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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세

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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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먹
작품등록일 :
2022.08.12 03:47
최근연재일 :
2022.08.23 21:09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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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333

작성
22.08.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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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 - 하이재킹

DUMMY

"적성 검사소에서 리스트레인트를 쓰다니, 좀 놀랐습니다."


현세훈의 말에 나는 흠칫 놀랐다.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혹시 이것도 S급의 통찰력인가요?"


"하하, 뭐, 그렇죠? 사실 제가 다른 S급보다도 통찰력이 좀 뛰어난 편이기는 하지만 헌터님의 마력혈이 헌터님의 마력량보다 너무 과도하게 확장된 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그걸 아셨는데도 저랑 계약을 계속 진행하실 생각입니까?"


나는 순수한 궁금증에서 물었다. 내가 스킬빨로 지금까지의 일들을 해결해 왔다는 걸 알게 된 셈이니까.


"당연합니다. 리스트레인트는 아주 리스크가 큰 스킬입니다. 자기 능력치를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대신, 마력혈에 큰 부담을 줍니다. F급이나 E급 헌터들이 사용하면 혈관이 터져 죽을 겁니다."


혈관이 터져 죽는다... 나는 내가 엄청나게 위험한 짓을 해댔다는 걸 깨달았다.


현세훈이 잠깐 뜸을 들이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유현식 헌터님은 다릅니다. 마력혈이 확장되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특이체질이신 것 같습니다. 비록 헌터님이 월광과 계약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헌터님을 발굴하지 못 하는 건 국가적 손해라고 할 수 있기에, 헌터님을 찾아간 겁니다."


이렇게 많은 찬사를 들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좀 낯부끄러운 소리를 했나요? 하지만 저는 그 어떤 S급 헌터를 데려오더라도 헌터님의 잠재력에 찬사를 보낼 것이라는 걸 확신합니다. 능력치의 향상에 제한이 없다는 건, 정말이지 축복이기 때문이죠."


현세훈이 살짝 웃음을 지었다.


"돈과 노력만 있으면 무한한 성장이 가능하다. 이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 아니겠습니까? 하핫. 그래서 헌터님께 계약 제안을 드리는 겁니다."


돈과 노력. 그중에 내 귀를 사로잡은 말은 돈이었다. 내 능력과 가장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는 단어였으니까.


"월광 측에서는 유현식 헌터님께 계약금으로 7억원을 제안 할 예정입니다."


내 동공이 커졌다. 7억. 내가 평생 돈을 모아도 모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는 돈. 그런 돈을 계약금으로 한 번에 지급한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슈퍼루키들은 보통 계약금으로 3억에서 5억원 정도를 제안 받습니다. 저희 월광 측에서는 유현식 헌터님을 슈퍼루키 그 이상으로 대우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조드립니다."


현세훈이 다시 한번 웃음을 지어 보였다.


*


청량리역.


폐허가 된 청량리 역사 근처에 몇 명의 헌터가 모여 있었다.


그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180cm 정도 되는 키에, 머리가 듬성듬성 빠진 중년의 남성.


국내 5대 길드 중 하나인 대성 길드의 수장이자 대성그룹의 회장. S급 5위의 실력자. 하대성이었다.


하대성과 그의 주변에 있던 몇 명의 길드원들은 헌터 관리국의 요청으로 일주일 전에 일어났던 청량리 게이트 사건을 조사하는 중이었다.


"쯧, 개판이 됐구만, 이 정도로 거대한 놈이었으면 아무리 나라도 조금은 힘들었겠어. 이 비서, 아직 그 새끼 신상은 나온 게 없나?"


하대성이 자기 옆에서 태블릿을 들고 있던 여자에게 물었다. A급 헌터인 이유림. 대성 길드의 헌터로써 계약했지만, 하대성의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여자였다.


"혹시 그 새끼라면 누구를 언급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이유림이 하대성에게 다시 되물었다.


"넌 나랑 같이 일 한 게 얼마인데 그걸 못 알아들어? 내가 지금 언급할 만 한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청량리 게이트 잡았던 그 새끼 말이야!"


하대성은 버럭 화를 냈다.


"아 그 분이라면, 일단 신상에 엠바고가 걸렸고, 워낙 후처리가 빨랐던 바람에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만..."


"다만?"


"...오늘 헌터 적성 검사소에서 현세훈이랑 같이 있던 남자가 그 남자라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이유림이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 그걸 왜 이제 와서 말하는 거야! 정보 출처는 어딘데?"


