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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님의 서재입니다.

링 월드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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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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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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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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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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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2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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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29

DUMMY

귀신이 출현하는지, 아니면 납치범들이 출몰하는지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진실을 향해서 접근할 수 있는 밤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많이 남아있었다.


‘해가 지기 전까지는 간단하게 탐문을 해보고··· 저녁이 되면 유스티아와 합류해서···.’


플라누스와 친구들은 다 같이 빈민가의 거리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겸사겸사해서 빈민가의 거리를 간단하게 매핑하는 일도 병행했다.


물론 리더가 되기 위해서 솔선수범하는 건 당연히 아니었고, 이번 실종 사태가 최대의 목표자 적인 ‘쾌락주의자’들과 관련이 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었다. 


‘쾌락주의자··· 그리고 놈들의 하수인, 혹은 협력자인 암살자, 셰퍼드.’


놈들에게 닿기 위해서는 바로 일전에 마주했던 암살자, 셰퍼드를 붙잡는 방법밖에 없었다. 현재로서는 놈을 어찌저찌 사살할 수는 있어도 심문을 위해서 생포할 방법은 그리 마땅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제가 물어볼 게 있는데···.”


그가 약도 제작에 열중하는 동안 다른 친구들은 마주치는 사람마다 밤에 나타난다는 귀신에 관해서 묻기 시작했다. 그러나 빈민가 사람들은 바깥에서 찾아온 이방인들에게 그리 친절하게 대답해주지 않았다.


“뭐야?! 저리 꺼져! 또 뭘 어떻게 해 처먹으려고!”


“그, 그게 아니라요···.”


원장 할아버지를 위하여,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누나를 위하여 의욕을 불태우던 호프스도 빈민가 사람들의 공격적인 태도에는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캬악, 퉤! 난 돈 없다! 어디 배라도 째보든가!”


“으윽···.”


결국 제대로 된 대화는 하나도 나누지 못한 호프스는 친구들에게 돌아와 고개를 푹 떨궜다. 설마 이렇게까지 환영받지 못할 줄은 상상도 못한 모양이다.


“젠장, 너무한 거 아니야? 길을 물어보려고 했을 뿐인데 이렇게 야박하게 굴다니!”


“그러니까 내가 사람 머리 깨부수기 딱 좋아 보이는 그 무식한 둔기는 두고 오라고 했잖아, 이 멍청아!”


“야, 둔기가 아니고 마법 지팡이라고!”


“호프스, 마음은 이해하지만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긴 해···.”


“케시, 너마저!”


“후, 너희들 잘 들어···.”


칼데는 사람들의 눈과 귀가 닿지 않는 한 구석에 모두를 세워놓고 그들의 태도에 대해서 지적했다.


“이곳 빈민가에는 경찰의 손길이 쉽게 닿지 않아. 무슨 일이 생겨도 즉시 달려오는 일이 없고, 일어난 후에라도 제대로 처리하는 일이 없지. 이곳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몸을 지켜야만 한다고···!”


그러고 보니까 호프스를 대하는 그들의 눈빛에는 적의도 있었지만, 미묘한 공포감도 담겨 있었다. 상대로부터 언제든지 공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대화가 성립될 리가 없다.


“그렇게 잔뜩 경계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 대놓고 무기를 들고 나타나서 대뜸 귀신을 본 적 있냐는 황당한 질문이나 하고 있으면 어떻게 보이겠어!? 하다못해 플라누스처럼 무기는 은닉해놓든가!”


“···미안.”


호프스와 케시는 칼데의 조언에 할 말이 없어졌다. 그 조언은 이곳에서 살아 본 사람만 알 수 있었고, 그녀의 어린 시절이 그리 순탄치 않았으리란 사실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랑 플라누스가 해볼 테니까, 너희들은 거리를 두고 천천히 쫓아와.”


호프스와 케시는 코너에 몸을 숨겼고, 겉보기에는 맨손인 플라누스와 칼데가 거리에 나섰다. 여전히 경계심이 주를 이루기는 했지만, 호기심이라는 감정 또한 사람들의 눈동자에 드문드문 담겨있었다.


“여어, 어디셔 오셨나? 못 보던 얼굴들인데? 신입?”


“저쪽에 있는 보육원 아시나요?”


“그럼, 알지! 나도 여기 틀어박힌 지 얼마 안 됐지만, 그새 주인장에게 여러모로 신세를 좀 졌걸랑.”


그렇다면 잘됐다.


