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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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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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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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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2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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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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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1)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더 이상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탱크가 아닌 이상 저 좀비무리들과 정체된 자동차들을 밀고 나가는 건 무리기 때문이다.


‘어쩌지?’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선 제길은 몸을 일으켜 전면 유리 앞을 내다 봤다. 그 때였다. 1호선 역 근처에서 들려오는 총소리. 그것은 한 두 발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 군데에서 격발이 이루어지면서 내는 메아리였다.


“오! 드디어 군부대가 투입 된 건가!”


귓가에 들려오는 총성은 제길에겐 몹시도 반가운 것이었다. 이 지옥으로부터 탈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운전석에서 앞문을 여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성급하게 버스 밑으로 내려와 노량진역을 향해 방향을 틀고 달려 나가려 했다.


탕~


그 순간 한 발의 총성과 함께 자신의 코앞에 서성이던 좀비가 쓰러졌다. 그것은 정확하게 관자놀이를 관통당해 반대편 머리가 터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제길은 당황하며 서둘러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건물 어딘가에서 날아든 총알. 그리고 그 순간 본능적으로 소리를 내질렀다.


“쏘지 마세요!!! 저 사람 입니다!!!”


아마도 반대편에서 봤을 때 피로 범벅이 된 자신의 옷차림을 보면 눈이 안 좋은 사람은 착각할 수 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그는 멀리서 자신을 보고 있을 상대를 향해 두 팔을 흔들며 더욱 확실하게 자신이 사람임을 밝혔다. 덕분에 목소리를 듣고 다가오는 좀비들의 위협은 감수해야 했지만 말이다.


탕~


그 때 또 다시 한 발의 총성과 함께 제길의 어깨를 스쳐가는 총 알. 천만 다행으로 그의 겉옷만 스쳐갔지만 또 다시 날아 온 총탄은 그를 급격히 얼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진짜 맞을 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급 당황하며 버스 뒤로 몸을 숨겼다.


“뭐야 젠장....저 인간...”


총을 쏘고 있는 누군가는 분명히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보통 좀비들과 달리 팔을 들며 의사를 표현 했기에 그는 분명히 자신이 살아있는 인간임을 인식했을 것 이다. 첫 발은 겉모습에 착각에 쏠 수 있었다 치자. 분명히 그건 총을 든 누군가의 실수가 맞다. 하지만 두 번째 총알은 분명히 의도적인 것이다. 사람임을 알았음에도 쏜 게 분명하단 소리다.


“그는 나를 죽이려 한다.”


공포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는 시야를 돌려 총알이 스치고 지나간 어깨를 쳐다봤다. 다행히 총알은 빗겨 갔지만 총탄이 회전을 하며 스쳐 갔기에 완전히 온전한 상태라고 볼 순 없었다. 서서히 어깨에서 새어 나오는 피가 옷을 적셔 온다. 상처는 크진 않지만 피가 새어 나오는 거로 보아 부상의 정도는 있다. 이건 분명히 위기다. 좀비 내장으로 위장한 상태이나 어깨에서 새어 나온 피가 옷을 완전히 물들이며 밖으로 노출 된다면 아무리 멍청한 좀비들이라도 충분히 눈치 챌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어떻게 하지?’


그는 버스 끝에 몸을 숨긴 채 총을 쏴대는 남자가 어디 있는지 찾았다. 2미터 정도 앞에 쓰러진 좀비의 시체 머리를 본다. 날아 온 각도와 방향으로 보아 분명히 버스 반대편 쪽이고 자신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침착해야 해...침착...어쩌지...’


제길은 버스 앞쪽에 완전히 몸을 붙인 체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반대편 건물의 2층 이상 되는 건물들을 확인 한다. 그리고 확인 끝난 건물 옆으로 시야를 이동 시킨다. 하지만 버스에 가려 보이지 않는 건물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더 내밀게 된다.



탕~


또 다시 들려오는 총성. 동시에 버스 백미러가 산산 조각이 난다. 다행히 이번에도 총알은 그를 비켜갔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백미러 유리가 깨지면서 튄 파편이 제길의 오른 쪽 볼을 할퀴고 지나간 것이었다. 상처 틈으로 새어 나오는 피...그리고 그것은 그의 주변을 두리번대고 있던 좀비를 제길에게 끌어 들이게 만들었다.


“크아아아...”


싱싱한 피 냄새를 맡고 그의 얼굴을 향해 달려드는 양복차림의 신사. 그는 2대8로 정갈하게 갈린 머리를 들이밀며 제길을 압박해 왔다.


“크으윽!!!”


