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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츄샤 님의 서재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전쟁·밀리터리

카츄샤
작품등록일 :
2020.04.22 04:51
최근연재일 :
2022.03.08 11:4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7,365
추천수 :
200
글자수 :
565,196

작성
21.10.04 23:08
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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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90)89화.[추락한 에이스](1)

DUMMY

불과 어젯밤,


[네에?? 왕립 사관학교요? 역시, 제 모교를 알아봐주신 거로군요!  아이 참, 아무리 휴가 동안 제가 보고 싶으셔도 그렇지, 제 향취를 쫓아 찾아 직접 학교까지 행차해 주실 건 또... 조금만 기다리세요, 이 종복 마틸다가 당장..!]


한결같이 전화로 헛소리 지끼는 걸 보니 멀쩡하게 잘 지내고 있나 보군 하고 안심은 하고 있었는데, 설마 진짜로 올 줄이야.


심지어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검은 부츠에 트렌치코트, 거기에 선글라스까지. 누가 봐도 한껏 어깨에 힘을 주고 온 티가 풀풀 풍겼다.


물론 인정은 하기 싫지만 기본 미모가 받쳐주니만큼 그 오버스러운 옷차림조차 거진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지만.


하지만 역시 신은 공평한 법.


그런 센치해 보이는 고급 패션이 무색하게도 나를 발견하자마자 표정을 헤벌쭉 늘어뜨리며 풀악셀을 밟아 돌진해 드는 안쓰러운 두뇌 성능은 지켜보는 좌중의 표정을 못내 안쓰럽게 만들었다.


"주인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임~~~!!!!"


일단 나도 사람인지라 신체능력이 인간에 비해 쓸데없이 월등한 한창 때의 엘프가 마치 브레이크 박살난 하이퍼카마냥 돌진해오는 모습을 보면 당연히 무의식적으로 삶의 끝을 예감하게 되기 마련이지만...


하지만, 쯧. 그래... 뭐 그래 봐야 얼마나 세겠어. 인정하긴 싫어도 간만에 보는 거라 그런지 반갑기도 하니깐... 오늘은 특별히 받아주도록 할까.


...두두두두두두두!!!!!


...어어, 근데 점마 저거 왜 안 멈추노?


-푹찍.


"께에에에에엑-?!"


하지만 당연히 피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안타깝게도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그녀의 머리통은 무슨 박치기 공룡이라도 되는 양 그대로 내 배를 정면 추돌했고, 졸지에 부하에게 뚝배기로 배빵을 당한 나는 살면서 몇 없을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했다.


"으...응기잇..."


그대로 기절하다시피, 아니 잠시 기절해서 추욱 늘어진 내 품에 폭 안긴 그녀는 지가 달려들어 놓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내려다 보았는데,


"바...받아...주시다니...주인님이..."


"커흡! 커헉...으어억..."


내장 파열을 확신하며 속에서 뭔가 올라오려는 걸 꾸욱 참고 있는데, 그제서야 수많은 후배들에게 둘러싸인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그녀는 기쁘면서도 벌겋게 얼굴을 물들인 채 자기 혼자 어쩔 줄 몰라했다.


"크, 크흠! 실례했습니다아..."


그래, 나한테 실례했지. 전투기 조종사도 아닌데 블랙아웃 비슷한 걸 경험했으니까. 이제 와서 체면 차리는 척 하는 걸 보면 여러 방면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만은...


내가 겨우 자립하자 결국 시선에 못 이겨 떨어지면서도 못내 아쉬운지 쩝 하고 입맛을 다신 그녀는 스스로 분위기를 환기하듯 뒤돌아 후우 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여유를 되찾은 듯 다시 되돌아 쓰윽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으, 으흐음... 그나저나, 개싸움 분위기는 여전하군요?"


뭘 자연스럽게 말하는 건데. 어줍잖게 흐뭇한 표정으로 주워섬기지 마.


적어도 배틀필드가 된 도서관에서 후배들이 개새끼 소새끼 하며 치고박던 꼬라지를 목격한 졸업생이 지을 표정은 아니지 않나.


어딘가 뒤틀려 보이는 이 엘프의 상식회로에 본능적으로 헛웃음을 켰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어, 언니...!! 언니씩이나 되는 사람이 어찌 이리도 형편 없는 작자에게..!"


난데없이 홀에 울려퍼진 사자후에 모두의 시선이 순간 그 쪽으로 쏠렸고, 마틸다 역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시선을 돌렸다.


"어라..? 클레! 어느새 이만큼이나 커선 여기 학생이 된 건가요? 장해라...!"


