함을 잃은 탓이었는지 한 방에 머리의 반이 부셔지는 좀비. 게다가 튀겨진 탓에 피도 많이 튀지 않는다.


“괜찮아? 숙해야!!!”


제길이 몸을 숙여 숙해를 붙잡고 일으켰다. 제길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그녀는 구세주인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단순히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매우 놀랐는지 그녀의 눈동자는 반쯤 넋이 나가 있는 상태다.


“괜찮아? 많이 놀랬지?”


제길은 이 말을 끝으로 그녀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얼굴을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당겨 기대게 할 뿐이었다.


“........”


크게 반항하지 않은 체 제길의 품에 안긴 숙해. 제길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한 술 더떠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토닥였다.


“괜찮아...괜찮아...”


하지만 그 순간 제길은 가슴팍으로 통증을 느끼며 뒤로 나가자빠졌다. 가만히 있을 숙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아주 너 겨드랑이 시큼한 냄새가 날 질식 시키겠다!”


그녀는 붉게 물든 얼굴과 촉촉해진 눈가를 손으로 가리며 씩씩 거리더니 홀로 내 뺐다. 자신이 조금 전 제길의 품에 안겨 있었다는 사실을 몹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제길은 숙해가 나간 패스트푸드 주방에 홀로 남아 여전히 누워있다. 그의 손은 자신의 가슴팍위로 가있고 천장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웃음이 져 있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혼잣말로 중얼 댔다.


‘치...자기도 좋았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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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눈가리고 아웅(7) 17.04.18 16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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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1) 17.03.26 14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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