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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세

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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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먹
작품등록일 :
2022.08.12 03:47
최근연재일 :
2022.08.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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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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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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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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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5 - 세트 아이템

DUMMY

내 눈앞에는 새하얀 은발을 가진 단신의 여성이 서 있었다.


묘하게 누군가를 닮은 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우연으로 치부하며 넘겼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새까만 장소. 마치 우주 한가운데에 툭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유현식 사용자님. 저는 차원의 관리인. 이그니엘이라고 합니다."


그녀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미소가 아름다웠다.


"잠자는 패턴이 참 특이하셔서, 겨우 찾아왔습니다."


"아,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애초에 나는 이게 그냥 꿈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꿈속에서 꿈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대부분은 깨어난다는 것.


하지만 깨어나지 않았다. 일반적인 꿈이 아니었다.


"아앗! 깨어나려고 하지 마세요! 꽤 곤란해진다구요?"


그녀가 강제로 나의 의식을 붙잡은 것인지, 깨어나 보려고 발버둥을 쳐도 의식이 깨지 않았다.


"...후, 알겠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제 꿈속까지 오신 건지?"


"유현식 님은, 5만원 권의 지폐에는 얼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녀가 갑자기 손에 5만원권 지폐 하나를 만들어내더니, 말했다.


"...5만원은 5만원의 가치를 가집니다."


"레몬에는 레몬 한 개 분량의 비타민이 들어 있다는 말이랑 다를 게 없잖아요! 사실, 이 화폐라는 것은 우주, 또는 차원의 관점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 이해 하시겠나요?"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렇기는 하다. 어떻게 보면 지폐는 하나의 섬유 덩어리에 인간이 임의로 가치를 부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네,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유현식 님의 각성 능력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유현식 님의 각성 능력은 [현질]이었죠."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현식 님의 각성 능력은 현실의 화폐를 이용해서 그것을 상점을 이용하는 데에 사용. 그리고 이계에서 아이템 또는 능력을 끌어와 유현식 님께 제공하게 됩니다."


이그니엘이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현실의 화폐는 차원에서 전혀 가치가 없는 물건입니다. 즉, 차원의 입장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섬유 덩어리를 아이템과 교환시켜 주는 것이죠. 이때문에 차원의 몇몇 관리자들에게서 불만이 나왔습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우주, 차원에서 유일하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마력이었다.


"마력은 우리가 있는 이 우주 전체를 감싸고 있는 힘입니다. 차원의 지도자들은 그것만을 유일한 가치로 인정하고요. 그러니 유현식 님의 능력은, 차원의 입장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능력인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나는 쏘아대듯 물었다.


"이미 만들어진 무언가를 되돌리는 건 어떤 권능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수정 작업을 진행하게 된 것을 통보하려고 이렇게 유현식 님께 찾아온 겁니다."


"그렇다면 너프가 되는 겁니까?"


"너프... 오랜만에 들어 보는 말이군요. 아니요, 너프는 아닙니다. 역으로 헌터님께 유리할 수도 있는 제안일 겁니다."


이그니엘이 싱긋 웃어 보이며 말했다.


"상점 시스템의 화폐로 지금은 현금을 사용하지만 이제부터 현금 대신 코인을 사용하는걸로 바꿀 예정입니다."


"...코인은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


"게이트를 클리어할 때마다 코인이라는 것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퀘스트를 클리어하셔도 코인을 드리겠습니다. 즉, 우주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을 수행하면 코인을 드리겠습니다."


이그니엘이 한 손에 대본 비슷한 종이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


"게이트도 우주적으로 가치가 있으니까요. 또, 퀘스트 또한 사용자님과 관련된 일들 중, 인과율을 어긋내는 사건의 해결을 퀘스트로 드리겠습니다. 유현식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클리어로 현금도 얻을 수 있고 코인 또한 얻을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이득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물론 게이트를 클리어할 때, 코인과 현금을 모두 얻을 수 있다면 나에게는 확실히 이득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재화적인 측면. 현금의 장점인 사용에 있어서의 자유도를 잃어 버리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직 돈이 남아 있다.


"그럼 충전되어 있는 9000만원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건 상정하지 못했네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녀가 그렇게 말한 직후, 마력의 울림이 느껴졌다.


우우웅-.


"...상부에서 심의한결과. 남은 금액에 한해 코인과 교환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비율은 어떻게 되죠?"


"현금과 코인의 비율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잴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제 임의로 100만 대 1 정도면 어떻겠습니까?"


"그럼 90코인이군요. 90코인이면 뭘 할 수 있습니까?"


"엘릭서의 가격이 5,000코인 정도 됩니다."


