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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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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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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7,599

작성
17.04.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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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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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눈 가리고 아웅(6)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그녀의 너덜너덜해진 팔목. 남근은 그것을 바라보다가 다시 그 팔을 집어 욕조 안으로 넣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손에 물이 닿는 순간 한 가지 느낌이 전해졌다.


‘어 물이 미지근하네?’


분명 남근의 팔에 닿은 물은 미지근했다. 그 순간 혹시나 싶었다. 그래서 욕조기에 달려 있는 샤워기를 손에 들고 물을 틀었다. 처음에는 차가운 물이 나오는 가 싶더니 이내 따뜻한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샤워기. 그것은 남근으로 하여금 한 가지 욕심을 갖게 했다.


‘아 나도 따근한 물에 몸 좀 푹 담그고 싶다...’


이집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온다. 게다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거실로 나와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 것들도 부족치 않게 채워져 있다.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공터의 어떠한 조건과 비교해도 최적의 공간이다. 바람을 막아주는 창문도 있지, 전기도 들어와서 냉장고 안 음식들 상태도 좋지, 따뜻한 물도 나오지. 한 가지만 빼면 말 이다.


“여기서 그냥 살까?”


남근은 문득 눌러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공터로 돌아가야 할 또렷한 이유는 있다. 잠시 식탁에 앉아 고민에 잠긴다.


‘하 저 여자만 살아 있었으면 진짜 여기서 눌러 살아도 되는 데...“


그런데 그 때 피부로 전해지는 불쾌한 기분에 오른 손이 발끝으로 향한다.


“아이 뭐야 갑자기 왜이리 가려워...”


그는 두 팔을 이용해 발끝을 긁는가 싶더니 이내 긁는 부위를 확장 시켜 온 몸을 긁적인다. 그러다가 문득 이러한 결론이 이른다.


“안 씻은 지 얼마나 됐지?”


그는 다시 몸을 일으켜 한 쪽 발을 위로 든 채 콩콩이며 화장실로 향한다. 욕조 안에는 아직 피로 그것을 물들인 그녀가 있다. 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결심을 한다. 그녀를 꺼내고 저 안에 따뜻한 물을 담아 목욕을 하기로.


“끄으응....”


팔에 힘을 줘 그녀의 상체를 일으킨다. 군살이 별로 없는 매끈한 몸매가 드러난다.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라 피부 결도 아직은 매끈하다.


“으 아쉽다. 진짜 공터 아줌마보다 피부도 좋지 얼굴도 예쁘지 하...”


살아생전 기록을 남겨 둔 거실의 사진. 그리고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그녀의 몸.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에 지배당하는 그였다. 속옷 차림으로 죽은 상태라 그녀의 가슴이며 허리라인 엉덩이 같은 주요 부위가 아슬아슬하게 가려지며 드러난 그녀의 몸매 상태. 완벽은 아니어도 정말 괜찮다. 게다가 은밀하게 가려진 중요 부위는 완전히 알몸으로 벗겨진 상태보다 더 자극적으로 그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는 억지로 이러한 충동을 억제 시킨다. 그녀는 사람이 아닌 시체다.


‘미쳤냐 백 남근... 아무리 미친 세상에 미쳐 버린 나라지만...’


그는 멍하니 죽은 여인의 가슴골을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것을 욕조 밖으로 끌어냈다. 욕조 구멍을 막고 있던 뚜껑을 빼내 피로 물든 물을 빼내고 샤워기를 틀어 남아있던 핏자국을 깨끗하게 닦아낸다.


“좀 찝찝하긴 하지만....겁나 따뜻하네...”


2주의 시간을 밖에서 보내 온 그. 오랜만에 만끽하는 집이 주는 안락함에 사로잡힌다. 그는 물이 차오른 욕조에 다치지 않은 왼 발을 담근 채 엉망이 된 발로 샤워기를 가져다 댔다. 물이 흘러나오고 조심히 발에 묻은 먼지며 피딱쟁이를 떼어내는 남근.


“윽 따가워...”


따뜻한 물이 닿자 발에 난 상처가 아려왔다. 하지만 참아내며 솜뭉치며 불순물들을 완전히 걷어낸다. 물로 씻어지며 드러난 오른 발의 상태. 그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였다. 유리를 밟아 찢어진 상처의 크기는 최소 7cm. 당장 꿰매지 않으면 안 될 것 이었다. 하지만 실과 바늘은 있다하더라도 마취제 없이 맨 살을 꿰맨다는 건 불가능 할 듯하다.


플랜B. 그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 선반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것을 열어 수건을 하나 꺼내 상처를 덮고는 지열하기로 한다.


“상처는 상처고 일단 몸 좀 담그자...”


다리에 상처보다 일단은 전신 욕이 더 급하다. 빠르게 자신의 겉옷들을 벗어 던져 적당히 차오른 욕조 안에 몸을 담그는 남근. 상처 된 오른 발을 욕조 밖으로 꺼내 놓고 그 따뜻함을 온 몸으로 만끽하자 절로 입에서 탄성이 나온다.


