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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님의 서재입니다.

링 월드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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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6
최근연재일 :
2024.06.25 04:06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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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4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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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3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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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42

DUMMY

완전한 자유 낙하, 그들의 몸은 속수무책으로 공중에 떠올랐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무중력에 겁을 지레 먹은 친구들은 허공에다가 팔다리를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렸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야! 마법으로 어떻게든 해줘!!!”


“너야말로 뭐라도 좀 해봐, 바보야!!!”


뭐가 됐든 간에 그들은 떨어지고 있었고, 그런 상황이 영원할 수는 없다. 어디든 바닥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은 착지와 동시에 손으로 짓뭉갠 토마토처럼 육체가 펑 터져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는 


“모두 당장 케시한테로 모여!!!”


“나!?”


“하지만 발이 땅에 닿지를 않아서 그쪽으로 갈 수가 없다고!”


“손에 들고 있는 것, 몸에 차고 있는 건, 뭐라도 좋으니까 가고 싶은 방향의 반대로 집어 던져!”


무중력 상태에서 어디론가 이동하고 싶다면,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의 말을 들은 호프스와 칼데는 각자 소지하고 있던 물건들을 하나둘 집어 던지면서 케시에게 달라붙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하는데?!”


“케시, 아우라로 방 안을 가득 채울 수 있겠어?”


케시의 아우라는 미완성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공격력은 없지만, 대신 유체처럼 높은 밀도를 이용해서 아우라를 통과하는 물체의 속도를 늦추거나 충격력을 흡수할 수 있었다. 이를 역이용해 방 안을 가득 채워 착지 시의 충격을 줄여보겠다는 아이디어였다.


“···에라이! 이판사판이다! 꼭 해낼게!!!”


물론 그런 짓거리를 해본 적도 없고 해낼 자신도 전혀 없었지만, 자신이 아니라면 친구들이 살아남을 희망이 없다는 걸 안 케시는 반드시 해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양 주먹을 깍지 끼면서 정신을 집중했다.


케시는 젖 먹던 시절의 힘까지 박박 긁어모아서 서킷에서 아우라를 마구 뽑아내기 시작했다.. 케시를 붙잡은 그들의 몸을 아우라가 한겹, 두겹, 여러 겹을 휘감아 나갔다. 마치 변태를 준비하며 고치로 온몸을 감싸는 유충이 된 것만 같았다. 


“실 형태··· 알았다! 거미! 거미처럼 하는 거야!”


와중에 호프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거미라니!?”


“순수한 아우라 만으로는 이 방을 꽉 채울 수는 없어! 하지만 거미줄을 치듯이 한다면···.”


“비교적 적은 양으로도 우리의 몸을 붙잡아 줄 망을 만들 수 있겠구나!”


“끄으으으으으윽···!!!”


케시는 대충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필사적으로 아우라를 뽑아내느라 그렇게 어려운 조작을 할 여유는 없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들에게는 원거리에서 세밀한 조작을 자유자재로 해내는 마법사도 함께하고 있었다.


“칼데!”


“말 안 해도 알아들었어!!!”


케시의 아우라는 내부를 구성하는 소거인은 강한 인력으로 서로를 잡아당겼지만, 완벽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칼데의 소거인으로도 형태를 조작할 수 있었다. 얉은 실의 형태로 가공해낸 그것을 방의 곳곳에 엮어서 그들의 몸을 방 중앙, 공중에 고정했다.


거대한 거미 괴물에 의해서 포획당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기괴한 광경이었지만 그들의 몸을 지켜주는 . 호프스는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찍찍거리던 문제의 원흉, 쥐새끼도 손으로 잡아 감싸줬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익!!!


바깥에서 엄청난 파열음과 함께 방의 추락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그들의 몸이 위아래로 사정없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충돌이 임박했음을 깨달은 그들은 몸을 웅크려 대비했다. 


* * *


“야야! 너희들 살아있는 거 맞지!? 좀 일어나봐!”


그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그는 얼굴에 수북이 쌓인 먼지 탈탈 털어냈다. 울 것만 같은 목소리로 어깨를 붙잡고 마구 흔들어대던 호프스도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호프스, 언제 깨어났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별로 안 지났어. 방금 일어났고.”