그는 서둘러 신사의 목을 붙들고 미친 듯이 이빨을 들이미는 그의 접근을 막았다. 동시에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단도를 꺼내기 위해 손을 이동 시켰다. 하지만 강한 힘으로 압박해 오는 좀비의 공격을 신경 쓰느라 좀처럼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질 못한다. 주머니에 위치가 좀처럼 가늠이 가지 않는다는 소리다.


“크으으으 좀 이 자식아...”


틀어진 각도로 반대편 주머니에 손을 뻗어 보지만 쉽지가 않다. 결국 단도를 꺼내는 걸 포기한 제길은 두 손으로 좀비의 접근을 막는다. 하지만 무한 체력을 자랑하는 좀비와 달리 제길의 두 팔은 심각하게 체력의 저하를 겪으며 둘의 간격을 좁힌다. 마치 연인이 키스하기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안 돼...제바알!!!!”


탕~


그 순간 또 다시 울려 퍼지는 총성. 하지만 이번 것은 조금 전과는 다른 것이었다. 단 발로 제길 한 사람을 노린 것이 아니라 연발로 다수를 노린 총알이었던 것 이다.


탕~탕~탕~~탕~~탕~~~


끊이지 않는 총성은 제길 주변에 몰려 있던 좀비들의 몸을 관통하고 그의 코앞에서 그를 물어뜯으려던 2대 8신사의 몸도 뚫는다. 하지만 그 많은 총알은 제길의 몸은 비켜 가며 다른 곳에 착륙한다. 확실한 건 노량진 지옥 한 복판에 놓아진 제길은 운이 엄청 좋다는 것이었다. 위기의 순간 그의 시야에 등장한 건 무장한 군인들이었고 그들이 쏜 총알은 제길을 거짓말처럼 비켜가니 말이다. 신의 타이밍이 있다면 아마도 제길 앞에 등장한 군인들이 그것이었다.


“으하하 개자식들아! 뒤져라!!!”


하지만 제길은 뭔가 쇄한 느낌을 받는다. 그를 살아있는 사람이라 판단했으면 이렇게 무식하게 총질을 해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맞다고 답해주는 한 발의 총 알. 그 것은 제길이 등지고 있던 버스에 구멍을 낸다. 그런데 그 구멍의 위치가 제길의 머리와 불과 5cm도 안 떨어져 있다.


“이런 제길!!!”


제길은 급격하게 몸을 숙인다. 그리고 자동차 바퀴로 인해 생긴 바닥과 본체의 틈으로 서둘러 몸을 굴려 피신한다. 상황이야 어찌 됐든 운 하나는 기똥차게 좋은 것만은 분명한 제길이었다.


#2


창문 틈새로 총구를 내밀고 총을 쏘아대던 효범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세 번째 총알이 그의 총을 떠나는 순간 신경질을 부리며 총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뭐야 존나 안 맞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총을 발로 밟고 고함을 쳤다. 효범이 있는 유비스 건물 3층. 그리고 마을버스가 세워진 거리. 그 거리는 길게 잡아봐야 30미터였고 어림잡아 20~25미터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리였다. 하지만 그가 쏜 세 발의 탄환은 마을버스 12번에서 하차한 제길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며 빗나가고 있었다. 반면 그의 눈가는 제대로 견착 되지 않은 개머리판 탓에 검게 멍을 들이며 통증을 유발했다.


“왜 안 맞는 거야!!! 썅!!!”


그는 성질을 부리다가 다시 바닥에 떨어진 총을 주워들었고 조금 전의 포즈와 같이 총을 잡고 겨냥했다. 하지만 그는 모르고 있었다. 총을 잡고 쏘는 정확한 자세를 말 이다. 물론 방위로 신병훈련을 다녀왔지만 그는 총을 쏜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그 말은 즉 총 쏘는 자세를 모른다는 것이고 경험 부족을 의미했다.


자 그럼 이쯤에서 그의 잘못된 자세를 한 번 지적하고 넘어가자.


총을 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깨와 개머리판의 부착이다. 총이 발사될 때 반동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어깨로 그 반동을 받쳐주지 않으면 총의 명중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인터넷 이미지나 기사를 통해 봤을 것이다. 미필 국회의원과 군필 의원들의 차이를! 그랬다. 미필인 효범은 가장 기본적인 어깨 부착 법을 모르고 있었던 것 이다.

그러니 총을 쏠 때 마다 총은 반동으로 튕겨져 나갔고 그로 인해 총알은 전혀 엉뚱한데로 날아간 것이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 된지 모르는 효범은 또 다시 의욕 하나로 창가에 섰다.


“이번에 무슨 일이 있어도 맞춘다!!!”


