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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221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6.03 07:50
조회
54
추천
1
글자
13쪽

122. 죽을 수 없는 자

DUMMY

“누구...?”


기억에 있는 얼굴이었다.


이번 임무에 투입되면서 어라우절 멤버들 얼굴은 전부 사진으로 전달받았다.


거기다 이 사람은 나중에 따로 추가되어 나눠주었기에 기억에 있었다. 특히 젊고 연예인 같은 외모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노인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이춘봉은 쓰러진 각성자를 흘끗 보고는 혀를 찼다.


“동료의 죽음이 처음인 건가? 감정 컨트롤이 안 되면 이런 곳에서 싸우긴 힘들지.”


“네가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저 양키 놈들이 네 말을 알아듣기나 하겠냐?”


이춘봉과 박만운은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있었기에 마이클은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베르 녀석은 어디로 들어간 거야? 이 난리를 피워놓고.”


“뭔가 알아보러 갔다고 했으니 어련히 알아보고 오겠지.”


이춘봉은 밀려오는 악마를 보면서 칼을 꺼냈다.


“일단 양키 악마들은 얼마나 더 센지 한 번 볼까?”


“... 각성계에 양키악마가 따로 있냐?”


박만운의 타박에 대답하지 않고 이춘봉의 몸이 움직였다.


각성자들이 볼 수 있는 건 움직이는 이춘봉의 몸이지 그의 칼이 아니었다. 마치 칼을 그저 들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의 몸 근처에서 번뜩이는 무언가가 적을 베어버릴 뿐이었다.


“야! 쓸데없이 그런 식으로 달려들면 시간만 잡아먹잖아!”


박만운의 불만에도 마치 오랜만에 운동이라도 하듯이 이춘봉은 날듯이 움직였다.


압도적인 무위로 악마들을 정리하는 그들을 보며 마이클은 그저 중얼거릴 뿐이었다.


“Holy shit...”


-----------------------------------


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춘봉과 박만운은 조금씩 당황하고 있었다.


“... 칼이 잘 안 박히는데?”


“이전보다는 확실히 강해진 느낌이군.”


깔끔하게 정리할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숫자도 많았고 각 개체의 힘도 강했다.


“뭐... 이런 상황이니까 알아보러 간 거겠지?”


그래도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들이라 여차하면 몸을 뺄 수단 정도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박만운도 이춘봉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느끼고 있었다.


“스트루프가 엄청 빨리 올라오는군.”


“벌써 어질어질한 느낌이야.”


각성자는 힘이 강해질수록 스트루프에 더 많이 영향을 받았다. 대신 그만큼 스스로 민감하게 조절할 수가 있었다.


“어쩔 수 없지. 대충 밀어 넣고 우리도 일단 빠져나가자고. 뭐... 균열이 열려있다고 당장 현실계로 넘어올 것 같지는 않으니까.”


아주 오래전부터 균열을 관리해 오던 어라우절 입장에서는 모든 균열이 다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베르가 맨 처음 어라우절에 와서 테스트를 위해 들어갔던 경계의 균열만 하더라도 위험 요소가 없었기에 그렇게 방치되고 있는 거였다.


박만운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박만운의 주위로 종이 조각들이 날리기 시작했다.


이춘봉은 적당히 다가오는 악마들만 정리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결속해라!”


박만운의 주위를 돌던 종이 조각들이 휘날리면서 넓은 그물처럼 펼쳐졌다.


마치 넓은 차단방벽이 생긴 것 같은 모습에 악마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에 박만운은 이춘봉과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 도망가는 거 같은데?”


마이클도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각성자의 능력은 각자 달랐다. 마이클 자신은 레이저와도 같은 빛줄기를 쏘아낼 수 있었고, 위력과 스피드는 좋았지만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데 불리했다.


검을 들고 싸우는 이춘봉도 이상했지만 이상한 종이 쪼가리를 뿌리면서 싸우는 박만운은 마이클의 눈에 기이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도.


“우리도 퇴각해야 하지 않을까?”


“... 퇴각하자.”


잠시 전투에 정신이 팔려 있었지만 마이클은 팀원 한 명을 잃은 상황이었다.


우울한 분위기의 미국 각성자팀은 종이 그물에 묶인 악마들을 뒤로하고 게이트에서 퇴각했다.


-----------------------------------


“엥?”


각성계에서 다시 빠져나온 베르는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일이 있나?”


그래비티가 묵고 있는 숙소에 가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 어디 간 거지?”


설단의 방을 노크했는데 그곳도 답이 없었다.


“뭐야?”


로테의 방도 확인하러 가려는데 복도에서 스쿨과 마주쳤다.


“베르! 어디가?”


