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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세

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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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먹
작품등록일 :
2022.08.12 03:47
최근연재일 :
2022.08.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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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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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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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 - 돈

DUMMY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


휴대폰을 켜보았더니, 9월 1일 오전 11시.


어제가 8월 31일이었으니, 병실에서 하루를 보낸 셈이 된다.


'그래도 병실에 있는 걸 보니 어제 일이 꿈은 아니었나보네.'


내가 각성자가 되었다는 것이 잘 다가오지 않았다. 뭐, 지금으로서는 쓸모없는 능력이지만.


팔과 다리에 붕대가 묶여 있었다. 석고붕대는 아닌 걸 보니, 그렇게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던 듯했다.


나는 힘겹게 팔을 움직여, 병상 옆 탁자에 올려져 있던 리모컨을 집어 들어 TV를 켰다.


[...어제 오후 2시경 청량리역 부근에 나타났던 B+급 몬스터 다크 크라켄이 미등록 각성자에 의해 처치되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잠깐, 저거 내 얘기잖아? 타이밍 한 번 절묘하네.'


앵커의 말과 함께 자료영상으로 청량리역 근처가 비춰졌다. 괴물의 검은 혈흔만 남아 있고, 사체는 처리를 한 모양이다.


[미등록 각성자는 현장에서 실신한 채 발견되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망자는 없는 것...]


"너무 큰 이슈를 만들어 버린 거 같은데...?"


나는 다급히 휴대폰을 켜,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 접속했다.


[청량리역 B+급 보스 몬스터, 다크 크라켄, 미등록 각성자에 의해 처치]


ㄴ 개 멋있는데, 일부러 실력을 숨기는 각성자인가?

ㄴ 그냥 당일에 각성한 거 아님?

ㄴ 누가 각성하자마자 B+급을 때려잡냐. 고블린도 잡을까 말까인데.

ㄴ 최소 A급은 되는 거 아님? 완전 작살을 내놨던데.


"별의별 가설이 다 나오는구만."


그런데 왜인지 조금이나마 웃음이 나오려 했다. 내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똑똑-.


휴대폰을 끄고 잠이나 조금 더 자려고 했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병문안을 올 가족도, 친구도 없는 나에게 누가 찾아온 걸까. 의사? 간호사? 조금은 기대되는 마음으로 나는 말했다.


철컥-.


"안녕하십니까. 유현식 님 맞으십니까?"


문을 열고 어떤 남자가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190cm는 되어 보이는 큰 키에 훤칠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잠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혹시, 현세훈 헌터?"


"오, 알고 계셨다니 다행이군요. 맞습니다. S급 헌터 12위이자, 월광 길드의 인사부장 현세훈이라고 합니다.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겠습니까?"


현세훈.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다.


18살의 나이에 최연소로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한국 5대 길드인 월광에 스카우트되어 21살의 나이에 S급 헌터가 된 남자.


비록 13명의 S급 헌터 중 거의 말단이지만, 단지 적은 경력 때문일 뿐, 실력은 S급 중위권을 노릴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현세훈 헌터께서 저는 왜 찾아오셨는지요? 혹시 어제 일 때문입니까?"


"하핫, 잘 알고 계시는군요. 맞습니다. 어제 청량리에 나타난 B+급 보스 몬스터를 홀로 처치하셨죠? 그것도 미등록 상태로. 그것 때문에 세상이 난리가 났습니다. 원래 각성했던 실력자가 아니냐, 그러면서 말이죠."


현세훈은 살짝 안경을 고쳐 쓰며 나에게 말했다.


"그런데 지금의 유현식 님께는 그 정도의 마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 F급 헌터 정도의... 마력만 느껴집니다. 혹시 각성은 언제 하셨습니까?"


역시 S급 헌터의 통찰력이었다. 나를 완전히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각성은 어제 했습니다."


현세훈이 흠칫 놀랐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놀랍군요. 혹시 각성 능력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각성자들은 각성 능력을 보통 밝히지 않는다. 자기 약점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세훈의 이 질문은 완전 나를 얕잡아본다는 증거.


"제가 각성 능력을 밝혀서 좋을 게 없을 텐데요?"


"하하, 역시 그런가요. 죄송합니다. 실례가 될 법한 질문을 했군요."


현세훈은 그렇게 말하더니 자기 서류 가방을 뒤적거렸다.


"사실 제가 유현식 님을 만나러 온 것은 다름이 아닌, 스카우트 제안을 하기 위함입니다."


현세훈은 나를 향해 서류 하나를 내밀어 보여 주었다. 오른쪽 위에 찍힌 월광 길드의 도장이 인상적이었다.


