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논의역설 님의 서재입니다.

링 월드 판타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제논의역설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6
최근연재일 :
2024.05.14 03:06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5,251
추천수 :
76
글자수 :
623,172

작성
24.04.30 03:51
조회
4
추천
0
글자
16쪽

2-43

DUMMY

지구의 물소처럼 큼지막한 뼈대를 가진 한 마리의 몬스터가 어두운 던전의 복도를 배회하고 있었다. 노란색의 은은한 빛을 내뿜는 큰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일종의 생화학적 에너지로 시선 방향에 깔린 어둠을 밝히는 헤드라이트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 몬스터는 ‘노란등불소’라고 불리며, ‘죽음의 신호등’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한다. 반딧불이처럼 보이는 그 화려한 광경에 정신이 잠시라도 팔렸다가는, 수십마리의 노란등불소 무리에 치여서 다진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리기 일쑤다.


홀로 이 어둠 속을 방황하는 모습으로 미루어볼 때, 무언가의 문제 때문에 무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버려진 것이 분명했다. 동족을 찾아 미로 속을 하염없이 헤매던 와중, 느닷없이 작은 광점 하나가 나타나 놈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이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점이라, 그렇다면 광란의 폭주 도중에 잃어버렸던 그리운 동족이 틀림없으리라! 피 말리던 방황에 질릴 대로 질려있었던 놈은 단박에 땅을 박차고, 자신을 반기듯이 허공에 8자를 그리는 광점을 향해 달렸다.


“우이이이이익?!”


 50m, 25m, 눈물의 재회가 마침내 이뤄지나 싶던 그 순간, 코앞까지 다가온 광점은 스르륵 형체를 잃고 어둠 속에 녹아들어 사라져버렸다. 동족에게 또다시 버림받았다는 충격에 신음하는 놈의 처량한 울음소리가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그들의 귀에도 들어왔다.


“···지금이다. 넘어가자···!”


방금 그건 호프스의 제안대로 칼데가 만들어낸 작은 불빛이었다. 노란등불소 무리가 돌진 중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빛 신호 중, 특히 8자형 신호가 ‘집결’을 의미한다는 것을 호프스는 용케도 기억하고 있었다.


“···봐, 계단이다···!”


“···진짜다, 플라누스 너 말이 맞았어···!”


위로 향하는 거대한 원형 계단을 발견한 호프스와 칼데가 숨죽여 환호했다. 어딘가에 계단이 있을 거란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어둠에 갇혀 질식할 거란 절망에 빠져있던 그들한테 그보다 더 희망적인 소식은 있을 수 없었다.


“음, 보아하니까 밑으로도 갈 수는 있는데···.”


“···올라가자.”


차마 더 밑으로 내려가 보겠다는 몹쓸 만용은 그들 중 누구에게도 없었다. 또한 그들이 장장 수십 초 동안 낙하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지상에 다다르기 위해선 수천개에 달하는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야만 했다.


“하아··· 하아···.”


칼데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혹시라도 몬스터가 꼬일까 봐 다음에 더딜 계단의 턱을 밝힐 불 하나조차 마음대로 켜지 못한 채, 30분 정도 쉬지 않고 올랐으니 꽤 지칠 만도 했다.


“칼데, 상태는 어때?”


“나는 괜찮으니까···.”


“···아니, 쉬어야겠다.”


이대로 강행했다가 정작 위급한 순간에 뛸 수 없게 될지도 몰랐으니, 적절한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 층은 몬스터가 없는 것 같지 않아?”


“잠시 쉬고 갈만한 방이 있나 찾아보자.”


호프스는 오랫동안 열리지 않은 문을 강제로 젖혀버렸다. 방 안에는 녹이 하도 슬어 아예 바스러져 버린 의자, 테이블 등등 누군가가 이곳에서 생활했다는 물적 증거들이 산재해있었다.


“···도대체.”


