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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님의 서재입니다.

링 월드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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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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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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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DUMMY

플라누스는 소거인 학과의 사무실 안쪽, 햇빛이 비치는 창가의 의자에 앉아서 테이블 위에 있는 진술서에 선발 시험 동안 있었던 내용을 적어 나갔다. 반대편에서는 교수 한명과 교관 한명이 지켜보고 있었다.


“다 작성했습니다.”


유스티아가 선물해준 만년필의 뚜껑을 닫은 후에 그는 진실 50%에 기반하여 50%의 거짓으로 작성한 진술서를 슬쩍 밀어서 넘겼다. 교관복을 입은 자가 진술서를 천천히 읽더니, 교수에게 전달했다.


“음···.”


고리타분해 보이는 교수 쪽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진술서를 붙잡고 있었다. 눈길이 진술서의 맨 아래로 향하고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종이를 탁 내려놓고는 다시 그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번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그 집단의 표적이 호프스 마기 리바이어던이라는 사실은 도중에 안 게 맞나? 사전에 알고 있던 것은 아닌가?”


“저는 메소스트릭스에서 몇 달을 살고 있었습니다. 에듀그라운드에 온 날짜도 선발 시험 당일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호프스도 당일 처음 만났습니다.”


그러자 옆의 교관이 그의 인적 사항이 적혀있는 지원 서류를 제시하면서 그에게 질문했다.


“겨우 몇 달 전에 메소스트릭스에서 신분이 정식 등록된 걸로 나와 있는데··· 거짓 이력을 적어놓는 것도 아니고, 대놓고 단절된 경우는 저도 처음 봅니다. 이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습니까?”


“에듀그라운드 수용소 사건에 대해서 아십니까?”


그러자 교수와 교관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래요, 알다마다. 작년의 그 사건 때문에 제국 전역이 떠들썩했는데 어떻게 모르겠나?”


“정계에서도 서로 범인이라고 물어뜯고, 치안부가 관계되어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음모론도 돌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학생. 그 사건이랑 무슨 상관이···.”


“제가 사건 생존자 중에 한명입니다.”


드디어 이해했다는 듯이 교수는 헛기침하면서 변명하는 말을 중얼거렸다.


“크흠! 제국어 발음이 조금 어눌해서 의심했었는데,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구먼.”


교관은 꾹 참고 있었던 궁금증을 그 참에 해소하고 싶었는지 대뜸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학교에 합류한 유스티아 교관과의 관계가 혹시.”


“유스티아씨가 치안부에서 일할 당시 그 사건 수사에 관해서 제가 적극적으로 협력했습니다. 그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을 뿐입니다.“


“역시 그랬군요!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이해했습니다.”


과거사 덕분에 그들에게서 동정심을 살 수 있었는지, 그들의 태도에서 의심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학생들, 리바이어던, 타이콘데로가, 드레드노트에게 받은 진술도 학생의 진술과 일치합니다. 제가 보기에 특별히 의심스러운 점은 없었어요.”


이번 조사 전에 미리 입을 맞춰놨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도 일부러 말끝을 흐리면서 애매하게 대답했다. 잔뜩 긴장한 학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여러모로 편리했기 때문이다.


“네···.”


“부정행위를 한 그 패거리와 그들을 사주한 교내의 주모자는 일관되게 칼데라시오도 공범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학생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호프스 사냥의 동기로 미뤄보면 주모자가 학교 내부에 있을 것이라 의심스러웠는데, 정말로 잡혔다는 사실에 그는 속으로 놀라면서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옆에서 직접 본 칼데라시오는 굉장히 뛰어난 학생이었습니다. 마법의 길을 걷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칼데가 남을 시기하여 그런 자들과 손을 잡았다니요?”


친구를 모함하는 말에 진심으로 분하다는 듯이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방점을 찍었다.


“끔찍한 거짓말입니다···!”


겨우 며칠 전에 만난 사람을 위해서 화내는 모습을 보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사람은 없다.


“아··· 칼데라시오나 학생을 의심하거나 추궁하려는 게 아니라, 입학 수속을 밟기 전에 절차대로 간단한 면접을 했을 뿐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해서···.”


교수와 교관은 잠깐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그들의 조서에 ‘문제없음’이라고 적은 후에 각자의 서명란에 큼지막하게 사인을 남겼다.


* * *


“어땠어?”


“그럭저럭.”


학교 건물 밖으로 나오자 유스티아가 그를 맞이해줬다. 중간에 이상한 일에 휘말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당당하게 합격. 에듀그라운드에 합법적으로 전입한다는 그들의 첫 번째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자축하는 의미에서 술이나 한잔···.”


