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철세

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붓과먹
작품등록일 :
2022.08.12 03:47
최근연재일 :
2022.08.23 21:09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999
추천수 :
87
글자수 :
86,333

작성
22.08.12 14:12
조회
362
추천
9
글자
9쪽

1 - 각성하다

DUMMY

"네, 어서 오세요. 식스일레븐입니다···"


들어온 손님에게 썩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남자는 나, 유현식.


편의점 아르바이트 3개월 차, 20살, 고졸.


역에서 30분 떨어진 비루한 옥탑방에서 사는, 저축금 5만원, 가족 하나 없는, 열등감에 찌든 인간의 정석.


그리고 결정적으로, 비 각성자.


세계 각지에 게이트가 열린 이후, 각성자라고 불리는 인간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상할 수 있다시피, 그들은 게이트의 몬스터를 소탕하며 부와 권력을 독식··· 뭐, 그렇게 되었다.


어찌 되었든 제일 중요한 건 내가 각성자가 아니라는 거지만.


"저기요?"


"아, 네,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너무 잡생각에 몰입했기 때문인지 앞에 손님이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


"만 오천 원 입니다."


하며 나는 그녀를 살짝 쳐다보았다.


'진짜 예쁘네.'


연한 금색의 머리칼에 푸른 눈을 가지고 있는 여성. 보자마자 시선을 빼앗기기에 충분한 외모였다. 내가 그녀를 넋 놓고 보고 있을 때.


"저 혹시 수표도 받으시나요?"


그녀가 나에게 미묘한 눈빛과 함께 10만 원짜리 수표를 건넸다.


수표는 거슬러 주기 귀찮은데···


"아, 수표는 안 받습니다."


나는 그녀가 내민 수표를 보고 손을 휘저었다.


그때였다.


삐- 삐- 삐- 삐- 삐-


내 휴대폰에서 주변에 게이트가 열렸음을 알리는 버저 소리가 났다.


빠르게 다섯 번. B급 이상의 게이트가 열린 것이다.


나는 다급하게 알림을 확인했다.


[국민안전부]

[현재 14시 00분 청량리역 2번 출구 120m 부근 B급 게이트 출현. 안전에 유의 바랍니다.]


'B급이 떴는데 고작 하는 말이 안전에 유의 바랍니다? 지랄하고 있...'


그 순간.


콰장창!


내 앞으로 거대하고 검은 물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거대한 촉수가 편의점 창문을 깨부수고 반대쪽 벽을 관통하여 나간 것이었다.


"어··· 손님?"


손님이 있던 자리에는 혈흔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아마도 촉수에 끌려가서 벽에 처박혔겠지.


'미친.'


게이트 안에 있던 보스 몬스터가 게이트 밖으로 튀어나오는 현상. 게이트 브레이크가 일어난 것이었다.


너무나도 말이 안 되는 상황에서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본능적으로밖으로 뛰쳐나갔다. 혹시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을까.


그러나 편의점 밖으로 나간 나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청량리역 역사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크기에, 새까만 몸을 가지고 있는 문어 형태의 몬스터. 생물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 몬스터였다.


"이건... 너무하잖아."


그래도 지금까지 꽤 많은 몬스터를 현실에서든 매체에서든 보아왔지만, 저 정도의 사이즈는 현실에서는 물론, 매체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시발."


내가 육성으로 욕을 뱉어낸 순간. 그 괴물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 괴물이 촉수를 내 옆으로 내리쳤다.


콰앙-!


지면이 크게 흔들릴 정도의 충격에 나는 멀리 나가떨어졌다.


"큭... 존나 아프네..."


팔, 다리 상관없이 전부 타박상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몇몇 부분은 부러진 듯한 느낌도 났다.


그러나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괴물의 촉수가 이번에는 나를 향해 날아왔다. 지금의 몸 상태로 이건 피할 수 없었다. 나는 단지 그 촉수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나는 여기서 죽는구나.'


그래, 서른도 안 되는 나이에 옥탑방에서 고독사 할 바에는 도심에 나타난 괴물로 인해 희생된 시민이 더 낫지 않은가. 나는 담담히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각성하셨습니다.]

[상태창으로 자기 스테이터스 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행운이 따르길.]

[*위기 상황입니다. 사태 극복을 위해 5분간 시간이 정지합니다.]


투명한 창이 파직- 하고 떠오르더니, 간결한 설명이 내 눈앞을 가렸다. 그리고 곧이어 주변의 상황이 모두 멈추었고, 상태창으로 보이는 화면이 나타났다.


[이름 : 유현식]

[헌터 등급 : - ]

[힘 : F]

[민첩 : E]

[지력 : F]

[마력 : F]


[고유 스킬]

[현질(F)]


'현질?'


잠깐 숨을 가다듬은 나는 스킬 설명을 확인했다. 아마 내가 각성한 능력일 것이다.


[현질(F)]

[현실 세계에 게이트가 발생하며, 마치 RPG 게임 같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RPG 게임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무엇이겠습니까? 맞습니다. 현질입니다. 돈을 쓰고, 강해지십시오. 그것이 당신이 세상을 구할 방법입니다.]

[상점 입장]


"···시발 진짜 내가 생각한 현질이었잖아?"


원래 각성은 결핍에서 온다고 했던가. 수중에 한 푼 없는 나와는 완전 반대되는 능력.


"상점 입장···"


돈 한 푼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점 입장이라는 버튼에 자연스레 눈이 갔다. 눈으로 그쪽을 지그시 바라보았더니, 곧 새로운 창이 열렸다.


[상점]

[물 - 1,000원]

[붕대 - 500원]


상점에는 물과 붕대같은 일반적인 상품도 있었으나,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니 특이한 상품들이 보였다.


