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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츄샤 님의 서재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전쟁·밀리터리

카츄샤
작품등록일 :
2020.04.22 04:51
최근연재일 :
2022.03.08 11:4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7,395
추천수 :
200
글자수 :
565,196

작성
21.09.29 07:40
조회
65
추천
1
글자
5쪽

(89)88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7)

DUMMY

"자꾸 그딴식으로 나온다 이거죠? 좋아, 저도 이제 고운 말은 못 쓰겠네요. 정신 좀 돌아오게 철분 보충 좀 해 드릴 테니 거기 일어나 계시죠!"


-까라락!


장내에 리볼버 실린더가 찰지게 돌아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오냐, 안 그래도 만간에 개교기념일인데 돼지머리 대신 니새끼 콧구녕에 1달러 쳐박고 고사 한번 지내보자. 45구경탄 안 맞아봤지? 할로우 포인트로 쏠거야 이 개새끼야!"


-철컥!


마찬가지로 거의 동시에 들려온 슬라이드 제끼는 소리와 함께, 결국 두 여학생이 서로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대치하는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다.


...그것도 교사 앞에서.


이 학교는 도대체 빌어먹을 교권이 어디까지 추락한 거야?


늘 이런 분위기면 뚝배기가 3개라도 모자라겠는데.


여튼, 일개 고삐리에게 주어졌다고 뵈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여건을 내딛고 선택을 해야만 할 때가 왔다.


그래. 이 머리로 암만 굴려봐야 궁색하고 식상한 대답밖엔 나오지 않을 터. 그렇게 비웃음을 당하느니, 나는 차라리 당당해지기로 했다.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던가, 아니면 마음을 비우면 행복해진다던가.


"한심하다, 한심해."


나는 최대한 여유 있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마치 보란듯 팔짱을 낀 채 다리를 꼬았다.


'으윽?!'


물론 그와 동시에 양측에서 쏟아져 나온 순간적인 살기 섞인 패왕색에 하마터면 지릴뻔 했지만, 한시라도 빨리 방 빼라며 지랄 발광하는 방광을 간신히 억누르며 그들 앞에 버티고 앉았다.


그래, 원래 논점을 살짝만 비틀어도 생각 외로 나쁘지 않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즉, 개논리를 그럴듯하게 핥으면 논리로 보이는 법.


그리고 그걸 배우기엔 너무나도 최적의 국가에서 자라온 나이니만큼, 인터넷을 통해 어깨너머로 배운 그 궁극기를 쬐끔만 이용해보기로 하자.


"앞을 향해도 턱없이 부족한 총알을 옆으로 돌려서 감히 내부총질을 시도해? 니들... 이거 따지고 보면 사보타지 아냐?"


나는, 정치질을 시작했다.


사보타지란 단어 한 마디에 좌중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사보타지, 즉 국가에 대한 반역.


아무리 나아졌다곤 해도 엄연한 왕정제 국가에서는 입에 담는 것 조차 금기시 될 정도의 가불기다.


특히 파리 목숨인 서민은 물론 특권층인 귀족의 명줄마저 붙잡고 흔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그리고 아주 먹음직스러운 명목이지.


실제로 한번 잘못 신고가 들어갔다간 바로 다음날 국세청에서부터 "IRS, OPEN UP!!'"을 외치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문을 작살내고 끌고 간다고 하니, 그들로서는 한순간에 백년 넘게 내려온 집안을 말 한마디로 조져먹을 수도 있는 실로 어마무시한 핵폭탄급 버스터 콜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일반 서민이라면 모를까, 엄연히 내가 국가 원수인 여왕의 비호를 받아 이 자리에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 따윈 이 자리에 없을 터, 그런 내 입에서 나온 말의 무게를 날 것으로 느끼기에는 이 방금의 그 한 마디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약효는 직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총구를 겨눈 그녀들이 손을 달달 떨며 재빨리 홀스터에 총을 집어넣곤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죄, 죄, 죄송합니다!!! 감히 대공 앞에서 미천한 천것이...!"