“유스티아, 아직도 못 끊었어?”


앞으로 있을 험난한 여정을 생각하면 위로와 각오를 다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술을 마시는 건 아니었다. 특히 그녀는.


“무리겠지, 언제 놈들이 올지 모르니까···.”


“맛있는 식사로 배를 든든히 채우면 충분해.”


“음, 그렇지?! 그러면 내가 한창 다니던 단골 가게가 있는데, 그곳으로 가자. 오랜만에 아저씨도 보고···.”


그는 그녀의 말을 갑작스럽게 끊어먹었다


“거기 안전한 거 맞아? 대화가 새어나가거나 누가 엿보지는 않겠어? 놈들의 마수가 이미 뻗쳐있다면···.”


아무리 적진이라고 한들 오랫동안 이곳에서 근무한 유스티아는 친숙한 곳이었지만, 그에게는 동부의 메소스트릭스보다도 안심할 수 없었다.


“플라누스···.”


둘의 목표는 일치했지만, 목적은 그렇지 못했다.


복수와 정의. 비슷한 듯하면서도 완전히 다르다.


카페의 의자에 앉아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새로운 모자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녀의 눈에는 사랑해 마지않는 이웃들로 비쳤지만, 그의 눈에는 색출해내야 하는 잠재적인 악당들로만 비쳤다.


링 월드의 태양이 비추는 도시의 황금색 빛은 그녀에게 미래와 희망과 정의의 부활을 단정적으로 예고했지만, 반대로 생겨난 어두운 그늘은 그에게 과거와 절망과 범죄의 암약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메소스트릭스에 있을 때는 그는 이렇게까지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았는데, 에듀그라운드에서는 나날이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고 있었다. 어쩌면 케이와 라미의 영혼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걸지도···.


“플라누스, 못 믿는 것도 이해하지만··· 그래도 이곳 사람 모두가 악당은 아니잖아?”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동의할 수 없었다. 경중은 있어도 이곳 사람 모두가 라미와 케시, 제냐와 오토멜, 수많은 사람과 자신을 외면한 공범으로 느껴졌다.


“그래, 알고 있어···.”


하지만 바로 앞에서 차마 그런 진심을 담을 수가 없었기에, 대신 거짓말을 입에 담았다. 유스티아의 앞에 서면 마음이 맞는가 싶다가도 항상 무언가 엇나갔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스티아는 앞장섰다.


“어서 오세요!”


도착한 가게는 화려한 도심지, 수많은 시민의 한가운데였다. 그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지 모르는 적들도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테니, 그도 잠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며 그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아니! 이게 누구야, 기사 나리 아니십니까!”


“오랜만이에요, 아저씨.”


오랜만에 단골손님 유스티아를 맞은 사장님은 굉장히 기뻐 보였다. 걱정과는 달리 적들과 내통할만한 인물은 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과거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고, 그는 말없이 2명분의 식기를 꺼냈다.


“그러면 제가 항상 먹던 걸로, 2개 주세요.”


“네에! 알겠습니다! 맛있게 해드리겠습니다!”


플라누스는 유스티아의 컵에 물을 따라주면서 앞으로 거주할 곳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전입 자격은 얻었지만,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하지?”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다. 거주 목적 이상으로 그들의 활동 거점이 되어줘야 했다. 그들의 적이 쉽게 염탐하거나 접근하지 못할 장소면 더더욱 좋았다. 물론 그런 집이 흔치는 않겠지만···.


“으음··· 직원 숙소랑 학생 기숙사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나쁘지는 않다. 학교 내부 시설이기 때문에 경비 문제는 자연스럽게 얹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따로따로 살아야 하잖아.”


“으, 어느새 같이 사는 게 당연하게 되어버렸네···.”


안 그래도 적은 전력이 둘로 분단되는 건 심각한 문제였다. 학교 경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 믿고 멋대로 마음 놓을 수는 없었다.


“은밀한 대화를 학교 도서관에서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교관의 개인 숙소에 학생이 들어가는 그림은···.”


“역시 주변의 시선을 너무 끌겠지···?”


“치안부에서 일할 때는 어떻게 했어? 전 직원 할인 그런 거는 없나?”


“불명예스럽게 잘린 사람을 위해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해줄 것 같지는 않은 걸···.”


결국 점심을 먹은 후에 본격적으로 에듀그라운드에서 집을 알아보기로 둘은 결정했다. 식사를 마친 후에 그들은 에듀그라운드의 지도를 띄어놓고 여러 후보지의 입지 조건을 따지기 시작했다.


