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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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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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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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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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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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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121. 바이러스

DUMMY

베르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어딜 봐서 현실계의 신이었다는 거야? 그냥 흔한 ‘도를 아십니까’잖아.”


“아니야. 나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다니까?”


백야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변호했다.


“심지어 그날 대화를 하고 나서도 몰랐어. 나중에 스트루프가 된 이후에 알게 됐지.”


뭔가 앞뒤가 안 맞는데.


“한참 뒤에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이야?”


“그게... 사실은 나중에 한 번 더 마주쳤거든.”


“뭐? 두 번이나 마주쳤다고?”


“어쩌다 보니...”


접신이라는 능력이 정말로 신을 만나는 능력인 건가? 이런 능력이 있었으면 알베르트도 그 고생을 덜 했을지도...


“그래서 현실계의 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은 거지?”


“아까 말했잖아. 현실계와 각성계의 윤회와 관계에 대해서 들었다고.”


하긴. 각성자 이외의 존재에게서 각성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니 기억에 남을 만도 하다.


“두 번째 만났을 때는?”


“... 그러니까 그때 물어봤어야 되는데 까먹었어.”


“그때는 별 이야기 안 한 거야?”


“그런 셈이지. 워낙 급박한 상황이기도 했고.”


“급박한 상황?”


“내가 현실계에 넘어가려면 얼마나 많은 간섭력을 필요로 하는 줄 알아?”


그랬나? 너무 쉽게 어라우절에 쳐들어 온 것 같은 기억이 있어서...


“좋아. 그렇다고 치자. 그럼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현실계의 신을 다시 만나는 거겠군.”


“... 그렇긴 하지.”


“당연하지만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는지 모르겠지?”


“...”


뭐 애초에 기대도 안 했다.


“그 신의 외모에 대한 특징 같은 건 없어?”


“... 외모로 신을 구분해서 찾겠다고?”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하긴 했다.


“... 하긴. ‘신’ 정도 되면 외형은 크게 의미가 없으려나...”


“아. 그래도 그 외형에 대해서는 나름 애정이 있을지도 모르지. 아니면 내가 만난 것도 화신 같은 거였을지도...”


“두 번을 다 같은 모습으로 만났어?”


“그럼. 안 그러면 내가 어떻게 알아봤겠어?”


어떻게는 어떻게야. 접신 능력이라며 능력으로 알아본 거 아니었어?


“그럼 두 번째는 만나서 ‘내가 신이다!’ 한 거야?”


“아니.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한 게 아니었지만... 나도 그냥 각성자는 아니었으니까.”


전체적으로 백야의 말에 대한 신뢰도가 오락가락하고 있었지만 윤회에 관한 부분은 짚어볼 만한 부분이었다.


“좋아... 일단 현실계 신을 만나는 건 넘어가기로 하고... 각성계와 현실계가 원래부터 연결된 세계였다는 거지? 각성계에서 ‘간섭력’을 쌓아서 현실계로 넘어가는...”


“그렇게 들었지.”


그럼 언제부터 틀어진 걸까?


아니. ‘언제부터’가 맞는 질문일까?


“... 그래서 각성계에서는 그런 말이 없었군.”


“뭐가 말이야?”


“각성계의 왕이어도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어. 그리고 그 이유는... 각성계가 선형의 인과에 놓여있지 않기 때문에 순서가 의미가 없기 때문이겠지.”


드디어 베르는 선형의 인과라는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럼 어쨌든 지금은 현실계는 그 ‘윤회’라는 걸 하고 있다는 거야?”


“... 순환 대신에 그렇게 되었다고 하더군.”


“그리고 너는 그 윤회에 끼어들고 싶은 거고?”


“나 혼자가 아니라...”


그러고 보면 백야는 스트루프 된 각성자들을 모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각성계에서 각성자들만 현실계에서 다시 태어났으니까 어떻게 보면 특혜 아니야?”


각성계에서 현실계로 순환되려면 간섭력이나 인과를 써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 우리는 원래 현실계 사람들인데 자살한 것뿐이지...”


“아니 아니. 생각해 봐. 지금이야 윤회가 있고 현실계가 있지만, 현실계의 ‘원래 주민’이라는 게 있냐는 이야기야.”


“음?”


베르도 선형의 인과라는 말을 이해하고 나니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원래 현실계 사람들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원래 각성계 주민인지 구분이 되냐는 거지.”


“... 아마도 윤회가 생기고 스트루프가 생기는 시점 아니겠어?”


“그 시점이라는 건 현실계에만 의미가 있다니까?”


백야는 복잡한 표정이었다.


“아니 어쨌든 우리는 현실계의 ‘기억’을 가진 채로 각성계로 떨어진 입장이라고.”


“아. 그렇지.”


적어도 각성자가 윤회에서 튕겨나간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뭔가 오류가 생겨서 튕겨나간 거라면...”


시스템에 오류가 생겼다면...?


“오류를 일으킨 뭔가를 없애야지.”


“그게... 자살이다?”


“엥? 그게 그렇게 되는 거야?”


그리고...


“첫 번째 오류를 일으킨 주범이... 아니 숙주에 가까운 인물이...”