“왜 그래, 플라누스? 이 방 괜찮아 보이는데? 의자에 앉아서 좀 쉬고, 테이블에서 회의도 좀 하고, 케시는 겉옷으로 베개를 만들어서 눕혀놓으면 되겠어.”


“···그래. 그러자.”


그들은 식은땀을 흘리는 케시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혀놓고, 간신히 형태는 유지하고 있는 의자를 몇 개 찾아 앉았다. 후끈 달아오른 발바닥을 식히는 칼데와 호프스에게 그는 자신에 판단 착오를 사죄했다.


“···미안, 내가 괜히 계단을 찾아서 떠나보자고 해서 일이 더 악화됐어. 얌전히 그곳에 숨어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었던 건데···.”


그러자 칼데는 쓴웃음과 함께 케시를 돌아봤다.


“···아니. 내가 파티 내의 유일한 마법사로서 더욱더 철저하게 위험 요소를 색출해냈어야 하는데. 내 안일함 때문에 케시가··· 저렇게 크게 다치고 말았어.”


호프스는 웬일로 말없이 그와 칼데의 눈치만 살피는 중이었다.


“···호프스, 뭐 할 말 있어?”


“···설마 칼데가 자기가 파티의 유일한 마법사라고 했다고 긁힌 건···?”


“야이씨···!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그러고 자빠졌겠냐···!? 내 이미지 어떻게 된 거야?”


너무 바보로 여겼나, 그와 칼데는 호프스의 얼굴만 바라봐도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우씨, 나가기만 해봐···!!!”


마침 할 얘기도 없겠다, 그는 혹시나 해서 던전에 관한 질문을 건넸다.


“이건··· 이 의자, 이 테이블, 기타 잡동사니들··· 누가 봐도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잖아. 하지만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몬스터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어. 던전이라는 거 대체 정체가···.”


칼데는 자기는 잘 모른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지만, 이런 쓸데없는 얘기에 이상할 정도로 해박한 호프스는 주저리주저리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에서 용신교 신학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건, 던전은 한때 용과 천사들이 살고 있었던 하늘섬이었다는 거야···!”


“하늘섬···?”


“질서의 용 인텔리겐스과 그의 사도인 천사들은 여러 개의 하늘섬을 둥지 삼아 지상을 내려다보며 가엾은 인간들이 혼돈을 겪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질서를 가져다줬어!”


“질서의 용, 인텔리겐스···.”


“하지만 저 땅 밑 깊은 곳··· 그 너머의 깊은 공허 속에서 찾아온 방종의 악마 다이스롤러는 인간들이 질서를 누리는 걸 못마땅해했어. 인간이 방종에 한껏 타락하기를 원했던 거야···!”


호프스는 방종의 악마를 입에 담을 때마다 정말 무섭다는 듯이 침을 꿀꺽 들이 삼켰다.


“방종의 악마, 다이스롤러···.”


“다이스롤러는 자신을 숭배하는 인간들을 꼬드겨서 인텔리겐스의 축복, 즉 소거인을 버리도록 타락시켰어. 마침내 다이스롤러는 지상을 집어삼키기 위해서 인텔리겐스에게 전쟁을 선포했어!”


“소거인, 축복···.”


“다이스롤러와 놈을 따르는 널의 추악함과 사악함은 일일이 설명하기가 입이 아플 정도지! 하지만 인텔리겐스와 천사는 질서를 수호하겠다는 사명 아래 그들의 목숨을 걸고 공멸하는 데 성공했어!”


칼데가 용신교 신전에서나 들을 법한 고리타분한 신화 이야기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흥. 플라누스, 어차피 저런 건 다 사제들이 적당히 지어낸 얘기니까 별로 신경 쓰지 마.”


흥분해서 신화의 구절을 마구 늘여놓던 호프스는 부끄러웠는지 헛기침하면서 마무리 대사를 쳤다.