“워매 좋은 거~ 겁나 좋군...”


따뜻한 물이 닿은 자신의 피부를 구석구석 닦아 낸다. 다리를 씻고 땅에 담가진 몸을 두 손으로 구석구석 닦고 옆에 놓아진 샴푸에 손을 가져대 그것을 북북 짠다.


그렇게 콧노래를 흥얼대며 온 몸을 열심히 닦아내던 그 때였다. 그의 눈엔 너무나 낯설고 의심스런 피부의 변화를 감지한다.


“뭐야 이거 언제부터 이런 거지?”


따뜻한 물이 주는 안정감에 빠져 자각하지 못한 걸까? 피로가 어느 정도 풀리고 욕조안의 느낌이 익숙해질 졌을 무렵 그의 눈은 분명히 발견했다. 오른 발등에 난 상처를 중심으로 검 불게 올라 온 반점들을 말 이다. 그리고 그 것을 따라 눈을 천천히 이동 시켜 본다.


“뭐야 이거 시발!!!”


당황한 남근이 몸에 담가 둔 상체를 일으킨다. 그리고는 눈으로, 팔로 구석구석 몸을 살피며 피부에 난 반점들을 확인한다.


“설마!!!”


그는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세면대 앞에 존재한 거울로 다가선다. 성에가 껴 뿌옇게 변한 유리면. 그것을 손으로 닦아 낸 후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본다.


“안 돼 시발!!! 으아악!!!”


#2


시끄러운 음악소리. 그것은 분명 최신 유행하던 여자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이다.


“헬로 T.T 후우~~~”


그 음악이 시작된 컴퓨터 스피커. 그것은 창문과 벽을 통과해 나가 바깥 동네 까지 울려 퍼진다. 그 바람에 그 소리를 듣고 반응한 좀비들이 창문 앞으로 모여들어 음악과는 무관한 신음소리들을 끊임없이 연출하고 있는 상태.


“으어어....으어.....으어....”


하지만 그것들을 무시한 채 컴퓨터 스피커 옆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남자. 그 옆에는 알몸으로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여인이 있다. 그녀의 오른 팔은 온전한 다른 부위들과 비교해 심하게 훼손 된 상태다.


그 때 눈을 감고 있던 남자가 빠르게 두 눈을 떴다. 눈꺼풀이 걷어지며 드러난 눈. 검은 자 주위에 하얗게 퍼져있던 흰 자위는 어느새 실핏줄에 많이 잠식 되 고유의 빛을 잃은 상태다. 그리고 눈을 뜸과 동시에 갑자기 찾아 온 오한에 그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린다.


“시발 안 돼...이건 말 도 안 된다고...”


온수 목욕과 동시에 찾아 온 약간의 오한과 열. 그것은 시간이 지난 지금 단순한 감기 증세 정도가 아니라 아주 독감도 이런 심한 독감이 있나 싶을 만큼 남자의 몸을 괴롭히고 있다.


그는 침대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겉옷을 걷어 자신의 몸통을 들여다봤다. 조금 전 보다 심해진 피부발진은 검붉은 반점을 온 몸에 퍼뜨려 놓은 상태다.


“으아악 시발 안 된다고!!!”


그는 소리를 지르다 침대에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몸을 급하게 일으켜 세워서는 거실로 향했다. 그는 오른 발의 상처를 무시한 채 앞으로 걸어 나갔고 그 바람에 수건으로 감싸 두었던 상처 부위가 벌어지며 바닥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래...약....시발 약을 먹으면 될 거야...이건 독감이라고 독감...”


그는 자신의 가방을 거꾸로 들어 안에 있는 속 내용물들을 쏟아냈다. 바닥에는 타이레놀, 판콜에프 등 감기에 관련 된 약상자와 효능을 알 수 없는 약 들이 쏟아진 채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일단 남자는 손에 집히는 대로 약을 집었다. 그리고는 냉장고 문을 열어 생수통을 꺼내 식탁에 내려 두었다.


“불 이빠이 올려놓고 이불 뒤집어쓰고 자면 나을 거야...이건 그냥 독감이야. 아마 그 어린 애한테 옮은 초기에 잡으면 되는 바이러스라고...”


남자는 입 안으로 해열제와 두통 등의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아스피린 계열의 약을 가득 물었다. 얼핏 봐도 권장량을 훨씬 넘어선 수치. 그것을 입에 문 그는 생수를 벌컥 벌컥 들이켰다. 그의 입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생수는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고 2리터라 적혀 있던 생수는 안을 텅 비운 채 바닥에 떨어졌다.


“으...시발...왜 이리 갈증이 나지...아 이거 왜 이러는 거야...”