“젠장, 머리가··· 나머지 애들은?”


“칼데도 멀쩡해. 걔가 케시 쪽을 보고 있어.”


아직도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 머릿속이 왕왕 울렸지만, 그는 이 상황에 빠져나가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러고 보니, 그들의 던전 입장 팔찌가 삑삑거리면서 소음을 반복적으로 내는 중이었다.


“그래··· 관리 직원, 연락은 해봤어?!”


호프스는 굉장히 불만족스럽다는 듯이 어깨를 들썩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시끄럽게 빽빽 울리기만 하고, 정작 연락은 하나 없어. 이쪽에서 걸고 싶어도 반응이 없고! 젠장, 100% 안전하다고 장담하더니! 두고봐 그래, 밖에 나가면 부모님한테 일러서 싹 다 고소할 거니까!”


“그건 일단 살아나간 후에 고민하고···.”


“잠깐, 케시!? 케시!!!”


“!?!?”


케시의 상태를 살피던 칼데가 비명을 내지르자, 그들은 곧바로 그녀의 곁으로 달려가서 케시의 상태를 살폈다. 케시는 깜짝 놀랄 정도로 땀에 흠뻑 젖어있었고,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였다.


“왜, 왜 이러는 거야!?”


“설마 우리가 무리한 부탁을 해서···.”


링 월드 사람들은 지나치다 싶은 정도로 소거인에 좌우되다 보니, 아무래도 지나치게 아우라 사용이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킨 모양.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빨리 치유술사에게 데려가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었다.


“저기요! 저기요! 환자가 발생했어요! 당장 구조가 필요하다니까요?! 이봐요, 듣고 있어요!?”


하지만 팔찌에서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완전히 통신이 두절되어버린 것이다. 설사 연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곳은 던전으로부터 어림잡아도 수백미터 지하, 제때 구조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럴 수가··· 우리 조난 당했어?”


“어떻게 하지? 이대로 가면 케시가···!”


“···침착해.”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


“아니, 어떻게 침착하라는 건데!”


“케시, 안 돼···!”


“조용!!!”


그제야 칼데와 호프스는 입을 닫고 그를 바라봤다.


“아마 나가는 길이 있을 거야.”


“···어째서 그리 확신하는데?”


“일단 이게 담임선생님이 준비해놓은 과제가 아니라는 건 다 알고 있겠지. 갓 입학한 신입생한테 목숨이 위험할 만한 일을 시키지는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상황이 더 안 좋은 거잖아! 우리는 운 나쁘게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던 던전의 진짜 함정에 딱 걸려버린 거라고!”


“아니, 함정은 아니야. 이 방이 침입자를 죽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었다면, 더 확실하고 흉악한 방법으로 죽였을걸.”


“······.”


링 월드의 회전이 만들어내는 가짜 중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체감상 지구와 별 차이가 없으니 중력가속도 9.81m/s^2로 놔도 계산에 별 차이는 없을 것이다.


공기저항을 무시했을 때, 그들의 추락 속도는 1초에 9.81m/s, 2초에 19.62m/s까지 가속했을 것이다. 시속으로 변환하면 70.63km/h이며, 그 속도로 차에 치여도 이미 치명상에 가까웠다.


단 2초 추락했을 뿐인데 이 정도다. 인간의 자유 낙하 종단 속도의 200km/h의 90%까지 가속하는 데 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살인용 추락 함정의 최대 작동 시간은 10초 내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 착지하는데 무려 수십 초 이상이 걸렸고, 실제로 우리는 잘 대처해서 살아남았어. 그런 이상한 함정을 만드는 놈이 어디에 있어?”


침입자를 죽이는 함정인데, 굳이 대처할 시간을 준다고? 종단 속도 때문에 일정 시간 이상의 추락은 생존 확률만 높여줄 뿐이다. 그 말인즉슨 슨, 애초에 함정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방이 아니라는 거다.


“그렇다면, 뭐야, 이 방은··· 방이 아니다?”


“그래. 내 생각에는 승강기 같은 그런···.”


착지 직전에 급격하게 감속이 일어났다. 승강기 밑에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압축되면서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로 인한 감속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케시의 소거인이 벨트 역할을 해줬더라도 그들이 무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숨겨진 승강기가 있다면···.”