엥? 크레모아랑 서로 아는 사이인가?


하지만 크레모아는 마틸다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가는데도 마치 심통이 잔뜩 난 아이처럼 고개를 푹 떨군 채 부들거릴 뿐이었다.


"왜 그래요? 사촌끼리 간만에 만났는데 어디 카페테리아에서 차라도..."


-탁!


마틸다는 제 딴에 반갑다고 손을 내밀었겠지만, 그럴 기분이 전혀 아니었던지 거칠게 그 손을 내친 크레모아는 되려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저는, 저는 인정할 수 없어요!! 언니께서 한 번이라도 돌아봐 주시게끔 온갖 동서고금의 학문을 섭렵해 이곳까지 왔는데..! 단 한번도 저에게 지어주신 적 없던 표정을 어찌 그리도 형편없는 남자에게 그리 값싸게..!! 거기에, 거기에 품위없이 달려서 안겨들다니요?! 예전의 언니였다면..!"


...설마하니 질투하는 건가. 그녀와 나 사이를.


뭐야, 필요없어 이런 애.


제발 좀 데려가, 라는 말이 목구녕까지 올라왔지만 솔직히 이제 와서 지금의 진중한 분위기를 작살낼 만큼 눈치없지는 않은 나이니 일단은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도록 할까.


"형편없지 않아요. 당신 생각만으로 그를 쉬이 깎아내리지 말아요, 클레이시어."


그러나 마틸다의 반응은 의외였다. 평소처럼 내게 헤실거리는 이미지대로 라면 분명 그녀를 달래기 위해 끌어안고 둥가둥가해 줄 법도 한데,


"당장 그에게 사과하도록 하세요. 당신이 저지른 것은 같은 집안의 언니로서도, 또한 소위님을 모시는 부중대장으로서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결례입니다."


지금껏 봐온 마틸다의 표정이 아니었다. 그녀는 표정을 싹 굳히며, 자신의 사촌동생에게 확실히 선을 그었다.


적어도 혈육이라면 편을 들어줄 줄 알았겠건만, 그 얄팍한 기대마저도 처참히 배신당한 크레모아는 당연하게도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고.


...역시, 아직 겉멋만 든 애라니까.


"아니 그런데, 언니씩이나 되는 사람이라니? 마틸다가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러고 보니 마틸다를 보는 후배들의 눈이 모두들 좀 이상한데.


뭔가, 어딘지 모르게 동경하는 눈이랄까...


그런 내 중얼거림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내게 크레모아가 따가운 눈총을 쏘아보냈다.


"하, 당신은 언니 곁에 있으면서 그런 것도 몰랐던 건가요?"


엉.


진짜 모른다는 내 멍청한 눈치에 방금 전 그녀에게 기대를 배신당한 것보다도 더욱 경악스럽다는 표정의 크레모아가 결국 제 풀에 지쳐 체념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정녕...언니께서는 이런 사람 밑에서 일하고 계셨던 건가요? 다이아몬드가 똥인지 보석인지 구분조차도 못하는..."


뭔데 그게. 기병대 보내달라고 방구석에서 똥싸개 1인 시위하던 기억밖에 없어, 얘한테는.


"여기 게신 언니께선 왕립 사관학교 역사상 최연소 수석 입학부터 단 한번도 학년 수석을 놓친 적이 없는 수재란 말입니다. 학문 뿐 아니라 테니스부터 수영까지 못하는 운동이 없으셨고, 성격도 좋으셔서 웨스트포인트로 전학가시기 전까진 마치 절벽 위에 핀 꽃처럼..! "


나는 고개를 돌렸다.


방긋.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얘가?


나는 눈짓으로 물었고,


"저기, 중대장님..? 어찌 이 스마트한 마틸다를 의심하시는 듯한 눈으로"


무시하고,


"설마 하니... 이젠 하다 하다 저희 언니까지 무시하시는 건 아니시겠지요?"


...어지간히 불쾌감을 드러내는 걸 보니 영 구라는 아닌 모양인데.


"근데 넌 왜 기병대랑 전차부대를 헷갈려서 왔냐?"


화가 나는 걸 넘어 대략 정신을 멍하게 만들었던 첫 대면을 회상하며 묻자, 마틸다는 그제서야 내 반응이 이해가 간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왕립 사관학교에는 전차가 없어요. 왕실 사령부 직할대 중 전차부대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웨스트포인트에는 기병 병과를 지원하면 자동적으로 전차과로 넘겨지게 되죠. 일선에선... 일부만 빼곤 더 이상 기병대를 운용하지 않으니까요."