자신이 얼마 전에 만난 인물이었다.


“그 뭐냐... 컴퓨터 바이러스 같은 거라는 이야기지?”


“...”


맞는 비유였지만 대답하기 싫었다.


그 바이러스가 베르 안에 있으니까.


베르가 알베르트의 전생이라고만 알고 있는 백야는 신나게 떠들었다.


“그럼 그 바이러스를 잡아 죽이면 원래대로 윤회하는 걸까?”


“... 그 바이러스가 각성계 주민이면?”


“아...”


이야기가 한 바퀴 돌았다. 각성계의 불멸을 깨고 소멸시킬 수 있는가.


“그럼 일단은 그 문제의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겠군.”


“... 그래.”


이미 알고 있지만 백야에게 말하기 싫었다. 아마도 그을음은 듣자마자 누구인지 알겠지만...


“좋아. 고마웠다!. 후배!”


백야는 후련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너는 생각보다 좋은 녀석이군. 나중에 꼭 보답하기로 하지.”


어차피 나중에 씩씩 거리면서 찾아오겠지만 그러라고 보내줬다.


-----------------------------------


각성계에 들어오자마자 악마는커녕 귀찮은 존재를 둘이나 만나고 나니 피곤해졌다.


거기다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상태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되기 시작했다.


이야...


각성계의 멸망의 인도자와 현실계의 세계를 붕괴시키는 바이러스가 한 몸에 모여 있다고?


아무리 봐도 내가 빌런 그 자체인 것 같은데?


[재미있군.]


깜짝이야.


[현실계에서는 말이지... 그런 이론이 있지. 엔트로피라는.]


“... 그게 뭔데.”


[... 공부 좀 해라.]


아니 그 보다 너는 어떻게 아는 건데?


[모든 에너지는 불안정한 방향으로 흐른다. 결국 순환되던 에너지는 더 이상 순환될 수 없는 ‘잉여’ 에너지가 된다는 거지.]


“... 그렇군.”


아니.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


[세계의 에너지가 똑바로 흐른다면 언젠가는 무질서로 흘러서 결국 소모되고 끝난다는 거다.]


“... 그니까 가만히 있으면 결국 망한다는 거지?”


[... 그렇게 말하니까 되게 없어 보이는데...]


뜻만 맞으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럼 누가 엔트로피였을까?]


“뭐?”


[바이러스... 베르테르가 엔트로피라고 생각해?]


그건 일단 아닌 것 같다. 거기다...


“멸망의 인도자가 버젓이 이름으로 설명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아예 바보는 아니군.]


이 녀석의 습관성 무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데...


[각성계에는 죽음이 없다.]


“아...”


불멸이라고 했지.


[나는 현실계에 의해서 유지되는 존재라는 거지.]


“... 그래서 네가 엔트로피라는 거야?”


[무슨 바보 같은 소리냐.]


아니었나?


[나는 주체가 아니다.]


“... 뭐라는 거야.”


[나는 죽음을 부르는 거지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지.]


다시 또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대는군.


[내 생각에는 알베르트는 엔트로피... 세계의 정석적인 움직임이다.]


확실히 알베르트는 ‘완벽’을 지향하는 정석이긴 했지... 아니 완벽을 지향하는데 멸망한다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리고 베르테르는 ‘반’... 그래서 시스템에 오류를 일으킨 거겠지. 생명체들이 삶을 위한 의지를 불태우며 살도록 시스템 되어 있을 때 반대방향으로 움직인 존재인 거다.]


이 부분은 좀 이해가 가네.


“그래서?”


[... 나머지는 스스로 생각해라.]


“뭐?”


치사한 녀석이...


“아니 엔트로피니 뭐니 쓸데없는 이야기만 해놓고는...”


투덜거려도 페이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뭐... 어쨌든 정보가 꽤나 늘었으니 다시 로테에게 가보는 수밖에 없나... 어째 무슨 RPG에서 정보 얻고 NPC한테 돌아가는 느낌이야.


이런 게 RPG였으면 ‘전투가 재미없고 너무 적어서 안 해요’라고 했을 텐데.


-----------------------------------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난리가 나 있었다.


“제길! 진짜 그 녀석 짓인 거 아니야?”


겨우 악마를 떨어트린 각성자가 소리를 질렀다.


마이클 펜은 혼란스러웠다.


분명히 저번에 각성했을 때는 균열이 열리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세 개가 동시에 열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봐도 그 베르라는 녀석이 우리를 엿 먹이고 있는 것 같은데?”


“조심해라!”


말하고 있던 각성자의 머리 쪽으로 마이클 펜에게서 빛줄기가 뻗어나갔다.


눈으로 거의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달려들던 악마가 맞고 튕겨나갔다.


“저건 뭔데?”


“타입 C... 꽤나 귀찮은 녀석이다. 속도가 빠르니까.”


“전방에 또 옵니다!”


다행히 마이클의 팀은 구성이 잘 맞는 편이었다.


“몇 마리나?”


“... 10마리 이상입니다.”


“뭐?”


C형이 10 마리면 그건 승산이 너무 낮았다.


“전부 C형인 거야?”


