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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세

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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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먹
작품등록일 :
2022.08.12 03:47
최근연재일 :
2022.08.23 21:09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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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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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 - 실눈캐

DUMMY

현세훈과 이유림이 다시 게이트로 들어간지 2시간.


"...설마 클리어 못 하는 거 아니야?"


기자들과 시민들이 수군거렸다. 벌써 하늘은 푸른 바탕에 검은 물감을 풀어낸 듯, 점점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래도 현세훈이 들어갔는데, 클리어하지 않겠어?"


"그렇다 쳐도, 같이 들어간 C급은 끝났다고 보는 게 맞겠지? 슈퍼루키가 하나 더 나오나 했는데, 아쉽네."


한 기자가 펜으로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이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다. 아마도 첫 투입일 텐데 안타깝네."


그때, 게이트가 크게 요동쳤다.


쿠구구궁-.


불안정한 진동이 아닌 안정적인 진동. 몇몇 사람들은 이미 무언가를 알아챘다.


계속해서 푸른빛을 내고 있었던 게이트가 어느새 붉은빛으로 바뀌더니, 곧 흰 빛이 게이트의 붉은빛을 좀 먹어 갔다.


그리고 곧, 게이트가 흰 빛을 가득 방출하고 있었다.


"...클리어했군."


게이트가 흰 빛이 되었다는 건, 보스 몬스터가 사망했다는 뜻.


"봐봐, 현세훈이 들어가니까 되잖아."


주변에 게이트를 구경하고 있던 시민들이 웅성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군중 속에는 안에 유현식이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주희연과 지휘성 또한 있었다.


"...현식 씨."


주희연은 걱정되는 마음에 두 손을 꽉 쥐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한 30분쯤 지났을까.


쿠오오오-.


게이트가 다시 한번 요동치더니, 세 명의 사람을 뱉어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흰 게이트를 후광 삼아 세 명의 헌터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세 명?


"야, 세 명이 나오는데?"


한 기자가 자기 옆에 있는 기자에게 말했다.


"이걸 산단 말이야? 딱 봐도 시간만 끌다가 현세훈이 딜 다 넣고 클리어했구만."


기자들이 비아냥거리면서도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나오는 헌터들의 모습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 비친 건 사뭇 어색한 광경이었다.


유현식이 앞장서 게이트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고, 그의 뒤에는 마정석을 가득 들고 있는 현세훈과 이유림이 보였다.


"지금,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거냐?"


"일단 찍어!"


수많은 셔터가 눌리며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었다.


"어우, 눈 부셔. 헌터님, 원래 이럽니까?"


유현식이 불만이 있다는 듯 눈을 찡그리며 현세훈에게 물었다.


"하핫, 원래 그렇습니다. 그래도 눈을 감지는 않는 걸 추천드립니다. 신문 헤드라인에 걸리는 사진이거든요."


"예?"


이유림은 그들을 보며 작게 웃음을 지었다.

현세훈도 신경질적인 모습을 버리고, 원래와 같은 성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며 주희연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예요."


한마디를 나직이 내뱉고, 그녀는 다시 자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있던 지휘성이 작게 미소 지었다.


'연락처를 얻어두기를 잘했어.'


그리고 이튿날의 신문 헤드라인은 게이트를 나오는 세 명의 모습으로 도배가 되었고, 눈을 찡그린 표정이 찍힌 나는, 실눈캐 헌터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실눈캐 헌터, 유현식은 누구?]


ㄴ ㅈ간지네 ㅋㅋㅋㅋㅋ

ㄴ 딱 봐도 ㅈㄴ 세 보이긴 하다 ㅋㅋㅋㅋㅋ

ㄴ 실눈캐 = 강캐 맞다니까


'시발.'


*


게이트를 해결한 나는 현세훈, 이유림과 함께 현세훈의 차에 탔다.


현세훈이 이유림을 먼저 내려주었기에, 차에는 곧 나와 현세훈 둘만이 남았다.


이유림을 대성 본사가 있는 왕십리 근처에 내려주고, 나의 옥탑방이 있는 청량리 근처로 다시 출발하는 것이었기에 시간이 꽤 걸렸다.


"헌터님,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현세훈이 나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네? 뭐가 말씀이십니까?"


"하마터면 클리어하지 못할 뻔하지 않았습니까. 후에 이유림 헌터와 다시 들어갔지만, 그래도 클리어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거든요."


