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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츄샤 님의 서재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전쟁·밀리터리

카츄샤
작품등록일 :
2020.04.22 04:51
최근연재일 :
2022.03.08 11:4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7,338
추천수 :
200
글자수 :
565,196

작성
21.12.31 07:40
조회
79
추천
1
글자
7쪽

(103)102화.[해바라기]

DUMMY

오빠.


오랜만에 불러 본 한 마디.


설마 이런 일로 부르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한 마디.


영훈이는, 아니 오빠는 잔뜩 흥분한 눈으로 주저앉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평소엔 힘도 없이 흐느적대고 키도 작고, 귀염상일 뿐인 그가 덜컥, 낮설고 무섭게 느껴졌다.


ㅡ 츄릅...츄웁...


첫키스를 잃었다.


그것도 방금 전 그에게.


그것도 아주 거칠게.


사실 오늘은 아주 작정을 하고 왔을 터였다.


애초에 이미 오빠에게 성기를 애무받느라 힘이 빠져 주저앉은 꼴이었으니까.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남자의 손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순진한 처녀의 힘을 잔뜩 빼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빠가 마치 사냥감을 가지고 노는 맹수처럼 느껴졌다.


...맹수,인가.


링 위에서 스파링을 뛰어도 이런 감정은 느껴본 적 없는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단순한 완력 문제가 아니라, 오빠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신력과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 마치 사냥감의 혼을 쏙 빼어놓는 것처럼.


힘을 빼놓아야 그만큼 편하게, 맛있게 잡아먹을 수 있을 테니까♡.


"아읏...♡"


손을 뻗어 내 목덜미를 쓸어넘기는 부드러운 손길에 그만 달뜬 한숨이 새어나오고 말았다.


허나 이상하게도 굴욕감 같은 게 들지 않는다.


무참히 배 아래에 깔려 자존심 따윈 모두 내다버린 채 하염없이 교성을 내지르며 용서를 빌 미래가 뻔히 보이는데도 꿀꺽, 침을 삼키며 기대해 버리고 마는 가여운 사냥감이 바로 나였다.


결국 얼마 없는 선택지에서 나는 반항하지 않고 비굴하게 배를 보이며 교태를 부리는 쪽을 골랐다.


작지만 듬직한 그 손에 얼굴을 비비며 살짝 눈을 내리깔았더니, 마침 눈높이에 딱 맞게 빵빵하게 부풀어있는 바짓섶이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평균적이지 않다.


작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흉기.


흉기가 달려 있었다.


현장실습 때 보았던 20mm 기관포탄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더 큰 정도일까.


갑갑하다는 듯 팽팽하게 텐트를 친 지금도 저 정도인데, 만약 벗긴다면...


-꿀꺽.


문득 그런 게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오싹 하고 아랫배가 시큰거린다.


잔뜩 겁먹은 아랫배를 달래듯 살짝 손을 올리며 바지에 시선을 고정했다.


"잠깐만..."


그리고 천천히 자세를 조정해, 흐트러져 있던 다리를 오므려 오빠 앞에 꿇어앉는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것은 꼭 수컷에게 복종하는 암캐의 그것과도 같았다.


이를 깨닫자 순간 화악 얼굴이 달아올랐으나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그만두지 않았다.


슬쩍 상체를 기울이자 동시에 바지 틈을 비집고 나온 진한 수컷의 향기가 훅, 하고 코를 간질인다.


"으윽..."


어디 냄새 뿐이랴, 당장 눈 앞에 있는 내게 돌격하라며 핏발 선 눈으로 영훈을 재촉하는 듯한 그 우람한 자태는 그저 그것만으로도 암컷으로써의 원초적인 공포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찌그읏...


하지만 웃기게도 그에 반응하듯 바르르 떨리는 아랫배에서 쉬지 않고 무언가 질척 질척 새어나오는 현실이 참으로 뭐랄까, 비참했다.


...우월한 수컷에게 먹혀버린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기라도 하다는 걸까.


그래. 오빠가 완전히 이성을 잃기 전에 이쯤에서 그날의 일을 전하도록 하자.


"...오빠, 그거... 알아?"


내 몸을 핥듯이 쳐다보던 야수같은 시선이 천천히 나의 눈에 맞춰졌다.


**


내가 불과 열 살이었을 때,


"이러다간 영훈이가 우리 등쌀에 못 이길거 같애."


자그마한 다락방으로 우릴 부른 언니가 속닥속닥 이야기했다.


하긴. 어제도 큰언니랑 작은언니가 오빠를 갖겠답시고 양쪽에서 팔을 잡아당기는 통에 하마터면 팔이 뽑혀나갈 뻔했더랬지.


흡사 핍박 받던 예수님과 슬슬 안색이 비슷해져가는 오빠의 얼굴을 본 내가 말리지 않았다면 아마 오빠 팔이 가방에 달린 키O링 고릴라처럼 늘어나지 않았을까.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끔찍한 광경에 힘이 들어갔던 탓일까, 괜히 안고 있던 토끼 인형이 꾸깃, 하고 찌그러들었다.


"그러니까 우리 앞으로 딱 십 년만 참자."


작은 언니는 곧바로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동안 내리 이어져 온 오빠의 수난시대를 두 눈으로 지켜본 나로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분명 이것도 큰언니가 오빠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려보고자 그 작은 머리를 쥐어짜내 고심한 결과물이겠지.


그리하여 맺어진, 아직까지도 또렷이 기억에 남은 자매의 도원결의란 바로 이것이었다.


스킨십 자제, 애정공세 자제, 선 넘기 금지, 고백으로 혼내주기 금지.