“설마, 숨겨진 계단이라도 있다고?”


보통 승강기만 덜렁 놓지는 않는다. 아무리 튼튼하게 만들어도 기계는 고장이 나기 마련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정기적인 점검은 필요하니까.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가까운 곳에 계단이 있을지도 몰랐다.


“···케시의 상태는 아까보다는 나아 보여.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케이의 헐떡이던 호흡도 조금은 안정되는 기미가 보였다. 그는 그들의 상상 이상으로 강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죽치고 앉아서 그의 회복을 기도해볼 만한 환경은 아니었다. 먼지가 너무 많아 목이 따가울 정도니,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던전의 미답사 구역이라면 아직 몬스터가 남아있을지도 모르지 않아···?”


몬스터는 얼핏 보기에 평범한 동식물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에너지원이 일종의 소거인 코어, 마석이라는 점이 달랐다. 이것들은 정상적인 생식이 아니라 자가 분열하면서 돌연변이 진화를 한다.


그런데 몬스터는 얼핏 보기에 굉장히 비합리적인 생리를 가지고 있다. 무언가를 포식하지 않아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음에도, 인간을 굳이 습격하여 포식하고 막상 옆에 있는 동물은 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용신교에서는 놈들이 악마의 하수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내로라하는 마법사들도 그 이유와 원리를 밝혀내지 못한 문제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저 바깥에 몬스터가 있다면 말이야··· 우리 실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케시가 버틸 것이라 믿으면서 구조대가 오는 걸 하염없이 기다리느냐, 아니면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계단을 찾으러 나가느냐. 결국 결단이 필요했다. 


“으으윽···.”


케시의 앓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는 곧바로 승강기의 찌그러진 문짝을 뜯어버렸다.


“일단···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자.”


* * *


미답사 구역에는 인공조명 따위가 있을 리 없다. 마법사가 만들어 주는 작은 불길 하나에 온 감각을 의지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을 한걸음씩 헤쳐 나가는 느낌은··· 끔찍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


힘이 남아도는 호프스는 긴장한 얼굴로 케시를 등에 업고, 그의 방패와 검을 대신 잡았다. 호프스의 지팡이를 등에 멘 칼데는 굳은 얼굴로 소더에 집중하면서도, 나아갈 길을 밝혔다. 플라누스는 앞뒤를 동시에 경계하는 동시에 그들이 지나왔던 길을 매핑했다.


“···이상하게 우리한테만 자꾸 힘든 일이 생기는 것 같아. 우리 같은 신입생들이 또 있을까?”


너무나 길게 이어졌던 침묵을 견디기 힘들었는지 호프스가 괜한 한마디를 속삭였다. 하지만 지도를 작성하느라 여력이 없는 그는 물론이고 칼데조차 대꾸하지 않은 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래도 몬스터는 없어서 다행인 것···.”


아무런 예고도 없이 칼데의 불이 꺼졌다.


“···!?”


“···숨어··· 당장···.”


칼데는 겨우 들릴만한 아주 작은 목소리로,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간절하고 급박하게 속삭였다. 불이 꺼져서 얼굴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숨길 수 없는 압도적 공포에 가득 차 있었다.


“···제발··· 숨··· 소리도···.”


그녀는 소더를 통해서 무언가, 그렇게 겁에 질릴만한 그 무언가를 목격한 것이 분명했다. 몹시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만큼은 알아차린 플라누스와 호프스도 벽에 착 달라붙어서 몸을 숨긴 채 숨을 죽였다.


“······.”


쿠웅···.


그제야 그는 복도 저 너머, 무언가··· 거대한 무언가가 그들을 향해서 오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쿠웅··· 쿠웅···.


압도적인 질량이 만들어내는 곧 압도적인 존재감. 제대로 바라보는 것조차 망설이게 될 정도의 원초적 공포.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오직 그 존재의 시선에 자신이 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뿐.


쿵···!!!


놈의 진격이 그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복도 바로 옆에서 멈췄다.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자체적으로 발광하고 있는 놈의 눈깔이 이리저리 돌아갔다. 마침내 녀석의 시선이 그들이 있는 그곳에 닿았다.


“······.”


마주쳤다. 놈의 노란색 눈동자와.


“······.”