"저희 대성 길드의 인사부 직원입니다..."


"하... 너희들은 할 줄 아는 게 뭐야? 그런 보고가 들어왔으면 당장 나한테 말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내가 틀렸어?"


하대성이 노발대발 화를 냈다.


"...아닙니다."


"모르겠고. 지금 당장 현세훈 그 새끼를 만나러 가야겠어. 그 새끼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 있어?"


하대성이 이유림을 곁눈으로 쳐다 봤다.


"...아마 월광 길드 본사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고가 들어온 시간이랑 종합해 보면 지금 을지로 쯤에 있을 겁니다. 자동차 준비 시킬까요?"


"자동차는 무슨! 청량리에서 을지로가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알아? 내가 직접 간다. 이 비서, 마나 포션 하나만 갖다 줘 봐."


"...여기 있습니다."


이유림이 아공간에서 마나 포션 하나를 꺼내, 건넸다.


마나 포션을 한 번에 마신 하대성이 입을 슥 닦더니 말했다.


"정리는 알아서들 하고. 이 비서가 나머지 애들 통솔해서 정리 도와. 알겠어? 약삭빠른 현세훈 그 새끼가 채가게 두는 건 내가 못 보겠다."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런데 월광 길드 본사로 향하고 있다면 이미 늦은 것 아닐까요? 무리하시기보다는 나중에 따로 자리를..."


"이 비서가 나한테 그런 말까지 할 입장이었나? 빼앗길 거 같으면 잡아보기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이 비서도 내가 월광에 갈 뻔한 거 겨우 데려온 거, 기억 날 거 아니야!"


하대성의 이마에 핏줄이 돋았다.


"내가 흑사나 홍염. 그 새끼들한테 빼앗기는 건 용납할 수 있다. 그런데 월광이랑 현세훈. 그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 한테는 그 무엇도 가져가게 하고 싶지 않단 말이다!"


하대성이 손을 뻗자 손끝에서 푸른빛이 떠밀려와 공간을 갈라내었다.


"공간개벽."


하대성이 자기 특수 능력인 공간개벽을 사용하자 갈라졌던 공간에 흰 빛이 새어 나왔다.


"이 비서가 현장 정리 통솔하고, 끝났으면 직원들 데리고 본사로 돌아가. 헌터 관리국에는 따로 사정이 생겨서 현장 분석은 다음번에 진행하겠다고 말해 놔."


그 말과 함께 하대성은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저 꼰대 새끼 또 시작하네."


이유림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월광에 갈 걸 그랬다. 이 세상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녀는 너무 어린 나이에 깨달아버린 것이다.


*


부와앙-!


현세훈의 스포츠카가 을지로를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차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따라 차가 없네요. 원래 이 근처는 꽉꽉 막히는데."


"그러게요. 맞다, 현세훈 헌터님, 월광 길드 본사는 어디에 있습니까?"


나는 순수한 궁금증에 물었다. 길드 본사가 멀면 지금 사는 집을 정리하고 새 집을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아, 저희 길드의 본사라면 강변역 근처에 있습니다. 한강이 보이는 최상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죠."


한강뷰. 가슴이 두근거리는 말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나 한강뷰, 한강뷰 들어 봤지, 한강뷰 건물에 실제로 들어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 한강뷰에 관심 있으십니까? 길드 본사 옆에는 저희 월광 길드의 직원과 헌터들을 위한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는데, 그 아파트들도 모두 한강뷰입니다."


이 무슨 자금력이란 말인가. 나는 대형 길드의 자본력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오, 그렇다면 저도 들어갈 수 있습니까?"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에 물었다.


"월광과 계약하신다면 당연히 입주하실수 있겠죠? 하핫. 특별히 헌터님은 로얄층으로 배치시켜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제 옆집은 어떠신지요?"


"헌터님 옆집이라면 최소한 몬스터한테 죽을 일은 없겠군요."


"하핫, 그런가요. 저도 헌터님 옆집이면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게 즐거운 대화가 오가던 중, 현세훈 헌터는 무언가 이상한 걸 느낀 눈치였다.


"현세훈 헌터님? 뭔가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표정이 좀 굳으신 것 같아서."


나는 현세훈 헌터에게 물었다.


"저희 차에 미행이 하나 붙은 것 같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으나 마력의 흐름이 조금 전부터 계속 저희의 차를 쫓아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현세훈은 계속해서 찡그린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넘겼다.


그리고 조금 후.


우웅-.


갑자기 온몸이 작게 진동했다.


