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36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5.14 07:50
조회
63
추천
2
글자
12쪽

102. 장르가...?

DUMMY

해외 투어 일정은 예상보다도 더 순조롭게 흘러갔다.


“... 그렇게 됐어.”


헤일은 한숨을 쉬었다.


“삼진그룹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하기로 약속을 했지.”


설단은 싱글벙글이었다.


“후계 경쟁은 어떻게 됐어요?”


“각주에 대한 것도 그렇고... 이제 각성계 관련 정보도 굳이 따로 끌어 모으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후계경쟁에서 물러났지.”


“... 괜찮아요?”


헤일은 픽 웃었다.


“애초에 아이돌을 하려고 했던 시점에서 난 후계경쟁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어. 안 그래도 내가 각성자까지 된 상황이라 다른 형제들이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라... 그냥 일단 손을 놓기로 말을 해놨지.”


그런가...


“그런데 사실... 각성계의 왕이 되었는데 계속 아이돌을 하는 이유는 좀 궁금해.”


“아...”


이걸 나도 궁금하다고 하면 뭐라고 하려나...


“음... 사실 각성계에서 악마와 싸우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던 거잖아요.”


“그랬지.”


“그런데 힘은 얻었는데 쓸 곳은 없어진 셈이잖아요.”


“... 그렇지.”


“저도 좀 헷갈려요. 마치 히어로 무비에서 히어로가 되었는데 빌런이 없어서 실직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


“그래서 투잡인 아이돌이라도 열심히 하고 있는 거라고 설명하면... 이상한가요?”


“아니. 그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


사실 이제는 일상에서 크게 제약이 없이도 각성능력을 쓸 수 있었다.


다만 각성능력들이 일상에 크게 맞는 능력들은 아니라는 것뿐.


“그럼 아이돌로 성공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보통의 아이돌이라면 나이가 들 때까지 아이돌을 하고... 배우로 전향하거나 그도 아니면 음반제작사 같은 쪽으로 틀기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사는 게 맞을까?


“사실 잘 몰라서 그래. 각성계의 왕은 뭘 통치하는 건지.”


사실 베르도 그걸 헷갈렸다. 처음에는 뭔가를 다스리고 통치해야만 할 것처럼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름만 왕이지 뭘 통치하거나 다스리는 입장은 아니었다.


“그걸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일단은 현실계에서 머무는 거기도 하고요...”


단서는 없는 건 아니었다.


시간에 따른 인과가 존재하는 현실계와 그런 인과가 존재하지 않는 각성계.


대체 신은, 그리고 알베르트는 뭘 기대하면서 현실계의 시간을 다시 돌린 걸까? 양쪽 다 현실계의 시간을 돌리면서 기대한 것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 그냥 한 번 물어본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는 마.”


“아뇨. 관심 가져주는 것만 해도 고맙죠.”


옆에서 뭔가 하고 있던 로테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뭔가가 안 풀릴 때는 가끔씩은 감을 따라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리고 베르의 감은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


헤일이 움찔했다.


로테를 어려워하는 건 기억이 없어도 큰누나에 대한 그런 느낌인 걸까?


“그런데... 괜찮아?”


가만히 눈감고 듣던 페스가 눈을 뜨고 물었다.


“뭘?”


“신곡 말이야.”


“어... 뭐가 괜찮냐는 거야?”


“뭐긴 뭐야. 각자 컨셉으로 한다며?”


“어.”


“단독으로 메인 보컬 처리해야 하는데 괜찮겠어?”


“아.”


그러고 보니 나 보컬쌤한테는 엄청 갈굼 당했었지...


“각성 능력으로 뭔가 이런 걸 좋게 만들 수는 없나...?”


“우리 공연할 때 헤일 형이 조금씩 버프 주고 있는데 그걸로도 부족해?”


“엥? 그랬어?”


어쩐지 좀 춤이 늘었다 했더니 그게 아니라 버프였나...


“괜찮아. 베르는 비주얼 멤버니까 팬들은 이해하지 않을까?”


로테의 말에 페스와 베르가 동시에 로테를 돌아봤다.


“네?”


“비주얼이요?”


페스가 약간 얼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헤일형이죠. 아무리 봐도...”


헤일을 한번 쳐다본 로테가 말했다.


“아니. 비주얼이 꼭 얼굴만 있는 건 아니니까.”


... 왠지 더 상처를 주시는 것 같은데요...


“페이라도 불러서 휘감고 있으면 멋있지 않을까?”