“번화가나 외곽 변두리는 일단 배제하자.”


각각 장점은 분명했다. 번화한 곳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고, 변두리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서 각종 준비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단점도 명확했다. 본격적으로 에듀그라운드를 헤집고 다니려면 단단히 무장해야만 하는데, 번화가에서 완전 무장한 사람이 문밖으로 나선다면 주변 이웃이 의심스럽게 볼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적들과 내통하는 자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을 에듀그라운드 경찰에게 좋은 먹잇감을 내줄 수도 있었다.


반면에 사람의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대놓고 야습당할 가능성이 있었다. 플라누스와 유스티아도 인간이니 수면과 휴식은 반드시 취해야 하는데, 2명만으로 불침번을 서기는 무리고, 방범용 마도구를 통해서 잠입에는 대비하더라도 분명히 한계는 있었다. 아예 집채로 날려버리려 한다면 더더욱 답이 없었다.


“역시 둘 사이의 애매모호한 경계를 따라서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게 좋겠어.”


번화한 곳과 한적한 곳, 둘 사이의 접경지에는 이 조건을 두루두루 만족하는 그런 곳이 존재할 수도 있었다. 둘은 그곳을 중점으로 탐색하기로 결정했다.


“이동은 어떻게 하지?”


유스티아는 그를 에듀그라운드 순환 철도가 멈추는 역으로 이끌었다. 순환철은 에듀그라운드 내부를 순환하는 대중교통의 일환이었다.


에듀그라운드의 그의 고향인 지구의 서울보다 약간 더 큰 메트로폴리스였으므로, 제국의 도시와 도시를 잇는 제국횡단철도와는 별개로, 도시의 교통을 풀어줄 수 있는 대중교통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다.


덜컹덜컹.


전기로 작동하는 기관차와 달리 아마 소거인에 기초한 어떤 마법적인 힘으로 작동하고 있을 테지만, 무언가의 박자감을 가지고 덜컹거리는 그 승차감만큼은 지구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여기서 내리자.”


내리자마자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리운 광경이 있었다. 줄로 그어놓기라도 한 것처럼 한쪽은 고층의 휘황찬란한 아파트들이 우뚝 서 있고, 한쪽은 페인트가 벗겨지고 외장재가 떨어져 나간 옛 주택들이 즐비했다. 


“······.”


빈부 격차가 만들어 내는 그 풍경은 세상이 바뀌어도 존재했다. 눈앞의 광경이 중산층과 상류층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점이 오히려 더 충격적일 뿐이었다.


“어서 오시오.”


“2명이 살만한 곳을 찾고 있습니다.”


동네의 적당한 부동산 업체를 찾아가 묻자 주인장은 그들의 행색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역으로 물었다.


“동거요, 신혼이오?”


“아··· 동거입니다.”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긍정해주자, 왠지 모를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주인장은 다시 물었다.


“조용한 집이 좋겠소?”


“아··· 네.”


“그러면··· 여기를 한번 들려봅시다.”


주인장의 안내를 따라서 도착한 집은 메소스트릭스에서도 지겨울 정도로 봤었던 제국 표준 양식의 주택, 그 자체였다. 그래서 오히려 나쁘지는 않았다.


단, 가격 빼고.


“네?! 월세가 무슨 140만 폰드··· 게다가 관리비는 별도에요?”


번화가에서 벗어났는데도 이렇게 비싸다니, 그보다 오히려 유스티아가 더 당황한 눈치였다.


“월세는 140만 폰드, 관리비는 45만 폰드, 그리고 연말에는 관리 직원들을 위해서 팁도 줘야 하오.”


월 유지비만 200만 가까이에, 연말에는 추가 비용까지 나간다니, 정신이 나갔다.


“아니, 관리비도 받으면서 직원들한테 팁까지 지급해야 한다니요? 관리비로 월급 주는 게···.”


“월급만으로는 직원들이 먹고살 돈이 안 나옵니다. 직원당 30만 폰드 정도를 직접 지급하면 되오.”


저렇게 당당한 얼굴로 직원들의 임금 부담을 입주자한테 떠넘기겠다고 말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관리 직원들에 대해서는 저는 하청을 줬을 뿐이니, 문제가 생긴다면 부부가 알아서 하시오.”


심지어 컴플레인까지 저쪽에 떠넘기고, 자기는 월세만 따박따박 받아먹겠다는 심보를 대놓고 드러냈다.


그는 뒤돌아서 그녀에게 속삭였다.