현새훈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계약은 내일 마무리하도록 하죠. 오늘 던전에서 나온 마정석들은 내일 만나서 정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어디 세워드리면 될까요?"


별로 달리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청량리 부근에 도착했다.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았더니, 내가 5년 동안 살아왔던 정겹다면 정겹고 역겹다면 역겨운 집 주변 모습이 보였다.


"조금 더 가서 저기 역 5번 출구 쪽에 세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세훈의 차가 곧 5번 출구 앞에 섰다.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나는 현세훈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제가 더 감사드리죠. 푹 쉬시고, 내일 아침에 연락드리겠습니다."


현세훈이 가볍게 고개를 숙였고, 나도 가볍게 다시 고개를 숙였다.


현세훈의 차가 큰 엔진음을 내며 다시 출발했다.


병원 입원 후 일주일 만에 와보는 동네였다.


주위를 둘러봤더니, 당연하게도 별로 바뀐 것은 없었으나,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멀쩡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던 한 편의점이었다.


내가 알바하던 편의점과 대조되는 모습. 내일은 일이 모두 끝나면 그쪽에 들려보기라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집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끼익-.


계단을 오르고 낡은 옥탑방의 문을 열자 퀴퀴한 냄새가 내 코를 괴롭혔다.


"창문이라도 열어놓고 나갈걸."


나는 일단 가볍게 청소를 시작했다. 나는 대체 무슨 인생을 살았던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더러운 방이었다.


한 30분 청소를 했더니 그래도 사람이 사는 것 같은 방 정도는 되었다.


"이 정도면 됐나."


시계를 쳐다봤더니 현재 시각은 밤 10시 정도.


"이렇게 시간이 늦었었나."


나는 나머지 청소는 내일 하자. 하는 생각으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호텔 침대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내 몸을 편안히 해주기에는 충분한 정도의 안락함이었다.


호텔 침대가 아이스크림이라면 내 침대는 스폰지 정도 되려나.


누워서 휴대폰을 켰더니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속보][을지로 A+급 게이트, 20시 경 격파, 전원 생존.]


'A+급 게이트? 하지만 현세훈이 분명 B급 정도라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B급 던전에서 그렇게 강한 보스 몬스터가 나오는 거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일단 나는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릴 뿐이었다.


[현세훈, 을지로 게이트 격파는 유현식 헌터의 실력 덕분.]


'인터뷰는 또 언제 한 거야?'


역시 S급 헌터는 S급 헌터인가.


[대성그룹 하대성 회장, 생명에 지장 없는 것으로 밝혀져.]


'...다행이네.'


나는 스크롤을 계속 내렸다.


[C급 헌터 유현식, 새로운 슈퍼루키의 등장?]


오우.


내 이름을 뉴스 기사 제목에서 보는 건 참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본능적으로 기사를 클릭했다.


[청량리 게이트, 을지로 게이트를 클리어 한 것으로 알려진, "실눈캐 헌터". C급 헌터 유현식에 대중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오늘 헌터 적성 검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현세훈 헌터와 하대성 헌터와 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몇몇 대형 길드가 그와 접선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의 향후 거취에 대해 많은 대중들이 집중하고 있다...]


ㄴ 나 이 사람 오늘 봄. 검사소에서 현세훈이랑 같은 차 타고 가더라

ㄴ 구라 ㄴ

ㄴ 구라는 아닌 듯. 저거 봤다는 사람이 꽤 많음.

ㄴ 그럼 월광이랑 계약하는 거?

ㄴ 근데 하대성이랑도 뭐 있는 거 보면 그냥 둘 다한테 제의받은 듯.

ㄴ 실눈캐 개간지네 진짜 ㅋㅋㅋㅋ


전국구적인 관심을 받는 건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혹시 나 관종인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온몸에서 엔도르핀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휴대폰으로 기사들을 더 뒤져 보았다.


'이 정도면 다 뒤져 본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기사들을 읽었다. 시계를 보았더니 11시 50분쯤.


"내일 아침에 나가야 하니까, 그래도 지금은 자는 게 낫겠지."


하며 나는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고 잠을 청하려고 했다.


그때, 내 앞에 또 알림창이 떠올랐다.


[이번 주 정산]

[확인하시겠습니까?]


정산...?


편의점 알바를 하며 아주 익숙해진 이름이었다.


일단 확인해 봐서 나쁠 건 없겠지.