... 그것도 슬픈데요.


“... 파이팅!”


수습에 실패한 로테가 다시 뭔가 열심히 하는 모드로 돌아갔다.


-----------------------------------


결론적으로 그래비티의 싱글도 성공적이었지만 데스티니의 압승이었다.


“... 이젠 정말 탑 아이돌이네.”


차트 상위권을 쓸어버린 데스티니 노래들을 보면서 베르는 약간의 감동을 느꼈다.


“on my way를 듣던 게 엊그제 같은데...”


길가의 자동차 정비소에서 흘러나온 라디오 방송에서 우연히 들었던 노래.


그게 현우의 인생을 바꿨다.


“... 아니 원래 정해져 있었으려나...?”


자신이 어쩌다 운명론자가 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각성에 대해서만큼은 신이 개입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면 알베르트의 안배였을 수도 있고.


[알베르트는 설단이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서 각성자를 모을 거라는 안배 같은 건 한 적 없어.]


아니. 이젠 생각을 읽는 건가?


[생각 따위 읽지 않아도 지금 네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지는 알고 있으니까.]


“아니 생각해 봐. 결국 내가 각성해야 하는 문제였는데 그걸 해결한 건 설대표님이잖아?”


[그런 관점으로 따지면 바넘이겠지.]


그러고 보니 바넘은 대체 왜 죽은 걸까?


아니. 누구에게 죽은 걸까?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알베르트가 설계한 건 너뿐이다.]


“나?”


[... 아니 그것조차도 솔직히 확신하지 못하겠다.]


“대체 뭔 소리야?”


[알베르트가 설계한 건 베르테르가 돌아와서 각성하고 왕위를 이어받는 거겠지.]


일전에 로테와의 대화 중에 신의 설계가 아닐까 의심했던 것이 생각났다.


“정말로 신이 설계한 걸까? 내 각성의 주문도 그렇고 말이야...”


[그럴 수도 있지.]


페이는 쿨하게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럼 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거야?”


[만일 신과 알베르트가 원하는 방향성이 겹치지 않았다면 시간을 돌리지 않았을 걸?]


마냥 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군.


[알베르트의 설계가 베르테르고, 신의 설계가 너일지도 모르지.]


왠지 모르게 섬뜩한 이야기였다.


그럼 지금의 나는 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있는 걸까?


“그럼 내가 하는 것들이 신이 원하는 것들인가?”


[너의 의지가 곧 신의 의지다 이거야?]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어? 왜 내 주문이 이상한가 했더니...”


[... 가능성이 없진 않군.]


그러고 보면 중2병이 돋는 상태가 되면 뭐든지 하면 될 거 같고,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의미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중2병이 궁극에 달하면 신이 되는 거야?”


[뭔가 표현이 이상하긴 한데... 자아가 궁극을 이루면 신이 되긴 하겠네.]


페이의 의문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네 목적이 신이 되는 거였지?]


“엥? 아닌데?”


중2병이 돋는 가사나 내용을 좋아하는 건 그냥 취향일 뿐이었다.


“그거 이상한 이야긴데. 신이 원하는 대로 하면 내가 신이 된다고?”


[... 후계자라도 찾는 건가?]


베르가 차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차트 1등도 못 찍는 신이 어딨어?”


[그럼 차트 1등 찍으면 신이냐?]


“... 적어도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야?”


개그였다고...


-----------------------------------


“이번 공연에서는 내가 베르랑 할 거야!”


“저번 공연이 호평을 받아서 하는 건데 잘해야지. 그러려면 그거 바꾸느라 들일 시간 같은 거 없어.”


“싫어! 이번엔 내가 할 거라고!”


단디와 스쿨이 투닥거리는 걸 본 로테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역시 베르가 인기가 좋은데.”


“... 제가 봤을 때는 다분히 놀리는 기색이 들어있는 것 같은데요?”


“아닐걸.”


로테는 단언했다.


“여자의 감으로 봐도 그런 건 아냐.”


여자의 감이라니...


“한번 실험해 보면 되는 거지.”


“네?”


로테가 데스티니에게 다가갔다.


불길한데?


“안녕하세요?”


한참 투닥거리던 데스티니가 마주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며 가며 대표 사무실에 있는 로테를 본 적이 있었겠지만 그건 지금의 모습이 아닌 이전의 로테였다.


“... 혹시 저희 게스트 연예인 뭐 그런 분이신가요?”


단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뇨. 이번에 그래비티 매니저로 일하게 됐어요.”