“아니, 너 에듀그라운드에서 살아봤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당황했어?”


“치안부 시절에는 본부에서 살았단 말이야. 그래서 이렇게 비싼 줄도 몰랐지···.”


주인장이 팔짱을 끼면서 그들을 압박했다.


“그래서, 계약할 거요?”


* * *


“치안부에서 일할 때는 평범한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는데··· 학교로 돌아갈까?”


“돈이 없으면 방법이 없으니···.”


도시의 평균 월세의 실체를 확인하니, 4분의 1의 가격에 직원 숙소와 학생 기숙사를 내주는 학교 측이 얼마나 자비로웠던 것인지 마침내 깨닫게 된 둘은 빈손으로 거리를 터벅터벅 걸어 나갔다.


“젠장, 마음대로 풀리는 게 없네.”


겨우 월세 따위한테 발목 잡힐 줄 몰랐던 그는 짜증 수치가 팍 오르기 시작했다. 주변을 노려보던 와중에 큰 건물 하나가 그의 눈에 띄었다.


“저 건물···.”


유스티아가 멈춰선 그에게 다가와서 그가 바라보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


“저거? 음, 호텔이네?”


“호텔···?”


“딱히 알 필요는 없지만, 제국 전역에 체인을 두고 있는 유명 호텔이야.”


“음···? 유명, 체인, 호텔, 자식, 매수?”


“엥, 매수라니?”


호텔 하니까 생각나는 인물이 딱 하나 있었다.


“어?! 어라!? 플라누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어떤 여자와 함께 간식거리를 종이봉투에 잔뜩 담고 길거리를 걷던 호프스와 딱 마주쳤다. 호프스는 묶여있는 손 대신 정말 반갑다는 얼굴로 그에게 인사했다.


“아, 호프스.”


“합격한 김에, 이쪽 근처로 이사 오기로 한 거야?”


호프스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 만도 했다.


“지금 찾는 중이야. 근데··· 쉽지는 않네.”


“아하···?”


호프스는 플라누스의 옆에 있는 유스티아를 보더니, 그에게 물었다.


“옆에 계신 여성분은 혹시···.”


꽤 난처한 상황이었다. 호프스는 앞으로도 학교에서 자주 보게 될 텐데, 수용소 사건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하기도 곤란하고, 부부라고 대충 때우기에는 유스티아도 교관으로 학교에 다닐 테니···.


“어··· 그러니까···.”


“누, 누나예요!”


그가 둘러대기도 전에 유스티아가 먼저 내질렀다. 그러자 호프스의 옆에 있던 여자가 반갑다는 듯이 손을 그들에게 내밀었다.


“와! 그러셨구나! 저도 호프스 누나예요! 제 이름은 마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아, 네. 마이 씨, 저는 플라누스, 이쪽은 유스티아라고 합니다.”


“유스티아요? 혹시 그 영웅 부부의 따님?”


“아··· 그렇···.”


“와! 어쩐지 어디선가 많이 봤었던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정말 닮으셨네요! 제가 그분들 광팬이거든요! 집에 여러 굿즈들도 차곡차곡 모아놨어요! 이렇게 직접 뵙게 되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네, 하하!”


“어? 그런데 이분이 유스티아의 친누나라면··· 동생이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는데···.”


이러니까 급하다고 막 지르면 안 되는 건데!


“···사촌! 사촌이요! 사촌입니다!”


“아아! 네네! 사촌 사이에요 저희는!”


“아! 그랬구나!”


점점 일이 복잡하게 꼬이기 전에 간신히 수습하는 데 성공하여, 그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 그래! 플라누스, 집을 구하고 있다고 했었지? 그러면 우리가 해결해줄게! 우리 호텔 객실에서 지내도 괜찮아! 다 무료로 해줄 테니까!”


느닷없이 호프스가 그들에게 한 가지 제안했다. 어쨌든 굉장히 혹할만한 조건이긴 했다.


“···괜찮겠어? 호텔 영업에 너무 실례가 아닌지···.”


“아니! 전혀! 플라누스 덕분에 합격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생명의 은인이나 마찬가지잖아! 그렇다면 얼마든지 도와야지! 흠흠! 이번 일은 나만 믿어!”


옆에서 마이도 거들었다.


“저도 도와드릴게요! 유스티아님이 꼭 저희 호텔에 머물러 주셨으면 하니까요! 제가 그동안 모은 굿즈도 보여드리고··· 그리고···.”


그렇게 그들은 호프스와 마이에게 붙들려서 반강제로 호텔로 끌려가다시피 했다.


작가의말

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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