"확인."


[이번 주 정산]

[몬스터 처치] [고블린 2마리, 마나 오크 군단장 데렉고스]

[사용 금액] [40,000,000원]

[상승한 능력] [판단력(S), 마력(A), 힘(F), 민첩(E), 지력(F)]

[하락한 능력] [없음.]

[최종 정산 등급] [A+]


[이번 주 실적에 따라 1,000 마일리지가 적립되었습니다.]

[*마일리지 상점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창이 뜨더니 내가 오늘 사용한 금액과 상승한 능력 등이 주욱 나열되고 있었다.


그리고 마일리지가 적립되었다는 말까지.


'아니, 사천만원을 썼는데 고작 1,000 마일리지...?'


극악의 교환비였다. 사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 이게 어딘가?


나는 마일리지 상점을 열어 보았다.


"마일리지 상점"


[마일리지 상점]


내 앞에 창이 팟-. 하고 떠올랐다.


[현재 헌터 등급 : C]

[C등급 상점]

[랜덤 물건 뽑기][1,000 마일리지]

[랜덤 스킬 뽑기][5,000 마일리지]


단 두 개.


동네 구멍가게 조차도 이것보단 상품이 많을 것 같다.


물론 위에 C등급 상점이라고 써있는 것을 보면 등급이 올라갈수록 다른 물품들이 개방될 것 같긴 하지만 일단 지금은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저것들 뿐이었다.


'둘 다 뽑기...'


뽑기.


대부분의 RPG 게임에 적용되어 있는 요소로써, 악마의 유혹이라고도 불린다. 대박을 칠 수도 있으나, 쪽박을 칠 확률이 훨씬 높은 비합리적인 시스템.


그런데 내 눈은 현재 내 소유금과 딱 맞아떨어지는 랜덤 물건 뽑기에 가 있었다.


"잘 생각해 보면, 마일리지라는 것은 현금과는 다르다. 현실에서 통용되지 않는 화폐. 즉, 마일리지 상점에서 무언가를 사는 것에만 쓸 수 있는 화폐..."


내 뇌가 자기합리화를 마쳤다.


"즉, 물건을 사는 것이 이 마일리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라는 말이 되는군."


내 뛰어난 판단력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S급 판단력인데 믿을 만 하지 않은가?


"랜덤 물건 뽑기 구매."


[구매하시겠습니까?]


알림창이 정말 그렇게 할 것이냐며 한 번 더 물어보았지만, 내 마음을 꺾기에는 늦었다.


"구매."


나는 과감하게 내 모든 마일리지를 털어서 랜덤 물건 뽑기를 질러버렸다.


[...]

[뽑기 성공!]


두근. 두근.


과연 무엇이 나올까, 하는 마음에 심장을 졸였다.


[축하합니다!]

["물"을 획득하셨습니다!]


하더니, 내 앞에 아주 화려한 유리병에 담긴 물 한 병이 툭-. 하고 떨어졌다.


"...설마 그냥 물이겠어...?"


나는 특별한 효과라도 있는 물이라고 확신하고 유리병 위에 손을 대었다.


"아이템 정보 확인."


[물]

[불순물 하나 없는 아주 순수한 물입니다.]


"...시발."


나는 물을 고이 서랍 안에 넣었다. 그러자 자괴감이 나를 덮쳤다.


"모아서 스킬이나 뽑을 걸."


다음에는 반드시 모아서 스킬을 뽑자고 결정한 내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잠을 자려 휴대폰을 들어 올렸을 때였다.


까톡-.


웬만한 일에는 울릴 일이 없던 소리가 경쾌하게 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주희연]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혹시 내일 시간 되시나요?]


...어?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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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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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 세트 아이템 22.08.21 105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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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 실눈캐 22.08.16 166 4 12쪽
9 9 - 결판 22.08.15 168 4 13쪽
8 8 - 지능 차이 22.08.14 163 5 11쪽
7 7 - 운명과 억까 그 어딘가 22.08.14 175 5 12쪽
6 6 - 세 얼간이 22.08.13 219 7 11쪽
5 5 - 하이재킹 22.08.12 246 6 12쪽
4 4 - 적성검사(2) 22.08.12 254 7 12쪽
3 3 - 적성검사(1) 22.08.12 263 6 12쪽
2 2 - 돈 22.08.12 289 7 12쪽
1 1 - 각성하다 22.08.12 363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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