"미등록 각성자의 길드 가입은 불법일 텐데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안만 드리러 온 겁니다. 지금 등록하러 가실 몸 상태도 아닌 듯하고요."


현세훈은 서류를 다시 가져가더니 명함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제 명함입니다. 회복이 끝나시면 연락 한 번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그리고 현세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나갔다.


"현세훈..."


나는 명함을 지갑에 넣고, 일단 잠을 청했다.


'일단 먼저 낫는 게 우선이니까.'


*


일주일이 지났다.


회복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 퇴원 수속을 밟아야 할 차례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유태식 님의 통장 잔고]

[51,000원]


"...시발."


퇴원 수속을 밟을 돈이 없다.


나는 지갑을 열어 보았다. 1,250원. 버스 한 번 탈 돈이 전부였다. 버스비를 맞추기 위해 덩그러니 남아 있는 50원이 처량하기까지 했다.


착잡한 마음으로 지갑을 닫으려 했는데, 무언가가 지갑에서 툭 하고 떨어졌다.


[월광 인사부장]

[S급 헌터 현세훈]


일주일 전, 현세훈 헌터가 줬던 명함이었다.


"...그래."


나는 명함에 나와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현세훈 헌터님 맞으십니까?

-네, 맞습니다만, 누구신가요?

-저, 일주일 전에 만난 유현식이라고 합니다. 기억하십니까?

-아, 유현식 님! 네, 기억합니다. 혹시 회복이 끝나신 겁니까?

-네, 회복은 끝났습니다만... 조금 사정이 생겼는데 혹시 대성병원으로 와주실수 있으십니까?

-아, 알겠습니다. 바로 가도록 하죠.


'됐다.'


S급 헌터 정도면 내 병원비는 충분히 처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빚을 지는 것 같지만, 자기가 내가 다 회복하면 연락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 5분쯤 지났나, 현세훈 헌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보내 왔다.


"오, 반갑습니다. 유현식 님. 안색이 훨씬 나아지셨네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저, 헌터님 다름이 아니오라 혹시 작은 부탁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음? 뭔가요? 들어드릴 수 있는 거라면 들어드리겠습니다."


"병원비 좀... 내주실수 있나요?"


현세훈이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현세훈 헌터 덕분에 작은 위기를 벗어난 나는 현세훈 헌터의 차에 탔다.


"병원비 낼 돈이 없으셨다니, 미리 말을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랬으면 더 빨리 도와드렸을 텐데."


"하하, 그래도 뭔가 빚을 지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기 좀 그렇더군요."


"하핫, 저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크라켄 처치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셨습니까? B+급 몬스터의 사체는 수 천만원을 호가할 텐데요?"


"네?"


"음?"


현세훈은 당황한 듯했다.


"혹시, 정말 보상을 받지 못하신 겁니까?"


현세훈 헌터는 한숨을 한 번 크게 내쉬더니 말했다.


"헌터 관리국 새끼들이 또 한 건 해처먹으려고 작정을 했나 보군요. 잠시 전화 좀 하겠습니다."


하더니 현세훈은 자동차를 자율운전 모드로 두고 휴대폰을 들었다.


휴대폰 너머로 대화가 오가는 것이 들렸다.


- 어, 잘 지내냐? 그, 물어볼 게 좀 있어서.

- 오, 현세훈~ 오랜만이네, 뭔데?

- 청량리에서 나온 B+ 등급 크라켄 있잖냐. 최근에 거래 내역이 있나?

- 아, 일주일 전쯤에 잡힌 거? 어디 보자... 어, 4일 전에 월광 길드랑 거래가 됐네.

- ...있다고? 그것도 월광이랑...? 하... 알겠다. 고마워, 끊는다.

- 벌써 끊게? 야 잠깐...


현세훈이 전화를 끊더니 나에게 말했다.


"헌터 관리국 놈들이 크라켄 사체를 월광에 팔고 대금을 헌터님께 지급하지 않은 듯합니다."


"네?"


"그러니까, 결국 사기를 친 거죠. 그 새끼들은 그게 일상입니다. 하급 헌터들 돈 떼어먹고, 미등록자들 별의별 핑계 다 대가며 대금 안 주고..."


현세훈이 자율주행 모드를 풀더니 다시 핸들을 잡았다.


"유현식 님, 우리는 헌터 관리국으로 갑니다."


부와앙-!


현세훈의 스포츠카가 기분 좋은 엔진음을 내며 헌터 관리국으로 향했다.


*


헌터 관리국.