"헌터님, 이건...?"


이 진동, 느껴본 적이 있다. 현세훈 헌터가 헌터 관리국에 쳐들어가 마력을 방출했을 때 느껴지던 떨림과 비슷했다.


"잔챙이가 하나 붙었군요. 그것도 아주 큰 잔챙이가."


현세훈이 차의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갓길이 나오자 현세훈이 차를 갓길에 세우더니, 차 문을 열고 내렸다.


"하대성 헌터님, 또 시작입니까?"


현세훈이 허공에다 대고 말했다.


그러더니, 아무것도 없는 푸른 하늘에서, 누군가가 공간을 찢어 버리듯 하늘을 찢고 나왔다.


"어린 놈의 새끼가 말버릇 하고는. 아무튼, 나는 네 새끼랑 할 얘기는 더 없다. 네 옆에 있는 그 남자만 데려가면 되니까."


"하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그리고 저도 이제 서른인데 어린 놈의 새끼는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현세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말장난이라도 해 보자는 거냐! 빨리 그를 넘겨라. 그 남자가 청량리 게이트의 장본인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오, 그건 또 어떻게 아시고."


당신이 떠들고 다녔잖아.


"하지만 제가 넘겨 주라고 한다고 넘겨 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하대성 헌터님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제가 어떻게 발견한 원석인데 그걸 그냥 넘겨 주겠습니까?"


"돈이 문제냐?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테니 그 남자를 넘기란 말이다!"


"또 시작되셨네. 왜 저한테만 그러십니까? 대성 길드는 신입 발굴도 안 한답니까? 회장님 길드 스카우터들 힘이 달리는 걸 왜 저한테 그러시는 겁니까?"


"저 새끼가..."


하대성의 몸에서 마력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우, 너무 강하게 나오시는 거 아닙니까? 좋습니다. 그럼 거래 제안을 하나 하죠."


어? 잠깐만요. 현세훈 헌터님?


"...뭔가."


"대성 길드 전체를 저희 월광에 넘기십시오. 타협은 불가능합니다."


그럼 그렇지.


"이 새끼가 지금 장난하자는 거냐...!"


파앗-.


하대성이 공중을 박차고 현세훈에게 빠르게 다가섰다.


"지금 여기서 저랑 붙으시게요?"


현세훈이 가볍게 뛰어올라 하대성을 피해냈다.


"그러면 좀 많이 큰일이 날 거 같은데요?"


하대성이 검을 꺼내 들었다.


"영검기(塋劍氣)."


"...진짜 한 번 붙어보자는 거군요. 사양은 않겠습니다."


현세훈의 눈빛이 달라졌다.


현세훈이 하대성이 날린 검기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가볍게 피해냈다.


"마나 매트릭스."


현세훈이 스킬 이름을 외치자 현세훈을 중심으로 푸른 구체가 생겨나더니 곧, 구체가 하대성이 있는 곳까지를 덮어 버렸다.


"매트릭스 내부에서의 마력 사용을 제한한다."


현세훈이 한 마디 중얼이자, 하대성의 마기가 사라졌다.


"이 자식...! 무슨 짓을?"


하대성의 손에서 더 이상 마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냥 쉽게 끝내고 각자 갈 길 갑시다. 저도 일 크게 만들기 싫어요. 검 집어넣으시고, 그냥 본사로 돌아가시죠."


현세훈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알겠다."


하대성이 왜인지 순순히 말을 받아들이고 검을 검집에 넣었다.


그 순간, 현세훈의 목 뒤의 허공에서 검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검집 내부의 공간을 가른 것이었다.


"헌터님!"


내가 외친 말이 전해지기도 전에 현세훈이 고개를 살짝 틀어 피해내더니 말했다.


"하핫, 역시 그런가요."


현세훈이 어깨를 풀고, 자세를 잡았다.


"좋습니다. 한 번 끝까지 가 봅시다."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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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 결판 22.08.15 169 4 13쪽
8 8 - 지능 차이 22.08.14 163 5 11쪽
7 7 - 운명과 억까 그 어딘가 22.08.14 175 5 12쪽
6 6 - 세 얼간이 22.08.13 220 7 11쪽
» 5 - 하이재킹 22.08.12 247 6 12쪽
4 4 - 적성검사(2) 22.08.12 254 7 12쪽
3 3 - 적성검사(1) 22.08.12 263 6 12쪽
2 2 - 돈 22.08.12 290 7 12쪽
1 1 - 각성하다 22.08.12 363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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