유현식의 두뇌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100만원이 1코인, 엘릭서의 원가는 100억 원 이었다.


5,000코인이면 50억. 아까, 엘릭서의 가격이 5,000코인이라 했으니.


가치의 관점에서 이득이다.


나는 받아들였다.


원래 가치의 반 정도면 충분히 현금의 자유성 정도는 포기해도 되는 요소였다. 어차피 현금은 그 외에도 쓸 곳이 많았으니.


"알겠습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이그니엘이 물었다.


"어차피 제가 안 받아들이겠다고 해도 이미 결정된 사항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럼 어쩔 수 있겠습니까. 받아들이죠, 뭐."


이그니엘이 또 한 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현식 사용자. 그럼 제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이그니엘의 몸을 빛이 감쌌다. 캄캄한 배경에 새하얀빛이 그녀의 몸을 감싸는 광경은 이질적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했다.


"곧, 새로운 시대가 찾아올 겁니다. 그때까지..."


그녀가 하던 말이 뚝 끊겼다.


"...유현식 사용자의 레벨과 관련된 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레벨...?'


분명 나에게 표시되는 상태창에 레벨같은 요소는 없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또 보고 싶을 거예요.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그녀는 그렇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다시 한 줄기 빛이 되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리고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


내 아래에 있던 바닥이 푹 꺼지는 느낌이 들더니, 나는 그대로 아래로 추락했ㅡ.


*


"으악-!"


나는 밑으로 뚝 떨어지는 하강감에 깜짝 놀라며 일어나고 말았다.


"후... 무슨 꿈이..."


그런데 꿈이라기에는 너무 생생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점을 열어 보기로 했다.


"..상점 입장."


[상점]

...

[엘릭서(귀속) - 5,000코인]

[힘 등급상승 - 1,000코인]

[민첩 등급상승 - 1,000코인]

[지력 등급상승 - 5,000코인]

[마력 등급상승 - 25,000코인]


"...진짜 코인으로 바뀌었군."


아마도 그녀가 나에게 했던 말들. 자신이 차원의 대리자이니 뭐니 하던 말들은 모두 사실이었던 듯했다.


'아무리 봐도... 누구랑 닮은 것 같았는데.'


나는 뭐, 어때. 라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보았다.


[오전 6시 30분]


"...다시 자기는 글렀네."


이그니엘인지 뭔지 하는 녀석 때문에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았다.


"샤워나 해야겠다."


나는 빠르게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아침에 하는 샤워에, 온몸이 뽀송뽀송한 것이 기분이 좋았다.


"...근데 이제 뭐 하지."


각성자가 되고 나서야 여러 가지 일들로 바빴지만, 그전에는 아르바이트 빼고는 딱히 하는 일도 없었기에, 각성자로서 할 일도 없고,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는 유현식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다.


"장비나 맞추러 갈까."


헌터들도 게임 캐릭터와 똑같았다. 장비빨. 특히 저등급 헌터들에게는 아주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장비였다.


게다가 현재 통장 잔고는 아주 풍족했다.


[H-Bank]

[유현식 님의 잔액 : 505,000,000 원]


5억 하고도 500만원. 어차피 거주지도 곧 월광의 길드 하우스로 이전할 예정이었기에, 이제 딱히 돈이 들어갈 일도 없었다.


"오늘은 사치를 부려보자."


나는 헌터 등록을 하고 바로 발급받은 헌터증을 꺼내 들었다.


'체크카드 기능도 있다고 했지.'


나는 지도를 확인해 보았다. 헌터 쇼핑센터까지는 약 5km. 물론 지하철을 타면 바로 갈 수 있겠지만...


'잔고에 5억이나 있는데 내가 지하철을 탈 짬인가?'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텔레포트 어플을 켰다.


전국 각지에 설치되어 있는 텔레포트 기계를 이용해 원하는 곳의 텔레포트 기계로 이동할 수 있다. 미국의 S급 헌터이자 사업가, 벤자민의 역작이었다.


어플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자, 예상 요금이 떴다.


[이동 거리 : 5.2km, 결제 금액 : 807,400원.]


"오우..."


뼈가 아려오는 금액이었으나, 지금의 나에게는 껌값...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빵 값 정도는 되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결제를 진행하고, 집 앞에 있는 텔레포트 기계로 향했다.


투명한 공중전화 박스 같은 공간. 입구에는 헌터증을 찍는 부분이 보였다. 마력이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기계이기에.


삑-.


-C급. 유현식. 확인했습니다.


그러고는 자동문이 열렸다.


내가 들어가자, 문이 다시 닫히더니, 기계가 다시 한번 나에게 물었다.


