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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피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 아카데미의 E급 회귀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먀상
작품등록일 :
2020.10.17 16:33
최근연재일 :
2021.03.30 19:00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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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406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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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6,052

작성
20.11.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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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3쪽

내리쳐라.

DUMMY

떨어진 고드름 중 일부는 바위에 부딪혀서 부서진 것이 아닌 바위를 파고 들어갔다.


“우와···. 저도 알려주세요!”


나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러니까 잘 보라고 했지? 제대로 봤어?”


“네, 그렇긴 한데···.”


“그럼 해보면 돼. 주위의 마력을 손끝으로 끌어모은다는 생각으로.”


그때의 나는 짧은 팔을 뻗어서 키리 선생님을 따라 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야···.”


키리 선생님이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안되나.”


“안될 거라고 알고 있었어요?”


놀라서 묻자 그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응, 당연하지. 애초에 너 마력 컨트롤도 못 하잖아.”


“으···. 그 마력 컨트롤 할 거예요!”


“언젠가는 마력 컨트롤은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거랑은 조금 다를 건데.”


“또 뭐요!”


내가 조금 날카롭게 나오자 그가 인자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마력 컨트롤은 네 몸속의 마력을 조종하는 거야. 하지만, 이 마법에서 필요한 컨트롤은 공기 중의 마력, 주위에 존재하고 있는 마력이야. 즉, 네 몸속에 있는 마력이 아니라는 거지.”


“네..? 아, 네.”


“역시 이해 못 하겠지?”


“아.. 아니에요! 이해했거든요! 보세요.”


다시 한번 팔을 뻗고 키리 선생님을 따라 해 보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이 마법도 너에게는 너무 일러.”


“쳇.”


내가 몸을 완전히 틀어서 앉자 그가 말했다.


“하지만, 언젠가 이 마법이 네게 필요할 순간이 꼭 오게 될 거야. 그때 이 마법이 네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구나.”


“뭐에요 그게.”


“그냥 푸념이야.”


그때 당시에는 알아듣지 못할 말을 이어가며 키리 선생님께 나는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를 마법을 배우게 되었다.


***


“지금이 그때인가···.”


내가 중얼거리자 내 앞에 있는 녀석이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때긴 하지, 네가 죽을 때.”


왜 이제야 그 기억이 떠오르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녀석의 모습이 이 마법을 가르쳐준 사람의 모습과 같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얼음이 내 발목을 감싸기 시작했다. 동시에 녀석의 몸은 거의 다 얼어붙었다. 저게 목숨을 지불하는 대가인가···.


슬슬 시작하지 않으면 늦을 것 같다.


감사합니다. 키리 선생님.


나는 오른팔을 높게 뻗어 올렸다.


“너 뭐하냐?”


“그래, 무슨 짓을 할까 지켜봐.”


이 마법은 내 마력을 사용하는 마법이 아니다. 즉, 봉인 마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 마법을 단 한 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다. 아니, 정확히는 그때 이후로 시도해본 적도 없다.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마법을 발동한다.


“모여드는 마력..”


몇 년이 지났음에도 영창이 뚜렷이 기억난다.


“그것을 모아서 나는 실행한다.”


“너, 진짜 빡대가리냐? 마법은 사용하지 못한다니까?”


키리의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 마법을 아직 떠올리지 못한 거냐, 한심한 녀석.


나는 영창을 한 소절 더 추가했다.


“이것은 그가 내게 남겨준 최후의 수단, 맞고 쓰러져라 『라스트 아이시클』”


발동 되는 건가..? 제발!


나는 간절히 내 손을 쳐다보았다.


“너, 뭐하냐? 드디어 미친 거야?”


“그래, 미쳤다. 네가 미쳤다!”


그 순간 내 손에 마력이 모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푸른색의 마법진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뭐.. 뭐야?”


“키리의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 마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네 패배 요인이야!”


“마법..? 아!”


“이제야 깨달아도 늦었어!”


그러는 와중에도 내 손의 마법진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커지던 마법진은 내 발밑에 생성된 마법진을 완전히 덮을 크기가 되었다.


“아.. 안돼.”


그의 몸은 이미 얼어붙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손을 떼고 마법을 취소하기에는 늦었다. 유일한 방법은 먼저 녀석을 죽이는 것.


“이제 죽어라.”


나는 뻗고 있던 팔을 내리며 휘둘렀다.


“내리쳐라 무수한 고드름들이여.”