오빠를 너무 좋아하는 내게 있어 족쇄와도 같은 약속,


그리고 그런 약속을 한 언니에게 미안하게도, 오늘로써 내가 끊어버릴 금단의 붉은 실이었다.


"대신 영훈이가 말이야..."


약속을 끝마친 큰언니가, 우리 손을 꼭 붙든 채 혀 짧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스무 살 넘어서도 여친이 없으면, 그땐 우리가 사랑해주자."


끔찍한 소리를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애초에 오빠가 그때까지 혼자일 리가 없잖아.


내가 옆에 있을 텐데ㅡ.


...어라? 그런 생각을 했던가.


"오늘부터 그날까지 못해 줄 것들까지 마저 다 사랑해 주자."


...그런 거구나.


애초에 십 년을 이어갈 약속 당일조차, 나는 오빠를 독차지할 발칙할 생각만 하고 있었구나.


애초에 싹수부터가 노랬던 거였어.


"그러니까 오빠,"


야수와 눈을 똑바로 맞추어 말했다.


이제껏 착한 아이로 살아왔으니, 분명 언니들도 이번 한번은 이해해주리라.


"여기... 봐."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속으로 수백 번 연습한 만큼 떨지 않고, 절지 않고 열심히 유혹했다.


"나 어때?"


검은 브래지어를 시스루 째 들어올리며,


"이거 다 오빠 거야."


검은 팬티를 슬쩍 내리며.


"오빠만을 기다리며, 17년동안 열심히 농익은 몸이야."


하지만 각오와는 달리 점점 떨려가는 목소리,


"그러니까아..."


또다시 붉게 달아오르는 두 뺨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오늘, 나랑 조.. 좋은 거, 하자?"


스스로 얼마나 홍당무가 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얼굴로, 마지막 한마디는 결국 절며 말했다.


'미안해, 언니들.'


말을 마친 나는 살짝 눈을 감으며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는 언니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뭉근하니 젖어든 아랫도리는 또 한번 속삭인다.


본능에 따르라고.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작가 카츄샤 217입니다.


독자님들께선 연말 잘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2021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저는 그 마지막 날을 당직으로 꼬박 지새우게 되었답니다.


하여 미리 인사 올립니다.


최근 들어 전차에 점점 익숙해져 가는 걸 보면 앞으로의 연재에서도 의도한 대로 조금이나마 더 리얼한 묘사가 가능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적어도 사소한 면에서라도요.


뭐어, 각설하고 내년에도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완결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전역하는 날까지 시즌 1은 마무리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오늘도, 그리고 내년이 될 내일도 저는 늘 그렇듯 전차 포수석에 앉아 노트를 꺼내들고 이야기를 쓸 겁니다.


전차 특유의 퀘퀘한 기름때 냄새가 적응되어 갈수록, 지축을 울리는 엔진음을 엉덩이로 느끼면서 잠을 잘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가면서 제 군생활도 흘러갈 테고, 또 이야기도 흘러갈 테죠.


그런 제 조잡한 글을 독자분들께서 즐거이 봐 주신다면, 저는 언제까지고 이곳에 남아 여러분을 위한, 또 저 자신을 위한 이야기를 연재해 나갈 겁니다. 


독자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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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5)104화.[해바라기](3) 22.01.10 122 1 7쪽
105 (104)103화.[해바라기](2) 22.01.08 139 1 11쪽
» (103)102화.[해바라기] +2 21.12.31 80 1 7쪽
103 (102)101화.[세 자매의 약속] +2 21.12.24 63 1 12쪽
102 (101)100화.[꽃이 진 후에](4) +2 21.12.19 76 1 9쪽
101 (100)99화.[꽃이 진 후에](3) +4 21.12.12 69 1 8쪽
100 (99)98화.[꽃이 진 후에](2) +4 21.12.05 73 1 8쪽
99 (98)97화.[꽃이 진 후에](1) +2 21.11.26 68 1 7쪽
98 (97)96화.[꽃이 지기 전에](5) +2 21.11.18 87 1 6쪽
97 (96)95화.[꽃이 지기 전에](4) +2 21.11.11 138 1 6쪽
96 (95)94화.[꽃이 지기 전에](3) +2 21.11.04 133 1 7쪽
95 (94)93화.[꽃이 지기 전에](2) +4 21.10.27 103 1 8쪽
94 (93)92화.[꽃이 지기 전에] +4 21.10.22 107 1 13쪽
93 (92)91화.[추락한 에이스](3) +4 21.10.16 70 1 8쪽
92 (91)90화.[추락한 에이스](2) +2 21.10.10 68 1 11쪽
91 (90)89화.[추락한 에이스](1) +4 21.10.04 73 1 9쪽
90 (89)88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7) +2 21.09.29 65 1 5쪽
89 (88)87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6) +2 21.09.23 64 1 6쪽
88 (87)86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5) +2 21.09.20 59 1 8쪽
87 (86)85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4) +2 21.09.16 59 1 9쪽
86 (85)84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3) +6 21.09.12 69 1 7쪽
85 (84)83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2) +2 21.09.06 66 1 8쪽
84 (83)82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1) +4 21.09.02 75 1 4쪽
83 (82)81화.[Broken heart](4) +2 21.08.28 77 1 7쪽
82 (81)80화.[Broken heart](3) +3 21.08.24 71 1 7쪽
81 (80)79화.[Broken heart](2) +2 21.08.20 74 1 4쪽
80 (79)78화.[Broken heart](1) +2 21.08.15 93 1 5쪽
79 (78)77화.[여우놀음](3) +2 21.08.13 105 1 4쪽
78 (77)76화.[여우놀음](2) +2 21.08.11 101 1 6쪽
77 (76)75화.[여우 놀음](1) +2 21.08.07 9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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