서울시청 바로 옆에 있는 이곳에, 현세훈의 스포츠카가 멈췄다.


"내리시죠, 여깁니다."


현세훈이 건물 외부 계단을 오른 후, 문을 발로 강하게 차며 들어갔다.


쨍강-!


얼마나 문을 세게 찼던지 문의 유리가 모두 깨져나갔다.


"저기요, 뭐 하시는 겁니... 혀, 현세훈 헌터님? 무, 무슨 일이십니까?"


그를 저지하려는 직원이 현세훈임을 알아보고 고개를 숙였다.


"됐고, 청량리에 나타났던 B+급 크라켄. 월광에 팔았습니까?"


현세훈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예? 그, 그게 무슨..."


"두 번 말하게 하지 마십시오. 월광에 팔았습니까?"


"아, 네... 그렇습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혹시 상품에 문제라도...?"


"다크 크라켄의 거래 내역서를 확인해 볼 수 있겠습니까?"


"네, 네? 그건 내부문서라 조금 곤란한..."


"두 번 말하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확인해 볼 수 있겠습니까?"


현세훈의 몸 전체에서 마력이 방출되었다. 주변의 사물들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나마저 전신이 떨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S급의 위압감인가.


"아, 알겠습니다. 따라오시죠..."


직원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마냥 현세훈과 나를 안내했다.


*


"하, 이 새끼들은 제가 처음 헌터가 됐을 때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네요. 그래도 저 때는 고블린이나 하급 마석같은 거나 해먹더니, 요즘은 수 천만원 짜리 사체를 해먹네요."


"그러게요. 진짜 해먹었을 줄이야."


"일단 대금은 월광에서 지급하고, 월광이 헌터 관리국에 재청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현식 님께서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현세훈이 휴대폰을 몇 번 만지더니, 다시 나에게 말했다.


"방금 이체했습니다. 한 번 확인해 보시지요."


[타행송금][입금 45,000,000원 - 월광 현세훈]


"감사합니다. 헌터님 덕분에 당분간은 풍족하겠네요."


계좌에 이 정도 되는 돈이 들어와 본 것은 처음이다. 계좌도 놀란 거 아니야?


"하핫, 오늘 검사 받으시면, 당분간이 아니라 평생 풍족하실 겁니다. 유현식 님 정도의 실력이라면 아무리 능력 덕분이라 해도 분명 검사소에서 뜨는 최고 등급인 C는 뜨고도 남을테니까요."



"하, 하하..."



나는 멋쩍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당연하다. 그 때의 그 일은 말 그대로 '뽀록'이었다. 능력치 강화 스킬을 이용한, 상성을 이용한 뽀록. 이런 내가 헌터 적성 검사에서 같은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리 없으니까.



불행 중 다행이라면, 검사소에서 뜰 수 있는 최고 등급은 C였다. 즉, 현직 S급 헌터의 무력으로 검사를 받아도 C이상이 뜨지 않는다는 말이다.


"도착했습니다. 헌터 적성 검사소입니다. 원래,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케이스가 케이스이니만큼 받아주더군요. 검사는 30분 후부터 시작이니 여유롭게 들어가셔도 됩니다."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적성 검사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한 번도 관심깊게 본 적이 없어서."


"제가 알기로 적성 검사는 2명씩 팀이 되어 8조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련을 하여 이루어지고, 대련의 모든 과정을 평가하여, 1차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차 평가에서 마력 검사기를 이용해 신체 내부의 마력량을 검사합니다."


"으음,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걱정이 가득했던 나에게 갑자기 엄청난 묘수가 떠올랐다.


"저, 그런데 현세훈 헌터님. 인간도 동물형 몬스터입니까?"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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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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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 세트 아이템 22.08.21 105 4 13쪽
14 14 - 오합지졸 +1 22.08.20 121 4 14쪽
13 13 - 인기남 22.08.19 11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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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 - 인맥 22.08.17 147 5 13쪽
10 10 - 실눈캐 22.08.16 166 4 12쪽
9 9 - 결판 22.08.15 168 4 13쪽
8 8 - 지능 차이 22.08.14 163 5 11쪽
7 7 - 운명과 억까 그 어딘가 22.08.14 175 5 12쪽
6 6 - 세 얼간이 22.08.13 219 7 11쪽
5 5 - 하이재킹 22.08.12 246 6 12쪽
4 4 - 적성검사(2) 22.08.12 254 7 12쪽
3 3 - 적성검사(1) 22.08.12 263 6 12쪽
» 2 - 돈 22.08.12 289 7 12쪽
1 1 - 각성하다 22.08.12 363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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