“흠흠! 하지만 주인이 없어진 하늘섬은 결국 지상으로 추락했고, 긴 세월이 지나며 놀라운 문명의 흔적과 아티팩트들이 땅에 묻히고 남겨진 인간들은 끝없는 혼돈과 전쟁의 화마에 휩싸였지만···.”


칼데는 호프스의 말을 중간에 끊어먹었다.


“태어날 적에 질서의 용의 선택을 받으시고 천사의 혈통을 계승하신 제스페라 황제 폐하께서 삼척검을 들고 웅거하여 지상의 악을 정벌하고 혼돈을 평정하시고 질서를 되찾았으니 입을 모야 찬양합세!”


“······.”


“···왜, 틀렸어? 이거 맞잖아?”


호프스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노려보자 칼데는 고개를 까딱거렸다. 아무래도 그녀는 용신교에 그리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닌 듯했다.


“칫, 플라누스. 가끔씩 칼데처럼 인텔리겐스를 의심하는 작자들이 있지만, 그분의 희생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에휴, 인텔리겐스님은 지금 뭐하시고 계실까. 우리는 까딱하면 픽하고 죽어버릴 지도 모르는데···.”


“···둘 다 그만하고. 충분히 쉬어둬.”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변에 무언가 쓸만한 물건은 없는지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잔해더미 속에 꽂혀있던 녹슨 금속 플레이트를 하나 발견했다. 힘을 줘서 당기니 뚝! 하는 소리와 함께 두동강이 나버렸다.


“···뭐라고 쓰여있는 건가? 보자···.”


척 봐도 일반적인 제국 문자는 아니었다. 얼핏 보면 로마자 알파벳처럼 보일 정도로 생소한 문자였다. 호프스가 이야기해준 신화의 내용대로라면, 이건 질서의 용과 천사들이 남긴 유물일 텐데 당연한 일이다.


“···S.S.A.라고 적혀있는 건가?”


진짜로 영어 아닌가 하는 망상에 사로잡히기 직전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실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비판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이 정도 우연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다.


“에이, 설마···.”


슈퍼맨도 가슴팍에 S를 크게 박아놓고는 크립토인들에게는 희망을 상징한다는 드립도 치는데, 까짓거 지렁이나 뱀을 의미하는 상형문자라 해도 말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다.


“SSA··· 싸? 그런 영어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고.”


사실 이제는 모국어도 가물가물할 지경인데, 영어 따위가 기억날 리가 없다. 점점 제국어로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말하고 하는 자기 모습에 혼자서 깜짝 놀라 소스라칠 정도다.


* * *


칼데가 슬슬 안 되겠다 싶었는지 강한 어조로 호프스를 쏘아붙이면서 교대를 요구했다. 못해도 80kg은 나갈 건장한 체격의 남성을 업은 채로 전력 질주를 하지 않나, 지금은 계단을 벌써 30분 이상 오르고 있었다.


“솔직히 털어놔. 다리가 후들거리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지? 나한테 넘기고 좀 쉬든가.”


“···할 수 있겠어?”


“내놔.”


그녀는 망설임 없이 호프스에게서 케시를 빼앗아 들었다. 예상보다 더 무거웠는지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파티 전체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녀도 어느 정도의 부담을 져야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윽···.”


그렇게 한 5분 정도 계속 계단을 올랐을까, 칼데는 얼굴이 시뻘게져서 증기기관차처럼 헉헉거렸다. 신체 능력의 단련이 부족한 마법사치고는 최선을 다한 편이기는 했다. 다음 타자로 그가 나섰다.


“읏차···!”


직접 업어보니까 더 황당하다. 아무리 소거인이 신체 능력을 보조하고 강화해준다고 하더라도 고통을 덜어준다거나 초인으로 만들어 주는 건 아닐 텐데, 어떻게 30분씩이나 계단을 오를 수 있는 것인지···.


