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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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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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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44,177

작성
23.05.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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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110. 문제는 없을 거야

DUMMY

“쟤는 일부러 이러는 걸까?”


설단은 혀를 차고 있었다.


당장에 공연에는 지장이 없었고, 이미 모든 공연의 티켓이 품절된 상태긴 했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공연이 취소될지도 몰랐다.


“아니 벌써 수십 년이나 다들 알아서 막으면서도 현실계로 못 넘어오게 했는데 뭐가 문제라고 이렇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거야?”


“... 하지만 이젠 우리도 안 나서고 있잖아요?”


그건 그랬다.


원래 한국에 발생하는 것들은 거의 어라우절이 처리하고 있었지만 지금 어라우절은 미국에 와 있었다.


그것도 각성자로서의 신분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공연 아티스트로 와 있는 거였다.


“뭐... 한국이야 각주가 말을 꺼냈으니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사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나름의 해결 체계가 있었다. 단지 어라우절이 ‘규격 외’의 각성자들을 데리고 있을 뿐이었다.


짝짝!


설단이 박수를 쳐서 주의를 환기시켰다.


“자! 우리는 우리 할 거나 알아서 하자고. 공연이 내일이야.”


이미 공연은 하루 앞이라 다들 막바지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베르는 갑자기 스치는 뭔가 이상한 존재감에 고개를 돌렸다.


악마라도 나타난 건가?


고개를 돌린 베르의 시선에 들어온 건 머콘이었다.


“머콘!”


베르가 손을 흔들자 머콘이 가까이 다가왔다. 베르는 머콘이 가까이 올수록 자기가 느낀 존재감이 머콘의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평소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 왠지 평소랑 분위기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아. 눈치챘어?”


머콘은 웃었다.


“자이와 티그는 어때요?”


로테가 머콘이 자리를 비운 이유를 베르에게 말했었다.


“뭐 티그는 그래도 스트루프를 직접 선택해서 받아들였으니까 차라리 괜찮은데... 자이는 좀 힘들어하더라고. 그래서 한동안 자면서 푹 쉬게 해 줬어.”


“...”


뭔가 어감이 이상했는데 그냥 넘어가자.


“왠지 머콘이 있다는 게 엄청 느껴지는데...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아마도 스트루프의 영향이겠지.”


아. 머콘도 악마의 일종이었지?


“어? 그럼 스트루프가 있으면 악마가 더 세 진다는 이야기예요?”


“내가 악마야?”


아차차. 입에 붙은 습관이라...


“그... 아무래도 현실계에서는 부르는 이름이 ‘악마’ 밖에 없다 보니.”




머콘이 계속 웃고 있는 걸 보니 장난이라는 건 알겠지만 워낙 존재감이 강해서 장난이 장난처럼 안 느껴지고 있었다.


“흐음... 이건 내 특성이야. 모두 다 이렇게 되는 건 아니라고.”


왠지 머콘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슬쩍 고개를 돌리며 화제도 같이 돌렸다.


“그럼 머콘이 다시 공연 진행 쪽으로 들어오는 건가요?”


“그래야지. 설대표님한테도 그렇게 말해 놨으니까.”


“잘 부탁드릴게요.”


갑자기 그 말에 머콘이 이상한 표정으로 베르를 쳐다봤다.


“언니 말로는 혼자 엄청 틀리고 있다던데?”


“아...”


그게 원인을 따지자면 로테한테도 있긴 한데...


“뭐 요새 여러 가지 일이 있다 보니 집중하기가 힘드네요. 하하하.”


어색하게 웃고 넘기려고 했지만 웃을 듯 말 듯하는 머콘의 표정을 보아하니 대충 뭔가 알고 있는 듯했다.


“커플 댄스 쪽에서만 계속 틀렸다던데? 커플 댄스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절대로 아닌데요.”


-----------------------------------


설대표의 말처럼 실제로 각성계와 현실계의 ‘경계’의 상황은 거짓말처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변했다.


각국은 그들이 ‘게이트’라고 부르던 균열이 더 이상 노멀에게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CIA에서는 어라우절에 신경 써야 되는 상황에서 자국 내 상황이 급변하자 초조해졌다.


“이래서야 각성자의 중요도가 더 올라가는 거 아닌가!”


실제로 경계가 무너져서 일반인들에게 게이트가 보이기 전까지는 각성자 관련 사항들은 대부분 외계인이나 설화를 다루는 것처럼 취급받았었다.


유일하게 그에 대해서 다르게 준비했던 곳이라면 각주가 잡고 휘두르던 한국 정도였다.