.

.

.

[엘릭서(귀속) - 1,000,000,000원]

[힘 등급상승 - 5,000,000원]

[민첩 등급상승 - 20,000,000원]

[지력 등급상승 - 5,000,000원]

[마력 등급상승 - 5,000,000원]


"잠깐만, 이거 설마···"


[시간 정지 권능이 끝나갑니다. 10초 후 현실로 이동합니다.]


뭔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어?"


10초 후, 현실로 돌아온 나는 빠르게 굴러 촉수를 피할 수 있었다. 조금 전과는 몸의 움직임 자체가 달랐다.


콰앙-!


촉수가 내리쳐진 도로의 아스팔트 조각들이 내 쪽으로 날아왔다.



그나마 높은 민첩 덕분인지, 나는 겨우 조각들을 피할 수 있었다.


"허억, 허억."


그래도 아직 일반인의 몸에 더욱 가까웠던 탓인지, 몸에 무리가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상, 상태창."


몇 번의 공격이 더 이어지고, 잠깐 공격이 잦아들었을 때, 나는 상태창을 열었다. 혹시라도 나를 도와줄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주머니에 교통비밖에 없던 나에게 지금의 내 능력은 하등 쓸모없는 능력이었다.


"인생 한 번 존나 쓰네..."


각성으로 인생이라도 펴보나 했더니, 능력 한 번 못 쓰고 개죽음이라니. 써도 너무 쓴 인생이었다.


그때, 하늘에서 무언가가 나풀대며 떨어지고 있었다.


'수표...?'


혈흔이 남아 있는 10만원 권 수표. 나는 본능적으로 이게 그녀의 것임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결국 그렇게 되었나.'


나는 팔을 뻗어 그 수표를 손으로 집어 들었다.


피에 젖은 수표를 들어 올리자 섬뜩한 기분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00,000원이 정상적으로 충전되었습니다.]


수표가 상태창에 닿자마자, 빛이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곧바로 또 다른 창이 떠올랐다.


[★첫 충전 특별상품!★ - 랜덤 스킬 뽑기(동물형)]

[다시는 없을 기회! 100,000,000원 -> 100,000원]

[이 랜덤 제안은 1회성입니다.]


'광고 타이밍 죽이네.'


마치 양산형 게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문구가 현실에 떠 있는 상황은 아주 이질적이었다. 할인율이 대체 몇 퍼센트야?


그때였다. 내가 방심하고 있던 틈에 그 괴물이 다시 촉수를 내 쪽으로 휘둘렀다.


휘익-!


빠르다. 이건 피할 수 없다.


뭐라도 안 하면 죽는다. 상점에 들어갈 수도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이 알림창에 뜨는 말을 따르는 것뿐이었다.


"시발 모르겠다! 구매! 구매! 구매!"


나는 다급히 구매를 외쳐 댔다.


[구매에 성공하였습니다!]

[현재 잔액 : 100,000원 -> 0원]


[스킬 획득!]

[리스트레인트 - 애니멀][액티브]

[동물형 생물과 전투시, 1분간 모든 능력치가 A급으로 상승합니다.]

[쿨타임 : 12시간]


"어? 어...?"


어쩔 줄 모르던 나는 그냥 스킬 이름을 외쳤다. 지금 뭐라도 하지 않으면 개죽음 확정이었기에.


"리, 리, 리스트레인트!"


[발동 성공.]

[근거리에 동물형 몬스터 감지.]

[1분간 동물형 생물 상대 모든 능력치가 A급이 됩니다.]


그 알림창이 뜨자마자 나의 눈앞까지 그 괴생물체의 촉수가 도달해 있었다.


갑자기 몸에 힘이 넘쳐났다. 근육이 꿈틀대고 전신에서 무언가가 흘러넘치는 기분이었다. 몬스터의 행동이 모두 예측되는 듯한 느낌. 게다가 도망칠 수도 없었기에 나에게 선택지는 하나.


"시발 모르겠다!"


나는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짜내어 그 괴생물체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쿠콰콰쾅-!


그 괴물의 촉수와 나의 주먹이 맞닥뜨린 순간, 고막을 갈가리 찢어버릴 듯한 굉음이 났다.


그리고 몬스터가 있던 그 자리에는.


인중을 중심으로 머리가 끔찍하게 찢겨 죽은, 검은 피를 뿜어내는 몬스터의 사체만이 존재했다.


"...우욱."


그리고 그로테스크한 광경과 온몸을 파고드는 격통에 나는 곧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6 - 일당백 +1 22.08.23 78 4 13쪽
15 15 - 세트 아이템 22.08.21 105 4 13쪽
14 14 - 오합지졸 +1 22.08.20 121 4 14쪽
13 13 - 인기남 22.08.19 119 5 12쪽
12 12 - 3대 몇? 22.08.18 126 5 14쪽
11 11 - 인맥 22.08.17 147 5 13쪽
10 10 - 실눈캐 22.08.16 165 4 12쪽
9 9 - 결판 22.08.15 168 4 13쪽
8 8 - 지능 차이 22.08.14 162 5 11쪽
7 7 - 운명과 억까 그 어딘가 22.08.14 175 5 12쪽
6 6 - 세 얼간이 22.08.13 219 7 11쪽
5 5 - 하이재킹 22.08.12 246 6 12쪽
4 4 - 적성검사(2) 22.08.12 254 7 12쪽
3 3 - 적성검사(1) 22.08.12 263 6 12쪽
2 2 - 돈 22.08.12 289 7 12쪽
» 1 - 각성하다 22.08.12 363 9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