놈은 그를 바라봤다. 그대로 계속 눈을 마주 보고 있다가는 그 노란색의 우주 속으로 끝없이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아서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


쿵···!!!


그들을 밟을 가치조차도 못 느꼈던 것일까, 놈의 노란색 눈동자가 다시 돌아갔다. 잠시 뒤에, 무거운 발을 움직여서 정면을 향한 진격을 재개했다. 


쿠웅··· 쿠웅···.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붙잡고, 꾹 참았던 숨을 내쉬면서 속으로 살았다고 되뇌던 그 순간, 이번에는 무언가가 떼거리로 몰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


그러니까 말하자면 왕과 그 신하들의 기마행렬이나 마찬가지다. 행렬 중에 발견한 벌레가 아무리 더럽다고 하더라도, 왕이 굳이 제 발로 짓밟을 리가? 그런 더럽고 귀찮은 일은 신하들이 다 알아서 할 텐데.


“···도망가!!!”


꺼졌던 불이 곧바로 다시 켜졌고, 그들은 반대 방향으로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무언가의 무리가 마치 파도처럼 그들의 뒤를 쫓아오는 굉음이 복도에 가득 휘몰아쳤다. 뒤를 돌아볼 틈 따위는 없었다, 그 순간 발에 힘이 쫙 풀려버리고 말테니까.


“계속 달려!!! 뒤돌아보지 마!!!”


그는 품에서 연막탄, 충격탄, 폭음탄 뭐든지 좋으니까 마구잡이로 안전핀을 뽑아서 바닥에 흘렸다. 하지만 이미 생물체 무리라기보다는 해일과 다름없는, 거대한 질량의 흐름을 겨우 그것 따위로 따돌린다거나 속도를 늦춘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돌아! 되는대로 코너를 돌아!!!”


그나마 이리저리 코너를 돌 때마다 방향 전환이 어려운 놈들에게서 조금이나마 거리를 벌릴 수 있었지만, 그래봤자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했다.


슬슬 숨이 차오르던 그 순간, 공허한 어둠이 흐르는 강을 사이에 둔 거대한 협곡과 그 사이에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애처로운 모습으로 간신히 걸쳐 있는 녹슨 다리가 하나가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어쩌지!? 건너야 하나!?”


“그냥 가!!!”


저 다리를 건너면 이곳으로 못 돌아온다는 건 너무나 뻔했지만 다른 선택지도 없었고 조금이라도 고민했다가는 따라 잡힐 거란 공포심이 너무 컸다. 일단 당장 살아남기 위해서 눈 꾹 감고 다리에 뛰어들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익!!!


중간쯤 건넜을까, 걱정했던 대로 이미 수명을 다했던 다리는 뒤따라오던 고깃덩어리 해일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파열음을 냈다. 곧 기반 하나가 뿌리째로 뽑혀 나갔고, 뒤이어 골조가 꽈배기처럼 비틀리면서 다리가 한조각 씩 분해되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악!?!?”


케시를 업느라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한 호프스의 등을 플라누스는 온몸으로 받쳐 지지했다. 다리가 완전히 무너져 협곡 밑으로 떨어지기 바로 직전, 그들은 건너편 모퉁이에 발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몬스터 무리는 스스로 정지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 순차적으로 협곡 밑으로 죽음의 다이빙을 차례차례 반복했다. 거대한 폭포처럼 장엄하지만, 고깃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그 사실에 소름이 쫙 끼쳤다.


“하아, 하아, 하아아··· 죽다 살았네···!”


다리가 완전히 무너진 덕분에 목숨은 건졌지만. 반대쪽으로 가는 길은 끊기고 말았다. 어딘가에는 우회해서 다시 건널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랐지만, 최소한 현재 그들 시야 안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


협곡을 뛰어넘어 돌아갈 수는 없다. 깊은 어둠 속 어딘가, 환한 빛이 새어 나오는 탈출구가 있다고 믿으며 횃불을 들고 나아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숨 잠깐 돌린 후에··· 다시 출발하자.”


호프스의 후드 속에 꼭꼭 숨어있던 쥐새끼가 고개를 내밀었다.


찍찍!


작가의말

시험 기간이라서 한 주 스킵할까 생각도 했지만...


아나어러앙러어렁러얼어렁러어러얼어러어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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