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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28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6.04 07:50
조회
56
추천
1
글자
12쪽

123. 솔직하게 말해보자

DUMMY

그 말 대로였다.


각성계와 별개로 윤회를 하고 있다면 바넘도 윤회를 하는 걸까? 아니 바넘은 신의 화신이었으니 조금 다를까?


“오늘도 방금 균열 안에서 각성자 한 명이 죽었지.”


“네? 누가요?”


“아. 우리 말고 미국 쪽 각성자 말이다.”


그러고 보니까 춘봉어르신과 만운어르신은 균열에서 나오신 거였지?


“각성자들은 그렇게 각성계에서 싸우다 죽기도 하는 거지... 그런데 윤회의 안에 있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겠냐?”


“... 그런데 각성자는 자살했던 사람들이 윤회처럼 태어나서 그렇게 된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다시 태어나도 각성자로 태어나는 걸까요?”


“나도 모르지.”


하긴. 그걸 알려면 적어도 신은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각성자로 태어나는 것을 일종의 형벌처럼 본다면 계속 각성자로 태어나겠지. 스트루프 되던가 아니면 각성자로 계속 살던가...”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럼 각성자는 각성자를 벗어날 수가 없는 거군요...”


“각성자로 사는 게 많이 불편하냐?”


“어...”


솔직히 지금은 별로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은 거 같아요...”


“그런데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을까?”


“...”


아마도 기회의 문제겠지. 각성자가 아닌 삶을 살 기회가 필요하다는...


백야가 한편으로 이해가 가는 베르였다.


-----------------------------------


로테를 만난 건 저녁이 된 이후였다.


“나도 균열에 들어갔어.”


“아. 고생하셨군요.”


“뭐... 악마를 잡으려고 해 본 것은 처음이라...”


그러고 보니 로테는 원래 균열에 들어가지 않았었다.


“어렵진 않더군.”


“네?”


“다만 뭔가 위화감이 있었지. 확실히 악마는 각성계의 무엇이라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


... 모르겠다.


베르는 로테에게 각성계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설명했다.


“주는 신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잊어버렸나 보군.”


“네? 그게 방법이 따로 있는 거였어요?”


“있지.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


“공과 업을 쌓는다든가...?”


“비슷해.”


로테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약간은 피곤해이는 얼굴이었다.


힘들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균열을 돌고 왔으면 힘들지 않을 리가 없겠지.


“균열은 힘들지 않았는데... 쓸데없는 CIA니 뭐니 하는 것들을 상대하는 것은 피곤하네.”


아. 그쪽이었나.


“결국 신을 우리가 찾아가는 건 불가능해. 신이 오게 만들어야지.”


“그러면...?”


“그래서 알베르트가 그 난리를 치고 다닌 거 아니겠어?”


... 그래서 주를 두들겨 팬 거였나...?


“화신이 위기에 처한다면 그게 계기가 될 수도 있고.”


“화신이 죽는 게 신에게 영향이 있을까요?”


“영향은 있겠지. 뭐 그렇다고 심하진 않겠지만.”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현실계의 신은 화신이 없을까?


“애초에 현실계의 신이 맞는지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화신이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백야가 확인했다던데...”


“그 말을 믿을 수 있겠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백야의 말이 신뢰가 가는 베르였다.


사람이 좀 그래서(?) 그렇지 착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 각성계 신을 만났을 때 느낀 건데요...”


베르가 만났던 것은 각성계의 신뿐이었다.


“이유는 정확하게 몰라도 현실계 신과 각성계의 신이 최소한 서로 적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요. 바넘이 현실계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고...”


아직도 바넘이 각성계 신의 화신이었다고 생각하면 뭔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스트루프를 만들고 해제하는 것도 일방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으니, 아마도 둘이 뭔가 있었겠죠. 거래든, 약속이든...”


“알베르트와 신이 했던 것처럼?”


알베르트도 신과 거래를 했다. 그리고 심지어... 시간을 돌렸다. 분명히 각성계의 신을 만나서 거래를 했는데 ‘시간’을 돌렸다는 것도 현실계의 신을 의심하게 된 부분이었다.


“알베르트가 시간을 돌리려고 했다면 현실계의 신을 만나야 했던 거 아닌가요?”


“처음부터 시간을 돌리려고 했던 것은 아닐걸?”


“그럼요?”


“무언가 물어보고 내린 결정이었겠지.”


페이의 말로는 알베르트가 ‘베르’인 자신까지 예상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잠깐 머릿속에 뭔가 스쳐 지나갔다.


어?


“그 해법이 시간을 돌려서 현실계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였다면... 알베르트가 저에게 원한 건 현실계의 신을 만나는 게 아니었을까요?”


로테가 멈칫했다.


“... 그럴 가능성도 있긴 해.”


적어도 알베르트의 기억에 그가 직접 현실계의 신을 만난 기억은 없었다. 뭐 사실 각성계의 왕이기도 했으니까.


“... 각성계의 신에 닿는다 하더라도 그것 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것이었을지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정확히 알베르트가 뭘 원했는지 알아야 할 텐데...”


“그건 알고 있지.”


엉?


“알고 있다고요?”


“당연하지.”


“뭐였는데요?”


로테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 알베르트가 뭐였는지 잊어버렸어?”


알고 있다. 각성계의 왕.


“왕... 을 포기하는 법?”


사실 이건 알베르트가 아니라 지금 나한테 필요한 것 같은데.


“무슨 소리야. 알베르트가 알고 싶은 건 멸망에 대한 것이었지.”


아.


“멸망의 인도자...”


“그래. 자신의 운명을 알고 나서 줄곧 고민을 했었어. 멸망이 무엇이길래 자신이 거기로 사람들을 인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방법은 무엇인지.”