문제는 이미 모든 사람이 각성계의 존재를 아는데 확인할 수 있는 게 각성자 밖에 없다는 거였다.


“... 그만큼 문제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미제 사건이 늘어날 수도 있는 거지.”


악마나 괴물에 대한 신고는 CIA에서도 종종 받았던 부분이었다. 대부분은 오인 신고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처리되었지만 각성계가 밝혀진 이후로 일부는 각성계와 연관이 있었던 사건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각성자들이 악마에 대해서 꾸준히 이야기했지만 당시에는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실계에서는 ‘폴터 가이스트’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면...”


“각성자 관리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어. 각성계에 대해서 새로 올라온 연구결과 같은 건 없나?”


“그게...”


요원은 서류를 뒤적이더니 리스트를 하나 건넸다.


“연구 결과 리스트입니다.”


국장은 재빨리 리스트를 훑었다. 딱히 쓸만해 보이는 연구가 눈에 띄지 않았다.


“‘mirror world’는 뭐야?”


“각성계가 현실계의 거울세계라는 이론을 주장한 학자가 있었습니다. 각성계의 존재나 물질들이 현실계의 무언가와 대응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각성계에 나와 같은 무언가가 돌아다닌다는 거야?”


다른 부서에 이런 보고서가 올라왔다면 코웃음을 쳤겠지만 여기는 UO(Unidentified objects) 부서였다.


“비슷한 연구로는 각자 다른 신이 통제를 하고 있다는 두 세계 이론도 있습니다. 저번에 나왔던 ‘릴리’와는 다른 진짜 신이 있다는 이론이죠.”


“현실계에도 신이 있다는 거지?”


“네. 그런데 신을 유일신이 아닌 다른 신앙의 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이 아니라?”


“네.”


국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UO의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둘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부서들로부터 허황된 이야기나 쫓아다니는 괴짜들로 취급받던 적도 있었지만 각성계가 터진 이후로는 상황이 애매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중요한 건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보다 지금 일어나는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이야. 아무도 각성계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을 몰랐다는 거지. 심지어 각성계의 왕이라는 존재조차도 말이야.”


CIA에서는 통로를 건너오던 어라우절 일행에 문제가 생기면서 진땀을 한 번 뺐다. 처음에는 일부러 미국에 시비를 걸기 위해서 그렇게 연기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했을 정도였다.


“그건 중요한 거야. 지금 이 원인을 잘 밝혀내면 각성계의 왕을 쥐고 있는 어라우절이나 한국과 다른 별개의 고삐를 쥘 수 있는 거지.”


국장은 서류 리스트에서 몇 개를 골랐다.


제목만 보면 황당해 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핵심은 각성계의 왕이나 어라우절과 연관되지 않은 연구들이라는 점이었다.


“독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계속 끌려다니게 될 거야. 다행히도 지금 각성계의 왕이 알 수 없는 짓을 하고 다닐 때 우리가 그걸 찾아야 할 시간인 거지.”


대체 각성계의 왕이 아이돌을 하고 공연을 하는 이유가 뭐란 말인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행동은 오히려 불안요소다.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은 그에 대한 준비가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미국 각성자 협회의 반응은 어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있기는 한데... 한국 측의 발표의 영향이 있긴 합니다.”


국장은 혀를 찼다.


각성자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는 것은 CIA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나마 미국은 한국을 제외하면 빠르게 각성자에 적응한 편이었다. 중국도 각성자들을 빠르게 모으긴 했지만 거긴 ‘색출’에 가까웠다.


“어라우절은 어때? 공연에서 문제를 일으킬 것 같지는 않은가?”


“지금 공연이 준비되는 과정으로 봐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데스티니는 이미 인기 있는 그룹에다가 그래비티가 각성자 그룹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오히려 인기가 올라가기도 했고 심지어 누군가가 각성계의 왕이라는 걸 올리기도 했는데 팬들은 그저 재미있는 밈이나 컨셉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일 때가 있지.”


골치 아픈 일들 투성이었다.


하지만 차라리 어라우절이 뭔가 일을 만든다면 미국에 있을 때 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자국민이 피해를 입는다거나 자국의 영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싫었지만 뭔가 변화의 기회가 타국에서 발생하는 것을 손가락만 빨고 쳐다보는 것은 더 문제였다.


현실계만 있던 시절에는 미국의 영향력이 더 강대했지만 각성계를 포함하게 되면서 그 영향력이 위축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거기다 거기에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CIA 한국지부의 몰락이었다. 각성자가 현실계의 물리력에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각성자 내부 트레이닝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지?”