“아. 대표님한테 볼 일이 있어서 찾고 있었는데... 안 계시네요.”


“엥? 대표님한테?”


스쿨은 베르가 설단과 친하다는 건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 설마 진짜로 대표님의 숨겨둔 아들이야?”


“그게 뭔가요...”


“아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에 그러더라고...”


뭐... 의심할 여지가 있었다는 것에는 할 말이 없었다. 연습생 시절부터 대표실을 뻔질나게 드나들었으니까.


“그런 건 아닙니다.”


“농담이야~ 농담~.”


스쿨이 웃으며 등을 두드렸다.


“대표님은 못 보신 거죠?”


“응. 우리도 숙소에서 좀 쉬다가... 나가서 체육단련실(gym)이라도 들를까 하고 나온 건데?”


그러고 보니 운동을 위한 편안한 트레이닝 복이었다.


“뉴욕에서 공연이 나름 성공적이었다지만 여기 무대 동선이 어떨지도 모르고... 나만 괜히 불안한 건가. 다들 태평한 것 같아.”


“아. 뭐 실수한다면 저희 그래비티가 실수하겠죠. 데스티니는 잘하시잖아요.”


스쿨은 샐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말이라도 고마워.”


“그런데 단디와 루드는요?”


“몰라.”


엥?


“아. 우리도 나름 개별 휴식 시간을 갖기로 해서... 나만 집순이 스타일인지 숙소에 있고 나머지는 다 나가버렸어.”


겉보기에는 스쿨이 제일 활발해 보이는데 의외였다.


“하긴... 모처럼의 LA니까요.”


베르도 어릴 때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LA가 궁금하긴 했다. 할리우드라던가...


“그럼 베르가 나랑 데이트할래?”


“운동하셔야죠.”


“아니~ 운동은 나중에 해도 돼~. 내가 살쪘어?”


“아닙니다. 절대로.”


위험한 질문이 지나갔다.


“그럼 살 안 쪘으니까 운동은 나중에 하고 베르랑 놀러 다니면 되는 거 아닐까?”


“아... 저는 대표님을 찾아야 해서...”


다행히도 대표님이라는 변명은 효과가 있었다.


“쳇... 재미없어.”


스쿨이 가버리고 나서 한숨 돌리는데, 그제야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 균열이 열렸어?”


그것도 호텔 내부에도 균열이 있었다.


설마 내가 열었던 균열이 안 닫힌 건가? 위치로 봤을 때는 아닌데?


베르는 균열이 있는 방을 찾기 시작했다.


“아... 남의 방이면 어쩌지?”


생각해 보니 사람이 있는 방이면 문을 열 수가 없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균열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방문이 열렸다.


“어?”


“어?”


“여기서 뭐 하세요?”


이춘봉과 박만운을 마주쳤다.


-----------------------------------


“각성계에 뭘 알아보러 갔다며?”


“아...”


로테가 이야기했나 보군.


“음... 갔다가 누굴 좀 만났어요.”


“누굴?”


“주하고...”


“주? 그때 그놈?”


“네.”


이춘봉은 주에 대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정말로 죽지 않는다는 게 사실인가 보군.”


어라우절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일이었다. 지금껏 악마를 없애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없앤 것이 아니었다니.


“네. 뭐... 멀쩡하더라고요.”


아니. 멀쩡한 건 아니었나?


“그리고... 백야를 만났어요.”


“백야?”


이춘봉의 표정은 더 안 좋아졌다.


“그놈은 죽지도 않고 돌아다니고 있구먼. 아니, 설마 그놈도 안 죽으려나?”


베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안 죽는 것 같았어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아냐?”


어...


“저보고 어떻게 하면 죽는지 물어봤거든요.”


“뭐?”


이춘봉은 어이가 없었다.


“당장 그놈을 여기로 데려다 놓으면 내가 죽는지 안 죽는지 확인될 때까지 다져놓을 텐데.”


그래서 어르신들만 피해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박만운이 물었다.


“그래서... 알아보려던 것은 알아봤고?”


“아...”


사실 알아보려던 것은 스트루프가 강해진 이유와 그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였는데... 그건 알아보지 못했다.


“조금 꼬여서 다른 것들만 알아보고 왔죠.”


“스트루프는 확실히 강해졌더라.”


생각해 보니 어르신들은 스트루프에 오랫동안 노출되다 보니 그게 더 체감이 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악마도 강해졌는데... 이유는 모르겠군.”


사실 베르도 악마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 보류였다. 그나마 각성계 주민들이 아닌 각성계의 ‘존재’들이라는 이야기에 일단 한 시름을 놓은 상태였다.


그러고 보면 어르신들은 백야가 현실계에 있을 때도 같이 지내셨을 터였다.