“제가 원장님의 손녀딸이에요. 오랜만에 돌아와서 거리를 좀 둘러보고 있었어요.”


깜짝 놀란 남자가 칼데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내 박수를 탁 치면서 그녀에게 다가왔다.


“오, 오오! 확실히 듣고 보니까 좀 닮은 구석이 있네! 주인장이 틈날 때마다 손녀 자랑을 어찌나 하던지!”


“네··· 오랜만에 돌아와서 몇 년 지났지만 여기는 여전하네요. 분수 광장 시장은 아직 열리나요?”


빈민가 사람들에게 익숙한 정보를 꺼내놓으면 저쪽을 안심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아, 그럼그럼!”


“다행이네요, 어릴 적에 먹던 메뚜기튀김 맛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데···.”


플라누스는 눈을 살짝 감았다.


‘메뚜기튀김··· 확실히 잊을 수 없겠는데···.’


빈민가 사람들에게는 하나하나가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일 테니 뭐, 놀라자빠질 만한 일은 아니었다.


“아하, 분수 시장에 메뚜기튀김까지 알고 있다니. 가짜는 아닌 모양인데···?”


충분히 상대에게 믿을 준 칼데는 자연스럽게 화제 전환하여 실종 사태에 대해 질문을 했다.


“그나저나 물어볼 게 있는데··· 보육원 아이들이 사람을 잡아가는 귀신을 봤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러자 그자도 그녀의 물음에 화답하면서 관련 정보를 그들의 앞에 술술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아! 나도 들었어! 달이 중천에 뜬 자정에 나타나서 사람들을 데려간다는 그 귀신 소문!”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어요. 혹시라도 그 귀신이 보육원 아이들이 걱정되어서 말이죠···.”


“이웃의 이웃한테 건너들은 내용인데··· 혼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을 노린다고 하더라고! 소리 소문도 없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싹 증발했다나 뭐라나!”


귀신이 혼자 사는 사람만 표적으로 삼았다? 그런 편의적인 설정이 있을 리가. 플라누스는 그 부분을 놓치지 않고 찌르고 들어갔다.


“이거야 원, 무서워서 밤에 다닐 수가 있겠냐만··· 사실 원래 못 다녔지만 말이야! 하하하하핫!!!”


“하지만 귀신이 아니라면요?”


“응?”


“예를 들어서 납치라던가···.”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던 부분을 그가 찌르자 그자의 표정은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납치라.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 그럴지도···.”


“그렇다면···!”


“신고하면 뭐 바뀌나? 살인강도 사건이 나도 귓등으로 듣는 경찰 새끼들이 실종 따위에 관심을 주겠나?”


“······.”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밤이 되면 문고리를 잠그고 커튼을 친 후에, 귀신이 저지른 짓이라 굳게 믿으며 스스로와 처자식을 안심시키는 방법밖에 없어!”


반복되는 치안 공백은 결국 이웃을 의심하게 만들고 이웃에게 일어난 불행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결국 빈민가 사람들이 해줄 수 있는 대답은 ‘그런 소문이 있다고 하더라~’ 수준의 괴담밖에 남지 않는다.


“칠흑 같은 밤에 일어난 일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 막말로 술 퍼먹고 거리에 드러누웠다가, 부랑민들을 치우는 업자들에게 끌려갔을지도 모를 일이지!”


플라누스는 그자의 말에 충격을 받고 몸을 떨었다. 


“부랑민이라니, 그런 일이 아직도 일어나나요···?”


그러자 그자는 치를 떨면서 이를 박박 갈았다.


“언제는 안 그랬나? 특히 이곳에는 길에 나앉는 사람들이 많으니 더 자주 다니지! 혹시라도 재수 없게 마주치기라도 할까 봐, 놈들이 오면 다 숨어버려!”


“······.”


그가 구속되어 있었던 수용소는 운영 쪽에서 자행했던 각종 범죄 행위가 바깥에 밝혀져서 완전히 몰락했지만, 부랑민들을 잡아서 수용하는 법안은 여전히 유효하며 활발하게 집행되고 있었다.


아직 사태의 진범인 쾌락주의자들의 정체도 밝혀지지 않았으니, 성착취를 당하고 그들의 유희를 위해서 빅 마더가 짠 각본대로 서로를 죽이는 죽는 그곳은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었고···.


그래, 이미 어디선가 부활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련의 실종이 의미하는 바는···.