그는 처음과 같이 개머리판을 어깨위로 올린 채 조준간에 눈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제길이 다시 나오길 기다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그였다.


‘그나저나 저 놈은 뭔 데 좀비들이 물어뜯질 않는 겨?’



탕~탕~~탕~~~


그 순간 자신의 총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여러 발의 총알들이 자신의 목표물이 있는 버스 쪽으로 날아들었다.


“하하하 다 죽어라. 이 개자식들아!!!”


동시에 누군가 흥에 겨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효범의 시야는 그곳을 향했다. 무장한 군인 여러 명이 길가에 늘어선 좀비들을 향해 무자비한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과는 달리 좀비의 머리통을 한 방에 관통시키며 원 샷 원 킬을 실천하고 있었다.


“뭐야 저것들은 겁나 잘 쏘네? 하 기분 상해...”


효범은 잠시 총을 내려두고 군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확실히 현역이라서 그런지 자기와는 분명 뭔가 다른 게 있나보다 싶었다.


“하긴 제네 들은 밥 먹고 총만 쏘는 데 잘 쏴야지...”


그 때 그들이 쏘던 총알이 자신의 사냥감이 있던 마을버스를 관통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서 급격히 똥줄이 타기 시작하는 효범이었다.


“안 돼!!! 내 꺼는 건들 지마 이것들아!!!”


효범은 다급하게 창가를 향해 소리치고 반사적으로 자신의 총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처음과 같은 자세로 조정 간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 밀었다.


“이번에 무슨 일이 있어도 맞춘다...”


효범은 마을버스를 바라보며 제길이 튀어 나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제길은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생각했다. 총알에 완전히 쫄아 버렸거나 군인들이 쏜 총알에 맞았거나 아님 좀비들에게 죽었거나...


“뭐? 죽어? 안 돼 개는 내 꺼 란 말 야!!!”


효범은 자신의 생각에 순간적으로 당황하며 강의실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안 돼에에에~~”


그리고는 계단을 향해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건물 밑으로 내려갔다. 그의 울부짖음은 마치 자신의 장난감을 다른 친구에게 빼앗겨 울고불고 떼쓰는 아이의 그것과 매우 흡사한 것이었다.


“다 쓸어버립시다. 그 까이 꺼!”


상병이 알려 준 좀비를 퇴치하는 방법을 인지한 병사들은 거침없이 좀비들을 쓰러 뜨렸다. 특공이란 이름답게 그들은 하나같이 명사수였다. 그들이 조준하고 격발하는 순간 좀비들의 머리통에 구멍이 뚫렸고 그들은 맥없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그렇게 5분여의 시간이 흐르자 주위는 조용해졌다.


“김 인혁 병장님. 아무래도 이곳엔 생존자가 없을 것 같은데요?”


근처에 몰려있던 좀비들을 사그리 퇴치한 분 대원들의 총질이 멈추고 분대 가장 후임인 이등병이 분대장을 불렀다. 그제 서야 귀에 끼고 있던 귀마개를 빼며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둔 건빵을 꺼내 무는 짝대기 네 개의 선임 병. 그는 자신의 후임 병에 질문을 듣지 못했는지 눈을 찌푸리며 다시금 묻는다.


“뭐라고? 하.... 이등병 새끼가 빠져가지고 목소리 크게 안내지? 그리고 뭐 요? 너 지금 요라고 했냐. 쳐 뛰어와.”


조금 전 병장을 부른 짝대기 하나의 이등병이 얼굴이 급격히 굳어지며 병장을 향해 달린다.


“죄송합니다. 김 인혁 병장님.”


요즘 많이 좋아진 군대라지만 여전히 군기가 빡센 특공대. 한 바탕 소란이 정리되자 선임 병은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며 후임 군기 훈련에 들어갔다.


“철모 벗어 새꺄.”


이등병은 인혁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한다.


“아 이 새끼. 행동 굼뜨네. 철모 벗고 대가리 박으라고 이 고문관 쉐끼야!”


병장의 노한 얼굴을 가까이 서 본 이등병의 얼굴이 급 쪼그라들며 그제서야 사태 파악을 하며 서둘러 철모를 벗는다.


“이병 이근...”


순간 이등병은 엄청 빠른 속도로 바닥에 머리를 박는다.


“....”


그의 몸은 도미노처럼 바닥에 고꾸라졌다. 아마도 땅에 그대로 쳐 박힌 코는 아작이 났을 것이다. 물론 그의 얼굴은 단순히 코만 아작 나진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한 발의 총성과 함께 그가 철모를 벗는 순간 탄환 하나가 빛의 속도로 안면을 정통으로 뚫고 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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