그가 케시를 업고 계단을 오른 지 15분쯤 지나고, 슬슬 체력에 한계가 다가올 때쯤, 마침내 그들은 계단의 끝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들은 섣불리 나서지 않고 먼저 침착하게 바깥 상황을 살폈다.


“일단···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


천천히 나가보려는 그 순간.


“어?”


발밑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그들이 당황해서 몸이 굳어버린 짧은 시간 동안, 진동은 더 선명해졌다. 계단 밑에서 밀려 올라오는 후끈한 공기 덕분에 놈들이 어디서 오고 있는 것인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뛰어!!!”


그들은 망설임 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 다행히 그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 사냥꾼들은 없었으나, 초대하지 않았던 불청객들이 계단 쪽에서 우르르 몰려나왔다. 또 놈들에게 쫓기게 된다니, 질긴 악연이었다.


“하악···!!!”


밑에서 있었던 행운은 이번에는 따라주지 않았다. 갈림길도 없이 일직선으로 난 길을 그대로 쭉 따라서 뛰는 방법밖에 없었던 그들은 곧 빠져나갈 길이 없는 드넓은 공터에 그대로 내몰리고 말았다.


“···저기 위로!”


한쪽 벽면에 무너져 내려서 토사가 공터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그들은 진흙이 쌓여서 그나마 높은 지대로 급하게 올라갔다. 그걸로 잠시 시간을 벌 수는 있었지만, 주변을 맹렬한 기세로 맴도는 노란등불소에 의해서 그들은 완전히 고립되고 말았다. 


“우리 살 수 있을까?!”


호프스의 얼토당토않은 물음에 그는 대답 대신 활을 뽑아 들어서 한발, 두발 쏘기 시작했다. 눈에 정확히 적중한 노란등불소 한 마리, 두 마리가 쓰러졌지만, 무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동료를 짓밟아 고깃덩어리로 만들며 점점 포위망을 좁혀왔다.


“···라미.”


놈들이 만들어내는 땅울림 때문에 진흙더미가 점점 흘러내리면서 그들이 발 디딜 곳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죽음의 소용돌이와의 거리가 50cm까지 줄어들고, 마침내 격류가 연약한 육체를 휘감으려 하는데!


쾅!!!!!


공터의 유일한 출입구 쪽에서 굉음이 들려오자 친구들은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봤다. 6명 남짓의 인원이 노란등불소 무리보다도 더 빠르게 그들이 있는 곳으로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유스티아!”


“서, 선생님들이 떼거지로!?!?”


선두에는 유스티아가, 그 뒤로는 그들의 담임인 레이저, 마법 수석교관을 맡고 있는 보라매 등 소거인 학과의 교수와 교관들이 폐던전에서 실종된 자교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서 온 것이었다.


“거기 학생들 내 목소리가 들리나!!!”


“네, 네에!!! 아주 잘 들려요!!!”


호프스가 목청을 높여서 교수의 물음에 답했다.


“거기 퍼뜩 가만히 있으라!!!”


“예에, 예에에에에에!!!”


교수는 굉장히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밟고 있는 지대가 땅울림에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았다. 동시에 얼음 마법을 잘 다루는 보라매는 노란등불소들의 발밑에 있는 물을 얼려서 놈들을 넘어뜨렸다.


“하압!!!”


사분오열한 놈들을 빠르게 베면서 유스티아와 레이저는 마침내 자기 학생들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


“얌마! 너희들 다친 곳은 없지?”


“담임선생님! 역시 구하러 오셨군요!!!”


“으이구, 그러면 선생이 학생을 버릴까?”


유스티아는 그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


“걱정했어.”


“···고마워.”


그 한마디 말이면 됐다는 듯이 그녀는 돌아섰다.


“제2파가 온다!”


