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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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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4,969
추천수 :
503
글자수 :
347,599

작성
17.04.12 00:00
조회
121
추천
2
글자
8쪽

눈 가리고 아웅(4)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이빨은 분명히 그의 발등에 박혔다. 그리고 이빨을 제거하면서 벌어진 상처의 틈으로 피가 새어 나왔다. 그는 빠르게 두 팔을 상처로 가져가 그것을 꽉 짜냈다. 덕분에 피가 뿜어져 나왔고 그 피 냄새를 맡은 것인지 자신이 조금 전 내지른 고함 때문인지 좀비들이 하나 둘 자신을 중심으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그는 서둘러 엉덩이를 떼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조금 전 머리통 축구를 하기 위해 잠시 내려 둔 야구 방망이를 집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하아..이런 좆같은 새끼...”


그가 방망이를 줍기 위해 다가간 곳. 그곳에는 계란 크기만한 동그란 무언가가 있다. 그것의 정체는 사람의 눈동자이며 눈동자 속 초점은 남근에게 맞춰져 있다.


“하하하!!!”


순간 웃음이 났다. 그는 손에 다시 쥔 방망이 끝으로 땅바닥을 구르고 있던 눈동자를 터뜨렸다. 그리고는 한 쪽 발을 절뚝이며 공터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으어어어....”


이 길을 올 때만 해도 자신을 모른척하고 넘어갔던 좀비, 그것이 이빨을 드러내며 자신에게 다가 온다. 아직 그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 듯 했지만 상처를 입으며 여유가 사라진 남근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퍽~


휘두른 방망이에 턱을 얻어맞은 그것은 턱을 유실하며 바닥으로 쓰러진다.


“그래 한 번 올 테면 와 봐. 개새끼들아. 내가 여기서 끝 날 줄 알아?”


남근은 미처 신발을 신지 못한 발을 땅 바닥에 대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럴 때마다 성기의 이빨 때문에 생겨난 상처 구멍에서 피가 새어 나오지만 그는 크게 관여하지 않은 채 앞으로 걸어 나간다.


“으어어어...”


공터를 향해가는 길목마다 좀비들이 다가오고 그를 물어뜯으려는 건지 단지 지나가는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어쨌든 그의 정교한 방망이질은 단 한 방에 좀비들의 머리통을 아작 낸다. 약국에서 시작된 그의 발걸음. 어느 새 여섯의 머리통을 때려 부셨지만 아직 공터에 도달하기 까지는 한 참은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어깨에 메진 가방을 더욱 견고하게 어깨에 둘러메며 반드시 공터로 돌아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그렇게 백 미터가 넘는 거리를 더 전진한 남근. 그의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고 땀으로 인해 피부에 묻혀 두었던 좀비의 피가 조금씩 씻겨 진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자신의 발걸음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좀비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고 방망이질을 하는 횟수가 늘어가는 것으로 보아 좀비 위장의 골든타임이 지나간 듯하다. 서둘러서 가지 않으면 좀비 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너를 돌아 빨간색 벽돌로 이뤄진 건물 앞을 지날 무렵이었다. 신발이 벗겨진 자신의 발바닥으로 굉장히 날카로운 무언가의 침투가 느껴지고 그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엎어졌다. 주변에 자신을 인지하고 물어뜯으려고 다가오는 좀비들만 신경 쓰다가보니 미처 발바닥은 챙기지 못한 결과였다. 유리병이 깨져 생긴 파편들. 그리고 그것을 정통으로 밟은 결과.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 봉착한다.


그는 주변을 둘러 봤다. 조금 전 입으로 낸 비명 소리 때문인지 골목이며 거리 끝에선 좀비들이 몰려온다. 다리는 불편하고 꽤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지금 그들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건 큰 무리임이 분명하다.


남근은 선택해야 했다. 여기서 죽을 것인지 아직은 더 살아 볼 것인지를. 그는 몸을 일으켰다. 하중이 바닥으로 쏠리며 유리가 박힌 발바닥에 통증이 더해지고 또 다시 같은 결론에 이른다.


더 이상 걷는 것은 무리다.


“크아아~”


어느새 근처로 다가온 좀비가 입을 벌리며 심한 악취를 풍겨온다. 허나 참 다행이다. 나이가 들대로 든 노인 좀비인 탓에 이빨이 거의 없었다. 평소 그는 틀니를 착용하고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좀비가 된 지금 그것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이 노인은 어딘가에 이빨을 흘린 것이 분명했다.


퍽 소리와 함께 노인의 머리가 으깨진다. 동시에 그는 방망이를 들지 않은 손으로 등지고 있던 건물의 입구를 밀었다. 다행히 문은 잠겨 있지 않았고 안으로 들어선 그는 서둘러 주변을 둘러본 후 막대기 하나를 집어 입구 손잡이에 걸었다.