“일단 한국과는 조금 분류체계를 가져가긴 했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각성계를 직접 가서 해결하는 전투계 각성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습니다.”


“정확히 괴물을 처리한 숫자만큼 대가를 지급하는 방 안으로 가는 거 아니었나?”


“그게... 각성계에서 더 이상 전자기기가 먹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얼마나 처리하고 왔는지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뭐?”


국장이 당황했다.


“스트루프인가 뭔가의 영향이야?”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강화계 능력자들이 연구를 해보면 기계에도 강화를 걸어서 어느 정도는 촬영이 가능한 기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지금 연구 중입니다.”


“골치 아프군.”


사실 미국 내에서도 이전부터 활동하던 각성자들은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국가가 알아주지 않던 때에도 자신들이 미국을 지켜오고 있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다만 어라우절처럼 이상한(?) 방향의 연구가 부족할 뿐이었다.


“일단은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지급을 하고, 빠르게 개발을 하는 수밖에 없겠군.”


“... 사실 기존의 각성자들과 새로운 각성자들 간의 알력도 어느 정도 존재합니다.”


각주가 미리 각성자들을 모아 왔던 한국과의 차이점이었다. 거기다 각주 쪽으로 쓸려가지 않았던 각성자들은 어라우절이었다고 보면 되는 상황이었다.


“... 악마의 편을 들겠다고 미쳐 날뛰는 놈만 없으면 좋겠군.”


악마숭배자는 오래부터 있어왔던 오컬트였다. 그게 악마가 현실적으로 다가온 지금 알게 모르게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


모자를 쓰고 있던 머콘은 자기도 모르게 모자 속에서 날개가 삐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다들 각성계의 경계가 이전과 같아졌다고 느끼고 있지만 머콘의 생각은 달랐다. 머콘 자신의 힘도 확연하게 강해졌다는 느낌이 있었다.


자신이 단순하게 각성자였으면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자신은 소위 ‘악마’의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악마’가 강해졌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더 많은 간섭력을 갖게 된 건 아닐까?


“지희 씨! 이쪽 좀 확인해 주세요!”


“아. 네!”


다른 스태프의 부름에 머콘은 상념을 멈추고 얼른 다가갔다.


“지희 씨는 스탭을 하고 있을 분이 아닌데... 너무 고생하는 거 아니에요?”


어라우절 식구들은 머콘이 스탭일 때도 봤지만 연기를 준비하던 시절도 봤다.


심지어 연기자 담당자는 드디어 어라우절도 연기 쪽으로 제대로 된 인물이 나왔다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기도 했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뭐.”


“아. 그때...”


그 스탭이 뭔가 떠올렸다가 황급히 입을 닫았다.


한 때 머콘이 실종이 된 적이 있었고, 하필 그 직전에 베르와 약간 이상한 분위기(?)를 보여준 적이 있어서 그것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거기다 실종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확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줘서 사람들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실연이 사람을 엄청나게 바꿔놨다는 이야기를 뒤에서 속닥거렸다.


그리고 그 베르는 데뷔해서 그래비티가 되었다. 심지어 각성자이기까지.


베르가 이번 공연에 스태프로 참여하는 것을 두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연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집착하는 거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걱정이 되었던 누군가가 설대표에게 그 부분을 물어보기도 했을 정도였다.


상황을 아는 설단의 입장에서는 난처한 일이었다.


“문제는 없을 거야.”


설단은 ‘아마도’라는 말을 속으로 삼켰다. 설단도 머콘의 바뀌어버린 적극적인 성격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거기다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결국 로테와 베르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데다가 알게 모르게 데스티니와도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라 골치가 아팠다.


“자! 이제 거의 끝났으니까 최종 점검 들어가시죠.”


리허설도 끝나고 이제는 드디어 첫 해외 투어공연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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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1. 퍼포먼스 23.05.23 62 1 13쪽
» 110. 문제는 없을 거야 23.05.22 62 1 14쪽
110 109. 정보 공개 23.05.21 63 1 15쪽
109 108. 각성계의 악마 23.05.20 67 1 14쪽
108 107. 누구 편인 거죠? 23.05.19 67 1 13쪽
107 106. 가질 수 없는 것 23.05.18 67 1 13쪽
106 105. 도움의 흐름 23.05.17 68 1 13쪽
105 104. 스트루프의 부활 23.05.16 66 2 12쪽
104 103. 시그널 23.05.15 64 2 14쪽
103 102. 장르가...? 23.05.14 64 2 12쪽
102 101. 투어 준비 23.05.13 67 2 13쪽
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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