노란등불소의 생태 상, 조금 전은 그저 선발대에 불과하다. 곧 본대가 공터에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교과서에서나 읽었었던 지옥도가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지자 친구들은 물론 그마저도 사색이 되어버렸다. 수백마리에 달하는 노란등불소와 일반적인 크기의 5배에 달하는 보스 격의 놈이 일제히 그들을 향해서 돌진해오고 있었다.


“보라매! 준비는 됐나?!”


“네, 교수님, 벽을 치겠습니다!”


교수와 보라매는 각자 흙더미와 얼음이 혼합된 사선형의 장벽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만약 벽이 놈들의 돌격을 막다가 뒤로 밀려난다면 전부 압사당하겠지만, 교관들은 그들의 마법을 굳게 신뢰하고 있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궁!!!!!!


노란등불소 무리가 하나둘 장벽에 머리를 들이받고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아주 조금씩 장벽이 뒤로 밀리고 있었지만, 장벽의 위치와 강도를 유지하는 그들의 집중력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대단하다··· 얼마나 큰 충격을 견뎌내는 거지?”


그러는 와중에 노란등불소 보스의 모습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놈까지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다. 가만히 서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레이저가 유스티아를 향해서 호통쳤다.


“유스티아, 우리 차례다! 까먹진 않았겠지!?”


“···네, 선배!”


유스티아와 레이저는 장벽 위로 올라가서 검을 뽑아 들었다. 마침내 거리가 100m까지 줄어들었을 때, 그들은 단숨에 도약해서 앞다리에 참격을 날렸다.


“쿠오오오오오!!!”


 균형을 잃은 놈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넘어졌고,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러가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교관 마법사 둘이 장벽에 뾰족한 스파이크를 구축했고, 멈출 수 없었던 놈은 그대로 꿰뚫려 꼬치가 되어버렸다.


“키아아아아아아아악!!!”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놈은 장벽 너머에 있는 친구들을 노려봤다. 반드시 인간을 죽이겠다는 몬스터의 소름이 끼치는 집념에 친구들은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내 학생들한테서··· 눈 떼시지!”


 하늘로 뛰어오른 유스티아는 아우라를 담은 팔날도를 크게 내려그어서 놈의 목을 단숨에 베어버렸다. 짧은 단말마와 함께 놈의 머리가 바닥에 힘없이 떨어지자, 친구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작가의말

대충 (WEB NOVEL 고수가 될 거야!) 라는 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링 월드 판타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0 2-45 24.05.14 1 0 12쪽
89 2-44 24.05.07 5 0 11쪽
» 2-43 24.04.30 5 0 16쪽
87 2-42 24.04.23 7 0 16쪽
86 2-41 24.04.16 7 0 17쪽
85 2-40 24.04.09 8 0 19쪽
84 2-39 24.04.01 8 0 17쪽
83 2-38 24.03.26 7 0 14쪽
82 2-37 24.03.19 7 0 18쪽
81 2-36 24.03.12 6 0 15쪽
80 2-35 24.03.04 5 0 12쪽
79 2-34 24.02.26 7 0 13쪽
78 2-33 24.02.19 12 0 14쪽
77 2-32 24.02.12 8 0 13쪽
76 2-31 24.02.05 9 0 14쪽
75 2-30 24.01.29 8 0 12쪽
74 2-29 24.01.22 12 0 17쪽
73 2-28 24.01.15 10 0 15쪽
72 2-27 24.01.08 12 0 15쪽
71 2-26 23.12.31 10 0 15쪽
70 2-25 23.12.24 11 0 16쪽
69 2-24 23.12.17 10 0 13쪽
68 2-23 23.12.10 16 0 15쪽
67 2-22 23.12.03 13 0 14쪽
66 2-21 23.11.26 14 0 15쪽
65 2-20 23.11.19 15 0 17쪽
64 2-19 23.11.12 12 0 16쪽
63 2-18 23.11.05 13 0 15쪽
62 2-17 23.10.29 16 0 16쪽
61 2-16 23.10.22 18 0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