그 사실을 몰랐던 그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관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웨스트포인트로 떠넘겨지듯 전학을 가게 되었고, 그대로 웨스트포인트 기병과 소속으로 임관을 하게 되어 내가 있는 전차부대로 오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하, 하지만 이런 멋진 분과 만나게 되었으니, 전 후회하지 않아요오~~ 헤헤~♡"


그녀가 또다시 앵겨붙기 시작했다.


흐음... 뭔가 이상한데.


말만 들으면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그녀의 전학과 임관에는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그녀부터도 좀 숨기려는 기색이 있는 것 같고. 생각에 빠진 내게 어물쩡 앵겨붙는 모습을 보니 마치 더 자세히는 묻지 말아달라는 무언의 신호같이 느껴졌다.


아, 물론 그 얄팍한 행동은...


"나의...나의 언니는 이렇지 않아아아아!!"


아무래도 진작에 뒤집어질 대로 뒤집어진 크레모아의 속바가지에 또다시 솔벤트 담긴 말통을 째로 들이붓는 행동이었을 테고 말이지.


포효 섞인 폭주를 시작한 그녀가 뛰쳐나가며 괴성을 지르자 홀 내에 그녀의 울음소리가 쩌렁쩌렁하니 울렸다.


"아! 이런, 제가 가서 달래볼게요."


그리고 이때다 싶어 마틸다가 그녀가 사라진 방향으로 잽싸게 따라 뛰어갔다.


...하여튼 핏줄은 핏줄인가 보네, 진짜.


작가의말

마틸다 에피소드가 시작되었습니다. 사관학교에서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내면서도 마틸다와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 내고 싶었는데, 아직은 실력이 미진한 글쟁이다 보니 글의 내용도 조금 루즈한 경향이 있는 것 같고, 또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길어져서 앞으로도 갈 길이 먼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응원해주시는 독자분들 덕에 아직까지도 펜대를 놓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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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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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5)104화.[해바라기](3) 22.01.10 122 1 7쪽
105 (104)103화.[해바라기](2) 22.01.08 139 1 11쪽
104 (103)102화.[해바라기] +2 21.12.31 80 1 7쪽
103 (102)101화.[세 자매의 약속] +2 21.12.24 63 1 12쪽
102 (101)100화.[꽃이 진 후에](4) +2 21.12.19 76 1 9쪽
101 (100)99화.[꽃이 진 후에](3) +4 21.12.12 69 1 8쪽
100 (99)98화.[꽃이 진 후에](2) +4 21.12.05 74 1 8쪽
99 (98)97화.[꽃이 진 후에](1) +2 21.11.26 68 1 7쪽
98 (97)96화.[꽃이 지기 전에](5) +2 21.11.18 87 1 6쪽
97 (96)95화.[꽃이 지기 전에](4) +2 21.11.11 139 1 6쪽
96 (95)94화.[꽃이 지기 전에](3) +2 21.11.04 133 1 7쪽
95 (94)93화.[꽃이 지기 전에](2) +4 21.10.27 103 1 8쪽
94 (93)92화.[꽃이 지기 전에] +4 21.10.22 107 1 13쪽
93 (92)91화.[추락한 에이스](3) +4 21.10.16 70 1 8쪽
92 (91)90화.[추락한 에이스](2) +2 21.10.10 69 1 11쪽
» (90)89화.[추락한 에이스](1) +4 21.10.04 74 1 9쪽
90 (89)88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7) +2 21.09.29 65 1 5쪽
89 (88)87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6) +2 21.09.23 64 1 6쪽
88 (87)86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5) +2 21.09.20 59 1 8쪽
87 (86)85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4) +2 21.09.16 59 1 9쪽
86 (85)84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3) +6 21.09.12 69 1 7쪽
85 (84)83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2) +2 21.09.06 66 1 8쪽
84 (83)82화.[아르티아 왕립 사관학교](1) +4 21.09.02 75 1 4쪽
83 (82)81화.[Broken heart](4) +2 21.08.28 77 1 7쪽
82 (81)80화.[Broken heart](3) +3 21.08.24 71 1 7쪽
81 (80)79화.[Broken heart](2) +2 21.08.20 75 1 4쪽
80 (79)78화.[Broken heart](1) +2 21.08.15 93 1 5쪽
79 (78)77화.[여우놀음](3) +2 21.08.13 105 1 4쪽
78 (77)76화.[여우놀음](2) +2 21.08.11 101 1 6쪽
77 (76)75화.[여우 놀음](1) +2 21.08.07 9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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