“그리고 백야가 이상한 말을 했는데... 현실계에서 어라우절에 있을 때 현실계의 신을 만났다고 하더군요.”


“음.”


박만운은 그다지 놀란 것 같지 않았다.


“그놈은 접신을 하는 녀석이었으니까. 사실 그 녀석이 마음만 먹었으면 어라우절은 훨씬 빨리 성공했을 텐데.”


뭐 점집 입장에서 바넘의 예지와 백야의 접신 스킬이었으면 거의 환상의 콤비였을 것 같긴 하다.


“그 녀석이 도망가는 바람에 설단이 박수무당을 했었지...”


... 설대표님이 백야를 미워할 만하네.


“그 현실계의 신에게서 현실계와 각성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예전에는 현실계와 각성계가 순환관계였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건 무슨 소리야?”


이분들은 악마하고 싸우는 것에 더 집중하셨던 분들이라 설명이 필요했다.


“각성계에서 현실계를 넘어오려면 간섭력이 필요하잖아요. 예전에는 그걸로 현실계의 삶을 살고 다시 각성계로 돌아가는 그런 순환형태였나 봐요.”


“그럼 각성계는 저승 같은 거고?”


“...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요?”


사실 처음에 설대표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설명해 줄 때는 그런 비슷한 설명을 해준 적도 있었다.


“뭐... 죽은 사람이 각성계로 간다는 이야기는 다른 분도 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바넘이었겠지.”


그런가.


“그런데 어느 기점으로 현실계는 자체적으로 윤회를 시작했고, 각성계는 스트루프로 막혔다고 하더군요.”


“음...”


베르의 말을 들으면서 박만운은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는 교류가 막힌 셈인데...”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이야기였다.


“각성자만은 스트루프를 통해서 현실계에서 각성계로 넘어가도록 되어있는 거라고 하더군요.”


박만운이 불쑥 말했다.


“자살했기 때문에?”


“... 알고 계셨어요?”


“우리는 스트루프 되지 않았을 뿐이지 귀머거리는 아니다.”


하긴. 그동안 로테나 설단과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하기도 했었다. 언젠가 그 자리에 계셨나 보군.


“그래서 각성자는 윤회에서 빠져있는 셈이라... 백야의 목적은 각성자를 각성계에서 빼내어 다시 윤회에 올라타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죽여달라고?”


“... 그런 셈이죠?”


박만운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하지만 현실계에서는 각성자가 죽지 않느냐?”


“그렇죠...?”


바넘도 죽었으니까. 심지어 신의 화신이었는데도 말이지.


“그런데 스트루프를 하고 나면 죽지 않는다는 거지?”


“... 아마도요.”


“그럼 현실계에서 죽은 각성자는 윤회를 하는 거냐?”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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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26. 히어로 드라마 23.06.07 56 2 16쪽
126 125. 오디션 23.06.06 55 1 13쪽
125 124. 세상은 넓고 연예인은 많다 23.06.05 59 1 13쪽
124 123. 솔직하게 말해보자 23.06.04 57 1 12쪽
» 122. 죽을 수 없는 자 23.06.03 54 1 13쪽
122 121. 바이러스 23.06.02 58 1 14쪽
121 120. 이상한 공감 +2 23.06.01 60 1 13쪽
120 119. 길을 잃은 자 23.05.31 57 1 13쪽
119 118. 진로 탐색 +1 23.05.30 64 2 13쪽
118 117. 인과의 착각 23.05.29 60 2 13쪽
117 116. 토크쇼 23.05.28 59 1 13쪽
116 115. 퍼포먼스 아닌데요 23.05.27 57 1 13쪽
115 114. 연예인도 아닌데 +1 23.05.26 63 1 15쪽
114 113. 남의 이야기 23.05.25 62 1 12쪽
113 112. 좋아하는 것 23.05.24 64 1 13쪽
112 111. 퍼포먼스 23.05.23 6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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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09. 정보 공개 23.05.21 63 1 15쪽
109 108. 각성계의 악마 23.05.20 68 1 14쪽
108 107. 누구 편인 거죠? 23.05.19 67 1 13쪽
107 106. 가질 수 없는 것 23.05.18 67 1 13쪽
106 105. 도움의 흐름 23.05.17 69 1 13쪽
105 104. 스트루프의 부활 23.05.16 66 2 12쪽
104 103. 시그널 23.05.15 64 2 14쪽
103 102. 장르가...? 23.05.14 64 2 12쪽
102 101. 투어 준비 23.05.13 67 2 13쪽
101 100. 활동 개시 23.05.12 68 2 14쪽
100 99. 맹약의 완결 23.05.11 6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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