옳지 옳지. 먼저 바닥에 납작 엎드린 것은 부사관 후보생 아가씨였다. 지금까지 손에 흙 뭍혀가며 맨 손으로 쌓아올려 이곳까지 왔는데 한 순간에 모든 걸 무너뜨리는 걸로도 모자라 사회에서 매장당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나는 슬쩍 눈길을 옆으로 돌렸다.


"히윽..."


호오, 확실히 데자뷰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군.


그 망할 말대가리 년들이랑 어째 표정이 저리도 판박이일꼬.


나는 혀를 끌끌 찼다.


솔직히 말해 좋은 강연하러 와서 제자 집안을 풍비박산 내는 짓 따윈 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은 저 건방진 녀석이 어떻게 나올지 보고 싶을 뿐.


"으윽... 죄, 죄...!!"


옳지, 조금만 더...!


-콰앙!


"허억...! 허억...!!"


지랄났군.


그녀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원목 재질의 탁자를 내리친 듯했다. 까진 주먹에서 피가 배어나오는 것도 모르는지 도끼눈을 뜬 그녀는 누구 하나 죽일 듯 매섭게 나를 쏘아보며 몰아붙였다.


"당신...!! 저희 필리페 가문에 대적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겠지요?"


호오, 그렇게 나오겠다 이건가?


인간, 아니 귀족 치곤 제법이군요. 나는 진작에 항복했었던 변태 조랑말 자매를 생각해내며 콧숨을 내쉬었다.


그게 또 같잖게 보였는지 그녀는 더더욱 언성을 높였다.


"뭐가 그리도 웃긴...!"


-또각, 또각.


그 때, 그녀의 고함소리를 배경음 삼아 어디선가 굽 높은 하이힐 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들른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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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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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5)104화.[해바라기](3) 22.01.10 124 1 7쪽
105 (104)103화.[해바라기](2) 22.01.08 141 1 11쪽
104 (103)102화.[해바라기] +2 21.12.31 80 1 7쪽
103 (102)101화.[세 자매의 약속] +2 21.12.24 63 1 12쪽
102 (101)100화.[꽃이 진 후에](4) +2 21.12.19 76 1 9쪽
101 (100)99화.[꽃이 진 후에](3) +4 21.12.12 69 1 8쪽
100 (99)98화.[꽃이 진 후에](2) +4 21.12.05 74 1 8쪽
99 (98)97화.[꽃이 진 후에](1) +2 21.11.26 68 1 7쪽
98 (97)96화.[꽃이 지기 전에](5) +2 21.11.18 88 1 6쪽
97 (96)95화.[꽃이 지기 전에](4) +2 21.11.11 140 1 6쪽
96 (95)94화.[꽃이 지기 전에](3) +2 21.11.04 133 1 7쪽
95 (94)93화.[꽃이 지기 전에](2) +4 21.10.27 103 1 8쪽
94 (93)92화.[꽃이 지기 전에] +4 21.10.22 107 1 13쪽
93 (92)91화.[추락한 에이스](3) +4 21.10.16 70 1 8쪽
92 (91)90화.[추락한 에이스](2) +2 21.10.10 69 1 11쪽
91 (90)89화.[추락한 에이스](1) +4 21.10.04 74 1 9쪽
» (89)88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7) +2 21.09.29 66 1 5쪽
89 (88)87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6) +2 21.09.23 64 1 6쪽
88 (87)86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5) +2 21.09.20 59 1 8쪽
87 (86)85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4) +2 21.09.16 59 1 9쪽
86 (85)84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3) +6 21.09.12 69 1 7쪽
85 (84)83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2) +2 21.09.06 66 1 8쪽
84 (83)82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1) +4 21.09.02 76 1 4쪽
83 (82)81화.[Broken heart](4) +2 21.08.28 78 1 7쪽
82 (81)80화.[Broken heart](3) +3 21.08.24 71 1 7쪽
81 (80)79화.[Broken heart](2) +2 21.08.20 75 1 4쪽
80 (79)78화.[Broken heart](1) +2 21.08.15 93 1 5쪽
79 (78)77화.[여우놀음](3) +2 21.08.13 105 1 4쪽
78 (77)76화.[여우놀음](2) +2 21.08.11 101 1 6쪽
77 (76)75화.[여우 놀음](1) +2 21.08.07 9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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