매니저?


데스티니 세명 다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 혹시 원래 배우나 뭐 다른 거 하셨나요?”


“아뇨.”


‘저 외모로?’ 하는 분위기였다.


“저희 그래비티 잘 부탁드려요.”


“아... 네.”


평소 같으면 좀 더 친절하게 잘 대답했을 단디였지만 생각이 많았다.


베르는 로테가 의외로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돌아오자 안심했다.


“베르 잠깐만.”


“네?”


“귀 좀.”


베르는 자기도 모르게 귀를 가져다 댔다.


후-.


화들짝 놀라서 기겁을 하고 피하자 로테가 화사하게 웃으면서 베르의 팔을 쳤다.


“무... 무슨...”


“장난이야 장난.”


그러더니 작게 속삭였다.


“하지만 쟤들한테는 조금 다르겠지.”


“네?”


“지금 바로 쳐다보지 말고.”


쳐다보려다 움찔 한 베르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뒤에 슬그머니 데스티니 쪽을 쳐다보았다.


데스티니는 싸우던 걸 멈추고 멍하니 베르와 로테를 보고 있었다.


“아니 대표님은 왜 저런 매니저를 붙여놓은 거야? 스캔들 같은 거 무섭지도 않나?”


스쿨이 대놓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 모습을 보고 로테는 웃었다.


“봤지? 베르 인기 너무 좋은데?”


사실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다.


왜 데스티니가, 그것도 멤버들이 다 나를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지?


“그냥 가까운 남자 지인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저 정도면 다른 연예인들한테 대시도 많이 받고 DM 같은 것도 엄청 받는데?”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런 상황인데 왜 저한테 그러냐는 거죠.


“그런데 베르 이터니티 아니었어?”


“맞죠.”


“그럼 베르도 데스티니 애들을 좋아하겠네?”


“어... 그렇죠?”


뭔가 말리는 느낌인데?


“그럼 서로 좋아하는 거네?”


“... 그런 의미랑 좀 다르지 않을까요?”


“그럼 데스티니를 아이돌로만 좋아하는 거야?”


그런가?


하지만 그러기에는 같은 소속사에 있으면서 다른 면을 너무 많이 봤다.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 로테가 풋 하고 웃었다.


“난 너랑 결혼도 했었는데?”


“... 그 너가 제가 맞긴 한데...”


“바람피우는 거야?”


왜 갑자기 장르가 이렇게 된 거죠?


이거 어떻게 받아치라는 겁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9 128. 아티스트 23.06.09 57 1 14쪽
128 127. 마이더스의 손 23.06.08 54 1 14쪽
127 126. 히어로 드라마 23.06.07 56 2 16쪽
126 125. 오디션 23.06.06 55 1 13쪽
125 124. 세상은 넓고 연예인은 많다 23.06.05 59 1 13쪽
124 123. 솔직하게 말해보자 23.06.04 57 1 12쪽
123 122. 죽을 수 없는 자 23.06.03 54 1 13쪽
122 121. 바이러스 23.06.02 57 1 14쪽
121 120. 이상한 공감 +2 23.06.01 59 1 13쪽
120 119. 길을 잃은 자 23.05.31 56 1 13쪽
119 118. 진로 탐색 +1 23.05.30 64 2 13쪽
118 117. 인과의 착각 23.05.29 60 2 13쪽
117 116. 토크쇼 23.05.28 58 1 13쪽
116 115. 퍼포먼스 아닌데요 23.05.27 56 1 13쪽
115 114. 연예인도 아닌데 +1 23.05.26 63 1 15쪽
114 113. 남의 이야기 23.05.25 62 1 12쪽
113 112. 좋아하는 것 23.05.24 64 1 13쪽
112 111. 퍼포먼스 23.05.23 62 1 13쪽
111 110. 문제는 없을 거야 23.05.22 61 1 14쪽
110 109. 정보 공개 23.05.21 63 1 15쪽
109 108. 각성계의 악마 23.05.20 67 1 14쪽
108 107. 누구 편인 거죠? 23.05.19 66 1 13쪽
107 106. 가질 수 없는 것 23.05.18 67 1 13쪽
106 105. 도움의 흐름 23.05.17 68 1 13쪽
105 104. 스트루프의 부활 23.05.16 65 2 12쪽
104 103. 시그널 23.05.15 64 2 14쪽
» 102. 장르가...? 23.05.14 64 2 12쪽
102 101. 투어 준비 23.05.13 66 2 13쪽
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