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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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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46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5.16 07:50
조회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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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104. 스트루프의 부활

DUMMY

경계를 넘는 순간 베르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어지러움?’


낯선 느낌은 아니었다. 이전에는 자주 겪던 현상이었으니까. 문제는 그게 ‘이전에는’ 자주 겪었던 현상이라는 거였다.


“... 스트루프?”


“너도 느꼈어?”


로테는 심각한 표정으로 각주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된 거죠? 설마 수작을 부린 건 아니겠죠?”


각주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 그럴 리가요. 지금 당장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좀 알아보겠습니다.”


“잠깐!”


움직이려는 각주를 로테가 막았다.


“일단 여기를 다시 빠져나가는 게 우선일 것 같으니까 목적지로 이동을 하죠.”


“... 네.”


각주는 통로를 따라서 안내했다.


“어우... 속 이상해.”


데스티니 멤버들은 울렁거림에 적응하기 힘들었는지 찡그린 표정이었다.


그에 반해 한번이라도 스트루프를 경험했던 어라우절의 멤버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 주문을 외울까요?”


설단이 속삭이듯 묻자 로테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럴 필요까진 없는 것 같아. 완전히 스트루프가 돌아온 것 같진 않거든.”


“... 그럼 악마도 없겠군요?”


“아마도.”


주변을 살피면서 가던 베르의 시야에 머콘의 표정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 무슨 일 있어요?”


“아냐.”


그러고 보면 스트루프가 사라지고 모든 악마가 사라졌는데 ‘서큐버스’였던 머콘은 남았다. 머콘은 악마들과 무슨 관계지?


“혹시 주변에 악마라도 나타났나요?”


베르의 물음에 머콘이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때 스트루프와 함께 악마가 없어졌을 때 악마는 없었던 걸로 한 거 아니었어?”


그랬다.


일차적으로 악마가 사라졌다는 것은 실체가 없었다거나... 아니면 그들이 곧 각성계의 주민이었다든가.


나중에 ‘그을음’을 마주치고 나서는 거의 사실이라고 확정 지은 상태였다.


그럼 지금 악마가 나타난다면 각성계의 사람인 걸까?


그럼 정말 그때 우리는 각성계의 사람들을 죽이고 있었던 걸까?


[...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빨리도 알아차리네.


뒤늦게 페이가 반응했다.


“스트루프가 느껴졌어.”


[그거 없어진 거 아니었어?]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뭔가 완전하지는 않은 것 같군.]


“각성계와의 경계가... 다시 나타나는 건가?”


뒤에서 베르가 페이와 혼잣말(?)을 하는 동안 각주는 사람들을 통로를 따라서 어떤 공간으로 이끌었다.


“이쪽입니다.”


공간에는 문이 하나 있었다.


“여기가 미국 쪽 게이트로 통하는 문인 건가요?”


“그렇긴 한데...”


각주는 불안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쪽에도 인원이 있어야 하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군요.”


그러고 보면 여기는 각성자 관리국이나 각국에서 연결한 통로일 터인데 사람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다 비우고 갈리는 없는데...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서...”


로테가 주변을 둘러봤다.


“미국 쪽에서는 마중 나오는 인원이 없는 건가요? 아니면 문 너머에서 기다리기로 한 건가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이 시설은 타국으로의 이동을 위해서 만든 시설이라서 상시 거주 인원이 있습니다만...”


각주가 들고 있던 무전기처럼 생긴 물건을 켜봤지만 지지직 거리기만 할 뿐 신호가 오지 않았다.


그걸 보고 있던 설단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확실히 스트루프에 의한 간섭인 것 같은데...”


각주가 망설이는 이유는 간단했다. 어라우절이 활동하는 동안 각주가 웅크리고 있던 가장 큰 이유가 ‘스트루프’였다.


그가 기억하는 각성계는 이렇게 스트루프라는 게 있는 곳이 아니었다.


“일단 나가는 문은 하나뿐이니 나가야 할 것 같은데요?”


베르가 말을 꺼냈지만 설단이 바로 반박했다.


“아니지. 사실 들어온 곳이 있으니까 문이 2개가 있는 셈이지. 다만 거기로 나가도 들어온 곳으로 나간다는 확신이 없을 뿐이지.”


아. 그런가?


하지만 베르의 직감은 저 문을 열어야 한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베르가 문에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을 보고 로테는 베르의 뒤에 섰다.


“뭔가 있는 거지?”


“어... 정확히는 말할 수 없는데 열어야만 할 것 같아서요.”


“그럼 열어. 각성계의 왕이 갖고 있는 감각일 수도 있으니까.”


베르는 일행을 한번 돌아봤다.


나머지는 그나마 각성계에 익숙해서 괜찮았지만 데스티니의 안색이 눈에 띄게 나빴다.


문 뒤에 뭐가 있을까?


설마 예전처럼 악마가 있으면 어떻게 하지?


베르는 심호흡을 했다.


악마가 있으면 또 어떻단 말인가. 솔직히 지금의 전력은 규격 외였다. 로테의 강력함을 두말할 것도 없었고 베르 자신만 하더라도 알베르트가 ‘릴리’를 쓸어버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끼익-


생긴 것과 다르게 마치 오래된 문을 여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베르는 열린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으로 적어도 맞은편이 어둠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밖...?”


문이 열린 틈으로 보이는 것은 넓게 펼쳐진 들판이 보이는 야외의 풍경이었다.