* * *


플라누스는 쾌락주의자들이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황 증거를 얻은 후에, 저녁이 되기 전에 적당한 핑곗거리를 댄 후에 친구들을 해산시켰다. 정말 놈들이라면 아무런 관련도 없는 친구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었으니 그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급하게 호텔 숙소에 복귀하자, 학교에서 초임 교관 교육을 마치고 먼저 돌아온 유스티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그동안 알아낸 수상한 정황을 공유했다. 그녀는 그 내용을 차근차근 곱씹기 시작했다.


“귀신에 의한 연속 실종이라···.”


“어떻게 생각해? 뜬 소문에 불과할까?”


“···치안부 시절에 주가 조작 사건을 조사한 적이 있었어. 범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거래소에 헛소문을 살포한 건이었는데, 비슷한 냄새가 나.”


유스티아는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턱을 괴었다. 


“첫째, 목격당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목격당하더라도 사람들은 서로의 말을 믿지 않는다.”


확실히, 아무리 삶이 순탄치 않다고 하더라도 오늘 빈민가 사람들의 태도는 너무나 날카로웠다. 사건의 특성상 주민의 협조가 가장 중요한데···.


“둘째, 결과보다는 원인에 더 신경 쓰게 만든다. 실종되었다는 사실보다 귀신을 찾으려 애쓰게 된다.”


생각해보면 그들 또한 실종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정체도 불분명한 귀신의 뒤 꽁무니나 쫓아다니고 있었다.


“셋째, 차후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인과관계가 뒤집고 합리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납치 사건이 발생한다면, 빈민가 사람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연의 일치라며 애써 외면하는 사람이 3분의 1, 역시 귀신은 실존한다면서 의혹만 더 키우는 사람이 3분의 1,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마음과 신체에 더 단단한 요새를 짓는 사람이 3분의 1이다.


빈민가와 주민들의 머릿속은 막을 수 없는 혼돈의 격류에 휩쓸려 마침내 진실은 질식한다.


“설마···.”


귀신 소문은 놈들이 뿌려 둔 떡밥이다. 그리고 빈민가의 사람들이 그 떡밥을 물은 후에는···.


“플라누스, 놈들이 당장 오늘 밤에 움직일 수도 있어. 주민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분일초가 급해.”


그렇다면 가만있을 수는 없다. 저번 접촉 이후로 놈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


* * *


저녁이 되고 빈민가의 거리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문을 자물쇠로 단단히 방비하고, 빛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커튼을 철저하게 쳐놨다.


가로등이라도 좀 멀쩡했으면 좋았으련만, 에너지 공급이 끊긴 지 오래되어 제대로 작동하는 건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러자 거리는 어둠에 푹 잠겨 오직 달빛만이 보도블록을 희미하게 비췄다.


그런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세 사람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닌데··· 역시 플라누스도 데리고 왔어야 했다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우린 그깟 리더 때문에 졸렬하게 플라누스를 따돌린 게 아냐! 다 보육원 아이들이 안심하고 잘 수···.”


“흥! 너는 할아버지한테 용서받고 싶어서 그러는 거잖아? 뭐어··· 이번만큼은 봐줄게.”


플라누스와 헤어지고 나서 배도 마침 고프겠다, 함께 한 세 사람은, 이렇게 된 김에 정말 귀신이 나타나는지 확인해보자면서 충동적으로 빈민가로 돌아왔다.


“오, 여기 괜찮은데? 여기 버려진 상자들도 있어!”


“그 더러운 거 안에 들어가야 해? 그렇게까지···.”


“휴우, 어쩔 수 없지. 이왕 하는 거 철저하게 하자고!”


그들은 어두운 골목에 숨어서 문제의 귀신이 나타나기를 기다릴 작정이었는데···.


“어?”


잠시 뒤에 근처를 지나가는 플라누스와 유스티아의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저, 저!?!?”


그들을 향해서 당장이라도 열리려는 호프스의 아가리를 칼데는 즉각 그녀의 손으로 틀어막았다.


“조용히 해···!”


“흡···!?”


케시는 그 광경을 차마 볼 수 없다는 듯이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중얼거렸다.


“리더가 그렇게 하고 싶었나? 아니면 점수가 필요했나? 하지만 우리들이 유대가 겨우 이 정도라니···.”


하지만 플라누스마저도 그들을 배신했다는 점은 지금 그리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잠깐, 근데 옆에 있는 여성은··· 부담임 쌤이잖아?”


“···어라, 진짜네? 왜 둘이서 이런 곳에···.”