하늘에서 푸른색의 고드름들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그 고드름들은 땅에도 박혔으며 그의 몸에도 강타했다. 키리 선생님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두 눈을 뜨고 쳐다보기에는 어려웠다.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바닥의 마법진은 사라졌다.


온몸에 고드름이 꽂힌 상태로 그는 앞으로 쓰러졌다.


“이제 그만 소멸해라.”


마무리를 위해 얼음 칼날을 하나 더 만들어 그의 심장에 꽂았다. 그는 확실히 죽었다.


“아.. 그래.”


“뭐?”


죽은 줄 알았던 시체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우.. 맞지?”


“아.. 아···.”


이 목소리를 모를 수가 없다. 잊을 수가 없다.


“키리 선생님!”


“차가워.. 울고 있니?”


“아니에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미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


“내가 말했잖아. 언젠가 그 마법을 쓸 때가 있다고.”


“네. 썼어요. 완벽하게 사용했어요!”


“응, 잘했구나.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은데, 이미 움직일 수가 없어.”


그의 몸은 발끝부터 입자로 변하기 시작해 소멸하고 있었다.


“선생님..”


“응, 많이 성장했구나.”


“나, 강해졌어요. 디 엔드를 막을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강해졌어요. 아카데미 체육대회에서 우승도 했고요. 그리고.. 그리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잘했어. 안에서 지켜보고 있었어, 정말 강해졌더라. 친구도 많아졌고.”


“또.. 또..”


“나도 듣고 싶은 게 산더미야. 하지만, 이제 곧 가야겠구나.”


“아.. 안돼.”


“그래, 잊고 있었다. 아까전의 봉인 마법 봤지? 그건 원래 네게 알려주려고 했던 마법이야. 하지만, 알려줄 수는 없겠더라.”


나는 사라져 가는 그의 팔을 잡았다.


“그 마법 제대로 봐 뒀지?”


“네, 봤어요.”


“그럴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아니 일어나면 안 되겠지. 그 마법은 사용하지 말거라.”


“네, 알겠어요.”


“하지만, 꼭 그 마법이 필요한 순간, 꼭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마법을 사용해. 알겠지?”


“네.. 네!”


그가 겨우 자신의 얼굴을 들고 미소지었다.


“응, 우리 진우 잘 자라줬구나. 안심이야.”


그것이 그가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이다. 그의 모습은 입자의 형태로 변하여 하늘 위로 사라졌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


나는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홀로 울부짖었다. 눈물이 계속해서 흐르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


슬슬 주위가 밝아지기 시작했다. 산에서 내려오고 냇가로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온몸에 힘이 없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어? 이진우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저건 누구지..? 아, 신세라구나.


앞이 흐릿하다. 하지만, 옆에 한 명이 더 있다. 금색.. 엘핀인가.


“뭐야, 몸은 또 왜 이래.”


마법을 맞은 것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지저분하긴 할 것이다. 흙도 묻었을 것이고.


“진우.. 괜찮아?”


엘핀이 그렇게 말하고선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 한 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누가 디 엔드의 자식일까? 엘핀? 신세라? 은채원? 아니면 아은누나? 은채원과 아은누나는 확실히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은채원의 경우 직접 부모님은 봤고 아은누나의 경우 은채원이라는 증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키리 선생님처럼 이미 변해버린 상태라면? 모르겠다. 가능성이 너무 많아진다. 만약의 경우 지수까지 그렇게 되어 버린다.


어떡해.. 어떡해야.


생각하면 할수록 앞은 흐려지고 몸에서 힘이 더 빠져나간다.


쓰러진다···.


“어? 이진우! 이진우!”


*


“으으···.”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은 은채원과 아은누나가 빼앗아서 사용한 내 방의 내 침대였다.


“여기..”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밤새 울부짖어서 그런지 목이 아프다.


많은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은 봐 왔지만, 적응되기는커녕 그때마다 더 슬퍼진다.


“일어났어?”


나를 지켜보고 있던 것은 신세라와 은채원이었다.


“너! 밤에 어디 다녀온 거야!”


“채원아 그만해 아픈 사람한테.”


옷은 누군가가 갈아 입혀준 상태였고 붕대도 조금씩 감겨 있었다.


“나.. 쓰러진 거야?”


신세라가 내 말을 듣고는 말했다.


“응, 길에서 쓰러져서 엘핀이랑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그···. 래..”


은채원이 말했다.


“그나저나 너 목소리 왜 이러냐. 밤새 노래라도 불렀어?”


“아니, 그냥 산에서 굴렀어.”