“으어어어~~”


몰려든 좀비들이 안으로 들어서려 발버둥 치며 막대기는 잠금 역할을 충분히 해주며 그들의 진입을 박는다.


콩~콩~콩~


통증이 심해진 발바닥 탓에 그는 한 발만을 이용해 층계를 올랐다. 어딘가 문이 열려 있을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함이었다. 다리가 다친 이 상태.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가 한 층 위로 오르는 순간 반 쯤 문이 열려져 있는 집이 바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그는 방망이를 이용해 마저 문을 열고 201호라 쓰여 진 빌라의 한 가정집 안으로 무단 침입했다.


“누구 있어요? 없으면 그냥 들어가고...”


그는 현관문을 걸었다. 그리고는 힘에 부쳤는지 벽에 등을 기대 다리의 하중을 줄였다.


“누구 없냐고 시발! 누구든지 나와 봐!! 기왕 나올 거면 사람이면 좋겠네...”


그가 등을 기댄 채 손에 들린 야구 배트로 벽을 쾅쾅 쳤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아무도 그의 방망이질에 대응하지 않았다. 그 사실에 안도하며 벽에 기댄 자신의 등을 떼어 냈다. 그리고 안으로 한 발짝 더 들어선다. 이 집 마루에는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인의 학사모 사진이 걸려 있고 가족들과 찍은 단체 사진이 벽면 한 쪽을 지배하고 있다.


‘제법 반반 하구만...’


사진 속 여인을 보고 제법 괜찮다고 생각한 그는 조금 더 앞으로 걸어와 식탁에 걸쳐 앉는다. 그리고는 유리가 박힌 발바닥을 들어 올려 상태를 확인한다. 맨 발로 걸어다닌 터라 발바닥 상태는 엉망이고 피와 먼지가 뒤엉켜 좀처럼 다리의 상처를 육안으로 확인하긴 불가능해 보인다.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운다. 화장실로 가서 발을 닦아내기 위함이었다. 조금 전 약국에서 솜이며 소독할 수 있는 물건들을 챙겨 왔기에 간단한 조치는 취할 수 있다. 가방을 열어 그것들을 챙긴 후 화장실 문에 손을 가져다 댄다.


끼이익~


닫혀있던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남근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로 나가자빠진다. 동시에 식탁까지 빠르게 기어와 야구 방망이를 들고 화장실 안으로 시선을 돌린다.


“.....”


어둠 속에서 분명히 무언가를 봤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반응은 없다. 남근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손에 쥔 야구 방망이를 품 쪽으로 당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빠르게 방망이를 뻗기 위함이었다. 눈을 돌려 화장실 등 스위치를 찾는다. 탁 소리와 함께 불이 켜지고 남근은 감정을 알 수 없는 애매한 표정으로 화장실 안에 존재하는 작은 욕조를 바라본다.


그 곳엔 속옷차림에 한 여인이 있다. 얼굴은 조금 전 마루 한켠에 걸려있던 학사모를 쓴 사진 속 여인과 동일하다. 그녀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고 그 욕조 안은 어떤 목욕제를 푼 건지 시뻘겋다.


“아쉽군...”


그녀를 지켜보던 남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가 생사 여부를 확인코자 방망이로 그녀를 건드려보지만 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앞으로 다가선다. 그리고 욕조 속에 담겨져 있던 손 하나를 밖으로 꺼낸다. 기정화 된 사실에 못을 박기 위함이었다. 욕조 물이 새 빨갛게 물들어 있던 이유. 그녀의 오른 손목에 사정없이 그어져 있는 빨간 선. 그 선들이 모여 그녀의 손목의 반이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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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눈 가리고 아웅 (1부 마지막화) 17.04.22 145 2 10쪽
55 눈 가리고 아웅(8) 17.04.21 140 1 10쪽
54 눈가리고 아웅(7) 17.04.18 164 2 13쪽
53 눈 가리고 아웅(6) +1 17.04.15 354 3 12쪽
52 눈 가리고 아웅(5) 17.04.13 140 2 15쪽
» 눈 가리고 아웅(4) 17.04.12 122 2 8쪽
50 눈 가리고 아웅(3) 17.04.08 163 3 8쪽
49 눈 가리고 아웅(2) 17.04.07 181 4 10쪽
48 눈 가리고 아웅(1) +1 17.04.05 182 3 13쪽
47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6) +1 17.04.02 175 3 17쪽
46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5) +2 17.04.01 191 3 13쪽
45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4) +2 17.03.31 171 3 15쪽
44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3) +1 17.03.30 149 4 15쪽
43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2) 17.03.29 134 4 14쪽
42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1) 17.03.26 141 4 13쪽
41 미치거나 죽거나(3) 17.03.25 153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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