그는 다시 냉장고로 다가가 남아있던 생수통을 챙겼다. 그리고는 그것을 들고 침대로 다가와 침대에 누웠다.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지만 여전히 춥다. 그 상태로 몸을 부르르 떨다가 다시 이불을 걷어내 시뻘건 도끼눈으로 고개를 틀었다. 옆에는 그와는 대조적으로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여인이 있다. 그녀는 남자와는 대조적으로 너무나 평온해 보인다. 그 모습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오르는 남자다.


“시발 너는 내가 이렇게 괴로운데 잠이 쳐 오냐...”


하지만 여인은 아무런 대답도 없다. 깊은 잠에 빠져든 모양이었다.


“야 시발 그냥 쳐 자냐고!!!”


여전히 컴퓨터 스피커에서는 여자 아이돌의 노래가 새어 나온다.


“내 맘 모르고 너무해. 너무해! T.T.”


아무런 대답이 없는 여인. 남자는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시뻘겋게 충혈 된 도끼눈으로 여자를 구석구석 살핀다. 속옷만을 걸치고 있는 매끈한 몸매의 그녀. 순간 남자의 화가 엉뚱한 곳을 몰린다.


종족보존의 법칙이 발동 되는 순간이었다. 본능적으로 자신이 이 지구상에서 인간으로 허용된 시간이 얼마 안 남았고 느끼는 이유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갑자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입을 맞추는가 싶더니 그녀의 온 몸을 구석구석 어루만진다.


“하악..하악...”


그의 숨은 굉장히 거칠어졌고 급기야 중요 부위를 걸치고 있던 여자의 속옷들을 해체해 천장 위로 날려 보냈다.


“시발....이 시발....크크크...”


그가 위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다리 사이를 벌렸다. 그리고는 미친놈처럼 낄낄 거리더니


“내 씨를 받아 둬...”


그리고는 자신의 그것을 여인의 금단의 영역 안으로 밀어 넣으려는 순간. 멈췄다. 순간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이 돌아오는 그였다.


“아 맞다. 잠깐 만...기다려...”


그러더니 그가 비틀거리며 침대 밖으로 나와 거실로 향한다. 그리고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약상자들을 두리번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조그만 네모 상자 하나를 집어 들었다.


“미안...너도 불안하고...나도 불안하거든.”


그리고는 상자를 개봉해 금박 포장이 된 종이를 찢는다. 그리고는 다시 시체가 된 여인의 다리를 벌린다.


“기다려. 오빠가 오늘 아주...우에엑~”


그 순간 바닥에 시뻘건 피를 쏟아내는 남자. 숨이 넘어갈 듯 심한 기침을 해댄다.


“쿨럭 쿨럭....으...시벌...좆같네...이건 아니야...”


그는 손에 들린 고무 재질의 물건을 바닥으로 던졌다. 그리고는 계획이 바뀌었는지 침대가 아닌 거실로 기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가누지도 못하는 몸을 억지로 끌고 끌어 당도한 곳은 베란다였다.


창문을 열자 음악소리를 듣고 모여든 좀비들이 자신을 향해 일제히 환호하며 큰 입을 쩍 벌리고 있다. 그는 그들의 환호를 무시하며 베란다 난간에 몸을 걸치고 선 채 모여든 좀비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렇게 초점이 점점 사라져 가는 눈으로 꼼꼼하게 그들을 살피더니,


“그래 너로 정했다...흐흐...흐으윽...”


그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는 갑작스레 화가 난 자신의 중심을 붙들고는 그 것을 바라본다.


“흐..흐윽...시발 그래도...죽은 것보단 조금 이라도 살아 있는 거랑해야 기분이 나지...흐으윽....”


남자의 울음소리. 동시에 자신의 중심을 쥔 남자의 손이 거침없이 움직인다.


컴퓨터 스피커를 향해 울려 퍼지는 경쾌한 멜로디. 베란다 안에서 남자를 바라보며 미친 듯이 울부짖는 좀비들의 신음. 그것들이 하나의 소리로 모아지며 남자는 황홀경에 빠진다.


“으....음...너무 좋아...아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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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눈 가리고 아웅(8) 17.04.21 141 1 10쪽
54 눈가리고 아웅(7) 17.04.18 164 2 13쪽
» 눈 가리고 아웅(6) +1 17.04.15 355 3 12쪽
52 눈 가리고 아웅(5) 17.04.13 141 2 15쪽
51 눈 가리고 아웅(4) 17.04.12 122 2 8쪽
50 눈 가리고 아웅(3) 17.04.08 164 3 8쪽
49 눈 가리고 아웅(2) 17.04.07 181 4 10쪽
48 눈 가리고 아웅(1) +1 17.04.05 183 3 13쪽
47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6) +1 17.04.02 176 3 17쪽
46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5) +2 17.04.01 191 3 13쪽
45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4) +2 17.03.31 172 3 15쪽
44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3) +1 17.03.30 150 4 15쪽
43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2) 17.03.29 135 4 14쪽
42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1) 17.03.26 142 4 13쪽
41 미치거나 죽거나(3) 17.03.25 153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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