“굴러? 뭐, 됐고 말 하지 마. 목 많이 아파 보이니까.”


힘든 몸을 이끌고 밑으로 내려가자 다들 거실에 있었다.


“야, 이진우. 너 무슨 짓을 하고 온 거야?”


김지오가 먼저 내게 다가와서 물었다.


“그냥 산에서 굴러떨어졌어.”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그는 금방이라도 내게 주먹을 날릴 기세였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다. 특히 김지오에게는 더더욱.


“진우야.. 괜찮니?”


엄마가 걱정스러운듯한 눈빛으로 다가왔다. 그 뒤에는 지수도 있었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는 것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아은누나가 내게 가까이 다가와서 한마디만 한 채 2층으로 올라갔다.


“나중에 이야기 좀 하자.”


“좋아! 아픈 진우를 위해서 맛있는 것을 만들어서 먹여볼까!”


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인지 엄마가 활기차게 소리쳤다. 겉으로는 저렇지만, 아마 가장 걱정을 많이 한 사람이 엄마일 것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엘핀만이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저녁이 찾아오고 어쩌다 보니 아은누나와 단둘이 마당에 앉아있게 되었다.


“그래서 할 말이라는 게 뭐에요?”


목소리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편하게 말은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너, 빌런이랑 싸우고 온 거지?”


“네? 아니에요.”


바로 간파해버릴 줄 상상도 못 했다.


“거짓말하지 마. 이미 다 티 났으니까. 채원이랑 세라도 대충을 알아차린 것 같았어. 아니, 그뿐일까? 내가 봤을 때는 이미 모두 알아차렸어.”


“하긴, 산에서 굴렀다는 말은 너무 이상하긴 했죠.”


“그렇지.”


그녀도 나와 같이 웃은 뒤 말했다.


“그래서 상대는 키리 선생님이었던 거지?”


이 말을 듣고는 진짜 놀랐다.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그런 표정 짓지 마. 티가 많이 났으니까.”


“언제요? 전혀 그런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음, 정확히는 나한테만 티가 많이 났으려나? 그때 산에서 우리 동굴에 들어갔잖아. 그리고 그곳에 있던 피. 짐승의 피가 아니라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어.”


“그랬나요..?”


“그리고 네가 황급히 넘어가려고 하는 것도 대충은 눈치챘고, 그 산에 사는 사람은 키리 선생님뿐. 맞지?”


이 사람 역시 머리가 잘 굴러간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맞췄다.


“그래서 키리 선생님을 죽인 거야?”


나는 꺼내고 싶지 않았던 말을 힘겹게 꺼냈다.


“키리 선생님과 제 친구 몇 명은 이미 녀석에게 죽은 상태였어요. 그건 비스트 먹은 사람의 기억, 행동과 같은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그런 게 존재해..?”


“네.”


“그럼 네가 목이 그렇게 된 것도 대충 알겠네.”


“네?”


“밤새도록 울었지?”


“하하.. 누나 무서워요.”


“그럼 이만 자러 가볼까?”


그런 그녀의 손을 내가 붙잡았다.


“어..? 어?”


그녀가 왜인지 모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누나,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 말해 줘.”


왜 몸을 꼬는지 모르겠다.


“혹시, 제가 없는 동안 텐트에서 밖으로 나간 사람이 있어요?”


텐트는 총 3개였다. 나와 김지오, 아은누나, 은채원, 신세라, 엘핀, 그리고 엄마와 김지오의 어머니, 지수가 한 텐트였다.


그녀가 약간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 텐트에서 말하는 거지?”


“네.”


“있어.”


“누구예요?”


“두 명이야. 가장 먼저 세라가 나갔고 이어서 엘핀이 나갔어. 그리고 너와 같이 돌아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았어.”


그 두 명인가···.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르겠지만, 유력한 용의자는 신세라와 엘핀.


“그건 왜?”


“아니에요. 그만 올라가서 주무세요. 밤도 늦었는데.”


“그게 끝이야? 이렇고 저런 짓은?”


“왜 해요!”


“후후, 장난이야. 잘 자.”


그녀가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나도 소파에 누웠다.


알리바이가 있는 은채원과 아은누나, 지수, 김지오를 제외하고는 원래부터 남는 것은 그 둘뿐이었나.


***


“여기는···.”


주위가 온통 새 하얀 공간, 나는 이 공간을 알고 있다.


내가 이 공간에 오게 되었다는 것은.


“어이, 자칭 신. 나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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