-목적지. 종로헌터종합쇼핑센터. 거리, 5.2km. 상기된 정보가 맞다면, 확인이라고 외쳐주십시오.


"확인."


-약간의 어지러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 눈앞이 일렁이더니, 한 5초 지났나. 곧, 새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상적으로 도착했습니다. 요금이 자동 결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이 자동으로 열렸고, 나는 문밖으로 나왔다.


"크긴 진짜 크다."


눈앞에 있는 건물은 적어도 15층은 되어 보이는 대형 쇼핑센터. 대형 마트 사이즈의 건물을 15층 정도의 사이즈까지 쌓아 올린, 국내 최대의 헌터 쇼핑센터였다.


나는 센터 입구 앞에 있는 경비원에게 헌터증을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내 얼굴을 맞아주자, 온몸의 서늘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쇼핑을 시작했다.


*


한 1시간 돌아다녔나. 나는 주 무기를 바꾸기 위해 여러 무기 상점들을 돌아보았다.


물론 지금은 현세훈이 그때 주었던 단검을 쓰고 있지만, 단검은 뭔가 나와는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


마음에 딱 와닿는 무언가가 없었다.


완드나 스태프는 아니다. 비록 내가 마력이 높기는 하지만 마법은 부수적 수단이 되어야 하지, 주 공격 수단으로 쓸 실력이 안 된다.


단검은 써 본 결과, 빠른 공격 속도는 좋았지만 짧은 사거리와 낮은 데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장검은 공격 속도도 느린데, 내 힘으로 강한 데미지를 넣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마력 소총? 이런 것도 있네."


일반적인 총 처럼 생겼으나, 흰색으로 도색이 되어 있었다. 설명에 따르면, 마정석을 넣으면 마도회로가 작동되어, 사용자의 마력을 탄환으로 하여 발사하는 무기이다.


데미지는 낮지만 스킬을 쓰지 않고도 마력을 쏠 수 있어, 주로 호신용으로 쓴다고 한다.


나는 마력 자동권총이라고 쓰인 무기를 하나 들었다.


'이 정도면 호신용은 되겠군.'


게다가 위에 붙어 있는 마정석 1 1 지급 이벤트. 이건 못 참았다.


나는 일단 마력 권총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근데 주 무기를 사야 하는데...'


내 눈에 띄었던 건 바로 건너편에 있는 골동품 상점이었다.


골동품. 왜인지 내 심장을 자극하는 단어였다.


나는 한 번 구경이나 해 보자는 생각으로 골동품 상점에 들어갔다.


골동품 상점답게, 진열대에는 먼지가 쌓여 있고, 어딘가 많이 낡아 있는 상품들이 많았다.


그때,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도끼.


양쪽에 날이 있는 커다란 도끼였다.


나는 한 번 쥐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도끼를 쥐었다. 알지 않는가. 쥐기에 좋은 무언가가 있으면 한 번쯤 쥐어 보고 싶은 충동.


그때였다.


['데렉고스의 목걸이'가 세트 아이템에 반응합니다!]

[반응으로 인해 '데렉고스의 목걸이'의 성장치가 100%가 되었습니다.]

[1단계 성장 성공. 데렉고스의 목걸이가 자아를 가집니다.]


알림창이 뜨고 난 후, 갑자기 내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데렉고스 님의 도끼다! 에일라! 나라고 나! 멍청한 주인 새끼야! 저 무기를 당장 가져... 어라.

"뭐라고?"

-...들리시나요...?


"아주 잘 들리네요."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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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6 - 일당백 +1 22.08.23 78 4 13쪽
» 15 - 세트 아이템 22.08.21 105 4 13쪽
14 14 - 오합지졸 +1 22.08.20 122 4 14쪽
13 13 - 인기남 22.08.19 120 5 12쪽
12 12 - 3대 몇? 22.08.18 127 5 14쪽
11 11 - 인맥 22.08.17 148 5 13쪽
10 10 - 실눈캐 22.08.16 166 4 12쪽
9 9 - 결판 22.08.15 169 4 13쪽
8 8 - 지능 차이 22.08.14 163 5 11쪽
7 7 - 운명과 억까 그 어딘가 22.08.14 175 5 12쪽
6 6 - 세 얼간이 22.08.13 220 7 11쪽
5 5 - 하이재킹 22.08.12 247 6 12쪽
4 4 - 적성검사(2) 22.08.12 254 7 12쪽
3 3 - 적성검사(1) 22.08.12 263 6 12쪽
2 2 - 돈 22.08.12 290 7 12쪽
1 1 - 각성하다 22.08.12 364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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