제멋대로 상상력을 발휘하던 칼데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데, 데이트 아냐?”


그러자 그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 호프스가 부정했다.


“그럴 리가, 사정을 설명하긴 조금 복잡하기는 한데··· 아무튼 저 둘은 사촌지간이야.”


“사촌?! 그러면 왜 처음부터···.”


“칼데, 너가 할아버지에 대해서 굳이 말하지 않은 거랑 똑같지. 말해봤자 귀찮은 일만 늘어날 테니까?”


플라누스와 유스티아의 그림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케시가 뒤집어쓰고 있던 더러운 상자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그들에게 강하게 손짓했다.


“따라가 보자!”


“흐응, 미행하자고?”


“이렇게 된 거 깜짝 놀래켜주자!”


플라누스와 유스티아는 주변 시야가 확보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에 그가 미리 작성해놓은 지도에 따르면, 여차할 때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3개 정도 확보되어 있었으니 매복하기는 최적이었다.


“음···.”


자세를 낮추고 주변 소리에 집중하던 유스티아는 새총을 언제든지 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그에게 경고 메시지를 건넸다.


“느껴져?”


“뭐가?”


“누가 우리를 훔쳐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


“이방인을 훔쳐보는 주민이거나, 아니면 놈들이거나 둘 중 하나겠지. 어떻게 할까, 역으로 덮쳐봐?”


“···.”


결정 하나하나에 그들의 목숨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심사숙고 끝에 결정을 내린 그녀가 입을 천천히 여는 바로 그 순간···.


“까아아아아아아악!!!”


“비명!?”


현재 위치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들려온 소리였다. 플라누스와 유스티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근원지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유스티아, 그 녀석도 있을까!?”


“납치 같은 일에 직접 나서지는 않겠지!”


플라누스와 유스티아는 코너를 돌아 나가자, 뒤를 몰래 쫓아가고 있었던 친구들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


“으왓!?!?”


거리를 울리는 날카로운 비명에 몹시 당황하여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던 친구들의 얼굴을 알아본 플라누스와 유스티아는 얼굴을 경악으로 물들이면서도, 멈춰 서지는 않았다.


“너희들 무슨··· 큭!”


친구들은 그들을 마주치고 얼어붙어 있던 다리가 풀렸고, 덩달아 어둠에 잠긴 거리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플라누스! 그리고··· 선생님!”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당장 돌아가!”


하지만 친구들이라고 곧이곧대로 멈추어 설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비명이 들렸잖아! 바로 그 귀신이라고!”


“좋아! 다 같이 귀신의 정체를 밝혀내는 거야!”


더 이상 참아줄 수 없었던 그는 더욱더 강한 말로 그들을 쫓아내려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


 “시발, 닥치고 당장 돌아가! 이건 장난이 아냐! 너희들이 다칠 수도 있다고!”


“잠깐,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왜 너는 되고 우리는 안되는지 설명을···!?”


“꺄아아아아아아악!!! 도와주세요!!!”


티격태격하며 한 번 더 코너를 돌아나가자, 한 여성을 붙잡아서 마대 같은 것에 집어넣으려는 2명을 그들은 포착할 수 있었다.


“귀신이 아니라 사람!?”


“이건··· 납치범들이야!”


유스티아는 상대를 압박하는 힘이 담긴 무거운 목소리로 소리쳐 그들의 행동을 즉각 제지했다.


“꼼짝마!!!”


그녀의 외침에 당황한 납치범들은 곧바로 여성을 내팽개치며 도주를 시도했다. 플라누스는 강한 어조로 친구들에게 즉각 지시를 내렸다.


“너희들은 피해자를 보호! 나랑 유스티아가 쫓는다!”


달빛도 닿지 않는 어둠 속으로 달려들면 보통 쫓는 쪽보다 도망치는 쪽이 유리하기 마련이지만···.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러나 납치범들이 복잡한 골목길로 채 몸을 숨기기도 전에, 저 멀리서부터 무언가가 흙먼지를 높게 일으키며 도주하려는 놈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무슨···!?”


“말도 안 돼···!”


붉은색을 뿜어내는 수십만 반딧불이들이 찌르레기처럼 집단 비행을 펼치는 것만 같은··· 기이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착각이 아니라, 진짜 존재한다고···!?”


어린아이의 눈은 때때로 어른보다 더 정확하다. 호프스는 왠지 모르게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온 동네가 다 떠나갈 정도의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귀신이다, 귀신이 나타났다!!!”


작가의말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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