“... 그 질문의 결과가...”


“신과 만난 건 알베르트 혼자라서 내가 아는 건 거기까지. 그래서 그 대답에 의해서 이렇게 한 것이라고 나는 그렇게 알고 있지.”


더 복잡해졌다.


알베르트가 원한 것은 멸망을 피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멸망을 완성하는 것이었을까?


“... 아니 생각해 보니까 괘씸하네.”


“응? 무슨 소리야?”


“아니 자기가 못했으면 그만이지 그걸 왜 나한테 떠넘겨요.”


로테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그야...”


“무책임하잖아요. 아니 내 인생은 어쩌라고...”


로테는 애매한 표정이었다.


“어차피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냐?”


“네?”


“누군가는 전쟁터에서 태어나서 태어나자마자 생명의 위협을 받지. 누군가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고 안전하게 지내겠지만.”


“...”


“내 동생들은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난 원망하지 않았어.”


뭔가 맞는 말인 것 같긴 한데...


그런다고 제가 답답한 게 풀리는 건 아니잖아요.


“아마 그 사람들도 자신이 전쟁터에서 태어나게 된 이유가 전생의 누구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면 원망하지 않을까요?”


“... 그럴 수는 있겠네.”


쓸데없는 말싸움의 승리자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이 그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


그러고 보니 주제에서 많이 어긋났다.


“베르 너의 말대로 알베르트가 원했던 것이 네가 현실계의 신을 만나는 것이었다면...”


로테의 눈빛이 조용히 베르를 응시했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따를 거야? 아니면...”


답답하다.


알베르트는 나에게 맡겼다고 했다. 이렇게 되는 상황도 알고 있었을까?


왠지 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하니 하기 싫은 마음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 찾아봐야겠네요.”


“... 누굴?”


“현실계의 신이요.”


“쉽게 찾을 수는 없을 텐데?”


“잘 찾는 사람이 하나 있잖아요.”


“아.”


물론 걱정되는 점이 있다.


-----------------------------------


“이 자식! 너였다고?”


당연히 백야는 베르를 만나자마자 달려들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가 아니라니까요?”


“네 안에 있다며?”


“어... 그런 셈이긴 한데...”


“내가 오늘부터 백신이다! 죽어라 바이러스!”


“진정해라. 백야.”


로테가 끼어들어서 막고 나서야 씩씩거리는 백야를 떼어놓을 수 있었다.


“저번에는 왜 모른 척한 거야?”


“... 이번처럼 달려들까 봐서요.”


그리고 그건 아주 훌륭한 판단이었지.


백야가 박달나무 몽둥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숙주를 죽이면 이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닐까?”


“... 일단 진정하시는 게...”


“베르의 말이 맞다. 백야.”


그러고 보면 로테는 어라우절의 초창기에 관여를 했었다고 했었지? 백야도 로테를 알고 있는 건가?


백야는 왠지 모르게 로테를 어려워하고 있었다.


“현실계의 신을 기억하고 있는 거겠지?”


“뭐... 그렇지.”


떨떠름한 대답이었지만 베르는 깜짝 놀랐다.


지금껏 로테에게 반말한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처음 보는 사람들도.


“‘접신’으로 현실계의 신을 찾을 수 있겠어?”


“무리다.”


백야는 딱 잘라 말했다.


“애초에 만날 수 있었으면 나도 만나려고 했겠지.”


“그럼 접신 스킬은 뭔데?”


백야는 내가 그걸 설명해 줘야 돼?라는 듯한 귀찮은 표정이었지만 로테를 한 번 흘끗 보고는 설명했다.


“원래 격이 다른 존재들을 만나면 그 격의 차이 때문에 인지가 흔들린다. 그래서 보통은 마주치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베르는 그 감각을 알고 있었다. 처음에 주를 만났을 때 알아볼 수조차 없었으니까.


“나는 기본적으로 그 격을 무시한다. 그래서 내가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원래는 못 마주치는 상황을 마주칠 수 있다는 건가?”


“그래.”


그럼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네?


베르는 로테를 돌아봤다.


“네가 현실계의 신을 만난 곳은 어디였지?”


“나는 현실계에 있을 때도 거의 서울을 벗어난 적이 없었지. 그리고 각성계에서 현실계로 넘어갔을 때도 서울이었다.”


음?


“그런데 아마도... 각성계의 신도 그렇지만 신 정도면 장소의 제약은 없는 게 아닐까?”


로테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가 직접 신을 마주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화신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화신이라면 장소의 제약이 충분히 있을 수 있지.”


그러고 보면 각성계의 신에 대한 화신은 두 명이나 알고 있었는데...


“거기다 현실계의 신이 하나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보면... 비슷한 장소가 그나마 가능성이 높겠지.”


그러고 보니 예전에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났다. 신은 하나가 아니라고. 그런데 그게 각성계와 현실계의 신이 분리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단 말이야?


혼자 고민하는 베르를 놔두고 로테가 백야에게 물었다.


“베르에게 듣자 하니 예쁜 여자애였다고?”


백야는 얼굴이 시퍼래지면서 베르를 쏘아봤다.


아. 그거 비밀이었어?


몰랐지...


“아니... 어... 예쁘고 아니고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쓸데없는 변명은 됐다.”


“그보다... 정말 로테가 맞아? 내가 봤던 로테는...”


“내 특성이었지.”


“아...”


가만... 이 자식 이제 보니...


“완전 얼빠잖아?”


베르의 말에 백야는 정말 모르는 듯 되물었다.


“얼빠가 뭔데?”


“... 얼굴 밝히는 거 말이다. 잘생기고 예쁜 거 좋아하는...”


“응?”


백야가 화를 내기는커녕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세상에 외모를 안 따지는 사람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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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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