“... 원래 미국으로 나오면 풀밭이 나오는 건 아니겠죠.”


로테의 말에 각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각 나라는 적어도 자신의 쪽으로 열리는 부분에는 사람을 배치합니다. 아무나 들어오는 것은 막아야 하니까요.”


로테는 속으로 그건 쓸데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말을 꺼내진 않았다.


솔직히 로테나 베르는 각성계의 출입이 상당히 자유로웠다. 간섭력이 충분했기에 어디서든 각성계를 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럼 적어도 이 바깥은 현실계의 미국은 아니라는 거군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누가 먼저 나가야 될까.


로테가 앞으로 나가려는 순간 베르는 자신도 모르게 로테를 막고 앞으로 나섰다.


뒤를 돌아보니 로테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 왠지 제가 먼저 가야 할 것 같아서요.”


로테의 표정이 복잡 미묘해졌다.


뒤에서 찡그리고 있던 데스티니의 표정도 미묘하게 변했다.


베르가 살짝 당황했다.


“아... 아니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베르는 헛기침을 하고는 먼저 밖으로 나섰다. 그 순간 베르가 통과한 게이트에서 빛이 쏟아졌다.


“뭐?”


로테가 얼른 뛰어들었지만 순식간에 환경이 바뀌었다.


“어라우절 여러분 환영합니다!”


로테가 나온 곳은 미국의 게이트였다. 감정 변화가 심하지 않은 로테였지만 당황했다.


“베르는?”


“네?”


미국 측의 CIA 요원은 당황했다.


처음으로 나온 사람이 모르는 사람인 데다가 나오자마자 다짜고짜 사람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테의 뒤로 사람들이 차례대로 나오고 있었다.


각주가 CIA 측과 인사를 나누면서 말했다.


“오면서 사고가 조금 있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게이트에서 다른 곳으로 전송됐습니다.”


“네?”


CIA 담당요원은 당황했다.


꽤 오래 게이트 담당을 맡았지만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 정도로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나름 VIP들이 이걸 이용할 리가 없었다.


로테는 발길을 돌려 다시 게이트로 들어갔다.


“저! 잠깐만요! 그렇게 다시 들어가시면 간섭력이 부족해서...!”


붙잡으려는 CIA 요원을 각주가 막고 조용히 귓가에 말했다.


“각성계의 왕비입니다. 간섭력의 부족 같은 건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아...”


데스티니도 눈앞에서 분명히 베르가 먼저 나가는 것을 봤는데 사라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나마 설단이 억지로 챙겨서 나오긴 했지만 엄청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베르는 금방 돌아올 거야.”


“베르는 어디로 사라진 거죠? 그냥 비행기를 타고 왔어야 했던 거 아니에요?”


설단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지금 동요하는 역할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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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는 문을 들어선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베르를 빨아들였고, 베르가 들어감과 동시에 들어온 문은 없어져 버렸다.


“뭐야?”


베르는 황당했다.


자신의 감에 따르면 자신이 먼저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게 잘못된 길이라고?


“어어...?”


일단 상황을 파악해야 하니 주변을 둘러봤다.


평화롭고 조용한 자연환경이었다.


조용하다고?


그러고 보니 조용했다. 적어도 작은 동물들이나 새소리라도 들릴 만한데 그런 게 없었다.


“여기... 각성계인 거지?”


[... 그런 것 같군.]


페이가 있어서 완전히 혼자가 되진 않았지만 뭘 해야 할지 막막한 것은 똑같았다.


그때 베르의 감각에 무엇인가 걸렸다.


베르는 뒤를 돌아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알 것만 같았다.


노란 조끼에 파란색 상의를 입은 약간은 초췌해 보이는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베르테르...?”


“나를 알아보는 군.”


알아본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느꼈을 뿐.


“자리에 좀 앉지?”


그가 가리키는 자리에는 어느새 평범한 스툴이 2개 준비되어 있었다.


베르는 이 공간이 마치 주의 공간처럼 베르테르에게 귀속된 공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자리에 앉으며 먼저 말을 꺼냈다.


“... 어떻게 이곳으로 저를 부른 거죠?”


“불렀다고? 내가?”


베르테르는 어이없다는 말투로 물었다.


“내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나? 내가 지금 과연 자네의 앞에 앉아있을까?”


그러고 보니 결국 알베르트와 베르테르는 전부 자신에게 있었다.


“... 꿈?”


“자네의 꿈에 계속 등장했던 것은 알베르트지.”


처음에 ‘밥맛모드’라는 별명을 지어줬을 정도로 독특했던 알베르트였다. 특히 자신이 잠든 사이에 각성계를 설치고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당황했던 기억도 가지고 있었다.


“... 그럼 베르테르는 어떻게 여기... 아니 어떻게 저랑 마주 앉아 있는 거죠?”


“글세...”


베르테르는 턱을 한 번 만졌다.


“아마도 스트루프 때문이 아닐까?”


“스트루프가... 왜 일어난 거죠?”


“스트루프가 왜 일어났냐고?”


베르테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알베르트가 알고 있지 않을까?”


“... 모르는 것 같은데요?”


베르테르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나도 모르는데.”


“...”


“하지만 자네가 나와 대화하기 위해 이곳에 왔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지.”


“무슨 대화를 해야 하는 거죠?”


“그것도 모르겠는데?”


뭐야. 이 양반 아는 게 없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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