“... 잠시만... 아닙니다. 그런데... 비행형입니다.”


“이런...”


마이클은 고개를 들어 붉은 하늘 저 너머를 바라보았다.


시야에 조금씩 들어오는 저 하얀 점들이 아마도 적이 아닐까 싶었다.


“하얀 놈이라...”


보통 만나는 악마들은 붉거나 검은 계열이 많았다.


“대공공격이 가능한 대원들을 보호하고 요격하는 형태로 간다.”


지시는 내렸지만 암울했다.


밑에 있던 C형을 완전히 없앤 게 아니었다. 그런데 비행형이 추가됐다.


마이클은 자신의 팀을 둘러봤다. 숫자는 10여 명 남짓.


악마의 숫자와 비교했을 때도 모자라는 수준이었다. 보통의 게이트에 들어가면 악마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기에 팀으로 사냥이 가능했지만 저 숫자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버텨야 하나...”


마이클은 어금니를 꽉 물었다.


“버텨라! 다른 게이트에 들어간 팀들이 이쪽으로 지원 올 것이다.”


물론 확신은 없다.


아니, 오히려 자신들이 이렇게 고생하는 데 다른 게이트도 이 수준이라면 자신들보다 더 먼저 전멸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마이클의 생각이 멈췄다.


하늘에 보이는 악마의 숫자는 일일이 세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 10마리 이상이라며.”


“... 그... 이상이긴 이상인데...”


개그도 아닌 이상한 변명을 대고 있는 부하를 탓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


쉬이이익!


다들 멍하니 위를 쳐다보는 틈을 타서 C형 악마가 달려들었다.


“조심해!”


감지계가 소리쳤지만 이미 살짝 늦었다.


“커억!”


쾅!


마이클이 재빨리 반응했지만 그 이전에 악마가 각성자 하나의 빈틈을 파고들어 배에 구멍을 뚫어버린 이후였다.


“제길!”


C형을 대응하는 훈련 자체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자주 나오는 녀석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보통은 혼자 나오는 녀석들이었으니까.


그런데 2마리 이상이 되니까 대응하는 방법이 말도 안 되게 까다로워졌다.


“치료해!”


“네!”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이클의 팀에는 치유계 각성자가 있었다. 즉사만 아니라면 어떻게든 살려는 낼 수 있었다.


“... 즉사했습니다.”


“뭐?”


마이클은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방금 전까지 까불거리던 동료가 핏기가 가신 채 누워있었다.


“복부는 즉사가...!”


상처는 복부만이 아니었다. 그 짧은 사이에 구멍을 두 개를 만들었고... 나머지 하나가 심장을 관통했다.


“제길...!”


건방지긴 해도 나쁜 녀석은 아니었다. 이번 업무가 내키지 않는다며 맨날 술타령을 했지만 막상 일할 때는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 녀석이었다.


“이놈들을...!”


마이클은 그냥 모든 힘을 다 쏟아붓고 포기하고 싶어졌다.


마이클이 주먹을 꽉 쥐고 분출하려는 순간 누군가 그 주먹을 잡았다.


“거기까지. 그 이상하면 스트루프가 온다.”


누군가가 마이클이 인지하기도 전에 마이클의 옆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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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27. 마이더스의 손 23.06.08 54 1 14쪽
127 126. 히어로 드라마 23.06.07 56 2 16쪽
126 125. 오디션 23.06.06 55 1 13쪽
125 124. 세상은 넓고 연예인은 많다 23.06.05 59 1 13쪽
124 123. 솔직하게 말해보자 23.06.04 57 1 12쪽
123 122. 죽을 수 없는 자 23.06.03 54 1 13쪽
» 121. 바이러스 23.06.02 58 1 14쪽
121 120. 이상한 공감 +2 23.06.01 60 1 13쪽
120 119. 길을 잃은 자 23.05.31 56 1 13쪽
119 118. 진로 탐색 +1 23.05.30 64 2 13쪽
118 117. 인과의 착각 23.05.29 60 2 13쪽
117 116. 토크쇼 23.05.28 59 1 13쪽
116 115. 퍼포먼스 아닌데요 23.05.27 57 1 13쪽
115 114. 연예인도 아닌데 +1 23.05.26 63 1 15쪽
114 113. 남의 이야기 23.05.25 62 1 12쪽
113 112. 좋아하는 것 23.05.24 64 1 13쪽
112 111. 퍼포먼스 23.05.23 62 1 13쪽
111 110. 문제는 없을 거야 23.05.22 61 1 14쪽
110 109. 정보 공개 23.05.21 63 1 15쪽
109 108. 각성계의 악마 23.05.20 67 1 14쪽
108 107. 누구 편인 거죠? 23.05.19 67 1 13쪽
107 106. 가질 수 없는 것 23.05.18 67 1 13쪽
106 105. 도움의 흐름 23.05.17 68 1 13쪽
105 104. 스트루프의 부활 23.05.16 66 2 12쪽
104 103. 시그널 23.05.15 64 2 14쪽
103 102. 장르가...? 23.05.14 64 2 12쪽
102 101. 투어 준비 23.05.13 67 2 13쪽
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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